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과 탐혼


이렇게 해서 접신상태에 드는 것입니다.
무당의 영혼은 육신을 버리고 병자의 영혼을 찾아 지하세계로 내려갑니다.
지하세계로 내려간 무당의 영혼은 사자들에게, 겉옷 같은 것을 선물로 줄 테니 병자의 영혼을 돌려달라고 사정합니다.
우격다짐으로 영혼을 내놓으라고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지하세계 여행을 끝낸 무당은 긴 잠에서 깨어나 병자의 영혼을 쥐고 있던 오른손을 펴고는 병자의 오른쪽 뒤를 통해 그 영혼을 병자의 육신에다 넣어줍니다.

이르티시Irtysh 지역의 오스티야크족Ostyak 무당의 치병술治病術은 상당히 다릅니다.
병자의 집에 초빙된 무당은 먼저 향을 사를 뒤 천상계에 있는 절대신인 생케Sãnke에게 옷을 한 점 바치고는 하루종인 금식한 다음 밤이 되면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세 개 혹은 일곱 개의 버섯을 먹고는 잠이 듭니다.
얼마 뒤 문득 잠을 깬 무당은 온몸을 심하게 떨면서 영신靈神들이 사자使者를 통해 자신에게 드러낸 바를 이야기합니다.
즉 어느 영신에게 제물을 바쳐야 할지, 누구를 보내면 제물이 될 동물을 잡게 되고 누구를 보내면 실패하게 될 것인지를 일러주는 것입니다.
이 말이 끝나면 무당은 다시 잠이 듭니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다음날 무당이 지적한 동물을 제물로 바칩니다.

버섯 중독에 의한 접신은 시베리아 전역에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현상으로는, 지구상의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마취제와 담배를 이용한 접신입니다.
여무女巫도 버섯 중독을 이용하면 탈혼망아脫魂忘我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여무의 경우 남무와 다른 점은 천상계의 신 생케와 직접 말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이런 모순은 접신술接神術의 바탕이 되는 이데올로기에 혼란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샤머니즘은 비교적 새로운 것으로 어디에선가 파생된 것으로 보입니다.

우그르족의 경우 무당의 접신은 탈혼망아라기보다는 영감을 받은 상태에 가깝습니다.
이때 무당은 영신들의 모습을 보고 영신들이 내는 소리를 듣습니다.
즉 접신상태에서 먼 곳을 여행하기 때문에 무당은 탈혼망아 상태에 있다고 할 수는 있지만, 이때 무당이 의식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당은 환상을 보고 있는데, 이런 상태는 곧 영감을 받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바탕이 되는 체험은 접신적입니다.
다른 지역의 경우 이런 상태에 이르는 수단은 주술적, 종교적 음악입니다.
버섯에 의한 중독도 영신들과의 접촉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가능한 접촉은 수동적이고 피상적입니다.
이런 무당의 기술은 후대에 생겨난 것이므로 어디에선가 파생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독中毒 상태가 되는 것은 자기를 내버림으로써 접신의 경지에 들기 위한 기계적이고 진부한 방법입니다.
즉 이런 방법은 이와는 유사하나 다른 영역에 속한 규범을 모방한 것입니다.

시베리아의 예니세이Yenisei 오스티야크족의 경우 치병무의治病巫儀에는 두 번의 접신여행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여행은 재빨리 병자의 영혼을 탐색하기 위한 여행입니다.
무당이 탈혼망아 상태에서 대지의 깊은 곳에 있는 저승으로 내려가는 것은 두 번째 여행을 할 때입니다.
이 치병무의는 다른 무의가 으레 그렇듯이 영신들을 불러 이들을 차례로 무고 안으로 인도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런 과정이 진행될 동안 무당은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춥니다.
이윽고 영신들이 현신現身하면서 무당은 펄쩍펄쩍 뛰기 시작합니다.
이는 무당이 이 땅을 떠나 구름이 있는 곳으로 날아오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무당이 외칩니다.
나는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낸 눈에 100바스트(약 100km) 떨어진 예니세이 강이 보인다!

