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수 7 그리고 9




일곱 개의 가지가 있는 우주수가 일곱 행성이 박힌 하늘과 동일시되는 믿음은 메소포타미아에 그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세계의 축을 통한 천계상승은 보편적이며, 오래된 관념으로 천상의 일곱 권역, 일곱 행성이 박힌 하늘을 가로지르는 관념보다 더 유서가 깊습니다.
천상의 일곱 권역圈域을 가로지른다는 개념은 메소포타미아에서 일곱 행성行星이 박힌 하늘이 상정된 뒤에야 중앙아시아 전역에 전파되었습니다.
세 우주 권역을 상징하는 3이라는 수의 종교적 가치는 7이라는 수의 가치에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천天(아홉 신들, 우주수의 아홉 가지 등)이라는 말도 있는데 9라는 신비로운 수는 3x3이란 수식으로 설명되며, 메소포타미아에 그 기원을 둔 7이란 수의 상징체계보다 훨씬 유서가 깊습니다.

알타이족의 무당은 일곱 혹은 아홉 개의 천계天階를 상징하는 일곱 개 혹은 아홉 개의 눈금tapty이 새겨진 나무나 기둥을 오릅니다.
무당이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 즉 푸닥pudak은 실제로 무당이 들어가야 하는 아홉 천계天界를 의미합니다.
야쿠트족이 혈제血祭를 지낼 때 무당은 천막 밖에다 아홉 개의 눈금이 새겨진 기둥을 세우고 천상의 신인 아이 토욘Ai Toyon에게 제물을 드리기 위해 이 기둥을 오릅니다.
퉁구스족과 관계가 있는 시보족의 입무의례入巫儀禮에는 발판을 새긴 나무가 등장합니다.
고대 선비족鮮卑族의 후손인 시보족은 중국 둥베이東北 지방과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에 분포하는 소수민족 석백족錫伯族을 말합니다.
무당은 자기 천막 안에도 아홉 개의 눈금을 새긴 작은 나무를 한 그루 세웁니다.
이 작은 나무 역시 무당이 천계로 접신여행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스티야크족의 우주기둥에는 일곱 개의 눈금이 새겨져 있습니다.
보굴족은 일곱 개의 가로장이 있는 사다리를 올라야 천상에 이르는 것으로 믿습니다.
7천天이란 개념은 동남시베리아에서는 보편적입니다.
그러나 이 지역이라고 해서 반드시 7천의 개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9천이 있는가 하면 16천, 17천, 심지어 33천도 있습니다.
분포지역도 7천 개념의 분포지역 못지않게 광범위합니다. 
 

알타이족에게도 7천이 있는가 하면 12천도 있고, 16천, 17천도 있습니다.
텔레우트족의 무당은 나무에다 16개의 눈금을 새김으로써 천계가 16개임을 암시합니다.
최고천最高天에는 ‘자비로운 천왕天王’인 텡게레 카이라 칸Tengere Kaira Kan이 있으며, 그 아래의 3천에는 텡게레 카이라 칸이 일종의 발산물로 생산한 주요한 신이 셋 있습니다.
바이 윌갠은 제16천에 있는 황금산정의 황금옥좌에 앉아 있습니다.
‘매우 강한 신’인 키수간 텡게레Kysugan Tengere는 제9천에 있습니다.
제15천에서 제10천까지에 어떤 신이 있는지는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지全知한 신’인 메르겐 텡게레Mergen Tengere는 제7천에 있는데, 태양이 있는 곳도 바로 이 제7천입니다.
그 아래의 천계에는 다른 신들 그리고 수많은 반신半神들이 살고 있습니다.
바이 윌갠의 아들 7형제와 딸 9자매가 천계에 사는 것은 분명하나 어느 천계에 사는지에 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천상신의 아들들(혹은 종들) 7형제 혹은 9형제 모티프가 중앙아시아와 북아시아 전승에서 종종 나타납니다.
이런 전승은 시베리아오피 강 유역의 우그르족이나 투르크족과 타타르족에게서도 발견됩니다.
보굴족의 전승에는 신의 아들 7형제가 등장하며 바시유간 오스티야크족의 전승에는 제7천에 사는 일곱 신이 등장합니다.
이 일곱 신들 가운데 최고신은 눔 토렘Num-Tôrem입니다.
다른 신들은 ‘하늘의 수호신들Tôrem-Karevel 혹은 ’하늘의 통역‘으로 불립니다.
야쿠트족의 전승에는 일곱 절대신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수호신들sulde-tengri인 동시에 군신軍神들입니다.
부르야트족은 심지어 이 절대신의 아들 9형제의 이름까지 일일이 거명합니다.
그러나 명칭이 지역에 따라서 다릅니다.
9라는 수는 볼가Volga와 체레미스Cheremis에 분포하는 터키의 추바쉬족Chuvash의 의례에도 등장합니다.

