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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2.


《한글운동의 선구자 주시경 평전》

 김삼웅 글, 꽃자리, 2021.9.23.



활짝 터지는 봄나무꽃을 본다. 몽글몽글 올라오는 봄나무잎을 본다. 따뜻한 볕이되 아직 쌀쌀한 바람이다. 새봄은 모든 하루가 새롭다. 아니, 겨울도 언제나 하루가 새롭지. 여름도 가을도 모든 날은 새롭다. 추위가 걷히면서 햇볕이 새록새록 드리우는 철이라서 봄을 더 새롭게 느낄 수 있다. 겨울철새가 떠나고 봄맞이새가 찾아드는 철갈이인 터라, 하루하루 새롭게 퍼지는 빛살을 맞아들이기에 모든 날이 두근거릴 만하다. 《한글운동의 선구자 주시경 평전》을 읽었다. 이런 책을 써 주니 고맙지만, 주시경 이야기보다는 서재필이나 딴 사람 이야기가 훨씬 길다. 더구나 다른 분이 쓴 글을 이 책에 너무 많이 옮긴다. 무엇보다도 ‘한글’이라는 이름을 짓고 ‘한글사랑’을 편 주시경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지만, 정작 글쓴이 스스로 겉치레 한자말하고 영어를 자꾸 쓴다. “한글운동의 선구자”가 뭔 소리인가? 주시경 님은 ‘한글운동’이 아닌 ‘독립운동’을 했고, 총칼을 앞세운 일본뿐 아니라 중국 사대주의에 사로잡힌 모든 먹물을 쓸어내는 ‘넋살림’을 바랐다. 속빛을 읽지 않는다면 ‘평전·전기·위인전’ 모두 덧없다. 말을 말답게 가꾸지 못 하는 까닭은 넋부터 넋답게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악랄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3쇄까지 찍어내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 모질게 억눌렀어도, 석벌까지 찍어내며 날개돋힌 듯 팔렸다

→ 고약하게 짓밟았어도, 석벌까지 찍어내며 널리 읽혔다


조선만을 위하여 불편부당하고 차별 없는 공정한 보도를 다짐하였다

→ 조선만을 헤아려 고르고 반듯하게 담아내겠다고 다짐하였다

→ 조선만을 생각해 올바르고 나란하게 쓰겠다고 다짐하였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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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1.


《나무처럼 산처럼》

 이오덕 글, 산처럼, 2002.10.10.



아침에 가볍게 빗방울이 듣는데 ‘전남가뭄대책본부 가뭄 마을알림’에 ‘고흥군청 산불예방 마을알림’을 틀어놓는다. 그들(공무원)은 그저 마음도 머리도 생각도 없는 틀(기계)이로구나. 읍내로 저잣마실을 다녀오는 시골버스를 내리니 작은아이가 “아! 버스에서 시끄러웠어!” 하고 한숨을 쉰다. 읍내 버스나루에서도 시골버스에서도 끝없이 재잘거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삶을 밝히는 이야기라면 안 시끄럽지만, 손전화로 누리놀이를 하거나 배움터에 뭘 챙겨 가야 하느냐는 잔소리를 자꾸자꾸 하면 시끄럽겠지. 서울에서는 ‘소음공해’를 따지기도 하는데, 시골에서는 ‘소음공해’가 뭔 줄 모를까? 《나무처럼 산처럼》을 오랜만에 되읽었다. 큰아이한테도 건네 보았다. 문득 되읽고 보니, 요즈음 이런 글을 쓸 줄 아는 어른이나 이웃이나 젊은이를 아예 못 보는구나 싶다. 스스로 숲이 되고 시골이 되면서 풀꽃나무 마음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빛꽃(사진)을 담는 분이 아예 없지는 않으리라. ‘친환경·초록·녹색·채식·유기농’ 같은 허울스러운 이름이 아닌, ‘식물·자연·생태·환경’ 같은 멋부리는 이름도 아닌, 그저 ‘숲·시골·풀꽃나무’를 말할 수 있는 이웃을 기다린다. 풀벌레랑 노래하는 길동무를 그린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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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28.


《미즈키 시게루의 일본 현대사 1》

 미즈키 시게루 글·그림/김효진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2.6.15.



아침에 돋는 해를 바라보며 무화과나무 곁에 서는데, 참새 한 마리가 들려주는 노랫가락이 재미있어서 나무인 척하면서 해바라기 아닌 새바라기를 한다. 쪼빗쪼빗 찌루루루 째째 찌릉찌릉 쪼로로로 쫑쫑 쨋쨋 째리째리 째르르릉 찟찟 어느 소릿가락도 똑같지 않다. 사람들은 참새를 으레 ‘짹짹’이라 하지만, 숲노래 씨는 ‘쪼빗새’라는 사투리를 쓰고 싶다. 인천 골목집에서 새벽바람으로 듣던 참새도, 고흥 시골집에서 하룻내 듣는 참새도 ‘ㅉ’을 바탕으로 ‘쪼빗’ 소리가 더없이 맑으면서 즐겁다. 오늘 청주로 책숲마실을 다녀올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집에 쌓은 책을 더 치우고서 홀가분히 마실길을 나서자. 《미즈키 시게루의 일본 현대사 1》를 읽었다. “전쟁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야?” 하고 묻는 작은아이한테 ‘싸움박질 민낯을 고스란히 들려주는 책’을 어림하다가 이 두툼한 책을 읽히면 되려나 하고 생각하는데, 일본도 우리나라도 어리석은 ‘꼰대돌이’들이 저지른 응큼짓(성폭력)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을 어떻게 걸러야 할까 늘 골이 아프다. 그들 꼰대돌이가 일삼은 응큼짓을 그대로 보여주기만 하면 ‘전쟁영화’하고 똑같다. 겉낱(사실)만 보여주어서는 되풀이에 갇힌다. ‘참빛’을 밝혀서 새길을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그나저나 미즈키 시게루 님 

이 두툼한 책은 무척 훌륭하다.

