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딕과 제인 - 아웃케이스 없음
딘 패리삿 감독, 짐 캐리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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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부사장으로 승진한 딕(짐 캐리)은 승진의 기쁨도 잠시 회장(알렉 볼드윈)이

주식을 전량매도하고 회사가 파산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하루 아침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추락한

딕과 아내 제인(테아 레오니)은 처절한 생존투쟁을 시작하는데...

 

워낙 경제가 안 좋다 보니 이런 내용의 영화가 결코 남의 일 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루 아침에 부부 모두 실업자가 되자 딕과 제인은 정말 살아남기 위한 눈물 겨운 투쟁을 하는데

취업은 안 되고 생활비도 없어 살림을 하나씩 팔아가면서 겨우 버텨나가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일로로 치닫는다. 심지어 강도까지 시도하던 딕과 제인 부부는

회사를 파산시키고도 유유자적하던 회장 잭에게 복수를 하기로 마음 먹는데...

 

영화에서는 그래도 해피엔딩을 맞지만 현실에선 결코 벌어지지 않을 일일 것 같다.

그 정도로 도덕적인 기업가가 아직 남아 있다면 정말 다행이겠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은 정말 추악하기 그지 없다. 회사는 망해도 빼돌린 돈으로 잘 사는 사람이

부지기수고 늘 힘 없는 약자들만 모든 고통을 떠안게 되는데, 자발적으로 안 된다면 영화 속 딕과

제인 부부처럼 강제로라도 자신의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짐 캐리표 코메디이면서도 소시민 부부의 삶의 애환과 통쾌한 반전까지 잘 담아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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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 상처에서 치유까지, 트라우마에 관한 24가지 이야기
김준기 지음 / 시그마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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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뜻하는 트라우마라는 용어가

어느샌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단어가 된 것 같다.

그만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일 수도 있는데

트라우마가 활개를 칠수록 그에 대한 치유 방법을 소개하는 책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소재로 트라우마의 실체와 그 치료법을 쉽게 풀어내고 있다.

 

먼저 트라우마가 뭔지에 대해 '레인 오버 미'와 '밀양'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데

두 영화는 가족을 잃은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트라우마를 잘 표현했지만

'레인 오버 미'의 주인공이 절친한 친구의 도움으로 서서히 치유의 길로 들어선 반면

'밀양'의 주인공은 쉽사리 고통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트라우마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흔히 가족의 죽음이나 끔찍한 사고 등 엄청난 일을 겪은

경우만 생각하기 쉬운데 일상에서의 사소한 상처도 트라우마가 되곤 한다.

특히 어린 시절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는 세살 버릇처럼 평생을 가곤 하는데

영화 '붕대클럽',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가 이를 잘 보여줬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항상 떠나보내고 화려함 뒤에 가려진 외로움 속에서 살아야 했던

에디뜨 피아프의 인생을 담은 '라비앙 로즈'나 아버지의 집착에 정신줄을 놓았던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의 인생을 그린 '샤인'은 유명인도 결코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잘 보여주었다.

 

트라우마의 증상으로는 무기력, 무감각, 자기부정에서 해리장애까지 다양한데

과거의 상처로 아예 삶을 포기하다시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여자, 정혜),

아예 자아분열을 통해 다중인격자가 되기도 한다.

헐리웃을 대표하는 전쟁 영웅 람보도 사실은 베트남 전쟁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전쟁공포증 환자라 할 수 있었고, 영화 '나비효과'에서처럼 자기 부정으로도 부족해

트라우마를 낳은 기억 자체를 지워버리려고 한다. 이 영화의 감독판은 모든 방법이 안 되니

아예 엄마의 자궁으로 다시 들어가버리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데

그만큼 트라우마의 고통이 견딜 수 없을 만큼 극심하다는 표현이 아닐까 싶었다.

 

이 책에선 특별히 우리만의 특별한 트라우마를 다룬 영화들도 소개하는데

'박치기', '용서받지 못한 자', '가을로'를 통해 일본, 군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대표되는

각종 사고의 트라우마를 소개한다.

