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이야기>를 쓰며

김광우의 저서 <시편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시편 150편은 거의 기원전 1,000년경부터 200년경까지 약 800년에 걸쳐서 쓰여졌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리스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이것들은 그들로부터 사상적으로 영향을 받기 훨씬 전에 쓰여진 것들이라서 시편을 읽으면 순수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사상을 발견하게 된다.
고고학자라도 된양 오랜 유적을 탐험하는 흥분을 느끼게 되며 부드러운 붓으로 흙을 털어내어 숨겨진 보화를 드러내듯 순박한 믿음의 파편들을 한 데 모으는 일이라서 보람도 생긴다.
신앙이 언제 어떻게 생겼으며 또 어떻게 변천했는지를 살피는 작업은 종교의 본질에 접근하는 고귀한 작업인데, 예를 들면,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라는 시편의 말에서 신앙의 본질이 두려움에 있었음을 안다.


시편은 아주 오래 전에 불리운 노래들이라서 소박하기가 이를 데 없으며 진심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것들이라서 따라 부를수록 한없는 정취를 느끼게 된다.
요즘처럼 사람의 마음을 한 치도 헤아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오래 전 이스라엘 사람들의 투명한 마음을 그윽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일이란 즐거울 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150편의 노래들 가운데는 하나님께 대한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난 찬양도 있지만 피를 토하는 듯한 절규도 있고,
자신에게 닥친 환난에 대한 불평도 있으며,
스스로를 뽐내는 자기 과시가 있고,
기도에 대한 응답도 있지만 무응답도 있다.
지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부른 애절한 노래도 있지만 하늘 가까이서 부른 환희의 노래도 있으며,
성산 시온산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부른 순례자의 노래가 있는가 하면 이방의 산에서 포로의 몸으로 실의를 통렬하게 표현한 노래도 있다.
하나님의 성 예루살렘에서 자긍심을 가지고 힘차게 부른 노래가 있고,
전쟁터에서 승리를 기원한 노래가 있으며,
쫓기는 몸으로 굴속에 피신한 상태에서 부른 절박한 노래가 있고,
눈물을 흘리며 애곡한 노래도 있다.


노래를 지은 이들의 신분들 또한 다양한데 선지자, 왕, 제사장, 성가대장, 교사, 순례자, 평민, 노예 등이다.
이들은 혼자 부를 수 있는 노래, 선창을 따라 부르는 노래, 몇 그룹으로 나누어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노래, 그리고 다 함께 부르는 합창을 작사하였다.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을 숨기지 않고 모두 드러낸 노래도 있지만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려고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노래도 있으며, 후대를 교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교육용 노래도 있다.
이렇듯 노래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 내용 또한 다양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이스라엘의 역사, 율법, 계시, 예언, 가르침, 참회, 형제애가 있으며, 결혼을 축하하는 노래도 있고, 원수를 저주하는 노래도 있으며, 개종자의 노래도 있고, 순례자의 노래도 있다.
예수님이 인용하신 노래도 여러 편이나 되며, 복음서 저자들, 바울, 베드로, 야고보, 히브리서 저자를 포함하여 이스라엘 백성은 시편을 즐겨 인용했다.


시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다음 두 가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은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하나님을 사랑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먼저 그들을 사랑하셨으며, 그들을 선택해서 그분의 나라를 세우셨다.
이를 테면 하나님을 위한, 하나님에 의한, 하나님의 나라가 이스라엘이란 이름으로 건국된 것이다.


둘째, 하나님의 이름은 ‘스스로 있는 자(I AM WHO I AM)’이다.
이 이름을 모세가 호렙산에서 발견했는데 인자하고 신실하며 영원히 변치 않으시는 분이다.
자기를 경외하는 자의 기도를 반드시 듣고 응답해 주시는 분이다.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을 사용하면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괄호 안에 공동번역성서를 인용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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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이야기 총목차

김광우의 저서 <시편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시편 (1)

