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世界樹
무당에게 우주는 필요불가결必要不可缺입니다.
무당은 바로 이 우주수로 자기의 무고를 만듭니다.
뿐만 아니라 무당은 의례 때 자작나무를 오름으로써 우주수의 정상에 오르는 행위를 대신합니다.
무당의 안팍에는 우주수를 상징하는 나무가 세워져 있습니다.
무당은 자기의 무고에도 우주수 모양을 그립니다.
우주론적으로 말하면 세계수는 지구의 중심, 즉 세상의 배꼽umbilicus에 솟아 있으며 나무의 꼭대기에는 천신天神 바이 윌갠의 궁전에 닿아 있습니다.
아바칸 타타르족의 전설에 따르면 철의 산 정상에는 일곱 개의 가지가 돋은 흰 자작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몽고족은 우주산을 중앙에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 사면四面 피라미드pyramid로 상상합니다.
몽고족은 신들이 이 나무에 말을 맨다고 믿습니다.
나무는 우주의 세 권역圈域을 연결합니다.
바시유간 오스티야크족은 이 나무의 가지가 하늘에 닿아 있고 뿌리는 저승에 땋아 있다고 믿습니다.
시베리아 타타르족에 따르면 천상의 나무Celestial Tree와 똑같은 나무 한 그루가 地下界지하계의 저승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뿌리가 아홉 가닥인 전나무 혹은 아홉 그루의 전나무가 지하계의 왕인 이를레 칸의 궁전 앞에서 자라고 있으며, 사자의 왕과 그 아들들이 이 나무의 둥치에 말을 맵니다.
골디족에게 우주수는 모두 세 그루입니다.
한 그루는 천상에 있으며, 인간의 영혼이 새처럼 이 나무의 가지에 앉아 지상에서 다시 아기로 태어날 때를 기다립니다.
다른 한 그루는 지상에 있으며, 나머지 한 그루는 지하계에 있습니다.
몽고족에게는 잠부Zambu라는 나무가 있으며, 이 나무의 뿌리가 수메르 산 바닥을 꿰뚫고 있으며 수관樹冠은 수메르 산 정상을 뒤덮고 있습니다.
몽고족의 신들Tengeri이 이 나무의 열매를 먹고 살며 우주산의 골짜기에 숨어 사는 악마들asuras은 그런 신들의 모습을 선망의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한 칼미크족Kalmyk과 부르야트족Burjat에게도 이와 비슷한 신화가 있습니다.
칼미크족은 유럽인이 서몽고족을 호칭한 명칭으로 중국의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톈산북로天山北路 지방에 거주하며 유목생활을 합니다.
많은 고대전승에서 세계의 신성성, 풍요성, 영속성을 나타내는 우주수가 한편으로는 창조, 다산, 입문, 최종적으로 절대적 실재 및 불멸성의 관념과 관련된 것이 특기할 만합니다.
세계수는 생명의 나무인 동시에 영원불멸의 나무입니다.
우주수의 상징체계를 가진 동남아시아가 중앙아시아와 북아시아 민족의 우주론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영혼의 저장소 혹은 ‘운명의 서書’로서의 우주수 관념은 보다 진보된 문명권으로부터 이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수는 궁극적으로 스스로 살아 있는 나무, 생명을 주는 나무인 것입니다.
야쿠트족은 ‘세상의 황금 배꼽’에 가지가 여덟 개인 나무가 자란다고 믿습니다.
이 나무가 자라고 있는 ‘세상의 황금 배꼽’은 원초적인 낙원입니다.
북시베리아의 열악한 기후대에 사는 야쿠트족이 이런 신화를 발명했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 같은 신화는 인도와 이란은 물론 고대 동방의 문화권에서 두루 발견됩니다.
인도 신화의 경우 최초의 남성인 야마Yama가 기적의 나무 곁에서 신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것으로 되어 있고, 이란 신화의 경우는 이마Yima가 우주산에서 인간과 짐승들에게 불사의 권능을 나눠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골디족, 돌간족, 퉁구스족은 사람으로 태어나기 전에 인간의 영혼이 어린 아기의 영혼인 상태로 새처럼 우주수의 가지에 앉아 있다가, 무당의 눈에 들어 이 세상에 태어난다고 믿습니다.
이런 신화적 모티프는 중앙 및 북아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프리카나 인도네시아에서도 이런 모티프가 발견됩니다.
우주론적 도식으로 나무와 새(독수리) 혹은 꼭대기에 새가 앉아 있고 뿌리에는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나무는 중앙아시아인과 고대 게르만족의 전형적인 상징이고도 한데, 이는 동양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징체계는 유사有史 이전의 기념비記念碑나 유물遺物에서도 발견됩니다.
오스만리 투르크족Osmanli Turks은 생명의 나무에 100만 장의 잎이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이 잎에는 한 사람의 운명이 기록되어 있으며 한 사람이 죽을 때마다 나뭇잎이 한 장씩 떨어집니다.
오스티야크족Ostyak은 여신이 7층으로 된 천상의 산에 앉아서 가지가 일곱 개인 나무에서 사람이 태어날 때마다 그 운명을 기록한다고 믿습니다.
오스티야크족은 시베리아 서쪽의 오비 강과 예니세이 강 유역에 사는 종족으로 순록 사육과 어로, 수렵에 종사하고 우랄어족 우고르어파에 속합니다.
서수마트라의 중북부 토바 호Lake Toba 주변에 사는 원原말레이인 바타크족Batak에게도 같은 신앙체계가 발견됩니다.
그러나 투르크족과 바타크족의 신화에는 비교적 후대에 기록된 상징체계가 수용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신화는 동양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스티야크족도 신들이 ‘운명의 서書’를 보고 태어날 아기의 미래를 정하는 것으로 믿습니다.
시베리아 타타르족의 전설에 따르면 일곱 신들이 새로 태어난 아기의 운명을 ‘생명의 서’에 적습니다.
이런 상징체계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온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