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다상담 1 - 사랑, 몸, 고독 편 강신주의 다상담 1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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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어떤 책에서 강신주에게 조금 실망을 많이해서 그의 책을 피해왔었는데, 이 책은 굉장히 유명한 책이기도 하고, 책 속에 어떤 고민들이 있고, 어떤 해결책들이 있나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만족스러웠다. 예전에 나빴던 인상이 많이 사라졌다. 강신주의 상담스타일은 참 직설적이고 솔직하고 속시원하다. 에눌러서 이야기하거나 대답을 회피하거나 중용이나 절충안따위는 없다. 그냥 딱 잘라서 이야기해준다.

 우리는 살다보면 친구나 주위사람의 고민을 들어주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보통 내가 직접 결론을 제시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어쩌면 비겁한 선택일 수 있겠지만, 내가 남의 인생에 개입을 해서 어떠한 결과를 낼 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을 지는 것이 싫은 것이다. 또는 결국 내가 무슨 말을 하나 선택은 본인의 몫이라 생각하고,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지 결국 선택하는데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이는 내 자신이 남의 이야기를 들어도 결국은 내가 하고 싶은대로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생각은 쉽게 바뀌지도 않고 쉽게 설득당하지도 않는다.'라는 것이 나의 기본 입장이다.

 

 하지만 강신주씨는 과감하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사실 나는 그의 상담에 매번 굉장히 공감했고 속이 후련했다. 그가 내린 결론과 해결책에 '좋아요'를 날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걱정이 되었다. 과연 듣는 사람의 입장은 어떨 것인가? 강신주의 생각에 동의할 것인가? 강신주의 생각이 과연 옳은 것일까? 개인적 성향과 기호, 가치관은 모두 다를 것인데 그것을 존중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의문들이 떠나지 않았다.

 

 이 책은 다상담 1편으로 몸, 사랑, 고독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먼저 각각에 대해서 강신주씨가 강의를 하고 상담을 해주고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는 그런 구성이다. 강의도 좋았고, 상담도 좋았다. 굉장히 좋았다. 하지만, 다시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과연 강신주씨와 나의 생각이 옳은 것일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절대 보편적인 생각은 아닐 것이다.

 

 책의 상담 내용 중 하나를 예를 들어보자. 몸이 불편한 어머니(아예 혼자서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편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노동을 하기에는 불편한 정도였던 것 같다)와 부양해야 하는 동생이 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그로 인해서 굉장히 삶이 피폐해지고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여성이 있다. 그 여성은 묻는다. "나는 너무 힘들고 버거운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려운 질문이다. 계속 불행하고 힘들지만 버텨나가면서,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면서 견뎌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한 편으로는 그들은 버리고 뛰쳐나와야 할 것인가? 아마도 대부분은 가족을 버리고 뛰쳐나오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강신주씨는 그곳에서 뛰쳐나오라고 이야기한다. 그 배는 지금 난파선이라고 같이 죽느니 혼자서라도 살 수 있게 그곳에서 벗어나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이 안정이 되었을 때, 다시 가족을 돌보라고 이야기 한다. 강신주씨의 생각을 보면 항상 내가 우선이고, 먼저이다. 나또한 그렇다. 하지만, 남이 우선이고 가족이 우선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과연 누가 옳은 것일까? 아니, 옳고 그름이 있긴 한 것일까?

 

 나도 강신주씨의 해결책에 동의한다. 모두 각자 살아나가야 한다. 누가 누구에게 의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상황이 힘들다면 동생도 알바를 하던지 생업에 뛰어들어야 한다. 어머니도 어떻게든지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한다. 딸에게만 의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디테일한 상황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는 없다. 동생이 이제 초등학생일 수도 있고, 어머니가 도저히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상태일 수도 있다. 내가 어머니라면 딸의 행복을 위해서 딸을 절대 붙잡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동생이라면 누나를 위해 나도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물론, 어린 동생이 그만한 철이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어쨌든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할 수 있다.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하면 불만이 쌓이게 되고, 내가 불행해지면 점점 희생은 불가능해진다. 물론 남을 행복하게 하는데서 내가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그런 이타적인 사람은 드물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강신주씨처럼 그런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절충안을 택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따님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자신의 생활을 하고, 어머님도 집안일을 하고, 동생도 집안일을 하고 어머님을 돌보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하... 정말 이야기하니 우울해진다. 어머님의 건강상태는 어떤 상태일까? 동생은 몇 학년일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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