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과 탐혼


이렇게 해서 접신상태에 드는 것입니다.
무당의 영혼은 육신을 버리고 병자의 영혼을 찾아 지하세계로 내려갑니다.
지하세계로 내려간 무당의 영혼은 사자들에게, 겉옷 같은 것을 선물로 줄 테니 병자의 영혼을 돌려달라고 사정합니다.
우격다짐으로 영혼을 내놓으라고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지하세계 여행을 끝낸 무당은 긴 잠에서 깨어나 병자의 영혼을 쥐고 있던 오른손을 펴고는 병자의 오른쪽 뒤를 통해 그 영혼을 병자의 육신에다 넣어줍니다.

이르티시Irtysh 지역의 오스티야크족Ostyak 무당의 치병술治病術은 상당히 다릅니다.
병자의 집에 초빙된 무당은 먼저 향을 사를 뒤 천상계에 있는 절대신인 생케Sãnke에게 옷을 한 점 바치고는 하루종인 금식한 다음 밤이 되면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세 개 혹은 일곱 개의 버섯을 먹고는 잠이 듭니다.
얼마 뒤 문득 잠을 깬 무당은 온몸을 심하게 떨면서 영신靈神들이 사자使者를 통해 자신에게 드러낸 바를 이야기합니다.
즉 어느 영신에게 제물을 바쳐야 할지, 누구를 보내면 제물이 될 동물을 잡게 되고 누구를 보내면 실패하게 될 것인지를 일러주는 것입니다.
이 말이 끝나면 무당은 다시 잠이 듭니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다음날 무당이 지적한 동물을 제물로 바칩니다.

버섯 중독에 의한 접신은 시베리아 전역에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현상으로는, 지구상의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마취제와 담배를 이용한 접신입니다.
여무女巫도 버섯 중독을 이용하면 탈혼망아脫魂忘我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여무의 경우 남무와 다른 점은 천상계의 신 생케와 직접 말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이런 모순은 접신술接神術의 바탕이 되는 이데올로기에 혼란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샤머니즘은 비교적 새로운 것으로 어디에선가 파생된 것으로 보입니다.

우그르족의 경우 무당의 접신은 탈혼망아라기보다는 영감을 받은 상태에 가깝습니다.
이때 무당은 영신들의 모습을 보고 영신들이 내는 소리를 듣습니다.
즉 접신상태에서 먼 곳을 여행하기 때문에 무당은 탈혼망아 상태에 있다고 할 수는 있지만, 이때 무당이 의식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당은 환상을 보고 있는데, 이런 상태는 곧 영감을 받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바탕이 되는 체험은 접신적입니다.
다른 지역의 경우 이런 상태에 이르는 수단은 주술적, 종교적 음악입니다.
버섯에 의한 중독도 영신들과의 접촉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가능한 접촉은 수동적이고 피상적입니다.
이런 무당의 기술은 후대에 생겨난 것이므로 어디에선가 파생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독中毒 상태가 되는 것은 자기를 내버림으로써 접신의 경지에 들기 위한 기계적이고 진부한 방법입니다.
즉 이런 방법은 이와는 유사하나 다른 영역에 속한 규범을 모방한 것입니다.

시베리아의 예니세이Yenisei 오스티야크족의 경우 치병무의治病巫儀에는 두 번의 접신여행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여행은 재빨리 병자의 영혼을 탐색하기 위한 여행입니다.
무당이 탈혼망아 상태에서 대지의 깊은 곳에 있는 저승으로 내려가는 것은 두 번째 여행을 할 때입니다.
이 치병무의는 다른 무의가 으레 그렇듯이 영신들을 불러 이들을 차례로 무고 안으로 인도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런 과정이 진행될 동안 무당은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춥니다.
이윽고 영신들이 현신現身하면서 무당은 펄쩍펄쩍 뛰기 시작합니다.
이는 무당이 이 땅을 떠나 구름이 있는 곳으로 날아오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무당이 외칩니다.
나는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낸 눈에 100바스트(약 100km) 떨어진 예니세이 강이 보인다!

날아올라가는 길에 무당은 다른 영신들을 만나는데, 이때 무당은 영신들을 만날 때마다 굿판에 모인 사람들에게 자기가 본 바를 일일이 사설로 들려줍니다.
이윽고 무당은 자신을 공중으로 데리고 올라가는 보조영신에게 외칩니다.
오, 귀여운 나의 파리여, 더 높이, 더 높이 날아올라라. 더 멀리 보고 싶구나!

