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취준의 여신님 1
요시즈키 쿠미치 지음, 후지시마 코스케 협력, 아오키 유헤이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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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1.

일수렁에서 찾는 일빛



《오! 취준의 여신님 1》

 아오키 유헤이 글

 요시즈키 쿠미치 그림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1.1.31.



  《오! 취준의 여신님 1》(아오키 유헤이·요시즈키 쿠미치/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1)를 읽으면서, 그림꽃 하나가 새롭게 그림꽃으로 피어날 적에 우리 삶자리에는 이야기꽃이 새록새록 피어나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이 그림꽃책은 《오! 나의 여신님》을 바탕으로 오늘날 일수렁(취업난)을 익살스럽게 담아냅니다. 그림꽃님은 예전에 도움이로 곁그림을 맡았고, 이제는 스스로 서서 이야기를 새로 짜는데, ‘빛님(여신)’인 베르단디가 빛님(신)이면서 어떻게 ‘빛님 아닌 사람’ 사이에 섞여서 일자리를 찾는가를 보여줘요. 이야기를 이처럼 짜면서 큰고장 일거리 속내하고 민낯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앞으로 펼칠 이야기에서 어떤 일거리를 찾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큰고장 큰일터가 아닌 작은시골 작은마을에서 수수하게 밭일을 하거나 들일을 하는 길을 다뤄 본다면 훨씬 재미나리라 생각합니다. 바다에서 김을 말리고 미역을 훑는 일거리를 다뤄도 무척 재미나겠지요. 비질을 하는 일꾼이라든지, 밥을 짓는 일꾼이라든지, 바느질을 하는 일꾼이라든지, 자전거를 손질하는 일꾼이라든지, 아이를 돌보는 일꾼이 있고, 집살림을 맡는 일꾼이 있습니다.


  일수렁(취업난)이라고들 하지만, 막상 우리 곁에 있는 수수하면서 숱한 자리를 돌아본다면 서로서로 수월하면서 즐거이 어우러질 빛줄기를 찾을 만하다고 봅니다. 마을 한켠에 조촐하게 책집을 열면서 스스로 일빛이 되어도 좋습니다. 나무를 짜고 풀꽃을 돌보면서 살림을 거느리는 일빛이 되어도 좋아요.


  서울바라기여야 일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돈만 벌어야 일이 되지 않습니다. 이름을 얻는다든지 차림옷(정장)을 둘러야 일꾼이 되지 않습니다. 스스로 삶을 일으킬 줄 아는 즐거운 몸짓이기에 일이요 일빛이며 일꾼이고 일벗입니다.


ㅅㄴㄹ


‘어마어마한 숫자의 말들이 머릿속에 들어오고 있다! 고작 1분 간의 자기소개에 대체 얼마나 많은 정보가 담겨 있는 거야?’ (29쪽)


‘모든 걸 꿰뚫어보는 듯한, 그러면서도 모든 걸 용서해 주는 듯한, 취업 활동 중에는 자신을 멋지게 보여주기 위한 다소의 허세, 자신을 더 크게 꾸미는 일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 아이의 미소 앞에선―’ (49쪽)


“후미 씨다운 게 뭔데요? 물론 대학이나 인턴으로 일할 때 만난 친구들 눈에는 꿈을 좇는 후미 씨가 ‘후미 씨답지’ 않을지도 모르죠.” (140쪽)


“인간은 모두 빛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겐 다양한 특징이 있고 다채로운 마음을 갖고 있죠. 단 하나도 똑같지 않습니다.” (208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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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よしづきくみち #ああっ就活の女神さまっ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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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소리 20
라가와 마리모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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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6.17.

할아버지 소리는 하나


《순백의 소리 20》

 라가와 마리모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0.12.25.



  《순백의 소리 20》(라가와 마리모/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0)에 이르면 바야흐로 ‘할아버지가 남긴 소릿가락’을 둘러싸고서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하는 줄거리까지 나아갑니다. 두 사람은 동생하고 언니(형)입니다. 두 사람은 할아버지가 켜는 가락틀을 어릴 적부터 익히 들으면서 온몸에 새겼습니다. 두 사람은 둘이요, 할아버지는 다른 하나이니, 셋이 가락틀을 손에 쥔다면 ‘하나처럼 보이되 다른 셋’은 노랫가락이 흐르기 마련입니다.


  다만 셋은 다른 셋이면서 하나이기에, 서로 마음을 맞추어 노랫가락을 켤 수 있어요. 할아버지 노랫가락을 동생도 언니도 켤 수 있어요. 언니 가락을 동생이 켜거나 동생 가락을 언니가 켤 수도 있겠지요.


