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대신 권총을 든 노인
대니얼 프리드먼 지음, 박산호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은퇴한 지 30년이 훌쩍 넘은 87세의 전직 형사 버크 샤츠는 아내의 성화에 떠밀려 마지못해 옛 친구인

위독한 짐 월리스의 병문안을 가게 된다. 정신도 온전치 못하던 짐은 버크에게 2차 대전 중에 자신들을

죽이려 했던 죽은 줄만 알았던 독일군 장교 지글러가 전쟁이 끝나고 봤다는 믿기 어려운 얘기를 남기고

사망한다. 지글러가 나치가 빼돌린 황금을 가지고 있었다는 솔깃한 얘기에 긴가민가 하던 버크는

이를 알고 관심을 보이는 자들이 나타나자 손자 테킬라와 함께 예상 못한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데...

 

나름 다양한 미스터리와 스릴러들을 섭렵하다 보니 노익장을 과시하는 인물들도 적지 않게 만났지만 이 책의 주인공 버크 샤츠는 최고령 순위로 거의 수위를 다투지 않을까 싶다. 경찰을 그만둔 후

자신이 좋아하는 담배 러키스트라이크나 실컷 피는 게 낙이었던 버크가 난데없이 짐의 유언처럼 남긴

말 때문에 졸지에 황금찾기 모험에 나서게 된다. 나치 전범들이 세계 곳곳에 신분을 위장하여 숨어

산 얘기는 종종 들었지만 이 책에서도 유대인 학살에 앞장섰던 나치 장교 지글러가 나치의 황금과 함께

어딘가에 숨어 산다는 짐의 얘기를 듣게 된 버크는 조용히 살고 싶던 본의 의사와는 달리 지글러와

황금찾기에 나서게 되면서 여기저기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역시나 거액의 눈먼 돈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자 냄새를 맡은 파리들이 모여들게 되는데 버크 주변에서 계속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버크와 손자인 테킬라가 중요한 용의자로 지목받게 된다. 경찰 재직 시에 영화 '더티 해리'의

주인공처럼 명성을 떨쳤던 버크가 87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동분서주하면서 조금씩 진실에

다가가지만 이런 버크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형사 제닝스가 항상 버크와 테킬라 콤비를 추적하며

이들을 방해한다. 우여곡절 끝에 지글러와 황금을 찾아낸 버크와 테킬라 콤비는 과연 황금을

지켜낼 수 있을까...

 

노인 전직 형사가 주인공이라 좀 고리타분한 얘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까칠한 버크의

구수한 입담이 분위기를 훨씬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줬다. 할아버지와 손자 콤비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작품이었는데 100세 시대에 맞게

노인도 얼마든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버크 샤츠의 유머감각에 술술 페이지가 넘어갔던 작품이었는데 후속작품에서도 그의 노익장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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