일본 트라우마는 직접 일제시대를 겪은 세대가 거의 사라져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후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악몽에 시달렸을 군대 트라우마나

안전불감증이 낳은 끔찍한 대형사고로 인해 살아남은 사람들이나 그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 할 수 있었다.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선 역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이큐 75로 왕따를 당하던 포레스트 검프가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어머니와 사랑하는 제니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학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지만

양부에게 학대받은 고통에 시달리던 윌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숀 교수의 공감과 신뢰가 있어서였다.

이처럼 트라우마는 당당하게 정면승부를 벌여서 이겨낼 수밖에 없는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맞서 싸울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곁에서 힘이 되어주면서 응원해주는 사람이 꼭 필요할 것 같다.

보통 여린 마음의 소유자들이 쉽게 상처받고 마음 속에 새겨진 상처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고통스러운 경우가 많은데(남의 얘기가 아닌데ㅎ) 상처받은 마음은 그냥 내버려 둘 게 아니라

반드시 그때그때 치유해야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음을 잘 알 수 있었다.

이 책에 소개된 영화 중 몇 편을 제외하곤 다 본 영화였는데 트라우마란 관점에서 영화에 접근하니

영화를 볼 때는 몰랐던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트라우마란 용어를 일상에서 많이 접하곤 했는데

이 책을 통해 트라우마란 악마의 정체와 그 퇴치법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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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링
유하 감독, 송강호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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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후배에게 승진에서 밀린 강력계 형사 상길(송강호)은 고과 올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별로 영양가 없는 분신자살로 추정되는 사건을 맡게 된다.

게다가 새파란 여형사 은영(이나영)이 파트너가 되어 불만이 가득한 상태에서 자살로 생각되던

사건이 시한벨트발화장치에 의한 계획살인임을 알게 되자 독단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는데...

 

얼마 전에 읽은 일본 추리소설 '얼어붙은 송곳니'를 영화로 만든 작품인데 왠지 모를 어색함이

묻어 나왔다. 당연히 영화가 원작과 동일하진 않겠지만 원작에서의 다키자와 형사(영화 속 상길)와

다카코(영화 속 은영)의 캐릭터가 영화에서는 많이 희석된 느낌이 들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의 한 명인 송강호도 승진에 혈안이 된 형사라는 좀 어정쩡한 캐릭터를

맡다 보니 그다지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지 못했고 은영 역의 이나영은 어색함 그 자체였다.

또 하나의 주연이라 할 수 있는 늑대개 질풍의 활약(특히 은영과의 추격전)도 책을 읽으면서

연상했던 장면들을 만들어내지 못해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원작을

우리의 상황에 맞게 각색하는 과정에서 인물들의 성격이나 사건의 줄거리가

좀 변형이 되다 보니 스릴러로서의 재미가 반감된 감이 있는 작품이었다.

일본의 베스트셀러를 우리가 영화로 만들 때는 국산화를 시도하더라도

좀 더 신경을 써야 나름의 완성도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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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의 문제 진구 시리즈 1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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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기사를 하던 진구는 어느 날 손님으로부터 휴대폰을 줄 테니

원주에 가서 자신한테 전화를 해주면 50만 원을 주겠다는 이상한 제안을 받는다.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 진구는 일단 제안에 응하지만

왠지 모를 찝찝한 마음에 손님을 뒷조사하기 시작하는데..

 

영미권이나 일본, 북유럽의 추리소설들을 즐겨 읽으면서 늘 느끼는 아쉬움은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동안 한국 문학계에서 미스터리 작품은 완전히 찬밥신세였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 늘 낯선 외국의 작품들만 읽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는데

현직 판사이면서 추리소설을 내놓은 도진기 작가의 등장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라 할 수 있었다.

이번에 이 책으로 그의 작품을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이 책만으로도 충분히 그가 한국 미스터리계를 짊어재목임을 알 수 있었다.

 

총 7편의 중단편이 실린 이 책에선 대학을 중퇴하고 빈둥거리지만

날카로운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청년 진구와 그의 여자친구 해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셜록 홈즈 이후 추리소설의 기본 형식인 명탐정과 조력자 구조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주로

해미가 자기 주변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물어오면 진구가 마지못해 해결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순서의 문제'에선 교묘한 알리바이 트릭이 구사되는데 이 트릭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도

들었지만 상속문제와 얽히면서 역시 법조인다운 트릭을 선보인 것 같다.

