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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 과학과 그 너머를 질문하다 ㅣ 작은길 교양만화 메콤새콤 시리즈 3
박영대.정철현 지음, 최재정.황기홍 그림 / 작은길 / 2015년 5월
평점 :
'과학이란 무엇인가?' 아직도 나역시 고민하고 있고, 알고 싶은 질문이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과학이고 무엇이 비과학인가? 그 기준은 무엇인가?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과학에 대한 정의는 관찰된 현상에 대해서 그 근본 원리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실험으로서 검증하는 활동이었다. 가설과 검증. 이것이 과학의 핵심이 아닌가 싶다.
칼 포퍼는 반증가능성을 두고 과학과 비과학을 나눈다. 획기적인 기준이다. 반증가능성이란 어떠한 명제가 반증가능성을 가져야 그것을 증명할 수 있고, 과학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예를 들면 '내일 비가 온다.'는 관찰로서 참 거짓을 판별할 수 있는 명제이다. 때문에 반증가능성이 있다. 만약 내일 비가 오지 않는다면 '내일 비가 온다.'란 명제는 거짓이 되며 관찰에 의해서 반증되는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비가 온다.' 이 명제는 반증이 불가능한 명제이다. 아무리 오랫동안 관찰을 해도 참 거짓을 판별할 수 없다. 비가 내리면 '언젠가는 비가 온다.'란 명제는 참이 되지만, 계속 비가 내리지 않아도, "언젠가는 비가 올꺼야 기달려." 라고 이야기해버리면 그만이다. 때문에 반증되지 않으며 반증불가능한 명제이다. 이렇게 반증불가능한 명제들은 비과학에 속한다. 합리적인 기준같다.
쿤은 '과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칼 포퍼와 대립되는 기준을 제시한다. 바로 페러다임이론이다. 페러다임이란 한 사회나 시대가 공유하고 있는 가치체계를 말한다. 예를들면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들고나오기 전에 과학자들은 뉴턴의 역학의 페러다임에 갖혀있었다. 그 페러다임은 굉장히 견고하고 완벽했으며, 아무도 의심하지 못했고, 의심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뉴턴의 역학 (보통 고전역학이라 불리운다)은 점점 새롭게 관찰되고 발견된 사실들에 의해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도 뉴턴의 세계관과 패러다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때문에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서 억지로 땜질을 하고 새로운 해석을 내놓게 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 천재 중에 천재 또는 초천재 또는 기존의 관념과 관습을 의심할 줄 아는 상상력이 풍부한 이가 나타나서 그 패러다임을 벗어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일이 발생한다. 바로 과학에 있어서 인식의 대전환, 혁명이 일어나는 것이다. 쿤은 과학을 이렇게 보았다. 과학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면서 과학이란 칼 포퍼의 말처럼 반증을 수정해나가면서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반증과 수정만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겪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만화이다. 아주 훌륭한 만화이다. 쿤의 생애과 그의 사상을 시간의 순서에 따라서 아주 세세하게 잘 다뤘다. 쿤의 고민과 그의 생각이 조금씩 완성되어가는 과정들을 즐겁게 보면서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작은길교양만화시리즈이며, 메콤새콤시리즈이다. 처음 접하는 시리즈이지만, 무척 만족스러워서 앞으로 다른 시리즈들도 모두 읽어보고 싶다. 새로운 좋은 시리즈를 알게되서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