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죽인다
손선영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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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고등학교를 졸업 후 은행에 입사하여 다니다 입사동기이지만 대졸 출신이었던 박상준의

모함으로 공무원 비리에 연루된 누명을 쓰고 복역까지 했던 손창환은 택시 운전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다가 20년 만에 철천지 원수인 박상준을 택시 손님으로 태우게 된다. 박상준을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 내려준 후 손창환은 박상준을 죽일 계획을 세우는데...

 

손선영 작가의 책은 그동안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을 만나봤다. 코믹한 일상 미스터리 계열의

'이웃집 두 남자가 수상하다',  첩보스릴러인 '판, PLATE', 역사 미스터리 팩션인 '세종특별수사대

시아이애이',  정통 본격 미스터리 스타일인 '십자관의 살인'까지 작품마다 모두 다른 스타일이라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솜씨를 보여줘서 이번에는 과연

어떤 스타일의 작품일지 궁금했는데 역시나 기존에 읽었던 작품과는 사뭇 다른 스타일을 선보인다.

얘기의 기본 골격은 손창환과 박상준의 오래 묵은 원한이었다. 은행의 입사동기이지만 고졸 출신과

대졸 출신이라 차별이 있는 부분은 현실상 그렇다 쳐도 마치 군대 고참이 후임 대하듯 폭력과 폭언을

행사하는 박상준에게 제대로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당하기만 하는 손창환을 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계속 그렇게 박상준에게 절절 매면서 살다가 각종 부정을 저지르는 박상준의 죄를

뒤집어쓰고 전과자가 되고 만 손창환이 20년 만에 만난 박상준에게 복수을 결심하는 건 어찌 보면

만시지탄이라 할 수 있었다. 거기다 자신을 납치해달라는 엠제이란 여자와 얽히게 되면서 사건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태가 되는데 박상준이 엠제이의 엄마의 재산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라

손창환과 엠제이의 힘을 합해 박상준과 한판 대결을 벌이기로 하지만...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면서 얘기가 전개되는데 킬러와 은행강도가 등장하는 등 점점 더 사건의

스케일이 커진다. 손창환과 엠제이의 계획과는 별개로 모종의 음모가 전개되어 결국은 하나의 

큰 그림으로 완성된다. 나름 씨줄과 날줄을 열심히 엮어서 거대한 스케일의 사건으로 드러나는데

좀 억지스런 느낌도 없진 않았다. 국내에선 보기 드문 스릴러 작품을 선보이려 한 듯한 느낌이지만

주연이라 할 수 있는 손창환부터 좀 이해가 되지 않는 캐릭터이다 보니 나름 흥미로운 설정의

얘기임에도 뭔가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그래도 국내 작가로선 잘 시도하지 않는 스타일의

작품이라 그런 대로 흥미진진하게 봤는데 조금만 개연성과 완성도를 높인다면 외국 유명작가들의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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