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2disc) : 디지팩
박찬욱 감독, 이영애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의 마지막 영화인 친절한 금자씨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가 좀 불친절한(?)영화였던 반면

친절한 금자씨는 제목 그대로 친절한 영화였다. (나만 그런가...ㅋ)

 

물론 백선생을 처리하는데 약간의(?) 엽기적인 장면도 있었지만

전작들에 비하면 너무도 부드러운(?) 처리여서 영화를 보는 내내 큰 불편함을 느끼진 못했다.

 

백선생을 대신해 13년간 감옥살이를 하며 오직 백선생에 대한 복수의 날만을 기다린 금자씨...

그녀의 복수는 너무나 쉽게(?) 이루어졌다.

전작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금자씨보다 2년 더 감옥 아닌 감옥에서 살면서

자신이 왜 갇혔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그토록 발버둥친거에 비함 너무나 싱겁게 복수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백선생에게 아이를 유괴당한 사람들의 처절한 복수

감독은 친절하게도 처절한 복수의 장면을 보여주진 않는다.

다만 그 결과물(?)만 보여줄 뿐...그것도 그리 잔인하지 않았다.

 

국가의 공적인 복수(?)보다 사적인 복수를 선택한 그들...

그들은 그동안 맘 속에 응어리졌던 감정의 찌꺼기들을 그 순간은 맘껏 분출했을 것 같지만...

백선생을 처리하고 난 뒤 금자씨의 제과점에 들러 금자씨가 만들어 준 맛나게 보이는 케Ÿ揚?먹으며

계좌번호를 적어주는 그들의 모습...

복수는 순간일 뿐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 준다.

아이들과 맞바꾼 돈을 받으려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자신을 13년간 대신 감옥살이를 하게 하고...자신의 딸을 외국에 입양되도록 만든 백선생에 대한 복수는

한편으론 자신에 의해 희생된 아이에 대한 속죄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녀에게 드디어 나타난 성장한 그 아이는 결코 그녀를 용서하지 않은 것 같다.

아니 그녀 자신이 아직 그녈 용서하지 못한듯 했다.

결국 마지막에 내리는 눈을 먹으며..자신이 만든 하얀 케Ÿ恙?얼굴을 묻으며

그녀는 끝없이 영혼의 구원을 갈망하는데...

 

복수는 결코 영혼의 구원이나 안식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걸 깨닫게 해준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 누나의 수술비를 마련하려다 장기이식 사기꾼들에게 사기만 당하고

유괴를 했던 류(신하균). 그는 그 사기꾼들에게 복수를 하지만 그 자신도

유괴를 당한 아이의 아버지(송강호)에게 복수를 당하지 않았던가

송강호도 역시 또 다른 복수의 희생자가 되었고...

복수는 또다른 사람의 복수를 낳는 법...

복수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역시 용서의 자비가 필수인듯...

물론 용서를 한다는 건 말로는 쉬우나 맘으로 행하긴 정말 어려운 일이다.

 

형식적으로 3부작의 완결편답게...전작들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백선생 최민식을 필두로 유지태, 강혜정, 윤진서와 전도사, 제과점 주인 등도

모두 올드보이에서 낯익은 얼굴들이고,

'복수는 나의 것'의 송강호와 신하균도 금자씨를 제거하러 등장하지만 처절한 응징을 당하지...ㅋ

마치 키에슬롭스키의 삼색시리즈의 '레드'에서

마지막 구조된 장면에서 '블루', '화이트'에 나왔던 주인공들이

총출동하는 것에서 영감을 얻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복수 3부작은 이것으로 막을 내렸다.

친절한 금자씨에는 큰 반전도...충격적인 장면도 없지만 복수의 허무함을 여실히 보여 주고...

복수로는 영혼의 안식을 얻을 수 없음을 깨닫게 해 주는 나름대로 괜찮은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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