날아올라가는 길에 무당은 다른 영신들을 만나는데, 이때 무당은 영신들을 만날 때마다 굿판에 모인 사람들에게 자기가 본 바를 일일이 사설로 들려줍니다.
이윽고 무당은 자신을 공중으로 데리고 올라가는 보조영신에게 외칩니다.
오, 귀여운 나의 파리여, 더 높이, 더 높이 날아올라라. 더 멀리 보고 싶구나!

이로부터 잠시 후면 무당은 영신들에게 둘러싸인 채 천막으로 내려옵니다.
이때는 무당이 병자의 영혼을 찾지 못했거나 아주 먼 사자의 나라에 있는 영혼을 잠시 보았을 뿐인 상태입니다.
다시 병자의 영혼이 있는 곳에 이르기 위해 무당은 다시 춤을 추며, 춤은 그가 망아상태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됩니다.
여전히 영신들에게 둘러싸인 채 무당은 자기의 육신을 떠나 저승에 이릅니다.
그러고는 저승에서 병자의 영혼을 수습해 지상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텔레우트족의 무당은 병든 아이의 영혼을 부를 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대의 땅으로 오라! ... 그대의 천막, 환한 불 곁으로! ... 그대의 아버지 곁으로 ... 그대의 어머니 곁으로 오라!
어떤 부족의 경우 이런 초혼招魂은 무당에 의한 치병治病 굿의 한 단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무당이 병자의 영혼을 찾아다니다가 끝내는 이 영혼을 데려오기 위해 사자死者의 나라에까지 내려가는 것은 영혼이 제 육체로 되돌아오기를 거절하거나 되돌아올 수 없을 때뿐입니다.
부르야트족에게는 영혼을 불러들이는 주문呪文과 영혼을 찾아내는 무당이 있습니다.

부르야트족의 경우 치병 굿을 하는 무당은 병자 옆에 깔린 융단에 앉습니다.
병자 옆에는 여러 가지 물건이 놓이는데, 이중에는 화살도 있습니다.
이 화살촉과, 천만 바깥 그러니까 마당에 세워진 자작나무는 붉은 비단실로 연결됩니다.
병자의 영혼은 이 실을 타고 자기 육체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믿어집니다.
따라서 천막의 출입구는 열려 있습니다.
나무 옆에 한 사람이 말고삐를 잡고 서 있는데, 부르야트족은 영혼이 들어갈 때 이를 가장 먼저 알아보는 동물이 말이라고 믿습니다.
말이 몸을 부르르 떨면 영혼이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믿습니다.
병자가 나이 많은 사람일 경우 치병 굿에 나이 많은 사람들이 초대됩니다.
병자가 어른이면 어른들, 병자가 아이이면 아이들이 초대됩니다.
무당은 다음과 같은 말로 영혼을 부름으로써 치병 굿을 시작합니다.
그대 아버지는 아무개, 그대 어머니는 아무개, 그대 이름은 아무개이다. 그런데 지금 어디에서 방황하고 있느냐, 어디로 갔느냐? ... 천막 안에 있는 사람들은 슬픔에 잠겨 있다.

