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한국추리문학선 7
한수옥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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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자 가슴을 칼로 도려내고 박쥐 모양의 목각 인형을 남기며 살인 현장에서 '타박네' 휘파람을 부르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한다. 사건을 맡게 된 형사 재용은 사건 수사를 해나가면서 연쇄살인범이 남긴

박쥐 모양의 목각 인형이 아내인 은옥이 가진 것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을 받는다.  고양이만 좋아하고 남편인 자신과 잠자리를 하기 무서워하는 아내 은옥이 과연 연쇄살인범인가 하는

의심 속에 은옥에게는 말 못할 비밀이 있었는데...

 

여름의 끝자락에 오랜만에 토종 추리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도진기 작가를 제외하면 사실 한국 추리

작가의 작품들을 계속 만나보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괜찮은 작가의 작품을 만나더라도 후속작을

만나기는 결코 쉽지 않은데 제목부터 강렬하면서 국내에서 보기 드문 끔찍한 연쇄살인을 다룬 작품이라

과연 어떻게 얘기를 끌고 나가고 어떤 결말을 선보일지 기대가 되었다. 여자의 가슴을 난도질하면서 휘파람과 목각 인형이라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연쇄살인범은 왠지 자신을 잡아보라고 도발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는데 여자와 단단히 원수를 진 게 아닌가 싶은 여성혐오범죄의 냄새도 물씬 풍겼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형사 재용이 세 가지 공통점을 가진 살인사건들을 수사해나가지만 사건 현장의

목각 인형에서 아내의 흔적을 느끼면서 충격에 빠진다. 아이를 가지는 건 물론 자신과의 성관계를

내켜하지 않는 아내 은옥과의 18년간의 결혼생활을 겨우 이어오고 있던 재용으로서는 그래도 여린

여자라고 생각했던 아내가 연쇄살인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니 미칠 노릇인데 유난스럽다 싶을 은옥의 행동에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끔찍한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중반부쯤 가다 보면 괴물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 전개를 선보이는데 픽션임에도 이런 악마들과

대면하는 건 그다지 유쾌하지가 않았다. 현실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몰라 단순히

픽션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는 게 씁쓸한 심정인데 나름 흡입력 있는 전개로 스릴러의 매력을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다음 작품을 기대해봐도 충분한 토종 미스터리 스릴러 작가를 발견하게 된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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