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의 <늙은 음악가>


19세기 중반, 파리에는 건축 붐이 일고 있었고 유럽의 모든 철로가 파리로 통하도록 새로운 철로들이 건설되고 있었습니다. 아파트들이 여기저기에 들어서고 기차역이 생겨 많은 사람이 파리 시내로 몰려들자 파리의 인구는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났습니다. 파리는 현대화되면서 유럽의 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추어가고 있었습니다. 바티뇰Batignolles에는 파리의 중심으로 향하는 기차와 차들의 커다란 정거장이 있었습니다. 바티뇰 블바드에는 걸인과 집시들이 많았고, 마네는 그들을 모델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작품은 Daum의 '광우의 문화읽기'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마네의 <압생트 마시는 사람 The Absinthe Drinker>, 1858-59, 유화, 181-10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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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토의 <피에로 Pierro>, 1715-21년경, 유화.

이 피에로는 이탈리아 코미디언 배우로서 와토Jean-Antoine Watteau(1684-1721)가 파리에 있는 카페를 장식하기 위해 그린 것입니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코미디는 인기가 있었습니다.

지붕기와공의 아들로 태어난 와토의 어린 시절은 불행했습니다. 와토는 어렸을 적부터 소설과 음악을 매우 좋아했으며, 엉터리 약을 파는 약장수들을 모델로 스케치하는 남다른 취미를 보여 부모가 그를 집 근처 화가의 화실로 보내 그림 공부를 하게 했습니다. 열여덟 살 때 무일푼으로 파리에 상경한 와토는 그림을 전문으로 그리는 작업실에서 일하면서 실물을 모델로 아주 많은 그림을 그렸고, 이것이 그의 재능을 드러나게 해주었습니다. 그는 무대 배경을 그리는 뛰어난 장식가 클로드 질로의 눈에 띄어 그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와토를 유명하게 한 작품은 코미디언을 그린 것 외에 오페라 발레 그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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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의 <늙은 음악가 The Old Musician>,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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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의 <늙은 음악가 The Old Musician>, 1862년경, 유화, 188-249cm.

마네는 앞서 그린 <압생트 마시는 사람 The Absinthe Drinker>이 마음에 들어 그 그림을 이 작품 오른편에 그대로 삽입했습니다. 왼편 아이를 안고 있는 소녀와 두 소년도 따로 그려서 이 작품에서 하나로 합성하여 완성시켰습니다.


마네가 서른 살에 그린 <늙은 음악가>는 이질적인 인물들을 배열하여 구성한 그림입니다. 늙은 음악가는 마네의 화실 부근에 살던 바이올린 연주자 집시 장 라렌느로 늘 술에 취해 있던 그는 경찰들로부터 몹시 천대받았습니다. 마네는 라렌느를 캔버스 중앙에 고대 철학자의 모습처럼 앉히고 아이들의 호기심과 사랑을 받는 순진한 사람으로 묘사했는데, 그리스 철학자를 묘사한 헬레니즘 조각을 변형한 것입니다. 그는 루브르 뮤지엄에 있는 이 조각을 모사한 적이 있습니다. 모자를 쓴 흰색 옷을 입은 아이는 와토의 <피에로 Pierro>를 상기시키고, 그의 어깨에 오른손을 얹고 놀라운 시선으로 늙은 음악가를 바라보는 아이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합니다. 아이를 안고 있는 소녀도 마찬가지로 호기심에 찬 눈으로 늙은 걸인을 바라보는데 라렌느는 마치 기념촬영이라도 하는 듯한 모습으로 관람자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압생트 마시는 사람>이 그 옆에 걸터앉아 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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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블로거 두 사람이 저의 글에 대한 댓글을 통해 ‘인간의 기원’에 관한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그것에 관한 글을 오늘 올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 편의 글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서 계속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우선 재미난 이야기 하는 하겠습니다. 실험관 속의 하얀 생쥐 한 마리가 동료 생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지레를 움직이기만 하면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어김없이 와서 내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지. 내가 그를 그렇게 훈련시킨 거야.”