제 1편 두 길 46
제 2편 메시야의 궁극적 승리 51
제 3편 아침 기도 56
제 4편 하나님과의 대화 59
제 5편 보호를 바라는 아침 기도 62
제 6편 오 주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66
제 7편 정의를 위한 기도 69
제 8편 당신께서는 얼마나 위대하신지! 73
제 9편 하나님의 심판을 찬양하라 77
제 10편 악한 자를 고발하는 기도 82
제 11편 의인의 피난처 되시는 하나님 85
제 12편 충실하고 경건한 자를 위한 기도 88
제 13편 하나님의 구원을 바라는 기도 90
제 14편 어리석은 자는 말하기를 92
제 15편 또 다른 십계명 93
제 16편 하나님을 신뢰하는 기쁨 97
제 17편 의인으로 입증받기 위한 기도 101
제 18편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찬양 105
제 19편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찬양 112
제 20편 승리를 위한 기도 116
제 21편 왕 중 왕 119
제 22편 고난을 통한 승리 121
제 23편 나의 거룩하신 목자 127
제 24편 영광의 왕 130
제 25편 길 진리 생명 133
제 26편 성실한 사람으로 남을 것입니다 136
제 27편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138
제 28편 악인을 심판하소서 오 주여 141
제 29편 자연의 주 143
제 30편 나의 슬픔을 변하여 춤이 되게 하시며 146
제 31편 구원을 위한 기도 148
제 32편 내 죄의 악을 사하시옵소서 152
제 33편 주님의 말씀 155
제 34편 내가 주를 경외함을 너희에게 가르치리로다 159
제 35편 공판 위한 탄원 163
제 36편 당신의 인자하심이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 166
제 37편 주를 의뢰하고 선을 행하라 170
제 38편 참회하는 사람의 기도 175
제 39편 당신의 징책을 나에게서 옮기소서 178
제 40편 주께서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도다 181
제 41편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185
제 42편 어찌하여 나를 잊으셨나이까? 190
제 43편 나를 변호하소서, 오 하나님 192
제 44편 국가의 구원을 위한 기도 194
제 45편 하나님께서 왕에게 영영히 복을 주시도다 199
제 46편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202
제 47편 주께서는 온 땅에 큰 임군이 되심이로다 205
제 48편 하나님의 성 207
제 49편 사람은 존귀하나 장구치 못함이여 210
제 50편 진정한 예배의 의미 213
제 51편 용서를 비는 죄인의 기도 217
제 52편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영영히 의지하리로다 222
제 53편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 224
제 54편 구원을 위한 기도 226
제 55편 친구의 배반 229
제 56편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말씀을 찬송하올지라 232
제 57편 하나님께서 그 인자와 진리를 보내시리로다 235
제 58편 악인의 운명 238
제 59편 내 원수에게서 나를 건지시옵소서 241
제 60편 당신께서 분노하셨사오니 지금은 우리를 회복시키소서! 245
제 61편 나의 기도에 유의하소서 249
제 62편 오직 저만 나의 구원이시요 251
제 63편 내 영혼이 당신을 갈망하나이다 254
제 64편 원수의 두려움에서 나의 생명을 보존하소서 257
제 65편 감사의 찬송 259
제 66편 하나님께서 실로 내 기도소리를 들으셨도다 262
제 67편 하나님의 축복의 힘 265
제 68편 하나님의 승리 267
제 69편 응답을 위한 기도 274
제 70편 하나님, 속히 나를 건지소서 280
제 71편 내 입으로 당신의 의를 전하리다 281
제 72편 왕을 위한 기도 285


시편 (2)