무당의 말이 끝나면 천막 안에 있던 사람들은 울음을 터뜨립니다.
무당은 이렇게 불러보아도 보람이 없으면 이번에는 다른 방향에다 대고 불러봅니다.
부르야트족 무당은 본격적인 치병 굿에 앞서 예비 굿을 먼저 합니다.
이 예비 단계에서 병자의 영혼이 길을 잃었는지 아니면 유괴당해 에를릭의 감옥에 갇혀 있는지 밝혀냅니다.
그런 뒤 병자의 영혼이 딜을 잃었을 경우에는 그 영혼을 찾기 시작합니다.
병자의 영혼이 마을 가까운 곳에서 길을 잃었으면 이 영혼을 육체에 되돌려놓기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마을 가까이 없을 경우 무당은 숲, 대초원, 심지어는 바다 밑까지 뒤집니다.
그래도 무당의 눈에 띄지 않으면 이 영혼이 에를릭의 감옥에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에를릭의 감옥에 있는 영혼을 찾아오려면 값비싼 희생제물을 바쳐야 합니다.
에를릭은 이따금씩 자기가 감금하고 있는 영혼을 풀어주는 대신 다른 영혼을 요구합니다.
그러므로 희생犧牲될 영혼靈魂을 찾아야 합니다.
무당은 병자의 동의를 얻어 누구를 희생시킬 것인지 결정합니다.
대상이 결정되면 희생제물의 대상이 잠을 자고 있을 동안 무당은 독수리의 모습을 빌려 희생제물을 덮쳐 그 영혼을 훔쳐냅니다.
그러고는 이 영혼을 가지고 사자의 나라로 내려가 에를릭에게 바칩니다.
그러면 에를릭은 병자의 영혼을 돌려주는 데 동의합니다.
이렇게 해서 희생된 자는 곧 목숨을 잃고 병자는 소생합니다.
그러나 병자의 죽음은 얼마간 유예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생했다고 하더라도 이 병자 역시 사흘, 이레 혹은 아흐레 뒤에는 죽고 맙니다.

아바칸 타타르족의 경우 치병 굿은 5시간 혹은 6시간 동안 계속됩니다.
치병 굿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당에 의한 머나먼 나라로의 접신接神 여행旅行입니다.
그러나 이 여행은 대체로 상징적입니다.
오랜 시간 병자의 건강을 위해 굿을 하고 기도한 뒤에 아바칸 타타르족의 무당인 캄은 천막을 떠납니다.
이렇게 천막을 떠났다가 돌아온 무당은 담뱃대에 불을 당기고는 치료법治療法을 알아내기 위해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머나먼 중국까지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무의巫儀에서 길 잃은 영혼을 찾으려는 노력이 치료법을 알아내기 위한 가짜 접신 여행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이런 변질은 극동북 시베리아 지역이나 추크치족에게서도 발견됩니다.
이 지역의 경우 무당은 한 시간 못 미치게 망아상태에 빠지는데, 사람들은 망아상태를 영신들에게 조언을 얻기 위해 무당이 접신 여행을 한 시간으로 믿습니다.

치병 굿에 불려간 무당이 무고를 치고 현악기를 뜯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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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티야크족Ostyak, 유라크족Yurak, 사모예드족Samoyed의 무의




오스티야크족Ostyak, 유라크족Yurak, 사모예드족Samoyed 무당의 무가巫歌에서는 병자를 위한 접신 여행의 줄거리가 상세하게 다뤄집니다.
그러나 이런 무가는 치료 자체와는 직접적인 관계없이 노래되고 있는 듯합니다.
이런 무가에서 무당은 자신이 하는 고공高空의 경험을 뽐내고 있는데, 병자의 영혼을 탐색하는 작업이 뒤로 밀려나거나 심지어는 잊어져버리는 인상을 줍니다.
그 이유는 무가의 주제가 무당 자신의 접신 경험으로 옮겨지기 때문입니다.
이때 무당이 이루어내는 모험 이야기에는 본이 되는 모델, 특히 무당의 입문적인 지하계地下界 하강下降 여행과 천상계天上界 상승上昇 여행의 모델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무당은 하늘에서 자신을 위해 특별히 내려준 밧줄 덕분에 하늘로 오를 수 있었다느니, 자기 앞을 가로막고 있던 별들이 어깨 너머로 밀려 가더라느니 하는 등의 이야기를 합니다.
하늘에 오른 무당은 배를 타고 바람보다 빠른 속력으로 대지로 내려옵니다.
여기에서 그는 날개 달린 악령의 도움을 받아 지하계로 내려갑니다.
지하계는 몹시 춥습니다.
그래서 무당은 어둠의 영신인 아마Ama나 자기 어머니 영신에게 겉옷을 달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굿판에 있는 사람 하나가 자기 겉옷을 무당의 어깨에 걸쳐줍니다.
이윽고 지상으로 돌아온 무당은 굿판에 모인 사람들의 미래를 예언한 뒤 다음 병자에게 병을 일으킨 악령을 자기가 쫓아냈다고 말합니다.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구체적인 지하계 하강이니 천상계 상승을 이루어낸 무당의 접신 자체가 아니라 신화적인 기억이 풍부하게 담긴 무당의 사설입니다.
즉 질병의 치료 자체보다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경험을 그 전제로 안고 있는 듯한 사설이 문제인 것입니다.