실험관 속의 하얀 생쥐의 입장에선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린 하얀 옷을 입고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인간의 기원’에 관한 이론을 청취해야 합니다. 종교적 도그마에 발목이 잡혀 비종교적인 이야기라면 반발부터 하는 태도로서는 과학적 사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며칠 전 나사NASA가 슈퍼미생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환경이 척박한 외계 행성에서도 생물이 살 수 있다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증명되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외계 행성에 생명체가 사는 것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건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반경에 작기 때문입니다. 『코스모스 Cosmos』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1934-96)은 은하에는 지구를 포함해 1천억 개의 별이 있다고 했고, 우주에는 1천억 개의 은하가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이렇게 별이 많다면 생명체가 지구 말고도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우리 주변에서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서 없다고 말해선 안 됩니다. 과학의 현실이 이런 데도 아직 종교적 도그마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진화조차 부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과학을 불신하는 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불신하기 위해선 과학이 틀렸다는 걸 입증해야 합니다. “그냥 난 믿을 수 없어”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열린 마음을 가진 합리주의적인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천조분의 일에 해당하는 복권에 당첨되었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레오킴Leo Kim은 과학자로서 ‘우리는 어디서 왔을까?’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많은 과학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의 기원을 정립했습니다. 과학자이자 생명공학 회사의 대표인 레오킴은 50개가 넘는 과학논문과 특허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학, 생화학, 생물정보학, 생명공학, 정보학, 분자생물학, 미생물학, 물리학, 임상실험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경영에 참가했습니다. 그는 질병 치료에 관한 제약 및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와 대체의약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도인 정신과 의사 디파크 초프라Deepak Chopra, 미국인 외과의사 버니 시걸Bernie Siegel 그리고 정신적 치료 및 대체의학 방법을 추구하는 분들과 함께 수학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캔자스 대학에서 물리유기화학 박사학위를 받고 MIT 공대에서 연구했습니다. 우리나라 포항공대에 잠시 교수로 초빙되어 왔다가 현재는 미국에서 생명공학 벤처캐피털회사의 대표로서 과학의 최첨단 방법을 활용하는 천여 개 회사의 성과를 추적 연구하고 있습니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의 원제목은 ‘Healing the Rift: Bridging the Gap Between Science & Spirituality’입니다. 과학과 영성의 불화를 치유한다는 뜻입니다. 이 책에 대해 『치유하는 말 Healing Words』, 『예감의 힘 The Power of Premonitions』의 저자 래리 도시Larry Dossey, M.D.는 “이 책은 과학과 영성의 교차점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탐구이다. 이 책은 보수적인 과학과 종교에 만연되어 있는 도그마를 뛰어넘을 준비가 된 사람에게 흥분과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도시의 말대로 보수적인 과학과 종교 교리에 집착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과학을 신뢰하는 태도로 접할 때에만 흥분과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을 제가 번역했으므로 누구보다도 ‘우리는 어디서 왔을까? Where we come from?’라는 물음, 혹은 ‘인간의 기원’, 혹은 ‘생명의 기원’, 혹은 ‘우주의 기원’에 대한 레오킴의 답을 잘 압니다. 그의 답을 알기 위해선 먼저 과학자들이 실체entity에 대해 말하는 끈strings, 쿼크quarks, 경입자leptons 그 밖의 기술적 용어 등 종잡을 수 없는 전문어의 사용을 중단하고 좀 더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실체의 기본단위를 픽셀pixel이란 말로 사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픽셀이란 畵素(화소)를 말합니다. 우리가 디지털 카메라를 살 때 몇 화소냐고 묻지 않습니까? 화소란 화상의 구성요소로 그 수가 많을수록 화상의 해상도가 좋아집니다. 우리가 보고 만질 수 있는 모든 사물은 화소 같은 실체들로부터 발생하는 것입니다. 레오킴은 우주의 화소universal pixel를 나타내기 위해 ‘유픽셀upixels’이란 용어를 만들어냈습니다. 우주의 기본 단위를 우주의 화소, 즉 유픽셀이라고 부른 것입니다. 유픽셀은 아원자subatomic[양성자, 전자 등의 원자 구성요소] 물질에 비해 10억조 배나 작습니다. 유픽셀이 우주 만물을 형성하는 근본 성분이라고 할 때 유픽셀은 과연 어디서 온 것일까? 하고 물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어디서 왔을까?’ 하고 물을 수 있는 것입니다.