제 73편 악인의 형통함 306
제 74편 하나님, 대적이 언제까지 훼방하겠나이까? 310
제 75편 하나님께서는 공정하게 심판하시니 314
제 76편 당신의 노는 장차 당신을 찬송하게 될 것이오 317
제 77편 하나님께서 은혜 베푸심을 잊으셨는가? 320
제 78편 저희가 돌이켜 하나님을 재삼 시험하며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를
격동하였도다 323
제 79편 열방의 피가 예루살렘 사면에 물같이 흘렀나이다 333
제 80편 만군의 하나님이여 우리를 돌이키소서 336
제 81편 새해 설교 342
제 82편 하나님께서 재판장들 중에서 판단하시느니라 346
제 83편 열방을 심판하시기를 바라는 기도 350
제 84편 당신의 집에 거하는 자가 복이 있나이다 353
제 85편 저희 모든 죄를 덮으셨나이다 355
제 86편 시온의 노래 360
제 87편 시온의 노래 363
제 88편 당신의 노가 나를 심히 누르나이다 366
제 89편 당신께서는 종 다윗에게 맹세하셨나이다 369
제 90편 주여, 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 378
제 91편 하나님은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나의 의뢰하는 하나님이시라 381
제 92편 오 주님, 주의 행사로 나를 기쁘게 하셨나이다 386
제 93편 주께서 권위를 입으셨도다 389
제 94편 주께서는 그 백성을 버리지 아니하시나이다 391
제 95편 오라 우리가 주께 기쁨을 노래하자 395
제 96편 새 노래로 주께 노래하라 398
제 97편 주여 주는 온 땅 위에 지존하시나이다 401
제 98편 땅의 모든 끝이 우리 하나님의 구원을 보았도다 403
제 99편 거룩, 거룩, 거룩 405
제 100편 주께서 하나님이신 줄 알지어다 408
제 101편 내가 당신의 인자와 공의를 찬송하겠나이다 409
제 102편 당신께서 일어나사 시온을 긍휼히 여기시리이다 412
제 103편 내 영혼아 주를 송축하라 418
제 104편 창조주 하나님의 위대하심 421
제 105편 그분은 자신의 언약을 영원히 기억하시니라 426
제 106편 주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432
제 107편 주의 인자하심과 인생에게 행하신 기이한 일을 인하여
그를 찬송할지로다 440
제 108편 내가 노래하며 내 심령으로 찬양하리로다 447
제 109편 응보를 위한 기도 449
제 110편 주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 우편에 앉으라 하셨도다 455
제 111편 할렐루야! 460
제 112편 그분의 계명을 크게 즐거워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463
제 113편 주 우리 하나님과 같은 자 누구리요 466
제 114편 출애굽의 놀라움 469
제 115편 오직 영광을 주의 인자하심과 진실하심을 인하여
주의 이름에 돌리소서 471
제 116편 주께서 내 영혼을 사망에서 건지셨나이다 475
제 117편 하나님께서는 모든 나라를 사랑하신다 478
제 118편 주께서는 내 편이시라 479
제 119편 행위 완전하여 주의 법에 행하는 자가 복이 있음이여 484
제 120편 주여 거짓된 입술과 궤사한 혀에서 내 생명을 건지소서 505
제 121편 주께서는 너를 지키시는 자라 507
제 122편 예루살렘을 위하여 평안을 구하라 509
제 123편 내가 눈을 들어 주께 향하나이다 511
제 124편 나는 당신을 떠나지 않겠나이다 512
제 125편 주께서 그 백성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두르시리로다 514
제 126편 우리가 꿈꾸는 것 같았도다 516
제 127편 주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도다 518
제 128편 행복한 가정 521
제 129편 주께서는 의로우사 악인의 줄을 끊으셨도다 522
제 130편 내 영혼이 주를 기다리나이다 523
제 131편 내가 내 심령으로 고요하고 평온케 하였나이다 525
제 132편 내가 여기 거할 것은 이를 원하였음이로다 527
제 133편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531
제 134편 성소를 향하여 너희 손을 들고 주를 송축하라 533
제 135편 주를 찬송하라 주는 선하시며 그 이름이 아름다우니
그 이름을 찬양하라 534
제 136편 주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538
제 137편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542
제 138편 주께서 내게 관계된 것을 완전케 하실지라 546
제 139편 주여, 주께서 나를 감찰하시고 아셨나이다 548
제 140편 강포한 자에게서 나를 보전하소서 553
제 141편 저녁 기도 555
제 142편 내 영혼을 옥에서 이끌어내사 주의 이름을 감사케 하소서 558
제 143편 주여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561
제 144편 나의 반석 주를 찬송하리로다 563
제 145편 내가 영원히 주의 이름을 송축하리이다 566
제 146편 내 영혼아 주를 찬양하라 570
제 147편 우리 하나님께 찬양함이 선함이여 찬송함이 아름답고 마땅하도다 572
제 148편 주의 영광이 천지에 뛰어나심이로다 576
제 149편 그 입에는 하나님의 존영이요 그 수중에는 두 날 가진 칼이로다 578
제 150편 호흡이 있는 자마다 주를 찬양할지어다 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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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의 이해

