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아이 미나
에릭 바튀 지음, 이수련 옮김 / 달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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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

그림책시렁 1400


《새들의 아이 미나》

 에릭 바튀

 이수련 옮김

 달리

 2003.12.5.



  어릴 적에 새노래를 듣고 자랐어도, 나이가 들면서 차츰 새하고 등진 곳에서 지내면, 그만 새를 잊고 새노래를 잃고 새넋이 사라집니다. 하늘하고 땅 사이를 오가면서 기쁘게 노래하는 새입니다. 새를 새벽과 밤마다 다르게 맞아들이기에 누구나 스스럼없이 새롭게 마음을 틔워요. 새가 둥그스름하게 짓는 집인 둥지를 느끼기에 사람도 곁에서 이 둥지살림을 배우면서 아이를 사랑으로 보듬어요. ‘보금자리’로 나아갑니다. 《새들의 아이 미나》는 아주 자그마한 아이 ‘미나’가 조용하면서 가벼운 춤짓으로 살아가다가 ‘새우리’에 갇힌 길을 보여줍니다. 작고 여린 아이를 돌아보고 지키는 숨결은 ‘작은새’입니다. 작고 여린 아이를 노리개로 삼아서 돈벌이를 일삼으려는 장사꾼하고 벼슬아치입니다. 임금이라는 이는 ‘그깟 새노래와 작은이 춤 따위’는 이녁 드넓은 뜰에서 얼마든지 본다면서 시큰둥히 여깁니다. 우두머리란 이렇지요. 작은이를 돌보는 길이 아닌, 웃자리를 거들먹거릴 뿐입니다. 오늘날 마을과 배움터는 어린이한테 ‘우리·가두리’입니다. ‘우리·한울·한우리’하고 멀기만 합니다. 새가 깃들 자리를 빼앗은 사람들은 어린이가 뛰놀 자리와 짬도 빼앗습니다. 그리고 이 작은 그림책도 일찍 판이 끊겼습니다.


#EricBattut #Mina


+

《새들의 아이 미나》(에릭 바튀/이수련 옮김, 달리, 2003)

새들은 모두 도망을 쳤어요
→ 새는 모두 달아나요
→ 새는 모두 날아가요
2

지휘봉을 휘두르며 새들에게 노래를 시켜요
→ 채를 휘두르며 새한테 노래를 시켜요
→ 작대기를 휘두르며 새한테 노래를 시켜요
4

그러면 유명해질 수도 있고, 너한테 나쁠 건 하나도 없을 거야
→ 그러면 이름을 날릴 수 있고, 너한테 나쁠 일은 하나도 없어
6

폐하께서 자네의 공연을 보시면 분명히 좋아하실 거야
→ 임금님이 자네 놀이를 보시면 참말로 기뻐하시겠어
→ 나라님이 자네 놀이마당을 보시면 무척 반기시겠어
8

긴부리 영감이 새장 속에 미나를 가두고
→ 긴부리 할배가 새우리에 미나를 가두고
→ 긴부리 할아범이 새집에 미나를 가두고
10

그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저택을 갖게 될 꿈에 부풀었어요
→ 그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큰 집을 얻는 꿈에 부풀어요
12

새들의 노래가 시작되고 미나가 춤을 추었지요
→ 새가 노래하고 미나가 춤을 추었지요
14

내 정원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훨씬 좋은걸
→ 우리 뜰에서 들려오는 새노래가 훨씬 고운걸
16

춤을 추고 싶으면 무도회에 가면 되고
→ 춤을 추고 싶으면 춤마당에 가면 되고
→ 춤을 추고 싶으면 덩실판에 가면 되고
16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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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하는 건 뭘까
구스노키 시게노리 지음, 이시이 기요타카 그림, 김보나 옮김 / 북뱅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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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

그림책시렁 1397


《내가 잘하는 건 뭘까》

 구스노키 시게노리 글

 이시이 기요타카 그림

 김보나 옮김

 북뱅크

 2020.4.10.