  어느 한 사람만 어느 한 가지를 해야 하지 않습니다. 딱 한 사람만 노랫가락을 물려받지 않습니다. 즐길 줄 아는 마음이면서 사랑할 줄 아는 눈빛이라면 누구라도 노랫가락을 물려받아요.


  먼먼 옛날부터 자장노래나 놀이노래는 숱한 사람들 입을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러요. 다 다른 고장마다 다 다른 살림집에서 다 다른 어버이가 다 다른 아이한테 자장노래를 물려주고, 다 다른 아이들이 저마다 다 다른 동생들한테 놀이노래를 물려주지요.


  이 모든 노래는 얼핏 다 같아 보이지만 다 다릅니다. 더구나 다 다르면서도 하나로 흐르는 밑숨결이 있어요. 오래도록 사랑받으면서 흐르는 까닭을 알 만하지 않나요? 기쁨을 사랑으로 녹여내어 부르는 노래이기에 오래오래 흐를 만하지 않나요?


  그림꽃책 《순백의 소리》는 두 사람 가운데 동생 쪽에 맞추어서 ‘노래하고 가락 사이에서 헤매면서 길을 찾는 실마리’를 다룹니다. 동생은 언제쯤 스스로 실타래를 풀까요? 언니가 동생하고 다르게 실타래를 들여다보면서 한 올씩 풀어가는 길을 동생은 어떻게 바라볼 만할까요?


  다르면서 다르지 않은 줄 느낀다면 하나이자 둘입니다. 같지만 같지 않은 줄 느낀다면 둘이면서 하나입니다. 수수께끼 아닌 수수께끼를 가슴에 품고서 살아간다면 모든 하루는 노래가 되고, 모든 손가락놀림은 가락틀에서 춤추면서 서로서로 북돋우는 빛살로 퍼지겠지요.


ㅅㄴㄹ


“사와무라 세츠.” “응?” “즌가라 ‘카에테’가 있단 말은 내 몬 들었는데?” “그럴끼다. 즉흥이었으니까.” “뭐야? 니 진짜!” (46∼47쪽)


“세츠의 할아버지 연주회 비디오를 동영상으로 떠 왔어. 그 지방에서는 전설적인 인물인 모양이니 같이 한번 보자고. 세츠가 뭘 만들고 싶어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될지도 몰라.” (71쪽)


“너는 언제나 나를 나쁜 눈으로 보는군. 히로사키 대회 이후 나는 네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데. 내 마음은, 같은 출발지점에 선 라이벌. 우리는 츠가루 샤미센의 저변을 넓히는 미래야.” (111쪽)


“왜 세츠한테 변명을 하는데? 세츠는 ‘할배 대신’도 아니잖나. 세츠 니는 니 방법대로, 나랑 와카나한테 도전해야제.” (121쪽)


‘이 녀석들을, 사람의 마음속에 스며들게 만들고 싶다.’ (131쪽)


#ましろのおと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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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야샤 33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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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6.13.

내가 바라보는 곳은


《이누야샤 33》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4.10.25.



  《이누야샤 33》(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4)은 앞선 서른두걸음과 매한가지로 늘 갈림길에 서는 아이들을 다룹니다. 모두 다르게 갈림길에 서지요. 저쪽에 서면 근심걱정 없이 노닥거릴 만합니다. 저쪽에 있으면 힘도 이름도 돈도 푸지게 누릴 만합니다. 저쪽으로 가면 둘레에서 나를 우러러볼 만합니다. 그렇지만 망설이다가 이쪽에 섭니다.


  갖은 달콤발림으로 꾀어도 저쪽에 있지 않고 이쪽에 있으려 합니다. 굳이 달콤발림이 아니어도 이쪽으로 안 가고 저쪽으로 넘어갑니다. 저쪽으로 가기에 나쁘거나 얄궂지 않아요. 그저 마음이 다르기 때문이요, 이 다른 마음에 따라서 다른 삶을 맛보려 하기 때문입니다.


  두억시니(요괴)한테 여리디여린 몸뚱이를 팔고서 주먹힘을 거머쥔 이는 무엇을 꿈꿀까요? 가볍게 다른 두억시니를 주무르거나 억누르거나 죽이거나 속이는 삶길이라면, 다른 두억시니도 저를 주무르거나 억누르거나 죽이려 할 텐데, 이런 길이 가시밭 아닌 기쁨이나 보람이라고 여기는 하루일까요?


