수학의 쓸모 - 불확실한 미래에서 보통 사람들도 답을 얻는 방법 쓸모 시리즈 1
닉 폴슨.제임스 스콧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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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학창시절 수학이라는 과목은 그야말로 트라우마의 대상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각종 시험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 과목임에도 아무리 시간을 들여 공부를 해도 성과는 나지 않고 

난해함으로 가득해 일찍 두 손 두 발 다 들고 '수포자'로 만들었던 수학은 성인이 되고 나면 도대체 

수학이 어디에 쓸모가 있다고 수학을 힘들게 배우면서 괴로움을 참고 견뎌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수학에 대한 아픈 과거를 가진 사람들을 도발하듯 제목부터 

과감하게 수학의 쓸모를 얘기하는 이 책은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줄지 궁금했다.


AI 시대에도 수학이 필요하다며 얘기를 시작하는 이 책에선 총 7가지 얘기를 다루고 있는데 사실 수학

전반에 대한 얘기라기보단 통계와 확률에 대한 얘기라 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추천시스템으로 조건부 확률의 가치를 설명하는데, 요즘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서

개인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원리가 바로 조건부 확률에 기초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AI의

예측규칙의 기본은 패턴 학습이라 할 수 있는데 헨리에타 레빗이라는 천문학자가 발견한 맥동변광성에

관한 예측 규칙이 바탕이 되었다. 이 규칙은 별의 거리를 측정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어 헨리에타 

레빗이 발견한 '우주의 줄자'는 이후 우주의 크기를 재는 방법으로 통용되었는데 그녀가 발견한 규칙을 

이용해 은하수가 우주의 유일한 은하가 아님을 최종적으로 증명해낸 허블만 스타가 되었으니 그녀가 

끼친 영향에 비하면 푸대접을 받는다고 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망망대해에서 사라진 핵잠수함을 찾는 

얘기가 나오는데 여기서도 베이지 규칙이라는 확률 지도가 유용하게 사용된다. 사전확률 지도를 만든

후 실제 데이터를 조사해 사전확률 지도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의 베이지 규칙은 자율주행자의 발전은

물론 의료 진단이나 투자법 등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비법이라 할 수 있었다.

지금은 알렉사, 에코 등 디지털 비서들이 등장했지만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배우기에는 너무 많은 규칙,

견고성 부족, 언어의 모호성이라는 쉽지 않은 난관들이 존재했는데 여기서도 그레이스 호퍼라는 여자가

컴퓨터가 영어를 이해하게 만드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대수학자인 뉴턴이 왕립조폐국 감사를

맡아 견본화폐검사에서 제곱근의 규칙을 간과해 최악의 수학적 실수를 저지른 얘기나 잘 세운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나이팅게일이 통계를 바탕으로 당시의 잘못된 의료시스템을 개혁한 얘기까지 확률과 통계에 관련한 역사상의 에피소드와 AI 시대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의 일상에서 확률과 통계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는데 학창시절에 이 책에 나오는 얘기들을 바탕으로 수학(물론 확률과 통계에 한정되지만)을 

공부했다면 훨씬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암튼 수학, 아니 확률과

통계의 쓸모를 각인시켜준 책이었는데 역시 스토리가 있어야 확실히 와닿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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