무당들 중에는 환각幻覺 중에 접신 여행을 하는 무당도 있습니다.
무당은 순록 모습을 하고 저승으로 들어가는 보조영신들을 보고는 이들의 모험을 사설로 엮어냅니다.
사모예드족 무당이 벌이는 무의의 경우 보조영신은 다른 시베리아 부족 이상의 종교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무당은 치병 굿을 시작하기 전에 자기의 보조영신과 접촉해 병의 원인을 알아냅니다.
이 질병이 절대신 눔Num이 보낸 것이라면 무당은 치병 굿을 거절합니다.
이때 무당의 보조영신은 천계로 올라가 절대신 눔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사모예드족 무당도 특정의 상징적 문양이 새겨진 막대기를 이용해 점을 칩니다.
무당은 막대기를 공중으로 던져 올리고 그 막대기가 땅에 떨어지는 모양을 보고 미래를 읽습니다.
이들은 무속적巫俗的인 곡예曲藝를 펼쳐 보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몸을 묶게 하고는 스스로 영신들을 부른 뒤 (이때 이들의 천막에서는 영신들이 내는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림) 순식간에 속박에서 풀려나는 기술을 구경꾼들에게 보여줍니다.
때로는 칼로 자신을 찌르기도 하고 자기 머리를 몹시 때리기도 합니다.
시베리아의 그 밖의 지역과 심지어는 아시아 이외 지역의 무당에게서도 이런 곡예의 기술이 자주 목격됩니다.
이런 무당의 행동은 회교 탁발승의 행동과 공통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무당은 자기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혹은 특권을 누리기 위해 이런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이 보이는 이적은 무당이 벌이는 굿과 같은 뿌리를 지닙니다.
즉 속俗의 조건을 파기함으로써 가능해지는 새로운 상태를 실현시키자는 것입니다.
무당은 기적을 가능케 함으로써 자기 체험의 진실성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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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트족과 돌간족의 샤머니즘




동부 시베리아의 터키 종족의 일파인 야쿠트족Yakut과 시베리아에서 순록을 기르는 유목민인 돌간족의 경우 무당의 굿은 네 단계로 이뤄집니다.
1. 보조영신들을 불러냄.
2. 병자의 영혼을 유괴하거나 병자의 몸속으로 들어가 병의 원인이 되는 악령을 찾아냄.
3. 위협하거나 시끄러운 소리를 내어 약령을 쫓아냄.
4. 무당의 천계상승.
이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인 질병의 원인을 알아내는 일입니다.
병자를 괴롭히는 영신이 어떤 영신인지, 영신의 내력이 무엇인지, 영신의 위상이 어떠한지, 그 힘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알아내는 일입니다.
그래서 치병굿은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째, 무당은 자기의 보호영신들을 불러 병의 원인을 묻고 둘째 그는 원수인 영신과 싸우거나 망령과 싸웁니다.
여기에 이어 의무적인 천상계 여행이 시작됩니다.

