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대 소설 수호전·금병매·홍루몽 편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이나미 리쓰코 지음, 장원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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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중국 4대 기서로 '삼국지연의', '서유기', '수호전', '금병매'를 들고 '금병매' 대신에 '홍루몽'을 
는 경우가 있는데 앞의 책들에 비해 뒤의 책들은 상대적으로 국내에는 내용이 덜 알려져 있는 
편이다. '삼국지연의'는 워낙 여러 작가들이 번역본을 내놓고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게임으로까지 
등장해 기본 줄거리를 모르는 사람이 드물고, '서유기'도 역시 일본에선 '드래곤볼', 국내에선 '날아라 
슈퍼보드'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친숙한 반면, '수호전', '금병매', '홍루몽'은 낯설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이 소외된(?) 3권의 내용과 의미를 해설해주고 있어 과연 이들 책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지 궁금했다. 

먼저 '수호전'은 양산박에 모인 108명의 호걸들의 얘기를 다루고 있는데, 36개의 천강성과 72개의 
지살성으로부터 환생한 108명의 호걸인지 건달인지 어떻게 보면 불량배들이 모여 조정의 관군과 
격전을 치르고 결국에는 조정에 귀순해 요나라 정벌과 방납의 난 등을 진압하면서 소멸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무려 108명이나 되는 인물들을 등장시켜야 하다 보니 뒤로 갈수록 좀 늘어지는 경향도 
있었는데 이들이 살인 등을 저지르고 세상을 등져 양산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역시 강호의 
세계의 살벌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마음에 드는 자들을 양산박에 끌어들이기 위해 그들의 
가족을 아무 죄책감 없이 몰살시키는 등 요즘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난무했다. 아무래도 
이런 작품에선 사고를 치는 인물들이 얘기의 재미를 더해주는데 다혈질의 이규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었다. 나중에 두목이 되는 송강은 '충'을 내세우며 정부에 귀순해야 한다는 이해가 안 되는 
주장을 내세우며 결국 양산박 일당을 위기로 몰아넣는데 귀순 이후의 108명의 호걸들이 무너져 
가는 과정은 좀 용두사미로 얘기가 마무리되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다음 작품인 '금병매'는 하근찬이 한국경제신문에 연재했던 내용을 띄엄띄엄 읽어본 적이 있어 
낯설지는 않았는데 거의 야설(?)이라 할 수위였던 작품이라 원전은 어떤지 궁금했다. 호색한 
서문경의 집안에서 벌어지는 욕망과 에로스에 광분하는 세계가 펼쳐지는데 하근찬 버전으로 읽었던 
내용과 본 스토리가 비슷한 부분도 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다른 부분들이 적지 않았다. 금병매는
삼국지 등의 작품들과는 달리 구전되어온 설화 등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닌 창작소설이란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수호전'에 나왔던 무송이 등장하여 연결된 부분도 있었다. '홍루몽'은 가장 
늦은 청나라 시대에 나온 작품인데 '금병매'에 영향을 받아 가씨 집안을 중심으로 한 남녀 간의 
애정 행각을 다루면서도 '금병매'와는 달리 여성들의 교양수준이 훨씬 높아졌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제대로 몰랐던 세 작품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 알 수 있었는데 역시 원작 완역본을 
읽어봐야 그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보고 나서 원작들을 
보면 원작들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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