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수 7 그리고 9




일곱 개의 가지가 있는 우주수가 일곱 행성이 박힌 하늘과 동일시되는 믿음은 메소포타미아에 그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세계의 축을 통한 천계상승은 보편적이며, 오래된 관념으로 천상의 일곱 권역, 일곱 행성이 박힌 하늘을 가로지르는 관념보다 더 유서가 깊습니다.
천상의 일곱 권역圈域을 가로지른다는 개념은 메소포타미아에서 일곱 행성行星이 박힌 하늘이 상정된 뒤에야 중앙아시아 전역에 전파되었습니다.
세 우주 권역을 상징하는 3이라는 수의 종교적 가치는 7이라는 수의 가치에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천天(아홉 신들, 우주수의 아홉 가지 등)이라는 말도 있는데 9라는 신비로운 수는 3x3이란 수식으로 설명되며, 메소포타미아에 그 기원을 둔 7이란 수의 상징체계보다 훨씬 유서가 깊습니다.

알타이족의 무당은 일곱 혹은 아홉 개의 천계天階를 상징하는 일곱 개 혹은 아홉 개의 눈금tapty이 새겨진 나무나 기둥을 오릅니다.
무당이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 즉 푸닥pudak은 실제로 무당이 들어가야 하는 아홉 천계天界를 의미합니다.
야쿠트족이 혈제血祭를 지낼 때 무당은 천막 밖에다 아홉 개의 눈금이 새겨진 기둥을 세우고 천상의 신인 아이 토욘Ai Toyon에게 제물을 드리기 위해 이 기둥을 오릅니다.
퉁구스족과 관계가 있는 시보족의 입무의례入巫儀禮에는 발판을 새긴 나무가 등장합니다.
고대 선비족鮮卑族의 후손인 시보족은 중국 둥베이東北 지방과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에 분포하는 소수민족 석백족錫伯族을 말합니다.
무당은 자기 천막 안에도 아홉 개의 눈금을 새긴 작은 나무를 한 그루 세웁니다.
이 작은 나무 역시 무당이 천계로 접신여행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스티야크족의 우주기둥에는 일곱 개의 눈금이 새겨져 있습니다.
보굴족은 일곱 개의 가로장이 있는 사다리를 올라야 천상에 이르는 것으로 믿습니다.
7천天이란 개념은 동남시베리아에서는 보편적입니다.
그러나 이 지역이라고 해서 반드시 7천의 개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9천이 있는가 하면 16천, 17천, 심지어 33천도 있습니다.
분포지역도 7천 개념의 분포지역 못지않게 광범위합니다. 
 

알타이족에게도 7천이 있는가 하면 12천도 있고, 16천, 17천도 있습니다.
텔레우트족의 무당은 나무에다 16개의 눈금을 새김으로써 천계가 16개임을 암시합니다.
최고천最高天에는 ‘자비로운 천왕天王’인 텡게레 카이라 칸Tengere Kaira Kan이 있으며, 그 아래의 3천에는 텡게레 카이라 칸이 일종의 발산물로 생산한 주요한 신이 셋 있습니다.
바이 윌갠은 제16천에 있는 황금산정의 황금옥좌에 앉아 있습니다.
‘매우 강한 신’인 키수간 텡게레Kysugan Tengere는 제9천에 있습니다.
제15천에서 제10천까지에 어떤 신이 있는지는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지全知한 신’인 메르겐 텡게레Mergen Tengere는 제7천에 있는데, 태양이 있는 곳도 바로 이 제7천입니다.
그 아래의 천계에는 다른 신들 그리고 수많은 반신半神들이 살고 있습니다.
바이 윌갠의 아들 7형제와 딸 9자매가 천계에 사는 것은 분명하나 어느 천계에 사는지에 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천상신의 아들들(혹은 종들) 7형제 혹은 9형제 모티프가 중앙아시아와 북아시아 전승에서 종종 나타납니다.
이런 전승은 시베리아오피 강 유역의 우그르족이나 투르크족과 타타르족에게서도 발견됩니다.
보굴족의 전승에는 신의 아들 7형제가 등장하며 바시유간 오스티야크족의 전승에는 제7천에 사는 일곱 신이 등장합니다.
이 일곱 신들 가운데 최고신은 눔 토렘Num-Tôrem입니다.
다른 신들은 ‘하늘의 수호신들Tôrem-Karevel 혹은 ’하늘의 통역‘으로 불립니다.
야쿠트족의 전승에는 일곱 절대신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수호신들sulde-tengri인 동시에 군신軍神들입니다.
부르야트족은 심지어 이 절대신의 아들 9형제의 이름까지 일일이 거명합니다.
그러나 명칭이 지역에 따라서 다릅니다.
9라는 수는 볼가Volga와 체레미스Cheremis에 분포하는 터키의 추바쉬족Chuvash의 의례에도 등장합니다.