이로부터 잠시 후면 무당은 영신들에게 둘러싸인 채 천막으로 내려옵니다.
이때는 무당이 병자의 영혼을 찾지 못했거나 아주 먼 사자의 나라에 있는 영혼을 잠시 보았을 뿐인 상태입니다.
다시 병자의 영혼이 있는 곳에 이르기 위해 무당은 다시 춤을 추며, 춤은 그가 망아상태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됩니다.
여전히 영신들에게 둘러싸인 채 무당은 자기의 육신을 떠나 저승에 이릅니다.
그러고는 저승에서 병자의 영혼을 수습해 지상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텔레우트족의 무당은 병든 아이의 영혼을 부를 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대의 땅으로 오라! ... 그대의 천막, 환한 불 곁으로! ... 그대의 아버지 곁으로 ... 그대의 어머니 곁으로 오라!
어떤 부족의 경우 이런 초혼招魂은 무당에 의한 치병治病 굿의 한 단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무당이 병자의 영혼을 찾아다니다가 끝내는 이 영혼을 데려오기 위해 사자死者의 나라에까지 내려가는 것은 영혼이 제 육체로 되돌아오기를 거절하거나 되돌아올 수 없을 때뿐입니다.
부르야트족에게는 영혼을 불러들이는 주문呪文과 영혼을 찾아내는 무당이 있습니다.

부르야트족의 경우 치병 굿을 하는 무당은 병자 옆에 깔린 융단에 앉습니다.
병자 옆에는 여러 가지 물건이 놓이는데, 이중에는 화살도 있습니다.
이 화살촉과, 천만 바깥 그러니까 마당에 세워진 자작나무는 붉은 비단실로 연결됩니다.
병자의 영혼은 이 실을 타고 자기 육체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믿어집니다.
따라서 천막의 출입구는 열려 있습니다.
나무 옆에 한 사람이 말고삐를 잡고 서 있는데, 부르야트족은 영혼이 들어갈 때 이를 가장 먼저 알아보는 동물이 말이라고 믿습니다.
말이 몸을 부르르 떨면 영혼이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믿습니다.
병자가 나이 많은 사람일 경우 치병 굿에 나이 많은 사람들이 초대됩니다.
병자가 어른이면 어른들, 병자가 아이이면 아이들이 초대됩니다.
무당은 다음과 같은 말로 영혼을 부름으로써 치병 굿을 시작합니다.
그대 아버지는 아무개, 그대 어머니는 아무개, 그대 이름은 아무개이다. 그런데 지금 어디에서 방황하고 있느냐, 어디로 갔느냐? ... 천막 안에 있는 사람들은 슬픔에 잠겨 있다.

무당의 말이 끝나면 천막 안에 있던 사람들은 울음을 터뜨립니다.
무당은 이렇게 불러보아도 보람이 없으면 이번에는 다른 방향에다 대고 불러봅니다.
부르야트족 무당은 본격적인 치병 굿에 앞서 예비 굿을 먼저 합니다.
이 예비 단계에서 병자의 영혼이 길을 잃었는지 아니면 유괴당해 에를릭의 감옥에 갇혀 있는지 밝혀냅니다.
그런 뒤 병자의 영혼이 딜을 잃었을 경우에는 그 영혼을 찾기 시작합니다.
병자의 영혼이 마을 가까운 곳에서 길을 잃었으면 이 영혼을 육체에 되돌려놓기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마을 가까이 없을 경우 무당은 숲, 대초원, 심지어는 바다 밑까지 뒤집니다.
그래도 무당의 눈에 띄지 않으면 이 영혼이 에를릭의 감옥에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에를릭의 감옥에 있는 영혼을 찾아오려면 값비싼 희생제물을 바쳐야 합니다.
에를릭은 이따금씩 자기가 감금하고 있는 영혼을 풀어주는 대신 다른 영혼을 요구합니다.
그러므로 희생犧牲될 영혼靈魂을 찾아야 합니다.
무당은 병자의 동의를 얻어 누구를 희생시킬 것인지 결정합니다.
대상이 결정되면 희생제물의 대상이 잠을 자고 있을 동안 무당은 독수리의 모습을 빌려 희생제물을 덮쳐 그 영혼을 훔쳐냅니다.
그러고는 이 영혼을 가지고 사자의 나라로 내려가 에를릭에게 바칩니다.
그러면 에를릭은 병자의 영혼을 돌려주는 데 동의합니다.
이렇게 해서 희생된 자는 곧 목숨을 잃고 병자는 소생합니다.
그러나 병자의 죽음은 얼마간 유예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생했다고 하더라도 이 병자 역시 사흘, 이레 혹은 아흐레 뒤에는 죽고 맙니다.

아바칸 타타르족의 경우 치병 굿은 5시간 혹은 6시간 동안 계속됩니다.
치병 굿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당에 의한 머나먼 나라로의 접신接神 여행旅行입니다.
그러나 이 여행은 대체로 상징적입니다.
오랜 시간 병자의 건강을 위해 굿을 하고 기도한 뒤에 아바칸 타타르족의 무당인 캄은 천막을 떠납니다.
이렇게 천막을 떠났다가 돌아온 무당은 담뱃대에 불을 당기고는 치료법治療法을 알아내기 위해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머나먼 중국까지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무의巫儀에서 길 잃은 영혼을 찾으려는 노력이 치료법을 알아내기 위한 가짜 접신 여행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이런 변질은 극동북 시베리아 지역이나 추크치족에게서도 발견됩니다.
이 지역의 경우 무당은 한 시간 못 미치게 망아상태에 빠지는데, 사람들은 망아상태를 영신들에게 조언을 얻기 위해 무당이 접신 여행을 한 시간으로 믿습니다.

치병 굿에 불려간 무당이 무고를 치고 현악기를 뜯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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