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心이 태극太極

 

 

『황제내경』에서 태극이란 말은 사용되지 않았지만, “심은 군주의 관官이다.”, “눈이 명문命門이다”라고 말한다. 군주는 생명을 주도한다는 뜻이고, 명문은 생명의 문호이자 관건이 된다는 뜻이다. 생명태극의 학설을 주장한 것은 후대의 도가와 의가들이 한 일이다.

명대明代의 장개빈張介賓(1563~1640)은 복희육십사괘원도伏羲六十四卦圓圖로 인체를 설명했다. 건괘乾卦는 남쪽에 곤괘坤卦는 북쪽에 있는데, 이는 머리가 위에 배가 아래에 있는 모양을 상징한다. 이괘離卦는 동쪽에 감괘坎卦는 서쪽에 있는데, 이는 좌우의 귀와 눈을 상징한다. 태극太極은 홀로 음양의 가운데서 스스로 움직이고 있으니, 이는 심心이 일신一身의 주재자임을 상징한다.

한국의 사상의학은 ‘태극이 양의兩儀를 낳고 양의가 사상四象을 낳는다’는 학설에 의거하여 심心을 태극으로, 심과 신身을 양의로, 간肝, 비脾, 폐肺, 신腎을 사상四象으로 본다. 심은 사상 위에 있으면서 사장四臟을 통솔하는 주재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른쪽 귀에서 물이 나오는 간경肝經에 이상이 생긴 사람

 

 

“한 달 전부터 무릎이 말할 수 없이 아픕니다. 일 분 정도만 걸어도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쉬지 않으면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합니다.”

얼굴이 붉고 마마 자국이 난 52세의 남자가 조성태에게 호소한 통증입니다. 조성태는 무릎 중에서도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는데, 한의학에서는 같은 통증이라도 부위에 다라 치려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무릎 바깥쪽의 통증은 십이 경맥의 하나인 담경膽經(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이라고도 함)의 이상에서, 안쪽은 간경肝經(간장에 딸린 경락經絡)의 이상에서 옵니다. 무릎 앞쪽이 아프면 백혈구 생성과 노폐한 적혈구를 파괴하는 기능을 담당한 비脾(지라)와 위경胃經(위에 딸린 경락經絡)에, 뒤쪽이 아프면 방광경膀胱經(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이라고도 함)에 이상이 있는 것입니다.

담경에 이상이 생겨 기가 거슬러 올라가서 입안에 쓴맛이 느껴지며 가슴과 옆구리에 통증이 있으며 병이 심해지면 얼굴빛에 광택이 없어지고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발 바깥쪽이 도리어 열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양궐陽厥이라 하여 몸에 열이 난 뒤 몸속에 열이 막히고 팔다리에 양기陽氣가 가지 않아 손발이 차지는 증세를 나타냅니다. 간경에 이상이 생기면 화火가 쌓여 가슴과 옆구리가 부풀고 아프며 한열왕래寒熱往來하는 증상이 나타나고 그 증상이 심해지면 풍風이 생겨 어지럽고 몸이 떨리며 경련이 일어나고 눈을 치켜뜨게 됩니다. 이럴 때에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을 처방하게 됩니다.

환자는 자신의 증세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릎 안쪽으로 통증이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정면에서 무릎 안쪽으로 통증이 심하죠. 그리고 허리도 시큰시큰 아파옵니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려고 하면 몸이 무겁고 더 아픈 것 같아요.” 이 환자의 경우는 간경에 이상이 생긴 것입니다. 조성태는 환자의 생김새를 보고 배가 많이 나온 양명형으로 분류했는데, 양명형은 힘을 쓸 때는 강하게 쓰지만 일단 병이 나서 무너지기 시작하면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환자의 코끝이 붉은 것을 보아 조성태는 풍이 오기 쉬울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아픈 데가 더 없느냐고 묻자 환자는 “피곤하다 싶으면 오른쪽 귀에서 물이 나옵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귀에서 물이 나오는 것과 다리가 아픈 것은 같은 병이 원인입니다. 몸에 습濕, 물기가 많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환자의 생김새가 이런 증상을 뒷받침하는데, 그는 살이 찌고 배가 많이 나온 데다 얼굴 전체가 불그스름하고 푸석푸석 부어있어 몸에 습열이 많음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습열이란 얼굴이 불그스름하면서 열이 올라오는 것을 말하고, 습열이 조성되면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려고 할 때에 몸이 아파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환자의 증세를 오죽하면 일기 예보보다 정확하다고 말하겠습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인체는 소우주

