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신 역사스페셜 우리 역사, 세계와 通하다 KBS 新역사스페셜 1
KBS역사스페셜 제작팀 지음 / 가디언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우리 역사를 보면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인 상태에서 늘 그들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우리 독자의 문화도 있지만

주로 중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그 외의 다른 국가들과는 서양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이

시작되기까지는 거의 교류가 없이 고립된 상태로 지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KBS 역사 스페셜에서 방송된 프로그램들을 우리 역사의 세계와의 소통이란 관점에서 엮은
이 책에선 결코 우리나라가 고립된 국가가 아닌 여러 나라와 소통했던 국가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먼저 신라 왕족이 흉노의 후예라는 주장이 등장하는데 문무왕 비문에 문무왕이 흉노족 투후

김일제의 후손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점을 근거로 한다.

한사군의 하나인 낙랑에 있던 흉노족 유민들이 낙랑의 멸망으로 인해 신라 지역으로 내려왔다는

것인데 중국을 괴롭히던 오랑캐(?)였던 흉노족이 우리의 선조라 하니 정서적인 거부감으로 쉽게

받아들여지긴 힘들 것 같지만 어느 정도 사실을 바탕으로 한 주장이라 그냥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한편으로 중국을 한때 호령했던 금나라 황족의 성 애신각라가 신라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정반대의 주장도 등장한다. 애신각라는 청나라 황실의 성이기도 한데 만주어 애신각라를

한자로 바꾸면 금이 되어 이것이 바로 신라 왕족인 경주 김씨와 신라인의 후예인 금황실,

금나라의 후신인 청황실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흉노족에 이어 여진족이 우리 선조들과 혈연관계라는 주장이 좀 낯설긴 했는데

중국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한족 중심의 역사관에서 벗어나 거란, 여진 등 주변 민족들의

역사마저 중국 역사의 방계로 포섭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우리도 어서 한족만 우대하는 사대사상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선조가 단순히 중국과만 교류했다는 생각은 여러 가지 역사적 증거들을 보니

편협된 생각임을 알 수 있었다. 연개소문은 당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투르크에까지 사신을 보냈고,

우리 역사와는 전혀 무관할 것 같은 동로마의 황금 보검이 신라에서 발견되었으며

동인도 회사에서 코리아 호라는 배를 건조할 정도로 우리나라는 나름 세계 여러 나라와 소통하였고,  

다른 나라들도 우리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 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장에선 우리 선조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문화의 수준을 몇 단계나 올려준 사례들이

등장하는데 그런 찬란했던 과거가 뒤짚어져 일본의 식민지가 되고  

각종 기술을 배워오는 신세가 된 요즘의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 책을 보니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우리의 역사와는 사뭇 다른 부분들이 꽤 있었다.

중국과 일본 외에는 다른 나라들과 그다지 교류가 없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니 여러 유목 민족들과 교류하면서 멀리는 유럽과도 교류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흉노나 여진과 한 핏줄일 수 있다는 주장은 좀 충격적인 부분도 있었는데 그들을 오랑캐라고

비하하는 중화사상에 세뇌를 당해(중국의 관점에선 우리도 동이족으로 오랑캐에 불과함에도 말이다)

괜히 북방의 유목 민족들을 비하하고 거부감을 가진 게 아닌가 싶다.

역사라는 게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은데 그동안 주입식으로

사대적인 관점에서 교육을 받은 결과 역사를 바라보는 편협된 관점을 가진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KBS 역사 프로그램 역사 스페셜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 이 책은

우리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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