'대모산은 너무 멀다'에선 진구의 여친 해미가 지하철에서 본 남자의 정체를

알아맞추는 얘기가 펼쳐지는데 드러난 정체는 정말 충격적이라 할 수 있었다.

'막간 마추피추의 꿈'은 앞 사건에서 받은 상금으로 해미와 페루 여행을 떠나기로 했던 진구가

비행기를 놓쳤음에도 해미보다 먼저 페루에 도착한 비법(?)을 공개하는데

우리의 경직된 사고를 통쾌하게 박살내주었다.

 

'티켓다방의 죽음'에선 해미의 먼 친척 아저씨의 자살로 추정되는 죽음으로 인해

보험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외숙모를 도와주기 위한 진구의 집요한 노력이 펼쳐지는데

사건의 진실은 몇 번이나 엎치락뒤치락 하지만 무엇보다 돈을 받게 되자 안면몰수하는

씁쓸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그나마 산전수전 다 겪은 진구가 이런 꼴을 당할 걸

미리 예상하고 조치를 취해놓았으니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신 노란 방의 비밀'은 제목만 보면 가스통 르루의 명작을 떠오르게 했는데

시를 배울 때 나왔던 공감각의 새로운 사용법을 알게 되었다.

'뮤즈의 계시'에서도 알리바이 트릭과 작가의 전문인 법정 장면까지 등장해 더욱 흥미진진한

얘기가 펼쳐지는데 예상 못한 변호인측 증인의 대활약이 펼쳐졌다.

마지막 작품인 '환기통'에선 환기통에서의 불가능 범죄를 다루고 있는데

알고 보면 정말 허무한 트릭이라 할 수 있었다.

 

대학중퇴생이면서 각종 사건사고를 해결해 받은 포상금으로 유유자적 살아가는 진구와

그의 생활태도는 맘에 안 들지만 번득이는 추리력에 그를 떠나지 못하는 해미 커플이 등장하는

도진기 작가의 한국형 추리소설은 그동안 내가 읽었던 외국의 추리소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물론 사용된 트릭이나 사건의 전개 등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등장인물이나 장소 등 모든 것이 익숙한 국산이어서 훨씬 더 편안하고 와닿았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다'는 신토불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님을 잘 보여준 것 같다.

현직 판사인 도진기 작가는 내가 꿈꾸던 그런 능력을 보여줘 너무 부러웠다.

나도 미스터리 작가가 되고 싶은 희망은 있지만 그럴 만한 재능이 없기에 그냥 포기하고 사는데

주중에는 법원 업무를, 주말에는 미스터리를 쓴다는 도진기 작가의 능력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미스터리팬으로선 도진기 작가가 판사를 그만두고 작가에 전업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그건 너무 무리한 부탁일 것 같고 지금처럼 꾸준히 활동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의 또 다른 분신 변호사 고진이 활약하는 '어둠의 변호사' 등도 빨리 만나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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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퀸
이석훈 감독, 황정민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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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인 황정민은 등 떠밀려 지하철에 떨어진 남자를 구하게 되고

유명세를 타게 되자 얼떨결에 민진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게 된다.

황정민의 아내인 정화는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가수 오디션에 참가하는데...

 

중년의 나이에 자신의 꿈을 실현해나가는 부부의 모습을 그린 영화.

변호사이지만 사무실 꾸려나가기도 힘들었던 황정민이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거나

40대 아줌마로 댄스 가수에 도전하는 정화 모두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도전 자체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더 대단한 사실은 정민이 자신의 시장선거전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었던 정화의 댄스 가수 데뷔를 인정하고 지지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보통의 경우 남편 앞 길에 재 뿌린다고 비난하면서 못하도록 막는 게 다반사일 것 같은데

아내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정민의 넓은 마음이 그야말로 대인배이자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두 주인공이 본명으로 출연할 정도로 나름 사실감을 배가

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이 영화 속 두 주인공처럼 살기는 현실에서 쉽지 않을 것 같다.

두 주인공처럼 중년에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소신껏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대중들의 바람을 대리만족 시켜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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