창조에 대한 많은 미스터리 가운데 첫째는 유픽셀이 어떻게 우리의 세계가 되고 실재가 되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20세기 초의 우주론자들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멀리 있는 우주를 관찰할 수 있는 강력한 새 망원경으로 무장한 천문학자들은 별과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지고 있음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발견 후 우주가 엄청난 폭발로 시작되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이 폭발, 혹은 빅뱅 이전에 모든 유픽셀은 점 크기로 압축되어 있었습니다. 우주가 태어나기 전 그 순간에는 오직 유픽셀들만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전혀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점이 갑자기 빅뱅이라 불리는 사건에 의해 엄청난 힘과 속도로 터져 나온 것입니다.



빅뱅은 우주에서 일어난 일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었으며, 그 온도는 원자폭탄 폭발의 중심보다 수백만 배나 더 뜨거웠습니다. 에너지인 유픽셀들 일부가 덩어리로 뭉쳐져 훗날 사람들이 물질matter, 입자particles라 부르는 것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빅뱅 이후 단 5초 내에 발생한 것입니다. 이 입자들이 양성자와 중성자, 수소핵이 되었습니다. 다른 유픽셀들은 뜨거운 수프soup가 되었는데, 이는 전자와 갇힌 빛(광자)으로 구성됩니다. 이런 고도의 에너지에서 전자들은 빛을 전리기체plasma[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가스 상태. 우주에서는 거의 모든 물질의 정상상태가 플라스마 상태], 혹은 수프 같은 물질 속에 가둘 수 있습니다. 이때 수소핵과 수프가 우주를 채운 것입니다.


우주가 충분히 냉각되고 38만 년이 지나 또 다른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원자핵이나 원자들이 너무 많은 에너지를 갖거나 과도하게 뜨거우면 불안정해져서 그대로 있을 수 없게 됩니다. 반대로 충분히 차가운 온도에서는 안정될 수 있습니다. 우주가 충분히 냉각되자 전자는 원자핵과 결합하여 헬륨은 물론 가장 단순한 화학요소인 수소를 형성했습니다. 최초의 원자가 만들어질 때 빛 미립자들이 방출됩니다. 창세기식으로 말하면 빛이 어둠에서 분리됩니다.


빅뱅이 일어날 때 하나의 점에서 나온 유픽셀들이 38만 년 뒤 수소와 헬륨, 빛으로 변형되었습니다.


빅뱅 이론은 최근에 가장 널리 알려진 창조론이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대체 이론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체 이론은 우주의 대부분이 팽창을 겪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이 이론에서 우주는 수조에 달하는 가지가 있는 큰 나무처럼 생각됩니다. 그 가지 중 하나가 빅뱅으로 봉오리를 창조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유추해보면 우리의 우주, 그 봉우리는 수많은 우주들 가운데 하나, 혹은 무한대 중 하나에 불과할 것입니다. 다른 우주들은 우리의 인식 너머에 있습니다. 이 이론에서의 ‘우주’는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우리의 우주 그 밖의 우주를 논할 때 과학자들은 ‘다중우주multiverse’와 ‘평행우주parallel universe’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다중우주는 우리가 관측할 수 없는 우주의 부분들을 포함하여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평행우주는 우리의 관측 너머에 있는 우주의 다른 차원이나 부분들을 의미합니다.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1942-)과 함께 물리학 부문에서 울프상Wolf Prize[1978년부터 매년 이스라엘에서 수여하는 이 상은 노벨상 다음으로 권위가 있음]을 공동 수상한 옥스퍼드 대학 수학과의 명예교수 로저 펜로즈 경Sir Roger Penrose(1931-)은 우주 내의 우리의 특정 영역이 팽창할 가능성을 추정했습니다. 이 가능성은 10n분의 1이고 여기서 n=118입니다. 이는 10118을 말하고 이는 1뒤에 0이 118개 붙어 있는 수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펜로즈에 의해 추정된 이 확률은 모든 복권에 당첨된 것과도 같습니다. 당첨 확률은 5천만분의 일이나 십억분의 일이 아니라 천조분의 일입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여러분은 한 번만 복권에 당첨되는 것이 아니라 한 번도 빼지 않고 연거푸 수백조 번[1012번]이나 당첨되는 것을 말합니다.


