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세계를 굴리다 - 바퀴의 탄생, 몰락, 그리고 부활 사소한 이야기
리처드 불리엣 지음, 소슬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인류의 역사를 견인해온 것 중 하나가 바퀴이다. 인류 역사 속에서 최고의 발명품 1위로 거론되는 바퀴의 중요성은 누구나 동의할 듯 싶다. 운송수단부터 생활용품, 장난감, 기계 속 어디에도 바퀴는 존재한다. 이 책은 그런 바퀴의 역사에 대한 책이다. 기존의 통념과는 조금 다른 저자의 참신한 주장이 담긴 책이다. 기존의 단순한 통념에 맞서 실증적으로 증거를 제기한다. 사소한 부분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저자는 진정한 바퀴 덕후가 아닐까 생각된다. 


 바퀴가 어떻게 발명되었고 발달해왔는지 이 책은 보여준다. 바퀴가 어떻게 문화적, 심리적으로 인류와 연결되어 왔는지, 그리고 어디에 수요가 존재했는지 밝혀준다. 저자의 주장을 보자면 이렇다. 먼저 바퀴의 탄생에 대한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의 주장을 살펴보기에 앞서 먼저 바퀴의 개념에 대해 설명을 해보겠다. 그래야 아래 글들이 이해가 쉽다. 먼저 바퀴는 세번 발명되었다. 바퀴에는 윤축, 독립차륜, 캐스터 세 가지가 있다. 윤축은 바퀴 두개가 하나의 축에 고정되어 있는 바퀴이다. 열차나 광산에서 광차의 바퀴가 윤축이다. 독립차륜의 자동차같이 하나의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바퀴이다. 캐스터는 우리가 마트 카트의 앞 바퀴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이다. 바퀴뿐만 아니라 바퀴의 축도 함께 회전한다. 방향전환이 360도로 자유롭다. 우리가 앉아있는 의자의 바퀴도 캐스터이다. 


 바퀴가 탄생한 세 지역은 각각 바퀴에 대한 세 가지 생각이 있다. 

 첫째, 카르파티아 산맥에서 광부들은 석조 터널을 따라서 사륜광차를 밀었다. 광차의 바퀴는 차축과 함께 회전했는데, 유럽에서는 철도시대의 서광이 비치기 전까지 5,000년 동안이나 계속해서 윤축이 달린 광차를 만들었다. 

 둘째, 흑해 평야부터 동쪽으로 이어지는 지역에서는 소가 끄는 사륜수레가 유목민의 주거지를 싣고 스텝 지역을 천천히 횡단했다. 사륜수레의 바퀴는 속이 꽉 차고, 두꺼운 바퀴통이 있으며, 차축 양 끝에서 제각기 회전했다. 

 셋째, 수메르에서는 경외감에 젖은 신자들이 소가 끌고 가는 썰매 위의 사당을 구경했는데, 썰매에는 바퀴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했다. 한편 지배층 전사들은 거창하지만 어설픈 전투용 사륜수레를 타고 행진했고, 사막을 아주 위험하게 질주하며 완전히 길들지 않은 야생당나귀와 씨름했다. -p137


 다음은 바퀴의 역사에 대한 저자의 주장이다.


1. 기원전 3000년에 사륜수레를 타고 가족이 이동하는 전통은 흑해 평야에서 유럽 북부로 퍼졌다.

2. 기원전 2000년 이후 이륜 이동수단은 대부분의 용도에서 사륜수레를 대신했다. 전차는 전장을 지배했지만 이후 들어서면서 시대에 뒤떨어져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소작농의 경제에서는 이륜수레가 만연했지만, 로마제국에서는 주로 상류층 승객이 사륜 이동수단을 사용하는 모습이 여전히 가끔씩 보였다.

3. 기원후 800년 이후 기사가 갑옷을 입고 전마에 탄 모습은 점점 더 유럽의 귀족 남성을 규정하기 시작했다. 승객용 사륜수레는 상류층 여성과 그녀의 여성 수행원을 나르는 용도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기 시작했다.

4. 16세기에 유럽의 귀족남성은 점차 바퀴 달린 운송수단을 무시했던 태도를 버리고 마차를 타기 시작했다.

5. 바퀴에 대한 귀족 남성 태도가 호감을 보이는 쪽으로 변하는 현상은 유럽 중부에서 서쪽으로 퍼져갔다. 이는 유럽 중부가 대륙의 가장 치열한 전쟁터로 부상하는 현상에 기반했다.

6. 헝가리 단어 kosci와 화약 무기를 가리키는 체코 단어는 서쪽의 다른 유럽언어로 퍼져서 뿌리를 내렸다. 이 현상은 15세기 들어 약 30년 동안 이어진 후스 전쟁이야말로 상류층 남성의 사고에 방대한 변화를 가져온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p196


 바퀴는 수레, 전차 등에 쓰였다. 짐과 사람을 실어나르는 운송수단에도 쓰이고 대포나 전사를 실어나르는 전쟁터에도 쓰였다. 바퀴에 대한 인식과 개념, 심리적 요인은 시대를 따라 점차 변화했다.


 마지막은 이 책에 대한 요약글이다. 


 윤축과 독립차륜을 딱 한 번만 발명했을 리 없어 보이는 것처럼, 캐스터도 확인할 수 없는 영국의 어느 가구 공장에서 한 번만 발명했을 리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채택하지 않은 발명은 거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그리고 발명품을 채택하느냐의 문제는 우리도 보았다시피 많은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경제성, 군사적 효용성, 사회 계급, 성별, 미학, 종교 등 광범위한 고려요소가 있는가 하면, 나무 이용 가능성과 지형의 험한 정도처럼 지엽적인 것도 있다. 다양한 고려요소들 사이의 여러 가지 상호연관성을 분명히 하면서, 바퀴의 이야기는 발명이 누가 무엇을 처음으로 생각했느냐 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한다. -p260


 바퀴가 오래 전에 발명되었으에도 불구하고 문화나 심리적 요소에 의해 지역별로 사용이 제한되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바퀴는 단독으로 발전한 것이 아닌 도로와 바닥같은 요소들과도 상호적으로 발전했다.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바퀴와 바퀴의 역사에 대해 폭넓게 알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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