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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노자 도덕경 ㅣ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3
최훈동 지음, 이남고 그림, 손영운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국의 3대 기서를 이루는 경전으로 <역경>, <도덕경>, <황제내경> 이 있다. 여기에 <논어>와 <육조단경>을 포함하면 5대 경전이 된다. 책에 경이란 단어는 함부로 붙이지 않는다. 고전 중의 고전, 인간이상의 성현의 가르침이라 생각되는 책에 경이란 단어를 붙인다. <역경>은 우리가 알고있는 주역이고, <도덕경>은 노자가 쓴 책으로 도가라 불리우는 사상의 시초가 된다. <황제내경>은 중국의 최古의 의학서로 중의학, 한의학의 근본이 되는 책이다. <육조단경>은 불가의 책이며, <성경>은 기독교의 경전이다.
중국의 사상을 양분하면 유가와 도가로 나뉜다. 유가의 흐름은 공자에서 맹자로 그리고 후에 양명학, 성리학, 실학으로 이어지며 도가는 노자에서 장자로 이어진다. 때문에 도가를 노자와 장자의 앞글자를 따서 노장사상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민간신앙과 합쳐져서 도교가 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도덕경>은 엄청나게 중요한 책이며 고전이다. 동양철학의 근본이 된다. 도덕경은 '도'에 대해서 논하는 책이다. 반어와 역설로 '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도'란 무엇인가? 잡힐듯이 잡히지 않는 진리같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모든 것을 하는 '도', 마치 물과 같다하여 '상선약수'라고도 표현한다. '도'란 만물의 자연스러운 이치를 말하고 있는 것일까? 인위가 끼지 않는 '무위자연'의 법칙을 말하는 것 같다.
노자의 말씀 중 많은 부분에서 니체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노자가 '도'를 아이에 비유한 대목이 있는데, 마치 니체가 '초인'을 아이에 비유한 것 같았다. 노자또한 망치를 든 철학자처럼 기존의 관습이나 허위, 규범에 대해서 통렬하게 비판한다. 니체는 <도덕경>을 읽었을까?
내가 잘못이해했을 수 있지만,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라는 가르침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다. 덕분에 극단적인 이분법에서 헤어나올 수 있었다. 예전에 이런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었다. 동물의 윤리에 대한 이야기인데, '동물을 먹기 위해 죽이는 것과 유희나 사냥을 위해 죽이는 것이 무엇이 다르냐?' 고 하는 질문에 나는 반문할 수 없었다. 목적이 어찌됐는 죽이는 것은 죽이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죽이냐? 죽이지 않느냐? 하는 극단적인 이분법으로 보면 어떤 이유가 되었든 죽이는 것은 똑같아 보일 수 있다. 먹기 위해 죽이든, 유희나 사냥을 위해 죽이든 어쨌든 죽이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이는 극단적인 이분법의 예이다. 먹기 위해 죽이는 것이 유희나 사냥을 위해 죽이는 것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철학자가 아니라서 논리적 근거를 대긴 어렵겠지만, 분명 둘은 다르다고, 결코 같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신앙또한 유신론과 무신론으로 딱 나누어 떨어지지 않는다. 그 중간에 불가지론도 있다. 유신론도 유일신론이 있고 다신론이 있고, 유신론에서도 인격신은 믿지 않지만, 자연신은 믿는 사람이 있다. 이분법으로 딱 잘라 떨어지지 않는다. 사람의 식습관또한 채식과 육식으로 딱 잘라서 떨어지지 않는다.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달걀이나 생선은 먹는 채식주의자도 있고 다양하다. 동양의 음양사상처럼 끝없이 음과양으로 갈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음 속에도 음과 양이 있고, 또 그 속에도 음과 양이 있고 끝없이 반복된다.
만화가 아닌 원전으로 <도덕경>도 조만간 꼭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