일본에는 이렇게 역사를

어질게 그려내는 어른이 있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학습역사만화'에 '용선생'에 '설민석'에

바보처럼 갇혀서 헤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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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27.


《자이언트 9》

 야마다 요시히로 글·그림/이영신 옮김, 학산문화사, 2005.4.25.



뒤꼍에서 살짝 뜯은 쑥을 넣어 무감자배춧국을 끓이는 하루. 쑥을 잔뜩 뜯어서 쑥버무리나 쑥지짐이를 해야만 봄맛이지 않다. 몇 포기를 가볍게 훑어서 국이나 밥에 얹어도 싱그럽고 푸른 봄빛이다. 먼저 무랑 마늘을 살살 볶은 다음 불을 그득 붓고서 끓인다. 감자랑 배추를 썰어서 넣고는, 이제 빨래를 헹군다. 물을 짜서 마당에 널고 슬슬 된장을 푼 다음 굵은소금을 넣고, 펄펄 끓을 적에 간장을 타서 간을 맞춘다. 이러고서 쑥을 넣으면 가장 향긋하다. 하루하루 노랫소리가 늘어난다. 해가 높아가면서 날벌레랑 풀벌레가 더 깨어나고, 개구리도 더 깨어나며, 새도 더 늘어난다. 올해 제비는 언제쯤 찾아오려나? 바다 너머에서 이 땅으로 씩씩하게 날아들 봄맞이새를 그린다. 《자이언트》를 읽었다. 고흥 녹동 마을책집 〈더 바구니〉를 가꾸는 책지기님이 ‘들놀이(야구)’를 즐기시기에 ‘알려줄(추천할) 만한 야구만화’를 이모저모 살피는 셈인데, 어째 ‘스포츠만화’는 죄다 어딘가 엉성하거나 순이를 엉큼하게 그리거나 억지스러운 결이 드러난다. 그저 삶을 그리면 되지 않을까? 오롯이 살림빛을 사랑하면 넉넉하지 않을까? 글감이나 그림감은 집안일·들놀이·벼슬길이건 대수롭지 않다. 살림을 짓는 사랑을 담는 삶이면 아름답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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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26.


《나무와 새》

 마일리 뒤프렌 글·테레사 아로요 코르코바도 그림/이슬아 옮김, 여유당, 2023.1.25.



잎샘바람이 제법 간다. 푸릇푸릇 올라오던 풀싹이며 꽃눈이 옹크린다. 뒤꼍 멧개구리가 우렁차게 운다. 봄이면 새삼스레 누리는 개구리 노랫소리. 지난날에는 누구나 보금자리랑 마을에서 갖은 노래를 누렸고, 철갈이를 느꼈고, 새롭게 지을 살림길을 헤아렸다. 그런데 해날(일요일)조차 ‘산불예방 마을알림’을 다섯 벌이나 쩌렁쩌렁 틀어댄다. 이런 마을알림을 펴는 벼슬꾼(공무원) 얼굴을 본 일이 없다. 그들은 날마다 마을알림을 왜 틀어댈까? 시끌소리를 틀어대고서 ‘일했다’고 여기려나? 그들 스스로 마을에서 안 사니까 이런 짓을 하겠지. ‘공단 벼슬꾼’도, 시골 군수·실과장도 쳐내야 한다. 전남 고흥은, 고흥에서 안 살며 광주·순천에서 부릉부릉 오가는 놈이 수두룩하다. 《나무와 새》를 되새긴다. 서울(도시) 어린이한테 이바지할 그림책일 텐데, 이제는 서울 어린이보다 시골 어린이하고 어른한테 이바지하는 그림책이 태어나기를 빈다. 참말로 시골사람은 숲책(환경책)도 그림책도 안 본다. 아니, 시골사람은 책을 아예 안 본다고 할 만하다. 책이 실마리는 아니되, 책조차 안 읽고서 대학생·지식인·공무원이 되면 그들이 할 짓은 너무 뻔하잖은가? 아무튼 우리말은 ‘나뭇가지’이다. ‘나무의 가지’라는 말은 없다.


#Larbreetloiseau #MaylisDaufresne #TeresaArroyoCorcobado


나무의 가지에 살포시 앉았어요

→ 나뭇가지에 살포시 앉았어요


제비는 이번 여름을 나고 있는 농장에 대해 들려주었어요

→ 제비는 이 여름을 나는 숲밭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 제비는 올여름을 나는 들밭을 이야기했어요


널 만난 건 정말 행운이야

→ 널 만나 참말 좋아

→ 널 만나서 참 즐거워

→ 널 만나 참으로 반가워


자신의 몸에 둥지 튼 것을 알게 되었어요

→ 제 몸에 둥지를 튼 줄 알았어요


따스한 햇살이 나무들을 어루만져 주어요

→ 따스한 볕이 나무를 어루만져 주어요

→ 해님이 나무를 따스히 어루만져요


온갖 새들이 날아와 나무의 가지 위에서 쉬었다 가요

→ 온갖 새가 날아와 나뭇가지에서 쉬었다 가요

→ 온갖 새가 날아와 나뭇가지에 앉아서 쉬어요


나무는 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세상을 그려 보지요

→ 나무는 새노래를 들으며 온누리를 그려 보지요

→ 나무는 멧새노래를 들으며 둘레를 그려 보지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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