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 서가명강 시리즈 9
윤성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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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이 나왔던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가 연상되는 제목의 이 책은 서가명강 시리즈의 9번째 

책으로 각 분야별 서울대 교수들의 명강의를 책으로 만나볼 수 있는 서가명강 시리즈의 천문학 분야를 

맡고 있다. 우주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라 할 수 있지만 그동안 많은 학문적 진전과 성과도 있었는데 

인류의 역사에서 우주관의 변천사를 시작으로 우주의 기원, 인간의 탄생, 생명의 등장과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 등 우주와 관련한 흥미로운 주제들을 천문학자의 시선에서 나름 알기 쉽게 설명한다.


먼저 인간의 우주관과 관련해선 고대인들은 우주를 신의 영역으로, 인간은 신에 의해 창조된 우주의 

중심으로 보면서 당연히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보는 천동설이 오랫동안 지배적인 견해로 득세한다. 

그러나 행성의 역주행 등 천동설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관측되면서 관찰된 현상들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지동설이 조금씩 힘을 얻게 되는데 코페르니쿠스 혁명 이후 우주에 대한 인간의 생각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도 이젠 빅뱅이론이 어느 정도 확고한 자리를 차지

했지만 현재의 위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초기 우주의 모습에 관한 가모프와 

알퍼의 1948년 논문 '화학적 원소의 기원'이 빅뱅우주론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는데, 우주 법칙의 기원 

또는 질서의 기원과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닌 별과 지구와 인간을 구성하는 물질의 기원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스 알파벳인 알파, 베타, 감마를 연상시킬 목적으로 논문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던 베테라는 

학자의 이름을 공저자로 넣고 출판일도 만우절인 4월 1일이었던 위 논문의 등장 이후에도 빅뱅우주론은

관측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판타지라는 초창기의 편견을 이겨내고 검증가능한 이론으로 발전했다.

현재는 우주배경복사, 수소와 헬륨의 비율, 밤하늘이 어둡다는 사실 등 빅뱅의 증거가 너무나 유력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빅뱅은 우연적이고 단회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어 과학이 단순히 실험실

에서 반복적으로 재현 가능한 현상이나 법칙만을 다루는 것이 아닌 '우연적이고 역사적인 사건'도 

다룬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빅뱅우주론은 진화론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었다.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탄생도 우주의 탄생에 비견될 수 있는데, 수소, 탄소, 질소, 산소, 인, 황은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모든 생명체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여섯 가지 원소로 이들 원소가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 보는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었다고 한다. 수소가 빅뱅을 통해 우주에 존재하게 된 것처럼

여러 원소들이 합성되어 별이 되고 생명체가 된 것이니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들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우주의 역사에 도달하게 된다는 게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지은 이유라 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는 흔히 별이라고 뭉뚱그려 표현하지만 영어에선 붙박이별(항성)을

star, 떠돌이별(행성)을 planet이라고 확실히 구별하고 있고 태양계 내에선 오직 태양만이 별이고 

나머진 모두 행성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선 외계 생명과 인공 지능까지 다루는데 

생명이 탄생하고 존재하기 위해서는 알맞은 환경이 필요해서 생명체에 필수적인 앞에서 말한 여섯 

가지 원소가 풍부해야 하고 공간적으로도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하며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려면 지구와 같은 적당한 크기의 

행성이어야 하는데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도 지구와 충돌한 소행성과 혜성으로부터 왔다고 얘기한다. 

결국 지구와 비슷한 크기와 환경을 가진 행성이 존재한다면 충분히 외계 생명도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데, 외계 생명체의 모습도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가진 존재라면 각종 SF 영화에서 등장하는 

기괴한 모습이 아닌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가졌을 것이라고 진화의 법칙상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의견이었다. 이렇게 우주의 탄생은 물론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탄생과 우주 저 너머의 미지의 

공간과 존재들에 대해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아직까지 여전히 인간이 알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기에 천문학이 앞으로 우리에게 알려줄 사실들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으로 그 광활한 우주로의 여행을 잠시나마 떠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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