악령과의 싸움은 매우 위험하여 대부분의 무당들이 여기서 녹초가 됩니다.
병자의 몸에서 악령을 떼어놓기 위해 무당이 그 악령을 자기 몸속으로 불러들일 때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무당은 고통을 당하는 것입니다.
집 주인은 가죽 끈으로 올가미를 두 개 장만하고 무당은 그 가죽 끈 올가미에 두 팔을 넣습니다.
사람들은 무당이 악마에 끌려가지 않도록 올가미의 끝을 꼭 붙들고 있습니다.
무당은 공중을 펄쩍펄쩍 뛰어오르면서 춤을 추며 고함을 지릅니다.
그러다가 휴식을 취하고 휴식이 끝나면 엄숙하게 찬가를 부릅니다.
이어서 한 차례 가볍게 춤을 추면서 그가 부르는 노래는 냉소적 혹은 악마적 분위기를 풍깁니다.
마침내 무당은 병자에게 다가가 병의 원인이 되는 영신을 불러 병자의 몸에서 떠날 것을 명하거나, 또는 그 악령의 멱살을 잡아 천막 한가운데로 끌어내고는 저주하면서 두 손과 숨결로서 그 악령을 쫓아냅니다.

이제 무당이 희생제물이 된 동물의 영혼을 인도하기 위해 천상으로 접신여행을 할 차례입니다.
천막 밖에는 가지를 잘라낸 세 그루의 나무가 세워집니다.
세 그루의 나무 중 가운데 있는 나무가 자작나무입니다.
자작나무 꼭대기에 죽은 물총새 한 마리가 내걸립니다.
자작나무 동쪽에 기둥이 하나 세워지고 그 기둥에는 말의 해골이 내걸립니다.
세 그루의 나무는 한 줌의 말총으로 꼰 끈으로 연결됩니다.
세 그루의 나무와 천막 사이에는 탁자가 하나 놓이고 탁자 위에 브랜디 항아리가 놓입니다.
무당은 새가 하늘을 나는 시늉을 해보입니다.
무당은 이로써 조금씩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입니다.
하늘 길에는 아홉 군데의 휴게소가 있습니다.
무당은 휴게소에 닿을 때마다 그 휴게소를 관장하는 영신에게 제물을 바쳐야 합니다.
접신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무당은 자기 몸의 어느 부분(다리, 허벅지 등)을 불붙은 석탄으로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재계齋戒purification’받게 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야쿠트족의 무의에는 여러 가지 변형이 있습니다.
천상계 여행의 무의의 경우 미리 준비된 한 다발의 전나무 가지가 놓이고 흰말총으로 만든 고리가 전나무 가지에 장식됩니다.
무당은 백마가 아니면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흰 말총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의례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세 개의 기둥을 한 줄로 세우고 이 기둥 위에 새의 형상을 세웁니다.
희생제물이 될 동물이 세 번째 기둥에 묶입니다.
이 동물과 기둥 꼭대기를 연결하는 줄은 천상계로 오르는 길을 상징합니다.
바로 이 길을 통해 새들이 날고 동물이 하늘로 오르는 것입니다.

아홉 군데의 휴게소oloh에 이를 때마다 무당은 앉아서 쉬게 됩니다.
그는 잠깐 쉰 뒤 접신여행을 계속합니다.
그는 춤 동작과 새의 비상을 흉내 낸 동작으로 여행을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무당의 춤은 늘 영신들과 함께 하는 천계여행을 보여줍니다.
제물이 된 동물의 가죽과 뿔 그리고 발굽은 죽은 나무에 내걸립니다.

다른 지역의 경우 꼭대기에 새 모양이 놓인 기둥 옆에 아홉 그루의 나무가 세워집니다.
이들 나무와 기둥은 끈으로 엇비슷하게 연결되며 끈은 천상계 상승을 상징합니다.
돌간족은 하늘을 모두 아홉 게, 즉 9천으로 상징합니다.
돌간족의 믿음에 따르면 각각의 하늘 앞에 무당의 여행을 감시하고 하늘로 오르는 악령들을 막는 수호영신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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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산Cosmic Mountain