 

 

동양인에게 인체는 작은 우주, 우주는 하나의 큰 인체이다. 이런 점이 한의학의 장상모형藏象模型에서 잘 드러난다. 장상론은 우(宇, 공간)와 주(宙, 시간)를 포함하는 거대한 체계로 시공이 합일된 모형이다.

『황제내경』에서는 간이 좌측에 있고, 폐가 우측에 있으며, 심이 가장 위에 있고, 비장은 중앙에 있다고 하는데, 실제의 해부학적 위치와는 다르다. 한의학에서 좌간우폐左肝右肺라고 말하는 것은 좌측이 양陽이므로 올라가는 것을 관장하고 우측은 음陰이므로 내려가는 것을 주로 하며, 또 간肝은 올라가는 것을 주로 하고 폐肺는 내려가는 것을 주로 한다는 뜻이다. 결국 좌간우폐는 오장五臟의 생리기능을 묘사한 것이다.

좌간우폐는 음양과 오행의 기능에 따라 규정된 것으로 중요한 것은 기능의 동태적 상象이다.

사시사장론四時四臟論은 춘하추동 사시四時를 심(心), 간(肝), 폐(肺), 신(腎)과 서로 대응시키고, 춘하추동 사계절을 소양, 태양, 소음, 태음이나 목, 화, 금, 수에 배속한다. 실제로는 소양, 태양, 소음, 태음과 목, 화, 금, 수는 다만 춘하추동을 대신하는 부호일 뿐이다. 사시와 오장을 서로 배속하면 비脾가 남는다. 비는 특정한 계절을 주관하지 않는다. 비脾는 지음至陰에 분류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신장이 귀를 주관한다

 

 

신장kidney(콩팥)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귀 쪽에서 이상이 생깁니다. 귀가 먹먹해서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든가 염증으로 고생합니다. 신장은 아래쪽 배의 등쪽에 쌍으로 위치하며 노폐물을 배설하고 산염기 및 전해질 대사 등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중요한 장기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양쪽 신장의 총 무게는 전체 체중의 약 0.4%에 지나지 않지만 신장의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거나 소실되면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생명의 유지에 매우 중요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총 심박출량의 20~25%가 신장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한의학에서는 “신腎이 멀리 듣는 것, 즉 귀를 주관한다”고 말합니다. 신장이 좋은 사람은 소리를 잘 듣고 귓병에 걸리지 않으나 신장의 기능이 허한 사람은 늘상 가는귀가 먹은 것처럼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중이염 등 귓병으로 고생하게 됩니다.

