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관련된 인간의 심리를 63가지 흥미로운 실험으로 증명했음을 잘 정리한 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 뇌과학편 ㅣ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실험
이케가야 유지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8년 12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심리나 뇌에 관한 궁금증이 많다 보니 이런저런 책들을 읽었지만 여전히 미궁인 상태인 부분들이 많아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의 책을 보면 저절로 손이 가게 되는데 이 책도 제목부터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이라고 해서 과연 어떤 흥미로운 실험들을 담아내고 있을지 꼭 확인해보고 싶었다.

이런 설정의 책으로는 딱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가 떠올랐지만 이 책에선 63가지의 심리실험을 담고

있다 보니 한 실험당 3장 정도의 분량을 할애하면서 각 실험의 핵심만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뇌과학편이라는 부제가 붙은 것처럼 뇌와 관련된 심리실험들을 총 6챕터에 걸쳐 다루고 있는데

'생각하는 뇌 생각하는 나', '뇌를 알면 기억력이 쑥쑥', '뇌와 함께 사람과 함께', '기분 좋을 때 뇌과학',

'뇌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를', '미래를 내다보는 뇌'로 저자 나름의 분류를 시도하고 있다.

첫 번째 실험은 고양이가 문 여는 법은 배워도 문 닫는 법은 배우지 못하는 이유라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을 달고 있는데 문 열기는 자연스럽게 몸으로 익힐 수 있는 행동인 반면 문 닫기는 예의범절에

속하는 행동이라 훈육을 통해 배워야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사랑에 빠지면 동공이 커지는

이유와 관련해선 주의력과 집중력이 동공 확장과 관련이 있음을 실험을 통해 잘 보여줬다. 여기에

영화 '카사블랑카'의 명대사 관련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는데, 험프리 보가트가 애드립으로 한

"Here's lookin' at you. kid"가 일본에서 '그대 눈동자에 건배'라고 번역했고 그게 그대로 우리한테도

소개되었다고 하니 비록 일제지만 멋진 번역인 건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 제비뽑기 돈 벌기 실험에서

인간이 쥐에게 백전백패하는 이유가 실패를 꺼리는 감정이 우세하기 때문이라고 하거나 미끼

상품으로 짠돌이 지갑도 열게 하는 미끼 효과 실험은 인간이 이성보다 감정에 좌우되는 존재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인간이 자신에게 더 관대함을 잘 보여준 '도덕적 비도덕적 행동 평가 실험'이나

잼 진열 종수를 대폭 줄이자 판매량이 7배나 치솟아 나같은 결정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많음을 잘

보여준 '잼 판매 실험' 등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들을 확인시켜준 실험들도 많았다. 기억력과

관련해선 수업시간에 잡담을 섞어 가르치면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사실이나 멍 때리기가 공부에

도움이 된다거나 수면 중에도 학습할 수 있다는 사실, 많이 걸으면 기억력이 좋아진다는 사실 등은

기존의 학습법을 많이 바꾸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사소한 사실들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들이 많았는데 쥐를 트로이목마로 삼아 고양이 몸 속에 침투하는 톡소플라스마의

기상천외한 전략이나 치매약이 청년들의 인지능력을 높여준다는 놀라운 사실까지 다양한 사실들을

증명하는 실험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뇌와 관련된 사실들은 아직 미지의 부분이 적지 않아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데 호기심이 생기는 사실들을 실험을 통해 증명한 내용들을 깔끔하게 잘 정리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