일곱 신 혹은 아홉 신, 일곱 천계 혹은 아홉 천계 이미지가 있는가 하면, 중앙아시아에는 이보다 더 많은 동아리 신들이 등장합니다.
수메르 산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33신Tengri이 바로 그들입니다.
33이란 수는 인도에 그 기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부르야트족에 이르면 신의 숫자는 세 갑절로 불어나 99명이 됩니다.
99명의 신들이 지역에 따라 흩어져 있는 것입니다.
55선신善神은 남서지역에 살고 44악신惡神은 북동지역에 있습니다.
두 무리의 신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심하게 싸워온 처지입니다.
몽고족도 옛날에는 99텡그리를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부르야트족과 몽고족에게 이들 신에 관한 자세한 전승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천상의 절대신에 대한 믿음은 중앙아시아와 극북지방 고유의 믿음이며 또 상당히 그 유서가 깊은 신앙체계입니다.
7이란 숫자는 동양적이나 신자神子에 대한 신앙은 고대 동양의 신앙이 아닙니다.
후일에 다른 문화권으로부터 유입된 것 같습니다.
7이란 수의 상징이 전파된 데는 무당의 이데올로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라크-사모예드족은 땅의 영신地靈에게 아들 7형제가 있다고 믿는데, 이들의 우상sjaadai은 일곱 면面 혹은 일곱 개의 상처 혹은 일곱 군데 갈라진 데가 있으며, 바로 이 우상은 성수聖樹와 관계가 있습니다.
무당은 천상에 있는 일곱 천녀天女의 목소리를 상징하는 일곱 개의 방울을 답니다.
에니세이 오스티야크족의 신참 무당은 동아리에서 떨어져 은거하면서 날다람쥐를 잡아먹는데, 이때 그는 날다람쥐를 여덟 토막으로 잘라 일곱 토막은 먹고 여덟 번째 토막은 버립니다.
이렇게 이레 동안 은거한 뒤 신참 무당은 마을로 돌아와 무당이 되었음을 상징하는 징표를 받습니다.
이 신비스런 숫자 7은 무당의 무술巫術과 접신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유라크-사모예드족의 신참 무당은 이레 밤낮을 혼절한 상태에서 지내는데 이때 영신들이 와서 그의 몸을 해체하고 성무를 마무리 짓습니다.
오스티야크족과 랩족 무당은 일곱 개의 얼룩무늬가 있는 버섯을 먹고 탈혼망아脫魂忘我ecstasy 상태에 이릅니다.
스칸디나비아 북부에서 핀란드 북부, 러시아 연방령 콜라 반도에 걸쳐서 거주하는 랩족Lapp(사미족이라고도 함)의 사무師巫는 제자에게 일곱 개의 얼룩누의가 있는 버섯을 주기도 합니다.
유라크-사모예드족의 무당은 일곱 개의 손가락이 있는 장갑을 끼는가 하면 우그르 무당에게는 일곱 명의 보호영신이 있는 등, 7이란 숫자에 중요성을 부여했습니다.

무당은 바이 윌갠을 만나기 전 우선 수많은 천계의 신들과 반신들을 만나 그들의 도움을 얻고 그들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당은 지하계에서도 비슷한 체험적 지식을 사용합니다.
알타이족은 지하계의 입구가 땅의 ‘연기구멍’에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이 연기구멍은 땅의 중심에 있습니다.
이 중심은 중앙아시아의 신화에 따르면 천공의 중심에 대응하는 것으로 늘 북방에 위치합니다.
북방은 인도에서 시베리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전역에서 중심과 동일시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하세계를 일종의 상하대칭上下對稱의 개념으로 상상합니다.
지하계에도 천상계와 같은 수의 계階가 있는 것으로 상상하는 것입니다.
천상계가 3천으로 되어 있다고 믿는 카라가스족과 소요트족에게 지하계 또한 3계로 되어 있으며, 천상계가 7천 혹은 9천이라고 믿는 중앙아시아와 북아시아인에게는 지하계 역시 7계 혹은 9계로 되어 있습니다.
7천 혹은 9천을 넘나들듯이 7계 혹은 9계의 지하계를 넘나들고도 살아서 돌아올 수 있는 자는 오직 무당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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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모의 무술巫術