지상과 하늘을 연결하는 ‘세계의 중심’의 신화적 이미지가 우주산宇宙山입니다.
알타이 타타르족은 천신天神 바이 윌갠Bai Ülgän이 하늘 한가운데 있는 황금산黃金山 정상에 앉아 있다고 믿습니다.
아바칸 타타르족은 이 산을 ‘철산鐵山’으로 부릅니다.
몽고족, 부르야트족, 칼미크족은 이 산을 숨부르Sumbur, 수무르Sumur, 또는 수메르Sumer로 부르는데, 이런 명칭은 인도의 영향입니다.
인도인은 이 산을 메루Meru로 부릅니다.
몽고족과 칼미크족은 이 산이 3층 혹은 4층, 시베리아 타타르족은 7층으로 이루어졌다고 믿습니다.
야쿠트족의 무당이 접신여행 중에 오르는 산도 7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산 정상은 북극성, 즉 ‘하늘의 배꼽’에 닿아 있습니다.
부르야트족은 북극성이 이 산의 정상에 붙어 있다고 믿습니다.

인도의 우주론에 따르면 메루 산은 ‘세계의 중심’에 솟아 있으며 북극성北極星이 그 위에서 빛납니다.
인도의 신화가, 신들이 세계의 축인 이 우주산을 잡고 원초의 대양大洋을 휘젓자 여기서 우주가 탄생했다고 주장하듯 칼미크의 신화도 신들이 수메르 산을 작대기 삼아 태양을 저어 해를 만들고 달을 만들고 별을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중앙아시아의 또 다른 신화에도 인도의 요소가 혼입되었습니다.
몽고족의 신 오치르바니 부르한Ochirbani Burhan金剛佛은 인도의 우뢰와 비를 주관하는 베다Veda의 주신主神으로 불교의 제석천帝釋天에 해당하는 인드라Indra와 같습니다.
독수리인 가리데Garide는 인도의 가루다Garuda의 모습으로 원초原初의 바다에 사는 뱀인 로순Losun을 잡아 수메르 산에 세 바퀴 동여감고 마침내 머리통을 부숴버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가루다Garuda는 가루라迦樓羅, 가류라迦留羅 등으로 음역音譯합니다.
불경에는 금시조金翅鳥, 묘시조妙翅鳥 등으로 의역意譯되었습니다.
사천하四天下의 큰 나무에 살며 용龍을 잡아먹고 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날개를 펼치면 그 길이가 336리里나 되며 황금빛입니다.
밀교에서 범천梵天 대자재천大自在天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이 새의 모습을 빌려 나타난다고 합니다.

메소포타미아인은 이 산이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대지의 산’으로 믿었습니다.
바빌로니아의 사원과 신성한 탑의 명칭이 우주산과 관련이 있습니다.
바빌로니아인은 사원이나 탑을 ‘집의 산’, ‘온 대지의 산 중의 산’, ‘폭풍의 산’, ‘천상과 지상을 잇는 고리’ 등으로 불렀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의 각지에서 발견되는 고대의 건조물인 지구라트Ziggurat는 우주의 산, 우주의 상징이었습니다.
지구라트는 천상의 신들과 지상을 연결시키기 위해 건립되었습니다.
점점 작아지는 사각형의 테라스를 겹쳐 기단基壇으로 하고 때로는 7층에 이르는데, 최상부에 직사각형 신전이 있습니다.
지구라트의 7층은 일곱 개의 현세적 천국 혹은 세상의 일곱 색깔을 표상한 것입니다.
인위적으로 쌓은 산 모양은 인도는 물론 몽고 및 동남아시아에서도 쉽게 발견됩니다.
‘중심’의 상징체계인 산, 기둥, 나무, 거인이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정신성의 싱징임에도 불구하고 이 상징의 원류가 메소포타미아에서 인도 및 인도양 주변 국가들로 확산되었습니다.