펜로즈에 의하면 우리는 무한한 우주 안에 살고 있으며, 빅뱅을 겪고 마침내 생명의 창조를 겪은 우주의 이 작은 반점 안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천조분의 일에 해당하는 복권에 당첨된 행운을 타고난 존재인 것입니다.


(인간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사진은 Daum의 '광우의 문화읽기'에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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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어떤 건 아름답게, 어떤 건 추하게 지각할까요?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새나 아름다운 꽃을 볼 때면 나는 지적 설계를 믿어요. 정말로 이러한 아름다움 이면에 어떠한 사상이나 목적도 없다고 없나요? 무작위적인 세상이라면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이 존재할 수 있죠?

그 사람의 말은 아름다움이 오직 창조주의 설계에 의해서만 나올 수 있다는 만연된 가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즉 ‘무작위’와 ‘우연’은 설계가 되지 못했을 경우의 이야기이며, 그것은 창조주이 없는 오직 혼돈과 추함으로만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생각에 따르면 아름다움은 우연히 나타나는 게 아니고 의식적이며 의도적 설계에 의해서 존재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직관적으로 아름다움과 창조주를 연결합니다. 그들은 미의 본질을 검토하지 않습니다.

왜 어떤 건 아름답게 느껴지고 다른 것은 그렇지 않을까요?

왜 우리는 어떤 건 아름답게, 어떤 건 추하게 지각할까요?

왜 잡초나 멧돼지는 추하다고 생각하고 장미와 토끼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아름다움이 장미나 토끼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려 있다는 생각은 왜 하지 않는 걸까요?

중요한 건 그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이 바로 진화과정의 산물인 것입니다.


투우사가 소 앞에서 붉은 천을 흔들며 소를 사나워지게 만듭니다. 하지만 소는 색맹입니다. 세상을 흑백으로만 볼 뿐이지. 개도 마찬가지입니다. 흰 눈이 내리면 개들이 이리저리 뛰는데, 사람처럼 즐거워서 뛰는 게 아니라 검은 세상이 희색으로 덮이기 때문입니다. 갓 난 얘들도 세상을 흑백으로 바라봅니다. 갓 난 얘들의 모빌을 흑백으로 만든 건 그래서입니다. 인간의 조상도 세상을 흑백으로만 바라보았답니다. 지금 우리가 컬러로 바라보는 건 우리가 세상을 컬러로 채색했기 때문입니다. 이해가 잘 안 되지요? 컬러로 바라보는 것이 진화과정의 산물이라는 말입니다. 세상은 원래 흑백입니다.


아름다움의 대한 감각도 진화과정의 산물입니다. 요즘은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이 다양해져서 돼지, 뱀, 쥐를 애안용으로 기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아름다움의 대상은 보통사람보다 폭이 넓습니다. 대상에는 아름다운 본질이 내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눈이 그것들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눈에 변화가 오면, 즉 지각에 변화가 오면 과거에 아름답지 않다고 하는 것들도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런 변화가 예술에선 흔합니다. 예술가들의 지각은 시대에 따라 보통사람보다 빨리 달라집니다. 또 그래야 예술가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쥐에 대한 인식을 월터 디즈니가 바꾸어놓았습니다. 그의 만화 영화에선 쥐가 여간 귀엽지 않습니다. ‘탐 앤 제리’에서도 쥐는 명석하기만 합니다.


아름다운 것이 지적 설계의 결과물이라고 말하는 건 오류입니다. 세상에 아름다운 것이 따로 없습니다. 우리가 구분할 따름입니다. 
 

 

(사진은 Daum '광우의 문화읽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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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토마 쿠튀르의 영향에서 벗어난 마네


마네는 말했습니다.

역사적인 장면을 재현하다니, 참으로 웃기는 이야기야! 중요한 점은 이것이야. 첫눈에 본 것을 그리는 것, 잘 되면 만족하고 잘 안 되면 다시 그리는 거지. 나머지는 죄다 엉터리 짓이야.


