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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네트워크는 우리 자신이 만든다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고 개조합니다. 『행복은 전염된다 Connected』(2010)의 저자는 그 대표적인 예로 자신과 닮은 사람에게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호감을 느끼는 동질성homophily를 예로 듭니다. 상대가 폭주족Hell's Angels나 여호와의 증인이건, 마약 중독자나 커피 애호가이건,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이건, 우표 수집가나 번지 점프를 즐기는 사람이건 간에 사람들은 관심사와 살아온 역사 그리고 꿈이 자신과 같은 사람에게 동질감과 애착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네트워크 구조를 선택할 때 우리가 사용하는 중요한 방식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연결을 맺을 것인지 결정합니다. 둘째, 우리는 친구와 가족들의 상호 연결에 영향을 미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소셜 네트워크에서 자신의 중심성을 조절합니다. 이는 우리가 모임의 중심에 서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구석진 자리로 물러나길 원하는지를 말합니다.

이러한 선택의 다양성 때문에 우리가 속한 전체 네트워크의 구조도 다양합니다. 이 다양성의 뿌리는 사회적인 것과 유전적인 것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정말로 가까운 사람은 몇 명일까? 사회과학자들이 가까운 개인들을 호가인할 때 사용하는 한 가지 방법은 중요한 문제를 상의하는 사람이나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이 누구냐고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미국인 3000명 이상에게 이 질문을 던진 결과 미국인이 가까운 사회적 접촉을 하는 사람의 수가 4명이었고, 2-6명인 사람이 가장 많았습니다. 미국인 중 12%가 중요한 문제를 상의하거나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대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5%는 그런 사람이 8명이나 있었습니다. 미국인이 가까운 집단 구성원으로 꼽은 사람들 중 약 절반은 친구였지만, 나머지 절반은 배우자, 애인, 부모, 형제, 자녀, 직장 동료, 같은 클럽회원, 이웃, 전문적인 조언자나 고문 등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관계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행복은 전염된다』의 저자는 거대한 인류 조직에서 각자는 친구와 가족과 동료 그리고 이웃과 연결되어 있지만, 그 사람들 역시 자신의 친구와 가족과 동료 그리고 이웃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러한 관계는 끝없이 뻗어나가 마침내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나머지 모든 사람과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네트워크가 사회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각자를 둘러싸고 있는 네트워크들은 실제로 매우 넓은 세상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함께 움직이는 새 떼와 물고기 떼, 곤충 떼의 경우 집단의 모든 개체가 함께 달아나거나 포식 동물의 공격을 막도록 도움을 주는 일종의 집단지능이 발휘됩니다. 이러한 행동은 각 개체에게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집단이 지닌 성질입니다. 새 떼가 어디로 날아갈지 어떻게 결정하는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새 떼는 모든 새의 뜻을 반영한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더욱 중요한 건 그러한 이동방향이 대개 새 떼에게 최선의 선택이란 사실입니다. 모든 새가 그러한 결정에 각자 조금씩 기여하지만, 전체 새 떼의 집단 선택은 각 새가 내린 어떤 선택보다 더 낫다는 것입니다. 소셜 네트워크는 새 떼와 비슷하게 나름의 규칙을 따르며, 그 규칙은 네트워크를 이루는 사람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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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는 구성원들 사이에 존재하는 구조적 연결이다


 

 
소셜 네트워크는 단순한 사람들의 모임인 집단이 아니라 하나의 속성을 가지는데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특별한 연결입니다. 이러한 유대와 특별한 유대 패턴은 개인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합니다. 유대는 집단이 부분들의 합보다 더 큰 일을 합니다. 특별한 유대 패턴은 네트워크의 작용 방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합니다.

