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의 샤머니즘: 다양한 의례
남아메리카의 여러 부족들 사이에서도 샤머니즘은 상당히 중요한 몫을 합니다.
어느 지역에서는 탁월한 치병술사이기도 하고, 또 어느 지역에서는 갓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의 새집으로 인도하는 안대자이기도 한 무당은 남아메리카 중앙에 위치한 볼리비아Bolovia 동부의 모요족Mojo이나 마나시족, 대大 안틸레스Antilles 열도列島의 타이노족Taino 등에서 보듯 인간과 신과 영신들의 중재자 노릇을 하는가 하면 의례적 금기가 지켜지는지를 감시하는 일도 합니다.
그뿐 아니라 무당은 악령惡靈으로부터 부족部族을 지키는 일, 좋은 사냥터나 고기잡이터를 가르쳐주는 일, 사냥감을 늘이는 일, 날씨를 좌지우지하는 일, 출산을 돕는 일, 미래의 일을 알아내 이를 고지하는 일 등을 맡아 해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남아메리카 사회에서의 무당은 상당한 특권과 권위를 누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남아메리카에서는 무당만이 부유하게 살 수 있습니다.
남아메리카인은 무당이 주술적呪術的 비행飛行, 불타는 숯덩어리 삼키기 등 기적을 행사한다고 믿습니다.
구아라니족Guarani은 무당을 숭배하는 나머지 무당의 뼈를 예배의 대상으로 삼을 정도입니다.
특히 용한 주술사의 유해는 작은 집에 보관되는데, 사람들은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이 집 앞에 와서 상의하기도 하고 여기에 제물을 놓고 제사를 드리기도 합니다.
남아메리카의 무당은 다른 지역 모두의 무당들과 마찬가지로 요술사妖術師의 역할도 합니다.
남아메리카의 무당은 짐승으로 둔갑하여 적의 피를 빨아먹을 수도 있습니다.
늑대인간werewolf에 대한 신앙은 남아메리카에 널리 분포된 믿음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남아메리카 무당의 주술-종교적 입장을 강화시키고 이로써 사회적 특권을 누리게 해주는 것은 무당이 쌓는 주술사呪術師로서의 공적보다는 그의 접신능력接神能力입니다.
그 이유는 접신능력을 통해 치병술사治病術師라고 하는 다른 사람은 도저히 누릴 수 없는 특권을 누리고 천계로 날아가 직접 신을 대면하며, 이로서 인간의 기도를 신에게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당이 누리는 성직자적聖職者的 기능의 좋은 예로 아로케니아인이 정기적으로 벌이는 집단의례에서 무당이 맡은 역할을 들 수 있습니다.
응길라툰ngillatun이라는 이 의례는 신과 부족으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제사입니다.
이 의례에서 여무女巫(machi)가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의례에서 여무는 망아상태忘我狀態에 들어 육신肉身은 그 자리에 두고 영혼靈魂만으로 하늘 아버지Sky Father에게 날아가 부족사회의 소망을 전傳합니다.
이 의례는 공개리에 열립니다.
여무는 먼저 레웨라고 하는 관목 위에 올린 높은 단 위로 올라가 오랫동안 하늘을 응시하면서 환상을 봅니다.
참례자 가운데서 두 사람이 나와 무당적 성격이 뚜렷한 역할로서 여무를 돕습니다.
두 사람이 흰 수건으로 머리를 묶고 얼굴은 검게 칠하고 목마를 타고 나오는데, 손에는 목검과 지팡이를 들고 듭니다.
이렇게 나온 두 사람은 여무가 탈혼망아 상태에 들자마자 목마를 흔들어대는 동시에 들고 있던 방울을 미친 듯이 울립니다.
여무가 탈혼망아 상태에 들어 있을 동안 목마를 탄 두 사람은 악마惡魔와 싸우고 악령惡靈들을 쫓습니다.
제정신이 들면 여무는 천계여행을 설명하고 하늘 아버지가 동아리의 소원을 모두 들어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합니다.
여무의 말이 끝나면 무리가 함성을 지르면서 기뻐합니다.
무리의 소동이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 여무는 천계 여행 중에 있었던 일 예를 들면 악마와 싸운 이야기, 악마를 물리친 이야기 등을 무리에게 들려줍니다.
아로케니아족의 의례와, 무당이 바이 윌갠의 처소까지 여행한 다음 알타이족이 말을 제물로 바치는 의례는 놀라울 만큼 유사합니다.
우선 천계의 신에게 부족의 소망을 전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치르는 부족사회 단위의 의례라는 점, 여기에서 무당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는 점, 무당이 접신능력을 통해 이 의례의 주ㅠ인공이 된다는 점, 바로 이 접신능력으로 천계로 가서 신과 직접 대화하는 점이 유사합니다.
무당의 종교적 기능이 아로케니아족과 알타이족의 경우처럼 확실히 드러나는 예는 흔치 않습니다.
식물로 만든 사다리를 오른다는 점, 의례용 오두막의 천장에서 제대祭臺 위로 몇 가닥의 꼬인 밧줄이 내려온다는 점, 천계에서의 신의 역할, 목마, 미친 듯이 질주하는 시늉을 한다는 점은 남아메리카와 알타이족 샤머니즘의 유사성입니다.
특기할 점은 알타이족과 시베리아의 무당과 마찬가지로 남아메리카의 무당도 영혼의 안내자案內者 노릇을 한다는 점입니다.
바카이리족Bakairi은 사자에게 저승길이 너무 험해서 혼자서는 갈 수 없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이미 몇 차례 다녀보아서 길을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무당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저승까지 갈 수가 있습니다.
바카이리족은 무당에게는 하늘이나 지붕 꼭대기나 마찬가지라고 믿습니다.
마나키카족Manacica 무당은 사자의 영혼을 하늘로 인도하는데, 장례식이 끝날 때쯤이면 여행이 모두 끝납니다.
저승으로 오르는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저승으로 가는 무당과 사자는 처녀림을 지나고 산을 넘고 바다와 강 그리고 늪지를 건너 아주 큰 강가에 이릅니다.
그들은 여기에서 신이 지키는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무당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사자가 이 여행을 마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