마네의 스승 토마 쿠튀르는 역사화 화가였습니다. 역사의 사건을 주제로 그렸습니다. 화가들은 역사적 장면을 그릴 때 당대의 의상이나 건물 내부를 문헌을 통해 연구하여 모델에게 당대의 의상을 입히고 화실 내부에 당대의 오브제를 놓거나 시대에 맞게 분위기를 만들어 그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대규모일 때는 성당이나 보다 큰 곳에 인공적으로 배경을 만듭니다. 그리고 모델을 하나씩 혹은 둘씩 그려서 나중에 전체 그림에 삽입합니다. 그러나 일부 화가들의 역사화에선 역사적으로 실증되지 않은 의상이나 내부의 장면을 보게 됩니다. 우리나라 TV 사극에서 의상이나 건물의 외부와 내부가 고증되지 않은 채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역사의 한 장면을 그린다는 건 둘 중 하나입니다. 신고전주의이거나 낭만주의입니다. 신고전주의 화가들은 후세에 교육이 될 만한 조국애라든가 영웅담 같은 사건을 주로 그렸습니다. 예를 들면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에서처럼 조국을 위해 결연한 자세로 삼형제가 아버지를 떠나는 장면 같은 것 말입니다. 또는 많은 인명의 피해를 남겼지만, 전쟁에 승리하는 장면입니다. 반면 낭만주의 화가들은 과거의 아름다운 장면에 집착합니다. 예를 들면 노트르담의 꼽추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기사나 왕이 가난한 여인에게 무릎을 꿇고 청혼하는 이야기입니다. 낭만주의는 현 시대가 암울할수록 성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가 그리워지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낭만주의 드라마, 예를 들면 부잣집 딸이 가난한 집 아들과 사랑에 빠지는 전형적인 로맨틱 스토리가 바로 낭만주의의 전형입니다. 낭만주의 드라마가 인기가 있다는 말은 그만큼 오늘날의 사회가 억압적임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현재가 암울하기 때문에 과거의 신분을 뛰어넘는 인간적 스토리에 열광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네는 스승의 역사화에서 더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1856년 봄부터 그의 화실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스승의 회화론을 의심하고 비판할 만큼 성숙해진 것입니다.


마네는 화실을 세 얻어 네 살 연상의 화가 알베르 드 발레로아와 함께 사용했는데, 발레로아는 정장차림에 예의를 갖춘 나무랄 데 없는 신사였습니다. 동물과 사냥장면을 주로 그린 그와 화실을 나눠 사용한 건 화실 세를 절약하는 효과도 있었지만, 이미 미술계에 입지를 마련하고 친구를 많이 둔 그가 미술계 진출에도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해 마네는 <갈대를 든 그리스도>와 <괭이를 든 그리스도>를 그렸는데, 커다랗게 그릴 <그리스도와 막달린>을 위한 부분적인 그림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마네는 명목상으로만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그가 평생 5백 점도 더 되는 그림을 그렸지만 기독교를 주제로 한 그림은 불과 여섯 점이며 이들 중 다섯 점이 그리스도를 주제로 한 것이며,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라든가 전통적인 형식의 그리스도의 모습을 묘사한 것은 없습니다.



(작품은 Daum의 '광우의 미술읽기'로 가면 볼 수 있습니다. 혹은 misulmun49)

마네의 <그리스도와 천사들 Les Anges au Tombeau du Christ>, 1864, 유화, 179.5-150cm.



마네는 1863년 쿠튀르에게 “천사들과 함께 죽어가는 그리스도를 그리려고 합니다”라고 했습니다. 마네는 코펜하겐 뮤지엄에 소장된 만테냐의 <피에타 Pieta>를 보고 영감을 얻어 이 그림을 그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네가 이 작품을 1864년의 살롱에 출품하려고 했을 때 시인 샤를 보들레르가 이 작품을 칭찬하면서 그리스도의 가슴에 난 창에 찔린 자국이 오른쪽보다는 왼쪽에 있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을 편지에 적어 보냈지만, 편지가 늦게 도달해 수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가 이 그림을 수채화로 다시 그릴 때는 좌우를 반전시킨 형태로 그리면서 창에 찔린 자국이 왼쪽으로 가게 했습니다.