귀울이, 즉 이명耳鳴 현상도 신장의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 생기는 수가 많습니다. 영어로 이명을 울리는 소리ringing라 하는데 외부로부터 음향자극이 없는데도 사람 귀에 소리가 듣게 되는 일종의 귀울림 현상입니다. 소리의 형태도 물 흐르는 소리, 바람소리, 종소리, 매미우는 소리 등 다양합니다. 이런 귀울림은 일시적인 경우도 있지만 지속되면서 사람을 괴롭힙니다. 최근에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소음 증가, 노령화, 약물 남용 등으로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증세는 한방에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현상은 신의 기능이 약하고 음陰이 허해져서 귀울림 현상이 나타나 소리를 재대로 듣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을 정精을 저장하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정은 정액을 비롯하여 사람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모든 근본적인 물질을 말합니다. 정이 있어야 모든 장기와 기관들이 조화롭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장이 귀를 주관한다는 말은 귀의 생김새, 즉 귀의 크기와 색깔, 위치, 상태에 따라 신장의 건강을 살펴볼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생긴 대로 병이 온다>의 저자 조성태는 귀는 작으면서 단단하고 힘이 있어야 좋다고 말합니다. 귀가 작으면 신장도 작고 신장이 작으면 내장의 여러 기관들이 편안하고 잘 상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귀가 크면서 단단하지 못하고 힘이 없는 사람은 신장이 약하므로 조금만 피곤해도 중이염, 귀울이증耳鳴, 허리 통증이 오고 뒷목과 어깻죽지가 불편하고 통증을 느끼며, 어지럼증도 호소하고 헛배가 부르며 소화가 안 됩니다. 겁이 많고 마음이 공연히 초조해지기도 하고, 당뇨병에 걸리기 쉽다고 합니다.

귀는 위치상 하악골mandibula 앞에 단정하게 붙어있어야 신장 또한 단정하고 건강합니다. 하악골을 아래턱뼈라고도 하는데 유아기에는 좌우 두 개의 뼈로 되어 있으나, 후에 중앙부에서 유합하여 한 개의 뼈로 됩니다. 말굽 모양으로 구부러졌는데 다른 뼈와 떨어져 있으며 이 뼈 위에 아랫니가 박혀있습니다. 귀가 너무 올라붙어 있으면 신장도 제 위치보다 높이 붙어있어 병이 생긴다는 것이 조성태의 주장입니다. 신장이 높이 붙어있으면 등과 척추가 아파서 구부렸다 폈다 하는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귀가 아래로 처진 듯 내려붙은 사람의 신장은 제 위치에 비해 아래로 내려붙어 있어 허리와 엉덩이가 아프고, 아랫배와 옆구리, 허리 쪽으로 돌아가면서 통증이 생기는 호산증狐疝症으로 고생하게 됩니다. 위장이 좋지 않아 소화가 잘 안 되고, 가슴에 통증을 느낄 때도 많으며, 어깻죽지가 아프면서 신경질을 잘 냅니다. 그리고 감기 몸살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오슬오슬 한기를 느끼면서 아프고, 땀이 많이 납니다.

귀의 색깔은 맑고 윤택해야 좋습니다. 귀가 유난히 붉어지는 것은 신장에 열이 있다는 표시이고, 귀가 검은 것은 신장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이마와 광대뼈 부위도 검게 됩니다. 귀가 가렵거나 귓속에서 매미 우는 소리나 북을 치는 소리 같은 것이 들리면 신장의 기능이 저하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몸속에 피가 부족한 경우일 수도 있고 기가 허하거나 습이 쌓였거나 간에 열이 많아도 같은 현상이 생기므로 여러 가지 원인들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과로하거나 오랫동안 설사하거나 중병을 앓고 났을 때, 성생활을 지나치게 했을 때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귓병을 앓게 됩니다. 이는 신장의 정기가 부족하여 음陰이 허해졌기 때문에 몸속의 화를 제대로 억누르지 못해 생기는 것입니다. 이때 귀가 가렵거나 귀에서 종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속히 치료해주어야 합니다.

조성태는 왼쪽 귀냐 오른쪽 귀냐에 따라서 귓병의 원인이 다르다면서 귓병이 왼쪽 귀로 오는 것은 대체로 화를 잘 내는 사람에게서 발견된다고 합니다. 특히 여자들은 기가 쉽게 울체되어 마음에 화가 많이 쌓이므로 왼쪽 귀를 않는 경우가 흔합니다. 반면에 남자들은 오른쪽 귀를 앓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남자들이 체력 소모가 심한 일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른쪽 귀가 잘 아프다는 것은 체력이 떨어지고 몸의 기운이 다했다는 표시입니다. 성생활을 지나치게 했을 때에도 체력 소모로 인해 오른쪽 귀에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예방 차원에서 말하자면 손으로 귓바퀴를 자주 비비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귓바퀴를 단련시키면 신장의 기능이 좋아지고 신장이 좋아지면 뼈가 튼튼해진다는 것이 조성태의 주장입니다. 신장의 이상이 귀로 나타난다는 것은 공감하기 쉽지만, 귀를 단련시켜 신장을 강화한다는 주장은 선뜻 공감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집단기억으로서의 전쟁

