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화폐의 변화에 대한 분석과 가치주의의 대안을 제시한 책

Money 2.0 - 테크놀로지가 만드는 새로운 부의 공식
사토 가쓰아키 지음, 송태욱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6월

핀테크, 비트코인 등 기존의 화폐나 결제 시스템에서 벗어나 돈과 경제에 관한 패러다임 자체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이라 새로운 경제체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책의 제목을 보니 왠지 내가 알고 싶은 내용이 잘 담겨 있을 거라 기대가 되었다.

저자가 쓴 책 제목 '머니 2.0'은 테크놀로지의 획기적 변화를 기점으로 돈의 형태뿐만 아니라 돈의 가치,

돈을 버는 방식, 경제 구조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돈과 경제의 양상이 변하는 것을 가리키는데,

저자는 현재의 경제와 화폐가 어디서 비롯되었고, 어떻게 운용되는지와 기술 발전에 의해 경제와 화폐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살펴본 후 자본주의의 결점을 보완하는 가치주의라는 틀을 제안한다.

먼저 저자는 미래의 방향을 결정하는 세 가지 벡터로 돈(경제), 감정(인간), 테크놀로지를 제시한다.

이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갖추어져야만 현실에서 제대로 기능하는데 세 가지 요소를 차례로 살펴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게 돈이라 할 수 있는데 저자는 경제를 '욕망의 네트워크'로

본다. 인간이 자신의 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형성한 시스템이 바로 경제라는 것인데, 지속적이고

자동적으로 발전해가는 경제체제에는 인센티브(보상이 명확하다), 실시간(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불확실성(운과 실력이라는 요소가 다 있다), 서열 관계(질서를 분명히 드러낸다), 소통(참여자가

교류하는 장이 있다)의 다섯 가지 요소가 있다고 본다. 여기에 추가로 안정성과 지속성을 생각해

수명, 공동 환상의 두 가지 요소를 도입해 강고한 경제체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제시하는데

나름의 설득력 있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벡터인 인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

감정적인 동물로 뇌의 보상회로가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내놓는데, 저자는 경제도 결국

자연을 모방한 자연의 일부로 보면서 자연이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요인으로 '극단적인 치우침',

'불안정성, 불확실성'에다 '자발적인 질서의 형성', '에너지의 순환 시스템', '정보에 의한 질서의

강화'를 들고 있다. 정리하면 끊임없이 에너지가 흐르는 환경에 처한, 상호작용을 하는 동적 네트워크는

대사 작용을 하며 스스로 질서를 형성하고 정보를 기억함으로써 기존 질서를 더욱더 강화한다는 것이다. 경제를 자연과 비교한 부분은 참신한 발상으로 할 수 있었는데 여기에 뇌까지 포함하여

수없이 많은 개체로 구성되는 유기적 네트워크로 정보와 에너지를 교환하며 전체가 하나의 생물처럼

행동하고, 정보와 에너지가 순환하는 과정에서 시스템이 더욱 복잡해지고 계속 진화해간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테크놀로지 부분에선 비트코인 등 토큰의 종류를 비롯해 무인 헤지펀드,

무인 편의점 등 테크놀로지가 낳은 새로운 변화를 소개한다. 이렇게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자는 돈과 같은 가시화된 자본이 아닌 가치를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자본주의가 유용성만을 가치로 인식하고 내면의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무시해

현재와 같은 위기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하는데 어떻게 보면 이상적이지만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는

조금 의문도 들었다. 저자가 얘기하는 가치주의가 제대로 정착되는 세상이 온다면 돈의 노예로

살아가는 수많은 인간들이 해방을 맞이하게 될 것인데 아직까진 요원해보이는 게 아쉽다.

저자 나름의 경제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체계적이면서도 압축적으로 담긴 책이었는데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한 단계 키워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