에스키모와 현재의 아시아, 심지어 유럽의 극북極北 민족인 추크치족, 야쿠트족, 사모예드족, 랩족 사이에 문화적 관련이 있으며, 특히 샤머니즘에서 그러합니다.
에스키모 무당 앙가코크는 접신상태에서 신비로운 천상계天上界 비행飛行과 심해深海로의 잠수潛水를 경험합니다.
이 두 가지 경험經驗은 북아시아 무당의 특징적 경험입니다.
에스키모 무당과 천상계의 신격神格 혹은 우주의 주主인 신神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 신이 후일 무당으로 대치되었습니다.
그러나 에스키모 무술巫術과 동북아시아의 무술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라면 동북아시아의 무당과 달리 에스키모 무당에게는 의례용 의상과 무고가 없다는 정도입니다.

에스키모 무당이 하는 중요한 일은 병을 고치는 일, 심해로 내려가 해표모신海豹母神(Takánakapsâluk)에게 사냥감을 넉넉하게 풀어주고 날씨가 좋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일 그리고 불임 여성을 도와주는 일입니다.
에스키모인은 병에 걸리는 것을 금기禁忌(taboo)를 깨뜨렸거나 신성한 것을 훼손했거나 사자死者가 나타나 병자의 영혼을 훔쳤기 때문인 것으로 믿습니다.
금기를 깨뜨렸거나 신성한 것을 훼손해서 병자가 생겼다면 사면이 나서서 집단 고해를 통해 이를 정화시키고 사자가 나타나 병자의 영혼을 훔친 상태가 발생하면 무당은 천상계나 심해로 접신여행을 떠나 환자의 영혼을 데리고 와 그 육신에 되돌려놓습니다.
에스키모의 무당 앙카코크는 접신여행接神旅行 중에 바다 깊은 곳에서 해표모신을 만날 수도 있고 천상계에 사는 신神 실라Sila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무당은 주술적呪術的 비상의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에스키모 무당 중에는 달에 다녀온 무당도 있으며, 날아서 지구를 한 바퀴 돈 무당도 있습니다.
에스키모 무당은 미래를 알기 때문에 예언을 할 수 있고, 날씨의 변화도 읽을 수 있으며, 주술적 곡예曲藝에도 능能합니다.

에스키모 무당은 실라 신에게 날씨를 좋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복잡한 의식을 통해 폭풍을 멈추게도 합니다.
폭풍을 멈추게 하는 무의의 경우 무당은 자기의 보호영신에게 도움을 청하고 사자의 혼을 부르기도 합니다.
때로는 다른 무당과 의식적儀式的인 싸움을 벌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상대방 무당은 몇 차례나 “죽지만”, 죽을 때마다 “부활합니다.”
무당이 겨냥하는 것이 무엇이든 무의巫儀는 한밤중에 온 마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대서 거행됩니다.
구경꾼들은 이따금씩 고성으로 노래를 부르거나 외마디 소리를 지르면서 무당을 성원합니다.
무당은 영신들을 초혼招魂하기 위해 신어로 오랫동안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다 일단 망아상태忘我常態에 들면 그는 도저히 그의 소리로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높은 기성奇聲을 토해냅니다.
망아상태에서 그가 부르는 즉흥적卽興的인 노래는 무당의 신비체험神秘體驗을 상징합니다.

내 몸은 모두 눈이다.
노라! 보되 두려워 말라!
내 눈에는 상방팔방四方八方이 보인다!”

이런 노래는 무당이 망아상태에 빠지기 전에 경험하는 내적 빛의 신비체험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순수한 재미거리”로 무당이 천상계나 지하계로의 접신여행을 하는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무당은 천상계로 상승할 때는 늘 그러듯이 자기 몸을 꽁꽁 묶게 하고는 영혼만으로 천상계를 날아오릅니다.
무당은 천상계에서 사자들과 오래 대화를 하고는 지상으로 돌아와서는 천상계에서 사자들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 사람들에게 들려줍니다.