피라미드 사기를 예로 들면 개별 연락망과 같은 구조를 이용해 돈이 휘로 흘러가게 합니다. 이 네트워크에 새로 가입하는 사람들이 내는 돈은 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흘러가고, 그 아래에 새로운 사람들을 가입시킴으로써 더 많은 돈을 끌어들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내게 됩니다. 2008년 연방수사관들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피라미드 사기를 포착했습니다. 버니 메이도프란 사람은 30년 동안 수천 명의 투자자들을 속여 무려 500억 달러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행복은 전염된다 Connected』(2010)의 저자는 네트워크 공동체에 어떤 공통의 특징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 사이에 존재하는 구조적 연결이라고 말합니다. 소셜 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두 종류의 요소, 즉 구성원들과 그들을 잇는 연결로 이뤄진 조직적 집단입니다. 현실에서의 소셜 네트워크 조직은 우리가 다수 혹은 소수의 친구들을 사귀려는 경향, 많거나 적은 가족을 이루려는 경향, 서로 간에 친밀하거나 소원한 관계인 일터에서 일하는 경향에서 자연적이고 유기적으로 발달합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연결이 많을수록 그 사람과 전체 소셜 네트워크의 연결이 많아집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더 중심적 위치로 옮겨가게 되는데, 연결이 많은 친구를 가지면 그 사람은 소셜 네트워크의 가장자리에서 중심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한 사람의 중심성은 친구들 및 다른 접촉 대상뿐 아니라 친구들의 친구들과 그들의 친구들을 헤아려 측정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의 구조 혹은 토폴로지topology로 불리는 네트워크의 형태는 네트워크의 기본 성질입니다. 그 형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각화하여 나타낼 수 있지만, 형태를 결정하는 연결들의 실제 패턴은 네트워크를 시각화하는 방법에 상관없이 동일합니다.

유기적 네트워크는 조직된 네트워크에서 볼 수 없는 구조와 복잡성, 기능, 자발성,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데, 그러한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네트워크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떤 규칙을 따르며, 어떤 목적을 수행하는가 하는 질문들을 낳습니다.

『행복은 전염된다』의 저자는 모든 소셜 네트워크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말합니다. 첫째는 어떤 구성원을 다른 구성원과 이어주는 연결입니다. 어떤 집단이 네트워크가 될 경우, 구성원들을 연결하는 유대들은 특별한 패턴 혹은 토폴로지를 이룹니다. 게다가 유대들은 복잡합니다. 그것은 일시적일 수도 있으며, 평생 동안 유지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이일 수도 있고, 서로 잘 모르는 사이일 수도 있습니다. 네트워크를 그리거나 시각화하는 방식은 해당 유대들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부분의 분석에서 가족, 친구, 직장 동료, 이웃과의 유대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사회적 유대는 온갖 종류가 다 있으며, 따라서 소셜 네트워크도 온갖 종류가 다 있습니다. 『행복은 전염된다』의 저자는 성병이나 지폐 같은 것이 네트워크를 통해 흘러갈 때, 그 흐름 자체가 유대들을 정의할 수 있으며, 따라서 특정 네트워크 연결 집단의 구조를 정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다음은 ‘전염’(구조와 기능)으로 이는 유대를 통해 흘러가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소셜 네트워크가 왜 존재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하려면 소셜 네트워크의 연결과 전염에 관한 일부 규칙들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 규칙들은 유대가 어떻게 전체를 부분들의 합보다 더 크게 만들 수 있는지를 설명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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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뉴런들이 해마에서 자란다


 

학습할 수 있는 뇌의 능력을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해가 거듭되면서 신경 구조상에 매우 작지만 증진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가끔은 그 변화가 극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시각장애인의 경우 시각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후두엽 부위가 청각 기능을 담당하도록 변화될 수 있습니다.

정신 활동이 다양한 방법으로 신경구조를 바꿀 수 있습니다. 특별하게 활동적인 뉴런이 유입자극에 대해 보다 반응적인 모습으로 될 수 있습니다. 분주한 활동을 하는 신경망은 보다 많은 혈액 공급을 받습니다. 즉 더 많은 포도당과 산소를 공급받게 되는 셈입니다.

뉴런들이 수천 분의 일 초 정도로 함께 흥분하게 되면 이미 있는 시냅스들이 강화되며 또한 새로운 시냅스가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바로 어떻게 한꺼번에 이 시냅스들이 연결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활동하지 않는 시냅스는 ‘신경 가지치기neuronal pruning’를 통해 사라져버리고 부지런하게 활동한 것만 살아남습니다. 걸음마 걷는 아기는 어른에 비해 세 배 이상 많은 시냅스를 가집니다. 성인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청년들은 전전두피질에서 1초당 1만 개가지의 시냅스를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뉴런들이 해마에서 자랍니다. 이러한 ‘신경발생neurogenesis’이 새로운 학습에 대한 기억망의 개방을 증가시켜줍니다.