김광우의 저서 <시편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1. 시편의 기원

시편은 최대 고대 서정시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개인의 감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으므로 서정시라고 할 수 있지만 감성의 발로가 하나님께 대한 기도와 찬양으로 일관하기 때문에 시라기보다는 노래의 성격이 두드러진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노래라고 했는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그들은 지혜 또는 삶에서 얻은 귀한 철학을 노래로 불러서 후대에 전했다.
시편에 지혜서의 도덕적 교훈도 두루 반영되어 있어 편집적인 노래들임을 알 수 있다.


시편은 가치를 인정받고 구약성경 39권 중 19번째 책이 되는 영예를 누리게 되었으며 내용상 지혜서(Wisdom Literature)에 분류되었다.
지혜서란 이것을 포함해서 욥기(Job), 잠언(Proverbs), 전도서(Ecclesiastes), 아가(Song of Songs) 다섯 권을 말한다.
지혜란 인생의 바른 길에 관한 하나님의 가르침을 뜻한다.


시편(Psalms 또는 Psalter)이란 말은 구약성경 그리스어 번역본 70인역에서 유래했다.
바티칸 사본(Codex Vaticanus, 기원후 4세기)에는 프살모이(Psalmoi)라는 원래의 제목과 비블로스 프살몬(Biblos psalmon, 시편)이라는 부제가 사용되었으며, 알렉산드리아 사본(Codex Alexandrinus, 기원후 5세기)에는 프살테리온(Psalterion)이란 명칭이 나온다.
프살모스는 찬양(praise)이라는 뜻의 히브리어(Tehillism)의 번역인데 현악기 반주에 맞추는 음악이란 뜻이다.
70인역 구약성경과 기독교의 영향으로 현악기의 반주와 상관없이 찬송가를 지칭는 말이 되었다.
150편 가운데 57편이 프살모스라는 제목을 달고 있어 이 말이 시편 전체의 타이틀이 되었다.


솔로몬왕은 예루살렘에 하나님의 집을 건립한 후 성전 관리자들을 배양하기 위해서 학파를 설립하고 젊은이들에게 지혜를 가르쳤다.
교과과목이 무엇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모세의 율법과 시편이 여기에 포함되었다.
교사는 제자를 ‘내 아들(my son)’이라고 불러서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부자의 관계로 묘사하였다(잠언 2-7장).
지혜를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은 이런 논리에서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시편을 통해서 옳고 그름에 대한 뚜렷한 분별을 가지고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었다.
하나님의 권능과 인자하심을 찬양한 노래들이라서 시편은 그냥 노래가 아니라 찬송가(hymn)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하나님의 처사를 불평하거나, 죄를 고백하는 참회의 내용도 있지만 이럴 경우에도 노래를 부른 사람은 자신이 그분의 자비로부터 격리되었다는 사실을 자각하며, 그지없는 그분의 사랑의 손길이 자신에게 와 닿기를 갈망하기 때문에 노래 말미를 찬양으로 마치게 된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해서 경이를 감추지 못하고 찬양의 톤을 고조시킨 것도 있지만 병상에서 또는 죽음에 직면해서 부른 고독하고 처절한 노래도 있다.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에 감사해 하며 미래를 소망 안에서 자신을 가지고 예언한 노래는 대조를 이룬다.


이스라엘 백성이 언제부터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렀는지 알 수 없지만 신명기 32장에는 모세(Moses)와 아론의 누님 미리암(Miriam)이 부른 찬송가가 기록되어 있으며, 이것들의 내용이 시편의 것들과 유사해 시편의 기원이 됨직하다.
찬송가가 기원전 15세기에 이미 있었음을 알게 한다. 미리암은 노래하였다.