에스키모인은 사자가 가는 곳을 세 곳으로 상정합니다.
천상계天上界, 땅거죽 바로 밑에 있는 명계冥界(지하계地下界), 그리고 아주 깊은 곳에 있는 명계입니다.
천상계에서는 사자들이 명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쁨과 번영을 누리며 행복하게 삽니다.
지상의 삶과 다른 점은 계절이 지상과는 정반대라는 것입니다.
지상이 겨울이라면 천상계와 명계는 여름인 것입니다.
그러나 땅거죽 바로 밑에 있는 지하계는 절망과 기근이 지배하는 세계로 금기를 범한 죄인, 이승에서 사냥솜씨가 형편없던 사람들이 그곳에 있습니다.
무당은 이 세 세계를 두루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사자가 혼자 가기 싫어서 다른 사람의 영혼을 유괴해가는 일이 생겨도 무당은 어디로 가야 유괴당한 영혼을 찾아올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무당의 타계他界 여행이 사망死亡 직전에 나타나는 현상과 비슷한 경직증적硬直症的인 망아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수도 없지 않습니다.
어느 알래스카 무당은, 자기는 죽은 상태에서 이틀 동안이나 사자의 길을 다녀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먼저 간 사자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길이 잘 다져져 있었습니다.
그는 그 길을 걸으면서 끊임없는 곡소리, 절규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 소리는 사자를 위한 산 사람들의 곡소리이자 절규하는 소리였습니다.
이윽고 그는 자기가 살던 마을과 똑같은 커다란 마을에 이르렀습니다.
마을에 이르자 두 망령亡靈이 나타나 그를 한 집으로 안내했습니다.
집안에는 모닥불이 지펴져 있었으며 불 위에는 고깃덩어리가 익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고깃덩어리에는 눈이 있었고 그 눈은 무당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손 한 번 들고 발 한 번 옮긴다는 뜻으로 사소한 하나하나의 동작이나 행동을 이르는 말)을 감시監視하고 있었습니다.
그를 집안으로 안내한 망령은 그 고기에 손을 대지 말라고 했는데, 사자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은 두 번 다시 지상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 마을에서 한동안 쉰 무당은 다시 여로에 올라 은하수에 이르러 꽤 오랫동안 은하수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자기 무덤 있는 곳으로 내려왔습니다.
일단 자기 육신으로 영혼을 되돌린 무당은 되살아나 무덤을 떠나 마을로 와서는 그동안 자기가 겪은 일을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에스키모의 무당은 반드시 몸을 꽁꽁 묶게 한 뒤 영혼만으로 접신여행을 떠납니다.
몸을 묶어두지 않고 육신과 함께 떠났다가는 영영 되돌아올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무당에게 접신여행을 필요로 하는 것은 접신의 경지에 들어야만 자기 본연의 모습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이런 신비체험이 자기의 진정한 인격을 형성시키는 데 필요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에스키모의 무당은 망아상태에 들기 직전에 물속으로 뛰어드는 듯한 몸짓을 합니다.
지하계 하강을 할 때도 무당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가 바다 표면으로 떠오르는 듯한 몸짓을 보여줍니다.
무당을 일컬을 때 자주 사용하는 말도 ‘바다의 바닥으로 내려가는 자’입니다.
무당의 해저 잠수행위는 시베리아 무당의 의상에도 상징적象徵的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시베리아 무당의 의상에는 오리발, 잠수하는 새의 그림자 따위가 그려져 있습니다.
무당이 해저로 내려가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해저가 바로 동물의 대여신大女神을 신화적神話的으로 표상表象하는 해표모신이 사는 곳이자 모든 생명의 근원이자 원형이기 때문입니다.
에스키모는 이 신의 선의에 힘입어 이 세상을 살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무당은 정기적으로 해저로 내려가 해표모신과의 정신적 접촉을 새롭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에스키모 사회의 종교생활과 무당의 신비체험에서 해표모신은 그만큼 중요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천상계의 절대신絶對神(manito)으로 큰 바람과 큰 눈을 보내는 날씨의 지배자인 실라 신에 대한 신앙이 소흘한 것도 아닙니다.