일곱 신 혹은 아홉 신, 일곱 천계 혹은 아홉 천계 이미지가 있는가 하면, 중앙아시아에는 이보다 더 많은 동아리 신들이 등장합니다.
수메르 산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33신Tengri이 바로 그들입니다.
33이란 수는 인도에 그 기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부르야트족에 이르면 신의 숫자는 세 갑절로 불어나 99명이 됩니다.
99명의 신들이 지역에 따라 흩어져 있는 것입니다.
55선신善神은 남서지역에 살고 44악신惡神은 북동지역에 있습니다.
두 무리의 신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심하게 싸워온 처지입니다.
몽고족도 옛날에는 99텡그리를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부르야트족과 몽고족에게 이들 신에 관한 자세한 전승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천상의 절대신에 대한 믿음은 중앙아시아와 극북지방 고유의 믿음이며 또 상당히 그 유서가 깊은 신앙체계입니다.
7이란 숫자는 동양적이나 신자神子에 대한 신앙은 고대 동양의 신앙이 아닙니다.
후일에 다른 문화권으로부터 유입된 것 같습니다.
7이란 수의 상징이 전파된 데는 무당의 이데올로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라크-사모예드족은 땅의 영신地靈에게 아들 7형제가 있다고 믿는데, 이들의 우상sjaadai은 일곱 면面 혹은 일곱 개의 상처 혹은 일곱 군데 갈라진 데가 있으며, 바로 이 우상은 성수聖樹와 관계가 있습니다.
무당은 천상에 있는 일곱 천녀天女의 목소리를 상징하는 일곱 개의 방울을 답니다.
에니세이 오스티야크족의 신참 무당은 동아리에서 떨어져 은거하면서 날다람쥐를 잡아먹는데, 이때 그는 날다람쥐를 여덟 토막으로 잘라 일곱 토막은 먹고 여덟 번째 토막은 버립니다.
이렇게 이레 동안 은거한 뒤 신참 무당은 마을로 돌아와 무당이 되었음을 상징하는 징표를 받습니다.
이 신비스런 숫자 7은 무당의 무술巫術과 접신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유라크-사모예드족의 신참 무당은 이레 밤낮을 혼절한 상태에서 지내는데 이때 영신들이 와서 그의 몸을 해체하고 성무를 마무리 짓습니다.
오스티야크족과 랩족 무당은 일곱 개의 얼룩무늬가 있는 버섯을 먹고 탈혼망아脫魂忘我ecstasy 상태에 이릅니다.
스칸디나비아 북부에서 핀란드 북부, 러시아 연방령 콜라 반도에 걸쳐서 거주하는 랩족Lapp(사미족이라고도 함)의 사무師巫는 제자에게 일곱 개의 얼룩누의가 있는 버섯을 주기도 합니다.
유라크-사모예드족의 무당은 일곱 개의 손가락이 있는 장갑을 끼는가 하면 우그르 무당에게는 일곱 명의 보호영신이 있는 등, 7이란 숫자에 중요성을 부여했습니다.

무당은 바이 윌갠을 만나기 전 우선 수많은 천계의 신들과 반신들을 만나 그들의 도움을 얻고 그들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당은 지하계에서도 비슷한 체험적 지식을 사용합니다.
알타이족은 지하계의 입구가 땅의 ‘연기구멍’에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이 연기구멍은 땅의 중심에 있습니다.
이 중심은 중앙아시아의 신화에 따르면 천공의 중심에 대응하는 것으로 늘 북방에 위치합니다.
북방은 인도에서 시베리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전역에서 중심과 동일시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하세계를 일종의 상하대칭上下對稱의 개념으로 상상합니다.
지하계에도 천상계와 같은 수의 계階가 있는 것으로 상상하는 것입니다.
천상계가 3천으로 되어 있다고 믿는 카라가스족과 소요트족에게 지하계 또한 3계로 되어 있으며, 천상계가 7천 혹은 9천이라고 믿는 중앙아시아와 북아시아인에게는 지하계 역시 7계 혹은 9계로 되어 있습니다.
7천 혹은 9천을 넘나들듯이 7계 혹은 9계의 지하계를 넘나들고도 살아서 돌아올 수 있는 자는 오직 무당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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