정서적 각성은 신경흥분을 증가시키고 시냅스 변화를 강화시킴으로 학습을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붓다 브레인Buddha's Brain』의 저자 릭 핸슨과 리처드 멘디우스는 부정적인 암묵기억을 긍정적인 암묵기억으로 서서히 바꿔 나가기 위해서는 경험의 긍정적인 측면이 더욱 찬란하게 빛나도록 의식의 전면으로 끌어내는 동시에 부정적인 것들은 억누르도록 하라고 권합니다.

마음속의 부정적인 찌꺼기들은 어른이 되어, 때로는 현재의 경험 때문에 생겨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흔히 명시기억이든 암묵기억이든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어린 시절에서 오는데, 이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 우리를 괴롭히는 원천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여전히 지나간 일에 사로잡혀 있는 스스로에 대해 분노하곤 합니다. 그러나 뇌는 경험을 통해 변화할 수 있게 진화해왔습니다. 특히 부정적인 것들의 영향을 더욱 많이 받습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배우며, 특히 어린 시절에 일어난 일에 의해 더더욱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니 당시의 기억에 우리가 집착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유익하고 좋은 것에 집중하고 받아들이면 자연스레 긍정적인 감정이 매일 자랍니다. 감정에 의해 뇌가 조직화되기 때문에 이런 행위는 우리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 결과 긍정적인 느낌과 감정은 면역 기능을 향상시키고, 심혈관계가 스트레스에 덜 반응하게 하는 등 두루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더 낙관적이고 회복이 잘 되며, 풍부한 사람이 될 수 있고, 고통스러운 기억들, 예컨대 트라우마 등에도 더 잘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긍정의 선순환은 오늘의 좋은 감정이 내일은 더욱 커질 수 있게 해줍니다.

영적 수련의 용어를 빌자면, 좋은 것 취하기는 본성, 즉 상냥함과 내적 평화 등을 밝히는 것이며, 그리하여 본성을 다시 찾아가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깨달음의 길을 가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좋은 것을 취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삶의 경험을 바꾸는 걸 의미합니다. 내적 행복과 충만, 평화는 우리가 항시 머물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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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식사를 할까?


어제, 2010년 11월 28일 일요일

카메라를 들고 홍대 앞으로 갔습니다. 제집에서 큰 길을 건너면 홍대 앞입니다. 우리집 앞마당이지요. 이곳에 산 지 10년도 더 되지만, 사진을 찍은 건 어제가 처음이었습니다. 영하 5도, 거리엔 보통 때보다 사람이 적었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식빵과 바게트를 사러 나간 것입니다.

어디서 식사를 할까? 홍대 앞에 나갈 때마다 망설여집니다. 많은 데서 식사를 했기 때문에 어느 집의 어느 음식이 어떤지 잘 압니다. 그래서 더 선택하기가 힘듭니다. 대개의 경우 즉석에서 닥치는 대로 정합니다. ‘호타루’가 눈에 띕니다. 전에 누들을 맛있게 먹은 생각이 떠올라 그곳에서 돈부리 규동, 쇠고기덮밥을 먹었습니다. 포만감이 5% 부족한 것 같아 5개가 나오는 야끼만두를 따로 주문했습니다.


8745, 8770, 8824, 8825, 8830


사진에 보이는 그 길을 죽 따라 내려가서 큰 길을 건넜습니다. 늘 가던 집, 리치몬트가 근래에 내부를 새로이 단장했습니다. 몇 안 되는 체인 중 여기가 본점입니다. 식빵은 이곳만한 데가 없어 먼 곳에 사는 지인이 오면 권하기도 하고 사주기도 합니다. 리치몬트 맞은편 코너에 여성 속옷을 파는 집이 있습니다. 마네킹에 속옷을 입혀 전시하는데 화려해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마네킹 뒤로 반사되는 건물이 오버랩되는 것이 재미있어 찰칵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리곤 리치몬트에 가서 빵을 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려면 큰 길을 건너야 합니다. 사진에서 보는 대로 화살표 방향으로 직진하여 귀가했습니다.

손이 시린 걸 보니 간만에 느끼는 추운 날씨였습니다.

이상 현장 리포트입니다.


