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메리카의 무의巫醫
무당은 병상에서 우선 병의 원인을 찾는데, 병원체病原體가 들어간 경우에는 그 병원체를 몸 밖으로 몰아내는 데 집중하지만, 영혼의 상실일 경우에는 사라진 영혼을 찾아 병든 육신에 되돌려놓습니다.
무당 이외의 주의呪醫나 치병술가治病術士가 있는 부족이면 그들을 불러 병을 치료하게 합니다.
그러나 영혼이 행방불명行方不明 된 경우에는 반드시 무당에게 치료를 맡깁니다.
유해한 주물呪物이 체내로 들어가서 생긴 병일 경우 무당은 그 원인을 진단하는데, 접신능력接神能力을 통해서 진단하는 것이지 결코 우리가 아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진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당은 자신을 위해 그 병의 원인을 밝혀줄 수 있는 많은 보호영신들에게 명령을 내립니다.
따라서 이런 치병무의에는 반드시 보호영신들이 불려나오는 것입니다.
환자의 영혼이 육신에서 날아가는 데도 많은 원인이 있습니다.
꿈에 놀라서 달아나는 경우가 있고, 혼자 사는 저승으로 가기 싫어서 마을을 돌아다니던 사자가 데려가는 경우도 있으며, 환자의 영혼이 스스로 육체를 떠나 방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비오초족의 인디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누가 갑자기 죽을 경우에도 무당을 불러야 합니다. 그 사람의 영혼이 멀리 못 갔다면 무당은 그 영혼을 찾아 되돌려 세울 수 있으니까요. 무당이 탈혼망아脫魂忘我 상태에 들면 그 사람의 영혼은 되돌아옵니다. 만약 영혼이 타계로 아주 멀리 가버린 뒤라면 무당도 어쩔 수가 없어요. 무당과 영혼과의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입니다.”
인디언들은 사람이 잠들면 그 사람의 영혼이 육체를 떠난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잠든 사람을 너무 급하게 깨우면 그 사람은 죽고 맙니다.
무당이 탈혼망아 상태에 있을 때는 절대로 그를 놀라게 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의 몸속에서 해로운 주물을 꺼내는 일은 요술사의 몫입니다.
주물에는 조약돌, 작은 짐승, 곤충 같은 것이 있습니다.
주술사들은 결코 이런 주물의 명칭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법이 없이 자신의 염력念力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다 이 주물을 만들어놓습니다.
영신들이 이런 주물을 넣는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영신이 병자의 몸에 들어가서 살기도 합니다.
병의 원인이 주물 대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즉시 무당은 이 주물을 뽑아냅니다.
무의는 한밤중에 병자의 집에서 치러집니다.
이 치병무의의 제의적 성격은 명백합니다.
무당과 병자는 꽤 많은 금기를 반듯하게 지켜야 합니다.
임신했거나 월경중인 여자 그리고 일반적으로 부정을 탄 것으로 판단되는 것은 모두 피합니다.
고기나 소금이 든 음식도 입에 대지 않습니다.
무당은 구토제 등으로 자기 내부에 있는 것을 모조리 씻어냅니다.
때로는 병자의 가족가지도 금식禁食하고 금욕禁慾합니다.
무당은 아침저녁으로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명상하거나 기도합니다.
이 무의는 공개행사公開行事이므로 종교적 긴장감은 부족 전체로 확산됩니다.
인디언들에게는 다른 종교적 행사가 별로 없으므로 무당에 의한 치병무의는 대단히 중요한 종교의례가 됩니다.
병자 가족에 의한 무당 초빙招聘과 이 무의의 복채卜債 결정은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종교적 의미를 지닙니다.
복채를 지나치게 많이 요구하거나 전혀 요구하지 않거나 하면 무당 자신이 신병神病을 앓습니다.
치병의례의 복채를 결정하는 것은 무당 자신이 아니고 무당이 지닌 힘인 것입니다.
무보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무당 자신의 가족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