  그림꽃 《이누야샤》에 나오는 ‘이누야샤’는 “섞인 몸”입니다. 사람하고 깨비(또는 두억시니)가 섞입니다. 이누야샤는 오롯이 어느 한쪽은 아닙니다. 깨비 쪽도 두억시니 쪽도 아니에요. 사람하고 깨비(또는 두억시니)하고 섞였을 뿐 아니라, ‘깨비가 될 수도 두억시니가 될 수도’ 있는 갈림길입니다. 그렇지만 섞인 몸이기에 두 갈래를 모두 바라보고 품으면서 살아가고 싶은 사랑을 그립니다.


  이누야샤 곁에 있는 ‘카고메’는 “섞인 마음”입니다. 오늘(1990년대)하고 어제(1500년대) 사이를 오가는 섞인 마음이지요. 이러면서 ‘키쿄우’를 바라보는 엇갈린 두 마음이 있어요. 그러나 섞인 마음이자 눈빛이자 걸음이 되기 때문에, 오늘하고 어제를 잇는 길을 생각하고, 여러 사람(에다가 깨비랑 두억시니까지) 사이에 엇갈리는 마음을 모으는 길을 헤아릴 수 있어요. 이 모두가 크게 하나이자 다 다르게 빛나는 별이 되기를 꿈꾸는 사랑을 품습니다. 이리하여 카고메는 아주 수수하다 싶은 화살을 날려서 모든 티끌이며 앙금을 지우는 빛줄기를 퍼뜨립니다.


  무엇을 바라볼까요? 눈앞에 있는 떡인가요? 눈앞에 있는 떡에 숨긴 노림짓이나 속임짓을 바라보나요? 눈앞이 아닌 둘레를 온통 감싸는 기운을 바라보나요? 스스로 넋을 바라보고, 우리 곁에 있는 숱한 숨결에 흐르는 빛살을 바라보나요?


  옆에 있기에 동무나 이웃이 아닙니다. 마음으로 바라보기에 동무나 이웃입니다. 함께 일하거나 뛰기에 동무나 이웃이 아니에요. 마음으로 다가서고, 이 마음에 사랑이라는 씨앗을 곱게 심으려는 상냥하고 어진 눈빛이기에 비로소 동무나 이웃입니다.


  이누야샤는 차츰차츰 칼심을 북돋웁니다. 어마어마하게 갈고닦기 때문에 북돋우는 칼심이 아니에요. 오직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 하는 실마리를 스스로 문득 깨달으면서 북돋아요. 이누야샤네 형인 셋쇼마루는 마음을 다스릴 줄 알기에 곧바로 새힘을 얻는데, 다스리는 날카로운 눈빛은 있되, 이 눈빛을 포근히 감싸는 숨빛까지는 없는 갈림길입니다. 그렇기에 이누야샤하고 카고메 무리를 멀찌감치 바라보기도 하고, 때로는 깊숙하게 들어와서 몇 마디를 톡 내뱉아요.


  구슬을 모으기에 빛힘이든 어둠힘이든 깨어납니다. 구슬을 모으는 동안 스스로 빛이나 어둠이 됩니다. 구슬을 바라보는 사이에 빛나는 눈이나 어두운 눈이 되고, 구슬을 다스릴 줄 아는 손길이 되는 날까지 저마다 다르게 삶을 맛보고 치르고 맞아들이고 배우는 하루가 되어요.


ㅅㄴㄹ


“나는 보석을 다스리는 요괴인지라, 돌의 목소리를 듣는 힘이 있지. 내가 아직 이승에 있을 적, 수명이 막 다하려 할 때, 사혼의 조각이 내 손에 들어왔다. 조각은 말했지. 사혼의 구슬이 다시 완성되어서는 안된다고. 사혼의 조각 대부분이 사악한 자의 손에 넘어가 더럽혀졌다.” (11쪽)


“나라쿠라는 자의 결계를 깨기 위해서는, 나를 베어야 한다.” “내가 베면, 너는 어떻게 되는데?” “흥, 네가 주제넘게 남 걱정이나 하고 있을 때냐? 게다가, 만약 네가 조각을 가질 자격이 없는 자라면, 나를 벨 수 없으리라. 베는 것은 고사하고, 도리어 이 자리에서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101∼102쪽)


“네 칼을 강하게 만드는 것보다 동료의 목숨이 중하다는 말이냐? 그건 네가 반요이기 때문이냐? 반요 주제에 내 힘을 얻어 봤자 쓸 수나 있을런지.” “쳇. 그렇담 일없어! 네가 얼마나 대단한 요괴인지는 몰라도!” (117쪽)