해저로의 접신여행에는 일련의 장애물障碍物이 등장하며 이 장애물은 입문의례의 시련試鍊과 매우 흡사恰似합니다.
쉽게 지날 수 없는 관문, 머리카락 같이 가는 다리, 명계冥界의 개(犬), 화가 나 있는 신을 회유하는 등의 모티프는 입문의례에는 물론이고 타계他界로의 신비여행의 줄거리를 이루는 모티프입니다.
입문의례에 등장하든 타계로의 신비여행에 등장하든 이런 모티프는 존재론적인 차원의 돌파를 의미합니다.
이런 시련을 극복하기 때문에 그 행위 주체는 인간조건을 초월한, 즉 영신과 동일시되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무당은 영신이므로 그런 시련을 극복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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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의 샤머니즘




북아메리카 원주민에게는 무당 말고도 성사聖事 전문기술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사제司祭와 요술사(흑주술사黑呪術師)들입니다.
이들 외에도 자기 자신을 위해 종교적宗敎的 권능權能인 주술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들은 수호영신이나 보호영신으로부터 그런 권능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무당은 주술-종교적 체험이 남달리 강렬하다는 의미에서 유사업종에 종사하는 동료들이나 속인들과는 구분됩니다.
인디언이면 누구나 수호영신이나 모종의 권능을 획득해 환각을 체험하거나 자기 내부의 성성聖性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영신들과의 관계를 통해 초자연적인 세계 속으로 깊이 침잠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무당뿐입니다.

무당과 다른 성사 전문가들인 사제와 주술사의 차이는 확연하지 않습니다.
부족 전체 혹은 국가 혹은 사회를 위해 기능하는 성사 전문가가 사제이고, 완전히 개인적인 능력에 의존해 그 직능을 발휘하는 것이 무당입니다.
북아메리카 북서 해안에 거주하는 원주민처럼 많은 부족의 경우 무당이 사제의 기능을 맡습니다.
특기할 점은 무당 또한 신조와 전통을 필요로 하고, 무당 역시 도제로서 늙은 스승을 시봉侍奉하거나 영신들로부터 입문의 시련을 받음으로써 자기 부족 무당의 전통을 자각해간다는 점입니다.

무당의 주요 기능은 병자를 낫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당은 부족 공동수렵, 비밀결사秘密結社(대주술회大呪術會Midewiwin 타입)나 비교파秘敎派(고스트-댄스교 타입) 같은 주술-종교적 의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많은 유사 동업자들과 마찬가지로 북아메리카의 무당도 자기에게는 일기를 좌지우지左之右之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미래의 사건을 예언豫言할 수 있으며, 도둑을 찾아낼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을 합니다.
무당은 또한 요술사의 유혹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도 합니다.
옛날 파비오초족의 무당은 죄를 지은 요술사를 고발하여 이 요술사를 죽이고 그 집에는 불을 지르게 한 적도 있었습니다.
파비오초족은 지금도 빨갛게 타오르는 석탄을 입 안에 넣던 무당, 빨갛게 달아오른 쇠를 만지고도 화상 한 군데 입지 않던 무당 이야기를 하고는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무당은 무가巫歌나 주장을 통해서는 자기네들에게도 초자연적인 힘이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하는 일은 병 고치기에 머뭅니다.
자기가 전능하다고 믿는 무당의 자아도취自我陶醉 의식意識은 입문의례적인 죽음, 그리고 부활復活과 관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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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의 무의巫醫




무당은 병상에서 우선 병의 원인을 찾는데, 병원체病原體가 들어간 경우에는 그 병원체를 몸 밖으로 몰아내는 데 집중하지만, 영혼의 상실일 경우에는 사라진 영혼을 찾아 병든 육신에 되돌려놓습니다.
무당 이외의 주의呪醫나 치병술가治病術士가 있는 부족이면 그들을 불러 병을 치료하게 합니다.
그러나 영혼이 행방불명行方不明 된 경우에는 반드시 무당에게 치료를 맡깁니다.
유해한 주물呪物이 체내로 들어가서 생긴 병일 경우 무당은 그 원인을 진단하는데, 접신능력接神能力을 통해서 진단하는 것이지 결코 우리가 아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진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당은 자신을 위해 그 병의 원인을 밝혀줄 수 있는 많은 보호영신들에게 명령을 내립니다.
따라서 이런 치병무의에는 반드시 보호영신들이 불려나오는 것입니다.