너희는 여호와를 찬송하라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과 그 탄자를 바다에 던지셨음이로다 (출애굽기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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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이전에 일부 노래가 이미

김광우의 저서 <시편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사사기 5장에 드보라(Deborah)와 바락(Barak)의 노래가 기록되어 있어 다윗 이전 수세기 전에 이스라엘 백성이 찬송가를 불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무엘하 23장 1절부터 7절까지의 노래 또한 그 내용이 시편의 것과 유사함을 보는데 선지자 학파가 노래를 만들어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다윗이 시편에 수록된 노래를 인용한 것으로 미루어서 다윗 이전에 일부 노래가 이미 불리었음을 알며 그 자신 직접 몇 곡을 작사했음을 또한 알 수 있다.
표제에 ‘다윗의 찬송가’ 또는 ‘다윗의 기도’라고 적힌 노래가 거의 절반에 이름을 보는데 그렇다고 이것들 전부가 다윗의 저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다.
그 이유는 표제가 후세에 붙여진 것이지 본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윗(David, 기원전 1010-970년경 재위)이 악사들을 모집해서 대규모로 성가대를 조직하고 하나님을 찬양했다는 기록이 역대기상에 있어 찬송가가 일찍이 예배에 사용되었음을 안다.
성가대의 역할은 한 마디로 하나님께 경이로운 권능이 있으심을 지적하며 찬양해마지 않는 것이다.


다윗이 레위 사람의 어른들에게 명하여 그 형제 노래하는 자를 세우고
비파와 수금과 제금 등의 악기를 울려서 즐거운 소리를 크게 내라 하매 (역대기상 15:16)


사천은 문지기요 사천은 다윗의 찬송하기 위하여
지은 악기로 여호와를 찬송하는 자라 (역대기상 23:5)


새벽과 저녁마다 서서 여호와께 축사하며 찬송하며 (역대기상 23:30)


다윗이 군대 장관들로 더불어 아삽과 헤만과 여두둔의 자손 중에서 구별하여 섬기게 하되
수금과 비파와 제금을 잡아 신령한 노래를 하게 하였으니
그 직무대로 일하는 자의 수효가 이러하니라 (역대기상 25:1)


시편 가운데는 단지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서 부른 노래도 있지만 미래에 일어날 그분의 역사에 관해 예언하는 노래도 있으며, 환난을 당해 절망에 빠진 백성에게 주는 위로의 말도 있다.
다윗은 악사 아삽(Asaph)을 성가대 대장에 임명한 후 성가대의 활동을 전적으로 위임했는데 아삽의 후손은 대대로 성가대를 운영하면서 노래를 작사 작곡하기도 했다.
다윗이 인용한 제105편 1-15절은 시편 전체를 요약한 말처럼 들린다.


너희는 여호와께 감사하며
그 이름을 불러 아뢰며
그 행사를 만민 중에 알게 할지어다
그에게 노래하며 그를 찬양하며
그 모든 기사를 말 할지어다
그 성호를 자랑하라
무릇 여호와를 구하는 자는 마음이 즐거울지로다
여호와의 그 능력을 구할지어다
그 얼굴을 항상 구할지어다
그 종 이스라엘의 후손 곧 택하신 야곱의 자손 너희는
그 행하신 기사와 그 이적과 그 입의 판단을 기억할지어다
그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시라 그의 판단이 온 땅에 있도다
너희는 그 언약 곧 천대에 명하신 말씀을 영원히 기억할지어다
이것은 아브라함에게 하신 언약이며 이삭에게 하신 맹세며
이는 야곱에게 세우신 율례 곧 이스라엘에게 하신 영원한 언약이라
이르시기를 내가 가나안 땅을 네게 주어 너희 기업의 지경이 되게 하리라 하셨도다

존귀와 위엄이 그 앞에 있으며 능력과 즐거움이 그 처소에 있도다
만방의 족속들아 영광과 권능을 여호와께 돌릴지어다
여호와께 돌릴지어다
여호와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그에게 돌릴지어다
예물을 가지고 그 앞에 들어갈지어다
아름답고 거룩한 것으로 여호와께 경배할지어다
온 땅이여 그 앞에서 떨지어다
세계가 굳게 서고 흔들리지 못하는도다
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즐거워하며
열방 중에서는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통치하신다 할지로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너희는 이르기를 우리의 구원의 하나님이여
우리를 구원하여 만국 가운데서 건져내시고 모으시사
우리로 주의 성호를 감사하며 주의 영예를 찬양하게 하소서 할지어다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영원부터 영원까지 송축할지로다 (역대기상 16:7-36)


