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타기 3 - 올라갈 테야



  놀이돌이는 나무타기를 하고 싶다. 그러나 아직 매미처럼 매달리기만 되네. 나무를 타려면 나무를 몸으로 껴안고는 팔을 쭉쭉 위로 뻗어서 몸을 끌어올려야 할 텐데 말이지. 아무튼 올라가겠노라 외쳤으니 신나게 올라가 보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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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밭 꽃밭



  노랗게 꽃밭물결이 됩니다. 너른 호박밭에 소담스레 커다란 노란 꽃송이가 물결칩니다. 앞에서는 바닷바람이 불고 뒤에서는 멧바람이 붑니다. 노란 꽃은 두 바람을 기쁘게 맞으면서 햇볕을 냠냠 먹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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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안 와서 울었잖아



  하룻밤 서울에서 묵으면서 바깥일을 보았습니다. 새로 책을 내놓았는데, 이 책을 사랑해 주려고 하는 작은 마을방송국이 있어서 그곳으로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작은아이는 집에서 누나랑 어머니하고 잘 놀았지 싶은데, 저녁이 깊을 즈음 집에 닿아 대문을 여니 큰아이부터 알아차려요. “아버지인가 봐. 아버지 소리가 났어!” 하면서 마루를 콩콩콩 뜁니다. 작은아이는 누나를 따라서 마루를 콩콩 뛰더니 “아버지, 아버지 어제 안 와서 울었잖아!” 하고 웃으면서 말합니다. 따사로이 반기는 아이들을 마주하면서 짐을 풉니다. 큰아이한테 선물로 줄 우산을 건네고, 두 아이가 앞으로 입을 새 속옷을 건넵니다. 새로 장만한 파란 물병을 꺼내고, 이것저것 가방에서 하나씩 내놓습니다. 이러고 나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습니다. 서울을 다녀오며 몸에 묻힌 때를 말끔히 벗깁니다. 개운하네, 이제 내 살림으로 돌아오네, 하고 느끼면서 개구리 노랫소리를 듣습니다.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면서도 서로 속닥거리기를 그치지 않습니다. 2016.6.30.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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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외버스는 조용히

  시외버스는 조용히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손님이 드문드문 있는 고흥 가는 시외버스는 서울을 한낮에 빠져나온 뒤로 차츰 한갓지며 짙푸른 길을 달립니다. 서울에는 자동차도 사람도 그토록 많더니 시골에서도 더 깊은 시골로 접어드는 고속도로에는 나란히 달리거나 마주 달리는 자동차가 아주 뜸합니다. 시외버스가 시골 읍내에 떨어질 저녁에도 사람과 자동차는 더 적을 테며, 마지막으로 군내버스로 갈아타고 우리 집으로 돌아가면 그야말로 고요할 테지요. 아이들이 까르르 웃으면서 아버지 왔어 하고 소리칠 집으로 느긋하게 달립니다. 2016.6.30.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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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놀이 24 - 자전거를 태워 준다

 


  어머니가 손뜨개로 지은 토끼 인형을 데리고 자전거를 탄다. 토끼 인형도 자전거가 타고 싶으니 함께 가야 한단다. 인형돌이가 되어 토끼 인형한테 사근사근 말을 건다. 토끼야 너도 자전거 타니 재미있니. 토끼야 너도 자전거로 달리니 시원하니.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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