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 (dts 3disc) - 디지팩 초회한정판
이준익 감독, 최정윤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한때 잘 나갔지만 이제는 한물간 88년 가수왕 출신 최곤(박중훈)

욱 하는 성질을 못 이기고 맨날 사고만 치고 이를 뒷수습하기 바쁜 그의 매니저 박민수(안성기)

궁여지책으로 최곤을 영월의 라디오 DJ로 만드는데...

 

연예계의 늘 안타까운 점은 연예인들의 수명이 너무 짧다는 사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나 배우가 점점 잊혀져가는 사실은

마치 본인이 잊혀지는 것처럼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 영화 속 주인공 최곤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88년도 가수왕에 빛나는 당대 최고의 스타였지만

지금은 변두리 카페에서 연주하며 근근히 살고 있다.

화려했던 과거만 생각한 채 자존심만 세서

조금만 비위에 거슬리면 주먹을 날리는 최곤

한때 인기 있다가 금방 사라져간 많은 연예인들이

각종 사건 사고로 망가지는 모습을 연상시키며 그의 언행이 철 없는 어린애 같았다.

 

그런 최곤 곁에서 한결같이 그의 매니저 노릇하며

겨우 그가 일으킨 사건 수습에 여념이 없는 박민수

요즘같이 대형 매니지먼트가 발달한 시절에

20년간이나 미운정 고운정 다 들도록 매니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드문 일이다.

그것도 최곤처럼 맨날 사고만 치고 말썽만 피우는데다

온갖 투정을 다 받아줘야 한다면 얼마나 힘든 일일까...

한결같이 최곤의 곁을 지켜 준 박민수가 대견스러울 뿐이다.

 

간신히 맡은 영월 라디오 DJ지만 최곤은 첫날부터 사고를 친다.

하지만 그의 인간미 넘치는(?) 진행은(마치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을 떠올리게 했다. ㅋ) 

점차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얻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급기야 전국 방송이 되게 만드는데...

나도 학교 다닐때부터 라디오방송을 좋아했다.

특히 새벽의 심야방송을 즐겨 들었었는데

요즘은 라디오를 들을 시간이 거의 없어 많이 아쉽다.

공부를 하거나 책을 보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함께할 수 있는 라디오의 매력은

한물간 스타마저 부활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한결같이 찾아오는 라디오 프로그램은

친구이자 더 나아가 가족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니까...

 

냉혹한 연예계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조강지처와 같은 매니저라도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결별을 했을 것 같은데

끝까지 함께 한 결말이 현실적이진 않지만 우리가 바라는 해피엔딩이 아닐런지...

 

80년대 후반, 90년대 초의 스타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며

엄청나게 변한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간의 끈끈한 정을 그립게 만든 가슴 따뜻한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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