  예나 이제나, 배움터에서 겨루는 솜씨에 따라서 나중에 돈을 얼마나 버는 자리에 앉느냐가 갈리곤 합니다. 맨손으로 일어선 일터지기라면 다르되, 붓대를 쥔 이들은 어느 배움끈이냐를 놓고서 담을 쌓고 끼리끼리 뭉쳐요. “ぼくはなきました”를 옮긴 《내가 잘하는 건 뭘까》입니다. 일본책은 “나는 울었습니다”라는 뜻입니다. 일본 책이름처럼, 이 그림책은 “나는 울고 말았다”는 줄거리를 풀어내지요. “가장 잘하는”이라는 말에 차츰 주눅이 드는 아이가 ‘눈물’로 갈 수밖에 없는 배움터와 마을을 보여줍니다. 책이름을 섣불리 바꾸면 이야기까지 뒤엉킵니다. 아이는 ‘겨루고 따지고 이기는’ 틀을 버티거나 견디기 어렵습니다. 고단한 날에는 늦잠을 이루고 싶습니다. 아이는 “뭘 잘해야” 하지 않아요. 아이는 아이답게 천천히 자라면서 사랑씨앗이 무엇인지 느긋이 배울 노릇입니다. 어른은 어른스레 아이한테 “잘 하라”고 따지거나 묻거나 다그치지 않을 노릇입니다. 적잖은 길잡이는 아이가 “잘 하는 길”에 따라서 일자리를 찾기를 바라거나 이끌곤 하는데, “삶을 노래하면서 즐겁게 밝히는 길”이 아니라면, 아이로서는 지치게 마련이에요. ‘재주·솜씨(잘 하는 길)’는 언제나 “더 잘 하는 사람”이 나와서 밀리거든요.


#くすのきしげのり #石井聖岳 #ぼくはなきました (나는 울었습니다)


ㅅㄴㄹ


《내가 잘하는 건 뭘까》(구스노키 시게노리·이시이 기요타카/김보나 옮김, 북뱅크, 2020)


자기가 가장 잘하는 걸 발표할 거예요

→ 저마다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 말해요

→ 스스로 무엇을 잘하는지 얘기해요

2


누구나 잘하는 것 한 가지는 있어요. 그걸 쓰면 돼요

→ 누구나 잘하는 일 한 가지는 있으니, 그대로 써요.

→ 누구나 잘하는 하나는 있으니, 이 얘기를 써요

2


내가 가장 잘하는 게 뭘까

→ 나는 뭘 가장 잘할까

4


엄마는 우리 식구 중에서 언제나 가장 일찍 일어나요

→ 엄마는 우리 집에서 언제나 가장 일찍 일어나요

7


달리기 시합에서 가케루한테 졌어요

→ 달리기에서 가케루한테 졌어요

12


유키가 노래 경연 대회에 나가면 틀림없이 상을 받을 거예요

→ 유키가 노래자랑에 나가면 틀림없이 꽃을 받겠지요

→ 유키가 노래자랑에 나가면 틀림없이 잘할 테지요

15


식물이라면 모르는 게 하나도 없는 식물 박사였어요

→ 풀꽃이라면 모두 아는 풀꽃지기예요

→ 풀꽃나무를 모두 아는 풀꽃사랑이예요

17


나는 어쩐지 좀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 나는 어쩐지 좀 눈물이 날 듯해요

24


소타가 가장 잘하는 건 친구들 잘하는 걸 아주 잘 찾아낸다는 거예요

→ 소타는 동무가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 아주 잘 찾아내요

→ 소타는 동무가 잘하는 일을 아주 잘 찾아내요

29


나는 너무 기분이 좋아 나도 모르게, 아주 찔끔 눈물이 났어요

→ 나는 무척 기뻐서 나도 모르게, 아주 찔끔 눈물이 났어요

→ 나는 몹시 반가워 나도 모르게, 아주 찔끔 눈물이 났어요

3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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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의 작은 새 인생그림책 18
윤강미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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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4.28.

그림책시렁 1367


《미나의 작은 새》

 윤강미

 길벗어린이

 2023.2.24.



