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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 ㅣ 교보클래식 1
에른스트 테오도어 아마데우스 호프만 지음, 정영은 옮김, 강주헌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로 유명한 '호두까기 인형'은 어릴 적 그림책으로 봤던 기억이 흐릿하게 남아있는데
막연한 이미지만 남아 있지 솔직히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 원작을
제대로 다시 만날 기회가 생겨 바로 신청했는데 150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이었다.
얘기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의사인 스탈바움씨네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고등법원 판사인 드로셀마이어 대부가 스탈바움씨네 아이들인 프리츠, 마리, 루이제에게 인형과 성
등 다양한 선물들을 주는데 그 중에 있던 호두까기 인형에 마리가 마음을 사로잡힌다. 호두까기 인형에
특별한 애정을 보이는 마리는 호두까기 인형이 장난감 군대를 이끌고 일곱 개의 머리에 일곱 개의
번쩍이는 왕관을 쓴 무시무시한 생쥐 왕의 부대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장난감 병정들과 생쥐들이 벌이는 전투는 실제 전투를 방불케했는데 아무래도
실제 생명체인 생쥐부대의 전투력이 더 우위여서 호두까기 인형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자 마리는
자신이 신고 있던 실내화를 생쥐왕에게 던지고 정신을 잃고 만다. 한바탕 꿈을 꾼 것처럼 마리가 꺠어나
자신이 본 걸 얘기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데 뭔가를 숨기는 것 같은 드로셀마이어 대부가
마리에게 피를리파트 공주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피를리파트
공주의 얘기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같이 마우제링크스 부인이라는 쥐에게 원한을 사서 저주를
받게 된 공주 얘기였는데 익숙한 설정임에도 나름 흥미진진한 동화가 결국은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의 사연으로 연결이 되었다. 생쥐들의 공격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지켜낸 마리는 호두까기
인형의 안내로 장난감 왕국에 다녀오고 결국 동화다운 전형적인 해피엔딩을 맺는다. 어렸을 때의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호두까기 인형이 살아 움직이면서 전투를 치르다가 다린가 팔인가 부러졌던
것 정도만 남아 있었는데 원작을 제대로 보니 액자식 구성으로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풍부한
얘기가 담겨져 있었다. 역시 작품은 완역본인 원작을 봐야 그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데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호두까기 인형과 전혀 모르고 있던 생쥐 왕 사이의 악연(?)의 판타지 속으로 떠나 동심으로
잠시나마 돌아가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