“끝나지 않아. 사혼의 구슬이 아주 없어지지 않는 한은. 어떻게 하면 사혼의 구슬을 이 세상에서 없애버릴 수 있는지는 몰라. 하지만, 나라쿠처럼 구슬을 노리는 놈과 싸울 수는 있어.” (141쪽)


“그러니까 나는 나라쿠가 죽을 때까지, 구슬을 노리는 놈들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싸울 거야.” “후후, 조각을 지키는 것도 도망치는 것도 아닌, 싸움을 택할 테냐?” (142쪽)


“나라쿠가 겁나냐, 싯포? 그럼 미로쿠와 산고를 따라갔으면 됐잖아.” “그럴 수는 없어! 이누야샤와 키쿄우가 만나서 요상한 분위기를 연출할 때, 내가 없으면 누가 카고메를 위로하냐? 알았냐, 이 양다리 똥강아지!” (180쪽)


#犬夜叉 #高橋留美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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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과 초콜릿 2 - 완결
네무 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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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6.10.

너울이라면 넉넉히 넘어



《펜과 초콜릿 2》

 네무 요코

 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2.1.15.



  《펜과 초콜릿 2》(네무 요코/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2)은 작은고장에서 살며 그림꽃을 빚는 아가씨가 스스로 허물을 벗고서 나비가 되려고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이 아가씨는 늘 사랑을 그리는데 정작 그림꽃(만화)에서만 씩씩하고 야무지며 시원스레 사랑꽃을 피울 뿐, 눈앞에 있는 사람한테 마음을 어떻게 털어놓으면서 새길을 엮고 싶은가 하는 말은 도무지 못 한다지요.


  그림꽃을 그리는 아가씨인 만큼 ‘그림꽃에 나오는 사람’한테서 도움말을 듣습니다. 우리 스스로 ‘마음속에 있는 아이’한테서 귀띔을 듣는다고 하겠어요. 우리가 저마다 씩씩하거나 야무지거나 시원스럽지 못하다면, ‘하나로 단단히 선 마음’이 아닌 ‘뿔뿔이 있는 마음’이로구나 싶어요. 그러니까 뿔뿔이 있는 이쪽 마음한테서 도움말을 듣고, 저쪽 마음한테서 귀띔을 들으면서 조금씩 ‘한마음으로 뭉친다’고 하겠지요.


  삶은 늘 갈림길입니다. 이 길로 가든 저 길로 가든 스스로 고릅니다. 이 옷을 입을는지 저 옷을 입을는지 스스로 골라요. 이 일을 하든 저 일을 하든 스스로 찾습니다. 누가 안 뽑아 주어서 못 할 일이 없습니다. 스스로 안 했을 뿐이에요.


  등을 떠밀어 주어야 이루는 사랑이라면, 이때에 참말 사랑일까요? 누가 시켜야 하는 일이라면, 참말로 즐겁게 노래하면서 하는가요? 자빠지거나 고꾸라지거나 깨지거나 쓰러진대서 나쁠 까닭이 없습니다. 여러모로 겪는 고빗사위하고 너울일 뿐입니다.


ㅅㄴㄹ


‘내 만화 속에 나오는 소녀들은 자유롭게 사랑을 하고 있어. 나보다도 훨씬 능숙하게. 이 아이들을 낳은 건 다름아닌 나인데. 참 이상도 하지.’ (26쪽)


“위에서 내려다본 거리의 자료사진이라면 여기가 딱 좋을 것 같아서요.” “정말. 난 또, 사에키 씨를 피해 도망친 줄 알았죠.” (65쪽)


‘그릴 수 있으면 진작에 그렸지. 그릴 수 없으니까 모든 걸 희생하고 바친 거잖아.’ (76쪽)


‘아키모토 씨는 아직 사에키 씨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어쩌면 새로운 여친이 생길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건 아키모토 씨가 내 담당이 아니게 되었을 때 생각하면 돼.’ (95쪽)


“후타바 토와코로 있기 위해 만화가를 그만둘지, 만화가로 있기 위해 후타바 토와코를 그만둘지, 대답은 하나!” (144쪽)


‘대체 이 중의 몇 명이 자신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만화를 그리고 있을까?’ (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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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ねむようこ #ペンとチョコレ?ト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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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스피카 8 - 완결
야기누마 고 지음, 김동욱 옮김 / 세미콜론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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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6.4.

별누리로 가는 길



《트윈 스피카 8》

 야기누마 고

 김동욱 옮김

 세미콜론

 2013.10.18.