팔레스티나 타보르 산Mount Tabor의 타부르tabbur, 즉 ‘배꼽’인 옴팔로스를 뜻합니다.
팔레스티나 중앙에 있는 게리짐 산Mount Gerizim도 ‘땅의 배꼽’이란 명칭으로 불리며 ‘중심’의 권능權能이 부여된 산입니다.
하지夏至 때 게리짐 산 가까이에 있는 야곱의 샘 근처에 서면 그림자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곳 사람들은 그곳을 일컬어 ‘우리가 사는 땅의 배꼽’이라고 했습니다.
고지에 위치하여 결국 우주산 정상에 가까이 있는 팔레스티나 땅은 노아의 홍수 때에도 잠기지 않았습니다.
유대교 경전에는 “이스라엘 땅은 노아의 홍수 때에도 잠기지 않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초기 기독교인에게 골고다는 ‘세계의 중심’에 있는 언덕이었습니다.
그들에게 골고다는 우주산의 정상인 동시에 아담이 창조되고 아담이 묻힌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구세주의 피가 십자가 바로 밑에 묻혀 있던 아담의 해골에 정확하게 떨어졌고, 그래서 아담의 원죄가 사함을 얻은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궁전이나 왕도 심지어는 어염집까지도 우주산의 정상에 있는 ‘세계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믿었습니다.
이런 상징체계는 천상과의 교통이 가능한 장소이기 때문에 의미심장한 것입니다.
장차 무당이 될 자가 무병巫病 중에 오르는 산, 후일 무당이 되어 접신여행 중에 오르게 되는 산이 바로 이 우주산宇宙山입니다.
우주산 오르기는 ‘세계의 중심’으로의 여행을 상징합니다.
우주산에 오르는 것은 무당이나 영웅들뿐입니다.
무의巫儀 중에 무당은 외관상外觀上으로는 제의적祭儀的인 나무를 오르는 데 불과하지만 그의 영혼은 세계수世界樹를 올라 하늘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우주의 정상에 이르는데, 그 까닭은 세계수의 상징체계는 중심의 산을 보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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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世界樹



무당에게 우주는 필요불가결必要不可缺입니다.
무당은 바로 이 우주수로 자기의 무고를 만듭니다.
뿐만 아니라 무당은 의례 때 자작나무를 오름으로써 우주수의 정상에 오르는 행위를 대신합니다.
무당의 안팍에는 우주수를 상징하는 나무가 세워져 있습니다.
무당은 자기의 무고에도 우주수 모양을 그립니다.
우주론적으로 말하면 세계수는 지구의 중심, 즉 세상의 배꼽umbilicus에 솟아 있으며 나무의 꼭대기에는 천신天神 바이 윌갠의 궁전에 닿아 있습니다.
아바칸 타타르족의 전설에 따르면 철의 산 정상에는 일곱 개의 가지가 돋은 흰 자작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몽고족은 우주산을 중앙에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 사면四面 피라미드pyramid로 상상합니다.
몽고족은 신들이 이 나무에 말을 맨다고 믿습니다.

나무는 우주의 세 권역圈域을 연결합니다.
바시유간 오스티야크족은 이 나무의 가지가 하늘에 닿아 있고 뿌리는 저승에 땋아 있다고 믿습니다.
시베리아 타타르족에 따르면 천상의 나무Celestial Tree와 똑같은 나무 한 그루가 地下界지하계의 저승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뿌리가 아홉 가닥인 전나무 혹은 아홉 그루의 전나무가 지하계의 왕인 이를레 칸의 궁전 앞에서 자라고 있으며, 사자의 왕과 그 아들들이 이 나무의 둥치에 말을 맵니다.
골디족에게 우주수는 모두 세 그루입니다.
한 그루는 천상에 있으며, 인간의 영혼이 새처럼 이 나무의 가지에 앉아 지상에서 다시 아기로 태어날 때를 기다립니다.
다른 한 그루는 지상에 있으며, 나머지 한 그루는 지하계에 있습니다.
몽고족에게는 잠부Zambu라는 나무가 있으며, 이 나무의 뿌리가 수메르 산 바닥을 꿰뚫고 있으며 수관樹冠은 수메르 산 정상을 뒤덮고 있습니다.
몽고족의 신들Tengeri이 이 나무의 열매를 먹고 살며 우주산의 골짜기에 숨어 사는 악마들asuras은 그런 신들의 모습을 선망의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한 칼미크족Kalmyk과 부르야트족Burjat에게도 이와 비슷한 신화가 있습니다.
칼미크족은 유럽인이 서몽고족을 호칭한 명칭으로 중국의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톈산북로天山北路 지방에 거주하며 유목생활을 합니다.

