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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팬이다. 그 중에서도 꽤 열혈 독자에 속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북플
의 개념으로 이야기하자면 마니아이다. 내게 가장 좋아하는 작가 한명을 꼽으라면 즉각적으로 무
라카미 하루키씨를 꼽을 것이다. 때문에 당연히 이 책은 너무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을 만나보진 못했지만, 아무튼 어딘가에는 이 책을 읽은 독자가 엄연히 존재할
것이며, 재미있게 읽지 않았을까 기대해본다.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에세이는 재미있다. 음, 어떤
류의 재미냐고 하면, 표현하기 어렵겠지만, '어이쿠, 제가 미숙해서 .죄송합니다.' 이런 느낌? 그
러니깐 조금 더 보충을 하자면, 무언가 실수를 저지르고 그로 인해 상대방이나 자기 자신에게 피
해를 끼치고 하지만 그 실수는 굉장히 사소하고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실수이다. 그리고 그 피해
를 입은 상대방이나 자기 자신도 '머 그정의 실수는 누구나 저지를 수 있잖아. 괜찮아요.' 라고 하
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느낌의 재미? 물론 이 글을 읽으면 무슨 소리야? 하고 반문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조금 이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오히려 나때문에 이 글을
읽으신 분이 이 책을 읽고 싶어지지 않아할까 두렵다ㅠ.
기본적으로 에세이를 읽으면 그 저자의 속마음과 생각들을 알 수가 있어서 재미있다. 그러니깐
글을 통해서 저자와 독자가 소통한다고 할까? 좀 더 가깝게 일상 속에서 소통하는 느낌이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씨가 3년 동안 유럽에서 생활하면서 쓴 일기들을 모은 에세이집이다. 유럽
중에서도 특히 그리스와 로마의 생활이 대부분이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으음, 이런 일은
정말 곤란 했겠는데?' 하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씨는 자신의 장점 중에 하나로 어떤 일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하는 재능이
있다고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씨는 낙관적이다. 하지만 약간의 체념과 수용또한 공존한다. 그리
고 유머와 풍자가 살아 숨시고, 또한 인간미와 신념, 원칙등이 느껴진다. 유들유들하면서도 의외
의 강인한 면들이 보인다. 이것이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장점이며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씨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무라카미하루키잡문집>에서 예루살렘문학상을 수상하고 수상소감을 밝히는 글이 있는데, 너
무도 좋은 글이라 전문을 소개하고 싶지만, 귀찮은 관계로;; 그 중 일부를 소개하고 싶다.
혹시 여기에 높고 단단한 벽이 있고, 거기에 부딪쳐서 깨지는 알이 있다면,
나는 늘 그 알의 편에 서겠다.
이것이 그의 세계관인 것이다. 여기서 벽은 이스라엘, 시스템 등으로 해석할 수 있고, 알은 팔레
스타인, 그리고 시스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무라카미하루키씨는 말한
다. 문학은 알의 편에 서야 하는 것이지, 벽의 편에 서는 것은 결코 문학이 될 수 없다고. 이것이
그의 문학관인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도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해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나또한 무라카미하루키씨처럼 늘 알의 편에 서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