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연준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미 대략 알고 있었지만 세부적인 내용이 흥미롭고 읽으면서 화도 났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알기 어렵습니다. 경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해주는 좋은 교양서입니다.
볼커의 전임자들은 이 위험을 촉진했지만 볼커는 그러지 않을 작정이었다. 볼커 시기의 연준은 1979년에 10%이던 단기 금리를 1981년에 20%까지 올렸다. -p90
낮은 금리는 자산 버블을 일으킵니다. 폴 볼커 연준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립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금리가 10%, 20% 라니 정말 높게 느껴집니다.
1982년에 진정한 은행 패닉이 터졌고, 이는 대공황 이래 최악이었다. 그해에 100개 넘는 은행이 도산했는데, 한 해 도산 건수 기준으로 1930년대 이래 어느 해보다도 많은 수였다. 1986년에는 심지어 이 숫자가 더 늘어서 200개가 넘는 은행이 도산했다. 1980년에서 1994년 사이에 총 1600개 이상의 은행이 도산했다. -p94
도산한 은행 중 많은 수가 몇 세대 동안 잘 영업해오던 곳이었고 지역 전반에 걸쳐 작은 공동체들의 재정적 기둥이던 곳이었다. -p94
낮은 금리는 농지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부동산, 주식버블과 유사합니다. 금리가 낮으니 대출을 받아서 농지를 삽니다. 농지가격이 오릅니다. 농지가격이 오르니 더 많은 사람들이 투자합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농지가격은 떨어지고 사람들이 농지를 팔면 농지가격은 더 떨어집니다. 수많은 사람이 파산하고 은행도 파산합니다. 미국 영화에서 종종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데 파산한 은행과 농부들이 나옵니다.
멜처는 기본적으로 연준이 1970년대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고 말하고 있었다. 게다가 아마도 더 치명적으로, 연준이 스스로 주장하는 것 같은 독립적인 기구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p97
앨런 멜처는 경제학자입니다. 멜처는 1970년대의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연준의 낮은 금리정책 때문이었다고 유죄판결을 내립니다. 독립적인 기구가 아닌 대중과 정치인의 입맛에 맞게 높은 수준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선택이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연준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는 멜처의 주장에는 동의하기 힘듭니다. 금리를 낮추면 인플레이션이 온다는 것은 상식이 아닐까요? 정말 몰랐을까요? 저는 알면서도 방조했다고 혹은 무시했다고 생각합니다.
금리 인하는 미래의 불황기에 대한 '보험'의 한 형태라고 종종 이야기되었고 1995년의 금리 인하가 제안되었을 때의 논리도 그랬다. -p125
의원성 질환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가만히 놔둬도 되는 것을 의사가 잘못된 개입으로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감기는 바이러스 질환입니다. 때문에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의사는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합니다. 감기가 폐렴으로 악화될 수도 있으니 '보험'이라는 명목으로 처방합니다. 아무것도 안할 수 없고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이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유럽에서는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습니다. 연준의 행태로 이와 비슷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될 것을 '보험'이라는 명목으로 개입합니다. 이는 사태를 악화시켜 결국 더 큰 문제를 일으킵니다. 버블과 공항을 일으킵니다.
대법원처럼 FOMC도 결과가 명확하지 않은 복잡한 문제를 놓고 투표하는 곳이니 말이다. 하지만 FOMC에서는 표가 아슬아슬하게 갈린 결과가 나온 적이 없다. 그 이유는 FOMC의 문화에, 그리고 의장의 의견을 존중하는 전통에 있었다.
"의장의 의견에 반대표를 던지면 뭐랄까, 사람들이 놀랍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요, 그러니까 의장에게 반대하는 표를 던지는 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암묵적인 메시지가 있어요. (중략) 아무튼 좌중에 불편한 분위기가 드리우게 됩니다." -p126
FOMC는 연준의 회의를 말합니다. 이 회의에서 정책이 결정됩니다. 의장의 의견을 존중하는 전통 때문에 반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대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어도 대세를 따라서 찬성하는 표를 던집니다. 혼자서 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신념이 필요한 일입니다. 어째서 연준에서는 투표의 기본적 원칙인 비밀투표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걸까요?
하지만 1998년 무렵이면 자산 인플레이션은 통제를 벗어나 있었다. 그런데 이것은 대중의 우려를 별로 불러일으키지 않았다. 자산 인플레이션이 통제를 벗어나면 사람들은 그것을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르지 않고 호항이라고 부른다. -p127
자산을 가진 사람은 호항입니다. 하지만 그 자산이 언제 폭락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자산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자신이 가진 화폐가치가 떨어집니다. 부익부빈익빈입니다.
국가의 삶에 대대적인 변화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면서도 민주적 기관들이 져야 하는 민주적 책무에서는 면제된 기관이 되는 것이다. -p153
연준은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세상의 가장 무서운 점 같습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라야 하는데 오늘날 이 불균형은 갈수록 심해집니다.
때때로 연준의 고위 인사들은 학계에서 훈련받은 경제학자(버냉키도 경제학자다)만이 연준이 수행하는 정책의 구조와 영향을 알 수 있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곤 했다. 경제학자가 더 우월하다는 암묵적인 가정은 연준에서 매우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했고 이것은 FOMC 회의 때마다 드러났다. -p187
이론적 지식과 실무적 지식이 있습니다. 때로 이 둘은 상충될 때가 있습니다. 연준 이사들 중에는 실제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도 있고 경제학 박사인 학문적 지식을 쌓은 사람도 있습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스가 비난했듯이 이론적 지식이 실무적 지식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일 때가 많습니다. 날아가는 새에게 나는 법을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 표시한 부분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어야할 지식이라 소개해봅니다. 경제는 경제학자들에게만 맡기기에는 너무나 중요합니다. 곧 Vol.2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