환자의 영혼이 육신에서 날아가는 데도 많은 원인이 있습니다.
꿈에 놀라서 달아나는 경우가 있고, 혼자 사는 저승으로 가기 싫어서 마을을 돌아다니던 사자가 데려가는 경우도 있으며, 환자의 영혼이 스스로 육체를 떠나 방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비오초족의 인디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누가 갑자기 죽을 경우에도 무당을 불러야 합니다. 그 사람의 영혼이 멀리 못 갔다면 무당은 그 영혼을 찾아 되돌려 세울 수 있으니까요. 무당이 탈혼망아脫魂忘我 상태에 들면 그 사람의 영혼은 되돌아옵니다. 만약 영혼이 타계로 아주 멀리 가버린 뒤라면 무당도 어쩔 수가 없어요. 무당과 영혼과의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입니다.”

인디언들은 사람이 잠들면 그 사람의 영혼이 육체를 떠난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잠든 사람을 너무 급하게 깨우면 그 사람은 죽고 맙니다.
무당이 탈혼망아 상태에 있을 때는 절대로 그를 놀라게 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의 몸속에서 해로운 주물을 꺼내는 일은 요술사의 몫입니다.
주물에는 조약돌, 작은 짐승, 곤충 같은 것이 있습니다.
주술사들은 결코 이런 주물의 명칭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법이 없이 자신의 염력念力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다 이 주물을 만들어놓습니다.
영신들이 이런 주물을 넣는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영신이 병자의 몸에 들어가서 살기도 합니다.
병의 원인이 주물 대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즉시 무당은 이 주물을 뽑아냅니다.

무의는 한밤중에 병자의 집에서 치러집니다.
이 치병무의의 제의적 성격은 명백합니다.
무당과 병자는 꽤 많은 금기를 반듯하게 지켜야 합니다.
임신했거나 월경중인 여자 그리고 일반적으로 부정을 탄 것으로 판단되는 것은 모두 피합니다.
고기나 소금이 든 음식도 입에 대지 않습니다.
무당은 구토제 등으로 자기 내부에 있는 것을 모조리 씻어냅니다.
때로는 병자의 가족가지도 금식禁食하고 금욕禁慾합니다.
무당은 아침저녁으로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명상하거나 기도합니다.
이 무의는 공개행사公開行事이므로 종교적 긴장감은 부족 전체로 확산됩니다.
인디언들에게는 다른 종교적 행사가 별로 없으므로 무당에 의한 치병무의는 대단히 중요한 종교의례가 됩니다.
병자 가족에 의한 무당 초빙招聘과 이 무의의 복채卜債 결정은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종교적 의미를 지닙니다.
복채를 지나치게 많이 요구하거나 전혀 요구하지 않거나 하면 무당 자신이 신병神病을 앓습니다.
치병의례의 복채를 결정하는 것은 무당 자신이 아니고 무당이 지닌 힘인 것입니다.
무보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무당 자신의 가족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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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의 샤머니즘: 다양한 의례




남아메리카의 여러 부족들 사이에서도 샤머니즘은 상당히 중요한 몫을 합니다.
어느 지역에서는 탁월한 치병술사이기도 하고, 또 어느 지역에서는 갓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의 새집으로 인도하는 안대자이기도 한 무당은 남아메리카 중앙에 위치한 볼리비아Bolovia 동부의 모요족Mojo이나 마나시족, 대大 안틸레스Antilles 열도列島의 타이노족Taino 등에서 보듯 인간과 신과 영신들의 중재자 노릇을 하는가 하면 의례적 금기가 지켜지는지를 감시하는 일도 합니다.
그뿐 아니라 무당은 악령惡靈으로부터 부족部族을 지키는 일, 좋은 사냥터나 고기잡이터를 가르쳐주는 일, 사냥감을 늘이는 일, 날씨를 좌지우지하는 일, 출산을 돕는 일, 미래의 일을 알아내 이를 고지하는 일 등을 맡아 해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남아메리카 사회에서의 무당은 상당한 특권과 권위를 누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남아메리카에서는 무당만이 부유하게 살 수 있습니다.
남아메리카인은 무당이 주술적呪術的 비행飛行, 불타는 숯덩어리 삼키기 등 기적을 행사한다고 믿습니다.
구아라니족Guarani은 무당을 숭배하는 나머지 무당의 뼈를 예배의 대상으로 삼을 정도입니다.
특히 용한 주술사의 유해는 작은 집에 보관되는데, 사람들은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이 집 앞에 와서 상의하기도 하고 여기에 제물을 놓고 제사를 드리기도 합니다.