다윗에 이어 이스라엘 제3대 왕위에 오른 솔로몬(Solomon, 기원전 972-933년경 재위)은 부친의 유업을 받들어 예루살렘에 하나님을 모실 성전을 건립하였다.
솔로몬왕은 모세가 호렙산(Horeb과 Mt. Sinai(시내산)은 같은 곳이다)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십계명이 기록된 두 석판을 간수한 언약궤를 지성소에 안치하고 성가대로 하여금 찬송하게 했다.

이때에는 제사장들이 그 반차대로 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정결케 하고 성소에 있다가 나오매
노래하는 레위 사람 아삽과 헤만과
야두둔과 그 아들들과 형제들이 다 세마포를 입고
단 동편에 서서 제금과 비파와 수금을 잡고
또 나팔 부는 제사장 일백이십 인이 함께 서 있다가
나팔 부는 자와 노래하는 자가 일제히 소리를 발하여
여호와를 찬송하며 감사하는데
나팔 불고 제금치고 모든 악기를 울리며
소리를 높여 여호와를 찬송하여 가로되
선하시도다 그 자비하심이 영원히 있도다 하매
그때에 여호와의 전에 구름이 가득한지라
제사장이 그 구름으로 인하여 능히 서서 섬기지 못하였으니
이는 여호와의 영광이 하나님의 전에 가득함이었더라 (역대기하 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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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대의 규모는 컸으며 대원들은 예복을 입었다

김광우의 저서 <시편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여호사밧 왕(Jehoshaphat, 기원전 870-846년 재위)은 전선으로 떠나기 전 드고아 들에서 성가대로 하여금 군인들 앞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해서 군인들로 하여금 아람인과의 전투에 임하기 전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했다(역대기하 20:20-21).
히스키야 왕은(Hezekiah, 기원전 716-687년 재위) “다윗과 선견자 아삽의 시로 여호와를 찬송”하였다(역대기하 29:30).
요시야 왕(Josiah, 기원전 640-609년 재위) 재위 시 레위 지파 사람들로 구성된 성가대가 유월절에 찬송가를 불렀다는 기록이 있어 명절에 성가대의 활약이 두드러졌음을 안다(역대기하 35:15).


기원전 606년에 신바빌로니아 왕국(기원전 626-539년)이 앗시리아를 멸망시키고, 느부갓네살(Nebuchadnezzar, 기원전 604-562년 재위)은 구앗시리아의 영토를 손아귀에 넣었다.
예루살렘을 점령한 후 느부갓네살은 어린 여호야긴 왕(기원전 598-597년 재위)과 대제사장 에스겔 그리고 시민들을 바빌론으로 끌고 갔다.
그들은 전쟁 포로가 되어 이국에서 종살이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에스겔(Ezekiel, 기원전 592-570년에 주로 활약)은 바빌론에서 선지자로 활약했다.
느부갓네살은 기원전 587년에 다시 예루살렘을 함락한 후 성전을 불사르고 또 시민들을 포로로 끌고 갔다.
이때 선지자 예레미야는 이집트로 피신했으며 그곳에서 타계하고 말았다.
이런 역사의 분기에도 찬송가는 작사되었으며 이들 중 일부가 시편에 수록되었다.


새로운 권력으로 부상한 페르시아의 왕 고레스(Cyrus, 기원전 551-529년 재위)가 기원전 539년에 바빌론을 정복했다.
그는 바빌론에 억류된 이스라엘 백성에게 귀향을 허락했을 뿐만 아니라 성전을 재건하는 것도 허락했다.
바빌론으로부터 귀환한 “스알디엘의 아들 스룹바벨과 요사닥의 아들 예수아와 다른 형제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무릇 사로잡혔다가 예루살렘에 돌아온 자들이” 폐허가 된 성전을 재건하고 성가대를 새로 구성한 후 하나님을 찬양했다(에스라 3:10-11).


