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4.10.21. 큰아이―웃는구름



  그림순이는 언제나 어여쁜 꽃순이 되어 온 마을을 누빈다. 그림을 그릴 적마다 꽃이 빠지는 일이 드물다. 요즈음 꽃을 그리면서 꽃에 곧잘 얼굴을 집어넣고는 한다. 꽃이 웃는 얼굴이 되니, 구름도 웃는 얼굴이 된다. 그러니까 ‘웃는구름’이다. 나비도 웃고, 물조리개도 웃는다. 모두 웃는다. 그렇지만 우리 집에서는 물조리개로 꽃한테 물을 안 주는데? 그림순이는 이내 새 그림을 그린다. 새 그림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먹는 꽃이다. ‘파랑 비’가 하늘에서 내린다. 파랑 비를 먹으면서 ‘하얀 꽃’이 웃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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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1. 큰아이―그리다 만



  종이인형을 만들려고 두꺼운종이 한쪽에 그림을 그리는데, 뭔가 잘 안 되면 그리다 말고 다른 종이에 다시 그린다. 그림순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 나올 때까지 신나게 그린다. 이러다 보니 작게 자른 종이가 많이 든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그리다 만 그림’도, ‘무언가 그림순이 마음에 들지 않는 그림’도 제법 이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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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7. 큰아이―천막에서



  마당 한쪽에 천막을 친다. 큰아이가 천막에 들어가서 그림을 그린다. 천막 모기그물로 가을바람이 살랑 들어온다. 풀바람을 쐬면서 그림을 그린다. 마룻바닥에서 그림을 그릴 적하고, 마당에서 그림을 그릴 적에 다르다. 시외버스에서 그림을 그릴 적하고, 바닷가에서 그림을 그릴 적에 다르다. 우리가 어느 곳에 깃드는가에 따라 우리가 드러내는 목소리와 생각과 마음이 모두 다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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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큰아이―아버지 어머니



  저녁 늦게까지 졸음을 꿋꿋하게 참던 사름벼리가 네 식구를 그림으로 그린 뒤, 비로소 잠자리에 든다. 그림순이 그림에 나오는 네 식구한테는 모두 ‘이름’이 붙는다. 아버지 이름과 어머니 이름을 이쁘장하게 적은 뒤, 아버지와 어머니는 따로 큼직하게 한 장 더 그려 준다. 더더구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림에서 ‘ㅇ’에 새로운 그림을 더 넣어 ‘글씨 그림’으로 짓는다. 고운 숨결을 그림에 담은 아이는 즐겁게 잠들면서 꿈나라에서 훨훨 날겠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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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작은아이―붕붕 그림



  작은아이가 곧잘 그림돌이가 된다. 네 살이 한껏 무르익는 그림돌이는 어느덧 동그라미를 제법 잘 그린다. 모양이 잘 잡힌 동그라미를 잇달아 그려 낸다. 아버지가 그림놀이를 하는 곁으로 다가와서 “내 종이는? 내 종이는 어디 있어?” 하고 묻기에 종이 한 장을 건네니 빙그레 웃으면서 ‘밤빛 크레용’만 손에 쥐고는 ‘꼬마 자동차 붕붕’을 그린다. 눈을 둘 그리고 입을 크게 벌린 얼굴로 그린다. 그림돌이가 그림을 그리면서 하는 말을 그림돌이 그림 한쪽에 옮겨적는다. “아버지 얘가 웃었어. 바퀴∼ 바퀴∼ 바퀴∼. 너도 요렇게 그려 봐. 눈사람 눈사람 눈사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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