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 인물 열전
소준섭 지음 / 현대지성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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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한 중국사에 있어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을 꼽으라면 정말 끝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워낙 인구도 많고 역사도 긴데다 역사 속 흥망성쇠 또한 심해서 수많은 인물들이 나름 역사에 발자국을

남기고 떠났는데 이 책에선 5천년 중국 역사 속에서 79명의 인물을 선별해 그들이 역사 속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알고 보니 저자가 전에 봤던 '사마천 사기56'의 역자였는데

책도 마치 사마천 사기의 열전처럼 각 인물들의 활약상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다.

 

역시 중국 역사의 시작은 요순과 우임금으로 시작한다. 전설적인 존재들이지만 태평성대를 이룬

중국 고대사의 대표적인 인물들이라 이들을 빼놓고 중국사를 시작하는 건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총 79명을 크게 4개의 시대로 구분하여 진시황시대까지를 중국의 형성으로, 한나라에서 송나라때까지를

중앙 제국의 전성시대로, 명, 청나라 시대를 저무는 중국으로, 현대 중국을 부활하는 대국으로 다루고

있다. 사실 시대 구분은 좀 자의적인 느낌이 없진 않지만 방대한 중국사를 간략하게 나누긴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현대 중국을 빼면 거의 왕조시대여서 왕들이나 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대신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는 인물들도

적지 않았다. 재물의 신이라 불린 백규나 거지가 된 부호인 등통, 황제가 사랑한 남자 동현 등은

과연 중국사를 대표해서 이 책에 실릴 만한 인물인지가 의심스러운 의외의 인물들이라 할 수 있었는데

아마도 우리에게 덜 알려진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까지 소개하려다 보니 우리에겐 낯선 인물들도

여럿 등장하게 된다. 심지어는 간신이나 탐관오리까지 실려 있는데 귀뚜라미를 사랑한 간신 재상

가사도, 능지처참된 간신 유근, 중국 역사상 가장 유명하다는 탐관 화신까지 소개한다. 이런 인물들도

등장하다 보니 얘기 자체는 흥미진진한 부분들이 많았는데 파란만장한 중국사에서 훌륭한 인물들만

있는 게 아님을 보여주려 한 게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소개한 인민대표가 된 '민원왕' 왕수룽

할머니 얘기는 공산당 1당 독재 체제에선 상당히 이례적인 얘기가 아닌가 싶었다. 사실 중국사에서

79명만 골라낸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 할 수 있지만 나름 다양한 측면에서 존재감을 남긴

인물들의 흥미로운 얘기들을 읽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중국사의 큰 흐름을 어렴풋하게나마

파악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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