  《트윈 스피카 8》(야기누마 고/김동욱 옮김, 세미콜론, 2013)은 별누리로 가는 길에 선 푸름이가 드디어 마지막으로 서는 자리를 하나하나 들려줍니다. ‘사람이라는 몸’을 그대로 입은 채 별배(우주선)를 탈 사람은 꼭 하나라지요. 별배를 타고 푸른별 바깥으로 나가서 일할 사람을 뽑는 배움터를 다니는 푸름이는 많되, 꼭 하나만 별배를 타요. 다른 푸름이는?


  별배를 탈 사람이 하나라면, 별배를 지어야 하는 사람이 여럿이며, 별배를 푸른별에서 다스리고 이끌 사람이 여럿입니다. 별배에서 띄우는 이야기를 받아적어서 옮길 사람이 여럿이며, 별배가 별누리 일을 마치고 돌아올 적에 찾아가서 별배지기(우주비행사)를 도울 사람이 여럿이에요. 여느 때에 별누리를 살피면서 별빛을 가늠하고 갈무리할 사람도 여럿입니다.


  별배지기는 하나여도, 별배지기 곁에는 숱한 사람이 함께 있어요. 몸뚱이는 꼭 하나만 별배에 실어서 푸른별 바깥으로 띄운다지만, 이 별배로 나아가는 마음은 그득그득한 셈입니다. 또한 별배지기를 뽑기까지 함께 땀흘리고 뛰고 배우는 벗이 모두 마음으로 별배지기라고도 하겠지요.


  그림꽃책 《트윈 스피카》는 별배·별배지기를 둘러싼 생채기와 멍울과 눈물웃음을 고루 섞어서 줄거리를 짭니다. 꽝 터지고 말아 몸뚱이를 잃고 넋으로 떠도는 아이가 있고, 넋아이(혼령·귀신)를 만나서 이야기하는 아이가 있으며, 넋아이를 만나서 이야기하는 아이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돕고프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넋아이를 알아보는 동무가 있어요. 별배지기가 되려는 꿈을 품은 푸름이는 저마다 뜻이 다르지만 마음은 같아요. 이곳 푸른별에서 보고 느낄 수 없는 숨결을 푸른별 바깥으로 나가서 보고 느끼기를 바라지요. 우리 삶이 푸른별 한 군데에서 그치지 않는 줄 보고 느끼고 싶어서 푸른별 바깥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별마실(우주여행)이란 무엇일까요? 별을 두루 다니려면 어떡해야 할까요? 푸른별사람(지구인)이라는 몸이 아닌, 넋으로 온별누리를 두루 다니는 길은 없을까요? 두 눈을 고요히 감고서 몸을 사르르 내려놓을 줄 안다면,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가뿐히 별마실을 다녀오고서 ‘별마실길에 느끼고 배우고 보고 생각하고 알아낸 모든 이야기’를 둘레에 고루 나누면서 함박웃음을 지을 만하지 않을까요?


  별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별은 바깥에도 있으나, 우리 스스로도 별이며, 우리 몸이며 마음에 숱한 별이 가없이 있습니다. 별을 품었기에 목숨이면서, 스스로 별이기에 환하게 빛나는 마음으로 삶을 짓습니다. 《트윈 스피카》에 나오는 여러 푸름이를 보면, 처음에는 ‘딱 한 자리만 있는 별배지기’를 노리려는 생각이었다면, 어느새 ‘굳이 그 한 자리를 혼자 차지할 까닭이 없는’ 줄 알아차리면서, 시나브로 마음으로 별마실을 가는 길을 저마다 찾아나서요.


ㅅㄴㄹ


“저 나무 무슨 색으로 보여?” (27쪽)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이렇게 전부 묶으면 셋이서 함께야.” (53쪽)


“혼자가 아니야. 우주에 가는 건. 마음으로 다같이 함께할 거야.” (103쪽)


“어떤 심정으로 날 낳아 준 건지, 그건 상상으로밖에 모를 일이지만, 지금의 나는, 지금의 나라면 알 것 같아요.” (134쪽)


“에잇! 야간 천체 촬영은 끈기 승부야! 중요한 건 별에 대한 정열이라고! 장비가 아니라!” (240쪽)


“얼마나 먼 델까? 우주는.” (277쪽)


“있잖아, 꼬마야.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이야. 나처럼 별난 유령도 마찬가지고. 어떤 별이든 끝이 있어. 하지만 그건 꼭 슬픈 일만은 아니야. 그 끝은 다음에 태어날 새로운 별을 위한 것이기도 하거든.” (363쪽)


“내 인생이 끝나던 순간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작은 별을 봤어. 막 태어난 그때 그 작은 별은 분명 꼬마 너였을 거야. 널 만나서 정말 정말 행복했어.” (364쪽)


#ふたつのスピカ #柳沼行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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