남아메리카의 무당은 다른 지역 모두의 무당들과 마찬가지로 요술사妖術師의 역할도 합니다.
남아메리카의 무당은 짐승으로 둔갑하여 적의 피를 빨아먹을 수도 있습니다.
늑대인간werewolf에 대한 신앙은 남아메리카에 널리 분포된 믿음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남아메리카 무당의 주술-종교적 입장을 강화시키고 이로써 사회적 특권을 누리게 해주는 것은 무당이 쌓는 주술사呪術師로서의 공적보다는 그의 접신능력接神能力입니다.
그 이유는 접신능력을 통해 치병술사治病術師라고 하는 다른 사람은 도저히 누릴 수 없는 특권을 누리고 천계로 날아가 직접 신을 대면하며, 이로서 인간의 기도를 신에게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당이 누리는 성직자적聖職者的 기능의 좋은 예로 아로케니아인이 정기적으로 벌이는 집단의례에서 무당이 맡은 역할을 들 수 있습니다.
응길라툰ngillatun이라는 이 의례는 신과 부족으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제사입니다.
이 의례에서 여무女巫(machi)가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의례에서 여무는 망아상태忘我狀態에 들어 육신肉身은 그 자리에 두고 영혼靈魂만으로 하늘 아버지Sky Father에게 날아가 부족사회의 소망을 전傳합니다.
이 의례는 공개리에 열립니다.
여무는 먼저 레웨라고 하는 관목 위에 올린 높은 단 위로 올라가 오랫동안 하늘을 응시하면서 환상을 봅니다.
참례자 가운데서 두 사람이 나와 무당적 성격이 뚜렷한 역할로서 여무를 돕습니다.
두 사람이 흰 수건으로 머리를 묶고 얼굴은 검게 칠하고 목마를 타고 나오는데, 손에는 목검과 지팡이를 들고 듭니다.
이렇게 나온 두 사람은 여무가 탈혼망아 상태에 들자마자 목마를 흔들어대는 동시에 들고 있던 방울을 미친 듯이 울립니다.
여무가 탈혼망아 상태에 들어 있을 동안 목마를 탄 두 사람은 악마惡魔와 싸우고 악령惡靈들을 쫓습니다.
제정신이 들면 여무는 천계여행을 설명하고 하늘 아버지가 동아리의 소원을 모두 들어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합니다.
여무의 말이 끝나면 무리가 함성을 지르면서 기뻐합니다.
무리의 소동이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 여무는 천계 여행 중에 있었던 일 예를 들면 악마와 싸운 이야기, 악마를 물리친 이야기 등을 무리에게 들려줍니다.

아로케니아족의 의례와, 무당이 바이 윌갠의 처소까지 여행한 다음 알타이족이 말을 제물로 바치는 의례는 놀라울 만큼 유사합니다.
우선 천계의 신에게 부족의 소망을 전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치르는 부족사회 단위의 의례라는 점, 여기에서 무당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는 점, 무당이 접신능력을 통해 이 의례의 주ㅠ인공이 된다는 점, 바로 이 접신능력으로 천계로 가서 신과 직접 대화하는 점이 유사합니다.
무당의 종교적 기능이 아로케니아족과 알타이족의 경우처럼 확실히 드러나는 예는 흔치 않습니다.

식물로 만든 사다리를 오른다는 점, 의례용 오두막의 천장에서 제대祭臺 위로 몇 가닥의 꼬인 밧줄이 내려온다는 점, 천계에서의 신의 역할, 목마, 미친 듯이 질주하는 시늉을 한다는 점은 남아메리카와 알타이족 샤머니즘의 유사성입니다.
특기할 점은 알타이족과 시베리아의 무당과 마찬가지로 남아메리카의 무당도 영혼의 안내자案內者 노릇을 한다는 점입니다.
바카이리족Bakairi은 사자에게 저승길이 너무 험해서 혼자서는 갈 수 없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이미 몇 차례 다녀보아서 길을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무당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저승까지 갈 수가 있습니다.
바카이리족은 무당에게는 하늘이나 지붕 꼭대기나 마찬가지라고 믿습니다.
마나키카족Manacica 무당은 사자의 영혼을 하늘로 인도하는데, 장례식이 끝날 때쯤이면 여행이 모두 끝납니다.
저승으로 오르는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저승으로 가는 무당과 사자는 처녀림을 지나고 산을 넘고 바다와 강 그리고 늪지를 건너 아주 큰 강가에 이릅니다.
그들은 여기에서 신이 지키는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무당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사자가 이 여행을 마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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