  《미나의 작은 새》는 “새에 대해 공부도 하고”로 첫머리를 여는데, 뭔가 아리송합니다. 새를 알고 싶다면, 새한테 다가설 노릇이요, 새하고 한마음으로 지낼 일이며, 새가 깃드는 나무랑 동무하면서, 새가 노래하는 숲을 품을 줄 알면 넉넉합니다. 한자말 ‘공부’와 우리말 ‘배우다’는 다릅니다. ‘工夫’는 “솜씨 다스리기”를 나타낸다면, ‘배우다’는 ‘몸에 배고 마음에 받아들이기’를 나타냅니다. 그나저나 《새들의 아이 미나》(에릭 바튀/이수련 옮김, 달리, 2003)라는 그림책이 자꾸 떠오릅니다. ‘새·미나’라는 두 마디가 책이름에까지 똑같이 나올 수 있고, “우리에 갇힌 새”마저 똑같이 나타나며 줄거리가 닮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나의 작은 새”라는 책이름은, 작은 새를 ‘내 것’으로 삼는 마음씨입니다. 적어도 “미나와 작은 새”를 바라볼 줄 모른다는 얼개예요. 어린이책에 ‘-의’를 함부로 쓰니 얄궂으면서, ‘새 곁에 어떻게 있느냐’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 하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새가 깃들 터전을 마구 밟았고 빼앗았습니다. 새한테 묻지 않으면서 서울을 넓히고, 부릉부릉 매캐하게 온누리를 더럽힙니다. 부디 새 곁에서 이 숲을 바라보기를 바라요. 새도 사람도 별 너머에서 보면 똑같이 작습니다.


ㅅㄴㄹ


《미나의 작은 새》(윤강미, 길벗어린이, 2023)


새에 대해 공부도 하고

→ 새를 배우고

→ 새를 살펴보고

여는말


나의 작은 새야, 드디어 숲이야! 좋은 공기를 마음껏 마셔 봐

→ 작은 새야, 드디어 숲이야! 맑은 바람을 마음껏 마셔 봐

5


숲의 공기룰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 숲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는 듯합니다

6


내 작은 새도 저 새들처럼 하늘을 날 수 있을까요

→ 우리 작은 새도 저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있을까요

6


아마 곧 날 수 있을 거야

→ 아마 곧 날 테지

→ 아마 곧 날겠지

6


작은 새는 미나의 주변을 천천히 날기 시작했습니다

→ 작은 새는 미나 곁을 천천히 납니다

→ 작은 새는 미나 둘레를 천천히 날아요

9


작은 새는 새들의 소곤거리는 속삭임애 귀 기울이는 겉 같았습니다

→ 작은 새는 소곤거리는 새소리에 귀 기울이는 듯합니다

→ 작은 새는 속삭이는 새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17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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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활짝 피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위고의 그림책
마리카 마이얄라 지음, 정보람 옮김 / 위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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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4.28.

그림책시렁 1395


《너는 활짝 피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마리카 마이얄라

 정보람 옮김

 위고

 2023.3.1.



  꽃은 다 다르게 핍니다. 잎은 다 다르게 돋습니다. 줄기는 다 다르게 오르고, 뿌리는 다 다르게 뻗습니다. 그러나 서울도 시골도 풀꽃나무를 함부로 치고 자르고 손댑니다. 나무가 나무답게 가지를 뻗거나 잎을 내는 길을 싫어하는 오늘날이에요. 길나무는 어디에서나 삭둑 잘리거나 줄기를 빼앗기고 가지를 잃습니다. 산 목숨을 함부로 다루는 손은 사납습니다. 나무를 아무렇지 않게 들볶으니, 이웃사람도 괴롭히고, 아이를 억눌러요. 《너는 활짝 피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를 돌아봅니다. “Taikurinkukka”를 옮겼으니 “마법사 꽃”이라 하면 될 텐데, 책이름을 잔뜩 늘어뜨립니다. ‘마법’이란 다른 길이 아닌 ‘꽃길’이나 ‘빛길’입니다. 꽃솜씨나 빛솜씨를 한자말 ‘마법’으로 가리킵니다. 꽃으로 빛나는 손길이기에 ‘마법’이에요. 모든 어른이 처음에 품은 어린넋이 꽃빛입니다. 모든 사람이 처음 태어나면서 건사한 숨결이 꽃넋이에요. 사랑을 펴는 사람이라면 어린넋을 살리면서 보듬는다는 뜻입니다. 사랑을 등진 채 사납거나 가위질을 일삼는다면 스스로 넋을 잃고서 헤맨다는 뜻입니다. 어느 훌륭한 분만 꽃이지 않습니다. 수수한 누구나 꽃입니다. 모든 숨결은 들숨빛이자 숲꽃에 숲나무입니다. 우리 마음을 들여다봐요.


