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어퍼 이스트사이드
티에리 코엔 지음, 박아르마 옮김 / 희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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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소설이 출간되기 전 행복한 가정의 아버지였던 사무엘 샌더슨은 첫 소설이 큰 성공을 거둔 후

비슷한 스타일의 작품들을 1년에 한 권씩 찍어내면서도 계속 성공을 이어간다. 스타 작가로 성공의

달콤함에 젖어 여자들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즐기던 그는 결국 아내인 다나에게 이를 들키게 되고

다나가 딸을 데리고 그를 떠나게 된다. 다나와 딸을 잃고 더욱 자제력을 잃게 된 사무엘 샌더슨은

여러 여자들과의 염문을 뿌리며 방탕한 삶을 이어가는데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명이인으로부터

딸까지 언급하는 경고의 메시지를 받고 자신을 협박하는 자가 누구인지 찾아내려 하지만 쉽지 않는데... 

 

'이 소설의 끝에서 나는 죽을 것이다'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로 시작하는 이 책은

프랑스 작가라 그런지 기욤 뮈소의 작품들과 비슷한 느낌이 물씬 풍겼는데, 갑작스레 페이스북에

동명이인이라면서 등장한 사무엘 샌더슨의 존재가 왠지 기욤 뮈소가 즐겨 쓰는 수법 같았다.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마치 기계처럼 유사한 작품만 찍어내면서 계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년 작품을 써야만 했던 사무엘 샌더슨은 아내와 딸이 자신을 떠나버리자 더욱 제어가

되지 않는 카사노바의 삶을 살게 된다. 그러다 느닷없이 나타난 정체불명의 존재가 자신보다 훨씬

딸에 관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자신을 도우려던 친구마저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큰 충격을 받는다.

게다가 기분전환을 위해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다가 그곳에서 만나 하룻밤을 보낸 여자가

미성년자라면서 TV에 출연해 자신과의 관계를 폭로하자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전 아내는 물론 딸에게도 외면 받고 세상의 비난을 한 몸을 받게 되자 사무엘 샌더슨은 절필을 선언하며

외딴 호숫가에 집을 빌려 낚시나 하다가 우연히 줄리안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완전히 망가진 사무엘 샌더슨 앞에 등장한 줄리안이란 남자로 인해 사건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후반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형적인 미스터리 스릴러의 수순을 밟는데 과거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사무엘 샌더슨이 치르게 되는 대가가 정말 엄청났지만 가까스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진 이르지 않았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마지막 문장은 첫 문장과는

반대로 '이 소설의 끝에서 마침내 나는 살아있다'였는데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자기가 뿌린

삶의 대가를 간신히 치러냈다고 할 수 있었다. 프링스 작가는 기욤 뮈소 외엔 그다지 친한 작가가

없었는데 티에리 코엔도 충분히 내 취향에 맞는 작가인 듯 싶었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나와 맞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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