 

 

존 켈세이는 이슬람세계와 서방세계의 가치관 갈등에 정통한 서양 학자들 가운데 하나로, 이슬람주의의 “이념의 전쟁” 을 세계정치로 전환된 집단기억으로서의 전쟁으로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집단기억은 현대 이슬람식 향수의 근원, 즉 찬란한 이슬람 역사를 상기시키고 현재의 세계질서를 둘러싼 폭력을 조장하며, 이슬람주의가 천명하는 “역사의 귀환” 의 근거가 된다. 특정 기억은 “구조를 갖추었으나” 역사 자체는 그렇지가 않다. 이슬람주의는 실제 역사의 기억을 되살려, 종교에 근거한 신세계질서를 확립한다는 허상을 부추겨왔다.
이슬람주의가 조성한 집단기억은 근대에 서방세계가 부상하기 훨씬 전에 태동한 이슬람의 제국주의 역사를 조명한다. 중세시대에 이슬람문명이 팽창한 것은 일종의 세계화와 관계가 깊은데, 특히 정치질서를 부여한 점에서는 세계에 확산된 “이슬람교 지지사상” 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슬람교 원리주의는 성전의 기억을 되살린다. 이 같은 보편적 이슬람교 지지사상은 아랍 무슬림이 7세기 이후 이슬람문명을 확대하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성전54에 첫발을 내디딘 때부터 형성되었다. 결국 이슬람교는 “국제
질서” 를 갖춘 “국제문명” 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아랍은, 중세시대 때와는 달리, 세계를 이슬람 지지사상의 범세계화에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 이슬람 칼리프가 세계질서로는 부상하지 못했으나, 아랍이 쇠퇴한 이후 떠오른 튀르크Turks는, 산업혁명의 여파로 정치력・경제력과 “산업화 전쟁” 이 서양에 집중된 17세기까지 이슬람 팽창정책을 지속시켰다. 바로 이것이 이슬람주의가 되살리고 있는 역사인 것이다. 이슬람주의자들은 이슬람 지하드가 쇠락한 원흉으로 기독교와 서방세계 및 “유대인의 모략” 을 꼽는다. 사이드 쿠틉은 이슬람 통치 아래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세계의 혁명을 주문했는데, 여기에는 유대인과의 투쟁57도 해당된다. 유대인도 세계를 지배하고 싶어 할 테니 이슬람교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이슬람주의는 단순한 테러리스트 지하드운동도, 이슬람교도 아니다. 물론 유럽의 전체주의가 계몽사상에서 비롯되었듯이, 이슬람주의 또한 이슬람교에 기원을 두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문명사의 복귀를 염원하는 이슬람주의의 이상은 이데올로기가 몰고 간, 역사의 박해와 “이방” 문화의 충돌을 대변한다. 이런 점에서 이슬람교는 인도나 중국보다 서방세계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슬람주의자들은 이방인을 “역사가 없는 민족” 으로 치부했던 서양인을 경멸하기 위해 집단기억을 조성한다. 서방세계의 오
만에 맞선 이슬람주의자들은 인권과 민주정치 사상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긍정적인 업적에도 반감을 표시하고 있다. 반서양주의와 반미주의 및 반유대주의의 골은 심히 깊다. 정치적 종교와 문명화된 집단기억은 정체성 정치의 표식으로 이용될 때 문명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이 될 뿐 아니라, 비무슬림을 타자화하는 이슬람주의식 도구로 전락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