#MarikaMaijala

#Taikurinkukka (마법사 꽃)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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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체조대회 - 2022년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2022년 제2회 도깨비 그림책 문학상 본심 선정도서,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이제경 지음 / 문화온도 씨도씨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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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4.28.

그림책시렁 1396


《할머니 체조대회》

 이제경

 문화온도 씨도씨

 2023.8.12.



  할아버지가 모인 놀이마당은 어떤 모습이려나 하고 떠올려 봅니다. 어질거나 즐겁거나 신나는 놀이판일는지 좀 아리송합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할아버지는 집일을 썩 달가이 안 여겨 버릇했거든요. 앞으로 할아버지도 집안일에 바느질에 아기보기를 즐거이 맡는다면 “할아버지 놀이마당”이 새롭게 피어나리라 봅니다. 할머니가 모인 놀이마루는 어떠할는지 헤아려 봅니다. 요사이는 꽃짝(화투)을 노는 분이 꽤 많습니다만, 어린날부터 집살림을 도맡던 할머니는 할아버지하고 다르게 서로 살리는 놀이를 가눌 줄 압니다. 꽃씨를 묻을 줄 알고, 꽃말을 아이한테 들려줄 수 있고, 꽃길을 천천히 걸어갈 줄 알기에 할머니라고 합니다. 《할머니 체조대회》는 온누리 할머니가 저마다 어떤 삶길을 걸으면서 오늘에 이르렀나 하는 줄거리를 북적북적 수다판으로 들려줍니다. 집안과 집밖에서 온사랑을 들인 손길이기에, 스스로 즐거우면서 둘레를 환하게 가꿉니다. 보금자리에 참사랑을 품은 숨결이기에, 스스로 기쁘면서 마을을 밝게 일굽니다. 곧잘 생각해 봅니다. 나라지기나 벼슬아치를 구태여 뽑지 말고, “아이를 돌보고 집살림을 맡은 수수한 할머니”한테 나라지기랑 벼슬아치를 맡길 노릇이지 싶습니다. 살림을 아는 사람은 어질고 착하거든요.


ㅅㄴㄹ


《할머니 체조대회》(이제경, 문화온도 씨도씨, 2023)


우리가 점프하고 구르기를 하면

→ 우리가 뛰고 구르기를 하면

5쪽


철봉에 매달리는 게 가능해?

→ 홰에 매달리실 수 있어?

→ 장대에 매달리실 수 있어?

6쪽


이제 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선수 입장∼

→ 이제 하겠습니다. 들어오세요!

→ 이제 엽니다. 들어와요!

7쪽


할머니가 공중으로 리본을 멋지게 던지는 순간

→ 할머니가 하늘로 꽃댕기를 멋지게 던지자

→ 할머니가 도투락을 높이 멋지게 던지니

9쪽


그것은 파스타 면이 되어 줄줄이 떨어졌어요

→ 줄줄이 국수 가닥이 되어 떨어져요

10쪽


내 고향 마을 언덕에서 소중히 가꾸던 꽃들이잖아∼

→ 우리 마을 언덕에서 알뜰히 가꾸던 꽃이잖아!

17쪽


할머니가 도약하기 위해 뜀틀에 손을 대는 순간

→ 할머니가 뛰어오르려고 뜀틀에 손을 대니

→ 할머니가 날려고 뜀틀에 손을 대자

27쪽


수제비를 뜨면 이게 몇 인분이야?

→ 수제비를 뜨면 몇 그릇이야?

29쪽


그것은 통통히 차오른 염소의 젖이 되었어요

→ 통통히 차오른 염소젖이 되어요

4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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