요즘 과학 관련 책을 읽고 있는데, 책을 통해 논리적, 비판적 사고를 하게 됩니다. 이런 사고는 인문학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서는 결국 논리적, 비판적 사고를 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과학자가 과학에 대해 많은 걸 배웠기 때문에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들 대부분 회의주의자들입니다. 의심이 아주 많은 사람들입니다. 사소한 것에도 의심을 하기 때문에 제대로 알려고 무척 노력합니다. 입증될 때까지 의심을 멈추지 않습니다. 고등교육, 특히 과학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믿는 것은 의심하는 것이다” “의심이 최고다”라는 신조를 갖고 있습니다. Negative mind를 갖고 있으면 속지 않을 수 있습니다. 코미디언 빌 메이허는 “계속 질문을 던져라. 그러지 않으면 종교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많은 종교인들은 순진합니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우리 목사님이 말씀하시기를 ...”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담임 목사의 말을 계시처럼 떠받듭니다. 아무 의심도 하지 않는 건 순진한 것이라기보다 어리석은 것입니다. 많은 종교인들이 어리석다는 말을 듣는 건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교육 수준이 낮은 문화에서는 의심하거나 질문을 던지는 것이 불신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종교 조직은 대개 신도들에게 의심을 하라고 장려하지 않습니다. 다루기 쉬운 대로 저들이 어리석기를 바랍니다.

과학 관련 책을 읽는 것은 건전한 지적 생활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교육을 받을수록 자신이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는 자명한 사실입니다. 공부는 어떤 의미에서 자신의 무지를 깨우치는 행위입니다. 교육을 통해 우리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실들도 잠정적 지식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전 지식이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적엔 지식이 오래가는 귀한 것인 줄 알았는데, 공부를 해보니 지식의 수명이 매우 짧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이론이 아주 빠르게 제기됩니다. 그래서 지식은 정보란 걸 알았습니다. 특히 과학적 지식은 상당히 짧게 존속하는 정보입니다. 호킹을 예로 들면 그는 블랙홀에 관해 언급하면서 빛도 그곳에 갇혀 빠져나올 수 없다고 했습니다. 헌데 얼마 후 자신의 이론을 수정하여 빛이 천천히 가까스로 블랙홀을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수정한 이론을 모르고 앞서 제기한 이론만을 받아들인다면 그 사람은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예를 통해 많은 과학 지식에 유통 만기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옳은 것, 타당한 것으로 보이더라도 지식이 늘면 현재 ‘사실들’의 종합에 의문을 갖고 재평가하게 됩니다. 우리가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코넬 대학의 심리학 교수 토머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1954-)는 결정론적 과학과 확률적 과학을 구분했습니다. 화학, 물리학, 천문학 같은 과학은 전형적으로 물리적 세상의 여러 관계에 대해 진술합니다. 중력은 스무 번 가운데 열아홉 번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고, 실험관에 과망간산칼륨과 글리세린을 넣었을 때 화합물이 격렬하게 반응할 확률은 95%가 아니라 ‘언제나’입니다. 이것이 결정론적 과학의 세계입니다.

대신 심리학자들은 우주에 대한 확률적 관점을 보여줍니다. 심리학은 매우 복잡하고 다변량multivariate한, 즉 각 개체에 대한 관측값이 여러 개의 값으로 나오는 세상을 다룹니다. 『양복을 입은 원시인 Caveman Logic』(2010, 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이며 심리학 교수 행크 데이비스Hank Davis는 이러한 다양한 사실들을 전부 다룰 방법이 없으므로 심리학에서는 통계적 확률을 이해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합니다. 정확성을 원하면 지질학이나 화학을 공부하라는 다소 방어적인 말도 있을 정도입니다. 심리학자는 가능한 한 많은 요인들을 통제하고 최선의 결과를 내려고 노력합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스키너 상자의 쥐 한 마리도 설명을 하려면 끔찍해집니다. 최선을 다해 도출해낸 결과가 스무 번 가운데 열아홉 번 정도 반복되면 성공입니다. 물리학이나 화학과는 거리가 멀지만 심리학자들은 대개 이런 식으로 연구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심리학자들의 이점으로 드러났습니다. 길로비치의 주장에 따르면 물리학이나 화학 같은 전통 자연과학은 직접적이고 결정론적인 세상을 다루기 때문에 비일상적이고 추측에 근거한 믿음 체계를 다룰 때 유용한 과학적 방법을 거의 제공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심리학은 비논리적인 믿음 체계를 펴가하는 적절한 논리적 틀을 제공합니다. 심리학의 세계는 흑백세계가 아닙니다.

심리학은 평균으로의 회귀, 무작위 표본 추출, 통계적 확신 구간, 우연의 역할 등을 핵심적으로 다루는데, 이는 심리학의 어수선한 본질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어쨌든 논쟁적 주장에 직면했을 때에 유용한 도구가 됩니다.

