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릴 지브란이 들려주는 삶의 지혜를 담은 주옥같은 어록으로 가득한 책

지혜의 서 (스페셜 에디션) - 영혼의 순례자 칼릴 지브란
칼릴 지브란 지음, 로렌스 알마-타데마 그림, 강주헌 옮김 / 아테네 / 2019년 7월

칼릴 지브란의 책은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예연자'를 예전에 읽은 기억이 남아 있는데 인생을

살면서 필요한 지혜들을 가득 담은 잠언서라 할 수 있었다. 읽은 지가 좀 되서 이젠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보니 재충전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는데 마침 칼릴 지브란의 이 책이 스페셜 에디션으로 나와서

과연 '예언자'와는 다른 내용들을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먼저 책 크기가 포켓용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한 크기여서 예상 밖이었는데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보기 좋게 책이 만들어진 것 같았다. 그리고 로렌스 알마 타데마 경이라는 사람의 삽화가 중간중간에

등장하는데 왠지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느낌이 풍기는 그림들이 책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는 것 같았다.

내용은 크게 스승과 제자의 대화와 20편의 지혜의 말씀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승과 제자의 대화에는 베네치아를 다녀온 스승과 제자의 대화와 스승의 죽음으로 되어 있는데, 스승과 제자의 대화에서

스승이 들려주는 얘기는 좀 꿈꾸는 듯한 얘기지만 그 속에 삶의 진리가 담겨 있었다. 조금은 종교적

냄새가 풍기지만 삶을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어주는데, '우리는 기뻐하지만

그 기쁨은 우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 자체에 있는 것일세. 우리가 고통받지만 그 고통은 우리

상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신의 가슴에 있는 것이라네. 그래, 나는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으려네.

불평하는 사람은 삶을 의심하는 사람일 테니까'(55쪽)라는 구절에 저자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 했다.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는 어제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며,

다른 하나는 내일을 꿈구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64쪽)는 문구는 법정 스님의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에 나오는 '어떤 사람이 불안과 슬픔에 빠져 있다면 그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시간에

아직도 매달려 있는 것이다. 또 누가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잠 못 이룬다면 그는 아직 오지도 않은 시간을 가불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파트인 '지혜의

말씀'은 '예언자'와 유사한 구성과 내용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이성과 지식의 관계는 육체와 영혼의

관계에 비유된다. 육체가 없는 영혼은 공허한 바람일 뿐이며, 영혼이 없는 육체는 알맹이가 없는

껍질일 뿐이다. 지식이 없는 이성은 경작되지 않는 땅이며 영양이 부족한 육체와도 같은 것이다.'

(165쪽), '삶이란 수많은 고리가 연결된 사슬과도 같은 것이다. 슬픔은 현재에의 순응과 미래의

약속된 희망을 이어주는 황금 고리이다. 또한 슬픔은 어리석음을 걷어내고 깨달음의 세계로 다가서는

새벽이다' (191쪽) 등 주옥같은 지혜의 말씀이 가득했다. 비유와 은유를 적절히 섞어 가르침을 주는

칼릴 지브란식 화법이 이 책에서도 빛을 발했는데 늘 곁에 두고 되새김질하면서 삶의 교과서로

삼아도 될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