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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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절을 찾아다니지는 않지만 어쩌다 등산을 하게 되면 산속에 숨어 있는(?) 사찰을 만나게

되는데 절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래서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갖게

되는데 이 책은 국내의 곳곳에 있는 여러 사찰들을 답사한 얘기를 들려준다.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사찰보다는 비교적 덜 알려진 사찰들을 다루고 있어 쉽게 찾아가보기 어려운 절들과 만날 기회를

갖게 되었다.

 

먼저 전남 완주 화암사로 시작을 하는데 지리산에 있는 화엄사는 알아도(책에도 '화엄사'로 오타가

있는 부분이 있다) 화암사는 처음 들어보는 절이었다. 원효와 의상이 수행한 1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신라의 고찰이라고 하는데 유구한 역사에 비해 인지도는 낮은 편이지만 국보 제316호인 극락전을 

비롯해 여러 유물들이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절에 있는 문화재들을 컬러 사진으로

소개하고 있는 점인데 비록 직접 가보진 못해도 책을 통해서나마 설명과 함께 사진으로 문화재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곡성 태안사, 봉화 청량사, 창녕 관릉사 등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절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좀 낯설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비슷한 듯 하면서도 각기 다른 역사와 사연,

건축물과 문화재들을 간직한 절들과의 만남이 나름의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었다. 거의 절반쯤 책을

읽고 나서야 드디어 내가 가본 절이 나왔는데 바로 춘천 청평사였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독특한

지형이라 더욱 인상이 남았던 곳인데 이 책에서 만나게 되니 너무 반가웠다. 장흥 천관사를 지나니

또 내가 가봤던 화순 운주사가 나왔는데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들고 색다른 와불이 있어서 인상에

남았다. 그 외에 다산 정약용과 인연이 있는 남양주 수종사, 국내 대표 명산 중 하나인 계룡산의

동학사와 갑사, 유명한 순천의 송광사가 아닌 완주 송광사, 첫 주자였던 화암사와 비슷한 이름의

양주 회암사, 마지막으로 안성 청룡사와 석남사로 대단원의 마무리를 한다. 불국사를 비롯한 누구나

알만한 절들이 아닌 전국 방방곡곡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절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는데

올 상반기에 동네 한바퀴를 하면서 집 근처에도 여러 절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좀 놀랐다. 오랫동안

한 동네에 살면서 인근에 절들이 있다는 걸 모르고 지냈는데 가볍게 산책 가면서 들를 수 있는 절이

있다는 게 반가웠다. 이 책에 소개된 사찰들도 언젠가 기회가 생긴다면 직접 방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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