행크 데이비스는 이러한 기법을 배운다고 해서 그것을 진실로 적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과학적 방법에 근거한 세밀한 교육이라 해도 비이성적 믿음에 완벽한 면역을 제공하지는 못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과학교육은 도움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과학적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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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인간의 뇌 격차에 대한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살아있는 뇌 세포와 실리콘 회로를 연결하는 뉴로칩neurochip을 개발했다. 칩의 반도체 속의 전류는 신경세포 내의 전류를 기록하여 살아있는 세포와 기계가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한다.

과학자들은 최근에 간질 환자를 훈련시켜 생각만으로 컴퓨터의 커서를 움직이게 했다. 뇌수술을 통해 이 환자의 뇌 표면에 자그마한 신호감지 전극을 부착했으며, 이것으로 전극에 연결된 컴퓨터 커서를 움직일 수 있었다. 이것은 처음부터 쉬운 건 아니었지만, 훈련을 거듭함으로써 단지 생각만으로 커서 움직임의 70% 정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뇌와 컴퓨터 사이의 이런 인터페이스에 대한 연구가 급속하게 발달함으로써 신경 손상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 바야흐로 생각으로 전자기기를 직접 통제하는 포스트 키보드 시대post-keyboard age의 도래가 멀지 않게 된 것이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은 뇌의 생리적, 심리학적 전기적 신호를 전환하여 컴퓨터 커서나 키보드 같은 출력장치와, 심지어는 의족까지도 통제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은 원래 운동신경을 심하게 손상당한 사람을 돕기 위해 개발되었는데, 이에 의해서 뇌 연구가 급속히 도약하게 된 것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여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통제하여 손으로 쓰는 속도의 절반 정도인 1분에 15자의 글을 쓸 수 있었다. 실리콘 기반 기술이 다음 몇 년 안에 빠르게 발전하면, 생각하는 것만으로 보통 말하는 정도의 속도로 컴퓨터에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뉴로칩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로 연결되기 위해 뇌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다. 뉴로칩을 이식하기보다는 EEG 전극을 두피 표면에 부착하여 신경활동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피 표면을 읽는 기기에 피실험자가 연결되면, 연구자는 fMRI를 이용하여 대뇌의 혈액의 흐름을 측정하고 순간마다의 결과를 피실험자에게 제공한다. 이에 따라서 피실험자는 자신의 뇌파 출력을 조정하여 손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컴퓨터 게임도 할 수 있게 된다.

뇌에 정보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초음파 파동신호를 이용한 기술이 개발 중에 있다. 미 국방성 과학자 스투 울프Stu Wolf는 이를 이용하여 몇 십 년 내에 텔레파시로 네트워크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컴퓨터 헤어밴드를 착용하여 마음속의 생각을 다른 사람의 마음에 직접 전달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신경과학자들은 뇌 기능을 측정하고 자극하기 위한 방법을 정교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뇌 활동을 추적하기 위한 방법은 상대적으로 넓은 범위의 뇌 영역과 신경회로를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가장 작은 전극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여러 세포들이 모인 곳에 자극을 주면 단 한 번의 전기 자극만으로도 수많은 세포들을 흥분시킬 수 있다.

머지않아 우리는 뇌의 각 세포들의 신경활동을 자극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미 레이저로 감광성 단백질을 1000분의 1초 단위로 분석하는 새로운 기기를 개발했다. 이로써 우리는 뇌 세포가 생물학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속도를 포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 기술을 바탕으로 레이저를 이용하여 각 뇌신경 세포들을 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 미래에는 건망증 정도는 레이저 광선의 스위치를 켜기만 해도 간단히 치료될 것이다. 또한 원격조정을 통해 신경회로를 교정하고 점검할 수 있는 날도 곧 도래할 것이다.

컴퓨터가 더 빠르고 더 효율적으로 진화하여 사이버 뇌가 일반화되면, 세대 간의 뇌 격차로 인한 문제보다는 컴퓨터와 인간의 뇌 격차에 대한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런 문제는 이미 오랫동안 공상과학 소설과 영화의 인기 있는 테마였다. 현재 우리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만든 가상세계는 미래의 뇌를 갖게 될 미래 세대에게는 연구하고 휴식하며 창조하는 실제의 작업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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