예루살렘 성곽이 낙성되니
각처에서 레위 사람들을 찾아 예루살렘으로 데려다가
감사하며 노래하며 제금 치며 비파와 수금을 타며
즐거이 봉헌식을 (행하였다) (느헤미야 12:27)


저희는 하나님을 섬기는 일과 결례의 일을 힘썼으며
노래하는 자들과 문지기들도 그리하여
모두 다윗과 그 아들 솔로몬의 명을 쫓아 행하였으니
옛적 다윗과 아삽의 때에는 노래하는 자의 두목이 있어서
하나님께 찬송하는 노래와 감사하는 노래를 하였음이며
스룹바벨과 느헤미야 때에는
온 이스라엘이 노래하는 자들과 문지기들에게 날마다 쓸 것을 주되
그 구별한 것을 레위 사람들에게 주고
레위 사람들은 그것을 또 구별하여
아론 자손에게 주었느니라 (느헤미야 12:45-46)


시편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지만 바빌론에서 포로생활을 마치고 귀환한 기원전 6세기 중반 이후에도 이스라엘 백성은 찬송가를 지어 불렀다(이사야 40:12-31, 42:10-12, 44:23, 49:13, 52:9, 54:1-10).
제2 이사야(40장부터 55장)의 저자만 찬송가를 작사한 것이 아니라 제3 이사야(56장부터 66장까지)의 저자도 찬송가 몇 편을 지었다(이사야 61:10, 11, 63:7-64:12, 66:10-14).
요나의 2장 2절부터 9절까지는 후세 사람이 삽입한 내용으로 알려졌는데 이 구절은 그 형식이 시편과 유사하다.


정경 말고도 외경에 수록된 찬송가의 수도 적지 않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종살이하다 모세의 인도로 가나안땅에 올 때에 관한 내용과 바빌론에서 종살이할 때(기원전 586-539년) 내용도 시편에 있다.
가장 오래된 노래는 제90편으로 작사자가 모세로 알려졌는데 기원전 1446년경의 것이다.
후세의 것은 제137편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바빌론에서 종살이할 때의 것이다.
성전증수를 마친 기원전 515년 이후 작사된 제119편은 가장 긴 노래이다(에스라 3:5-6).


이스라엘 사람은 그리스인 철학자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시편 대부분이 그들이 태어나기 전에 작사된 것들이라서 이스라엘 사람의 독특한 사상이 담긴 귀중한 사료로 간주된다.
구전으로 전래되는 노래들을 따로 한 권으로 묶은 것은 퍽 후세의 일로 기원전 2세기 이전이었다.
1940년대 말 사해 근처에서 이 시기에 제작한 시편이 발굴되었는데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것의 편수와 내용이 같다.


150편 노래의 작사자들이 누구냐 하는 문제는 언제 작사한 것이냐 하는 문제보다 밝히기가 더욱 어렵다.
사무엘상, 하에는 다윗왕이 시인이면서 지략이 뛰어난 장군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은 시편의 저자가 다윗이라고 믿었다.
많은 표제에 다윗의 시(a Psalm of David) 또는 다윗의 기도(a Prayer of David)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그가 작사한 것이 적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of라고 번역한 히브리어 le를 작사자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Le는 in the manner of, 또는 according to the standard of, 또는 for the use of라는 뜻이다.
팔레스티나에서 발굴된 질그릇에 보면 ‘왕에게 속한(belonging to the king)’ 또는 ‘왕가의 재산(royal property)’이란 뜻의 le-melek이라는 말이 적혀 있어 le가 ‘속하는(belonging)’이란 뜻으로 사용되었음을 본다.
이럴 경우 le는 허가받은(authorized)이란 뜻이 된다.
다윗의 노래는 그러므로 그의 허락을 받은 노래이거나 그가 작사한 노래와 유사한 방법으로 작사된 노래라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150편의 노래가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대부분 성전에 소속된 성가대 대장이 예배를 위한 의식용으로 만든 것이라는 학설도 그럴 듯하지만, 욥기와 잠언, 이사야서 등에 더욱 세련되고 지성적인 내용의 노래가 있는 것을 보면 반드시 성전에 소속된 소수가 작사자들이라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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