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범행으로 다시 돌아온 개구리 남자의 정체는?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ㅣ 스토리콜렉터 7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작이라 할 수 있는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에서 개구리 남자라는 별명이 붙은 범인은 마치 철없는

아이들이 개구리를 가지고 잔인한 장난을 치는 것처럼 사람들을 끔찍하게 죽여서 충격을 안겨주었는데

놀라운 반전까지 역시 나카야마 시치리임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었다. 그래서 절대 세상 밖으로 나오면

안 될 것 같은 '개구리 남자'가 돌아왔다고 하니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처럼 바로

개구리 남자를 만나러 달려갔다.

전작에서처럼 이 책에서도 '파열하다', '녹이다', '치다', '파쇄하다'의 네 가지 기법으로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면서 개구리 남자의 전매특허인 범행성명서를 남기는 범행이 이어지자 와타세 경부와

고테가와 형사는 개구리 남자가 돌아온 것인지 잔뜩 긴장한다. 진범은 여전히 의료교도소에 있지만

위험인물인 도마 가쓰오의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폭발물로 죽은 첫 번째 피해자가 오마에자키

교수이고 전작의 마지막 피해자에 이어 '오'로 시작하는 피해자가 발생해 50음순 순서가 계속 연결된다는

점에서 당연히 개구리 남자 사건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는 심각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와타세 경부와

고테가와 형사는 자신들이 맡은 사건처럼 열심히 사건을 추적한다. 전작의 사건들이 자연스레 재소환

되는 가운데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운 시체들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개구리 남자의 사람을 죽이는

파격적인 수법들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도저히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시도해볼 생각조차

하기 힘든 방법들로 근대사회 이전에 행해졌던 잔혹함을 초월하는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는데

문제는 이런 범인들이 심신상실이라는 이유로 범행에 걸맞는 대가를 치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작의 범인도 의료교도소에서 유유자적(?)하는 삶을 보내고 있었는데 나카야마 시리치의 또 다른

주인공 미코시바 레이지가 우정 출연(?)을 해서 같은 출신들끼리의 돈독한 우정(?)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이런 사건들을 접하게 되면 트라우마로 인해 그 이전처럼 살아가기가 힘들 것 같은데,

'형사는 사건을 하나씩 경험하면서 사람 보는 눈을 키운다. 수사하는 사건이 형사의 사람됨을

형성한다'는 책 속 문장처럼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마저 무너지기 마련이다. 결국 사건의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을 범인이 노릴 것으로 예측이 되면서 출소하는 시점에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는데 역시나 반전의 명수다운 뜻밖의 인물이 등장한다. 일본이나 우리 형법이 책임주의를

원칙으로 하다 보니 심신상실 상태에서의 범행에는 책임을 회피하고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줘서

일반 국민들의 법감정에 반하는 판결로 공분을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작이나 이 책의 범죄들도

자신이 저지른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지 못한 범인과 이런 범죄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피해자

가족들의 울분이 또 다른 범죄를 만들어내는 악순환을 만들어낸 게 아닌가 싶다. 기존에 봤던

나카야마 시치리의 다른 작품들처럼 흡입력 있는 스토리 전개와 자극적인 사건들의 향연으로

소름이 돋으면서도 저절로 빠져든 작품이었는데 마지막의 여운이 왠지 또다시 개구리 남자를

소환하는 날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들 게 만들어 좀 꺼림칙하면서도 반가운 만남의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