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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3 - 구월이 저무는


  구월이 저무는 들녘은 차츰 노랗게 물든다. 구월이 가고 시월이 오면 들녘은 샛노랗게 밝다. 들을 보면 빛깔을 느낀다. 들에서 빛깔이 깨어난다. 숲에서는 말이 깨어난다면, 들에서는 빛깔이 깨어난다고 할까. 그러면 집에서는? 집에서는 삶이 깨어나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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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2 - 마늘밭에 녹아들기



  흙에 기대어 흙을 지으니 온몸은 흙빛을 닮으면서 햇볕을 먹습니다. 밭에서 일하며 밭하고 하나가 되고, 들에서 일하며 들하고 하나가 됩니다. 마늘밭 할매는 마늘밭에 녹아듭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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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1 - 할배는 할매를 태우고



  들녘에 살짝 노란 빛이 감도는 짙푸른 빛깔이 넘치는 어느 날, 할배는 경운기에 할매를 태우고 마실을 갑니다. 천천히 천천히 경운기를 달립니다. 군내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또 두 다리로 걷지 않으며, 경운기로 면소재지에 마실을 갑니다. 들바람을 가르며 두 분이 함께 마실을 즐깁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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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에서 산 지 올해로 다섯 해.

지난 다섯 해 동안
이렁저렁 사진을 조금 찍었는데,
이제서야
이 사진을
'시골노래'라는 이름을 붙여서
이웃님한테도 슬쩍 보여줄 만하지 싶다.

시골에서 마주하는 사람과 들과 숲과 바다와 길을
"시골노래"라고 하는 이름으로 가리킬 때에
비로소 사진도 되고 이야기도 되리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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