많은 고대전승에서 세계의 신성성, 풍요성, 영속성을 나타내는 우주수가 한편으로는 창조, 다산, 입문, 최종적으로 절대적 실재 및 불멸성의 관념과 관련된 것이 특기할 만합니다.
세계수는 생명의 나무인 동시에 영원불멸의 나무입니다.
우주수의 상징체계를 가진 동남아시아가 중앙아시아와 북아시아 민족의 우주론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영혼의 저장소 혹은 ‘운명의 서書’로서의 우주수 관념은 보다 진보된 문명권으로부터 이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수는 궁극적으로 스스로 살아 있는 나무, 생명을 주는 나무인 것입니다.
야쿠트족은 ‘세상의 황금 배꼽’에 가지가 여덟 개인 나무가 자란다고 믿습니다.
이 나무가 자라고 있는 ‘세상의 황금 배꼽’은 원초적인 낙원입니다.
북시베리아의 열악한 기후대에 사는 야쿠트족이 이런 신화를 발명했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 같은 신화는 인도와 이란은 물론 고대 동방의 문화권에서 두루 발견됩니다.
인도 신화의 경우 최초의 남성인 야마Yama가 기적의 나무 곁에서 신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것으로 되어 있고, 이란 신화의 경우는 이마Yima가 우주산에서 인간과 짐승들에게 불사의 권능을 나눠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골디족, 돌간족, 퉁구스족은 사람으로 태어나기 전에 인간의 영혼이 어린 아기의 영혼인 상태로 새처럼 우주수의 가지에 앉아 있다가, 무당의 눈에 들어 이 세상에 태어난다고 믿습니다.
이런 신화적 모티프는 중앙 및 북아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프리카나 인도네시아에서도 이런 모티프가 발견됩니다.
우주론적 도식으로 나무와 새(독수리) 혹은 꼭대기에 새가 앉아 있고 뿌리에는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나무는 중앙아시아인과 고대 게르만족의 전형적인 상징이고도 한데, 이는 동양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징체계는 유사有史 이전의 기념비記念碑나 유물遺物에서도 발견됩니다.

오스만리 투르크족Osmanli Turks은 생명의 나무에 100만 장의 잎이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이 잎에는 한 사람의 운명이 기록되어 있으며 한 사람이 죽을 때마다 나뭇잎이 한 장씩 떨어집니다.
오스티야크족Ostyak은 여신이 7층으로 된 천상의 산에 앉아서 가지가 일곱 개인 나무에서 사람이 태어날 때마다 그 운명을 기록한다고 믿습니다.
오스티야크족은 시베리아 서쪽의 오비 강과 예니세이 강 유역에 사는 종족으로 순록 사육과 어로, 수렵에 종사하고 우랄어족 우고르어파에 속합니다.
서수마트라의 중북부 토바 호Lake Toba 주변에 사는 원原말레이인 바타크족Batak에게도 같은 신앙체계가 발견됩니다.
그러나 투르크족과 바타크족의 신화에는 비교적 후대에 기록된 상징체계가 수용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신화는 동양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스티야크족도 신들이 ‘운명의 서書’를 보고 태어날 아기의 미래를 정하는 것으로 믿습니다.
시베리아 타타르족의 전설에 따르면 일곱 신들이 새로 태어난 아기의 운명을 ‘생명의 서’에 적습니다.
이런 상징체계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온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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