마네는 1865년에는 <군인들에게 조롱당하는 예수>를 그렸습니다. 그는 자신이 본 것을 그린다는 말로 사실주의 미학을 주장했는데, <그리스도와 천사들>은 귀스타브 쿠르베에게 비난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한 번도 천사를 “본 적이 없는 천사”를 마네가 어떻게 확신에 차서 자세히 묘사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마네의 친구 에드가 드가가 쿠르베에 반박하며 마네를 옹호했습니다.

그게 무슨 상관이람. <그리스도와 천사들>에는 다른 것은 몰라도 훌륭한 소묘가 있는데. 여기를 보라구. 속이 내비치는 이 푸른색을 말이야. 마네는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야.

소설가 외에도 평론가로 활약한 에밀 졸라도 칭찬에 합류했습니다.

나는 배경에 있는 천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커다란 푸른 날개를 달고 있는 아이들은 얼마나 매력적이고 부드러운가.


마네가 남몰래 없애버린 캔버스가 더이상 없었다면 1858년까지 2년 넘도록 그린 그림은 모두 12점이며 그중에 5점이 모사화들로 그가 자신의 독창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네는 1856년부터 1859년까지 루브르 뮤지엄에서 틴토레토, 디에고 벨라스케스, 피터 폴 루벤스의 회화를 모사하면서 대가들의 양식을 익히는 데 전력했습니다. 평생 우정을 나눈 팡탱-라투르와 드가를 만난 곳도 루브르에서였습니다. 마네는 루브르 뮤지엄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처음에는 스페인 화가 고야의 극적인 장면, 적나라한 사람들의 모습, 검정색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익혔고 나중에는 벨라스케스의 초상화에 매료되어 그들의 양식을 익혔습니다.



021, 4-1, 4

마네의 <압생트 마시는 사람 The Absinthe Drinker>, 1858-59, 유화, 181-106cm.

이 작품의 모델은 당시 잘 알려진 유대인 모델로 마네의 수첩에 그의 주소가 적혀 있었습니다.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메니프 Menippus>, 1636-40, 유화, 179-94cm.

마네의 <거지 철학자 Beggar (the Philosopher)>, 판화



마네가 그린 <압생트 마시는 사람>은 17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Diego Rodrignez de Silva Velazquez(1599-1660)의 <메니프>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이때 그린 그림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그림입니다. 마네는 친구 프루스트에게 벨라스케스로부터 발견한 단순화시키는 기교를 사용해서 파리장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적이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 그의 의도가 충분히 표현되었습니다. 마네는 바닥에 술병을 그려 관람자에게 모델이 독한 압생트에 중독된 자임을 강조했으며,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레몬껍질과도 같은 밝은 노란색으로 그림의 분위기를 강렬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6년 이상 그를 가르쳐온 토마 쿠튀르에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그림이었습니다. 쿠튀르는 “압생트 마시는 사람은 바로 이 그림을 그린 장본인이다”라고 혹평했습니다.


마네도 지지 않고 프루스트에게 “내가 그의 방식대로 그림을 그린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었다. 난 어리석게도 그의 공식대로 그림을 그려왔다. 이젠 끝이다! 그가 한 말은 자기의 회화에나 어울리는 말이다. 그로 인해 나는 이제 내 두 발로 설 것이다”라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마네는 쿠튀르의 화실을 떠난 후에도 스승을 방문하며 자신의 그림에 관한 고견을 청취하곤 했으나 더이상 그로부터 인정받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마네가 <압생트 마시는 사람>을 1859년 살롱에 출품했을 때 심사위원의 한 사람이었던 외젠 들라크루아의 옹호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반대로 낙선되었습니다. 하지만 마네에게는 첫 성공작이었습니다. 주정뱅이를 그린 그림은 교육적인 목적을 중요하게 여기는 심사위원들의 심기를 건드렸겠지만 대충 문지른 듯한 붓질과 자유로운 소묘는 갈고 닦은 솜씨임에 분명했습니다.


마네는 1860년 두아이 가에 화실을 얻고 바티뇰 불바드에 아파트를 얻었습니다. 바티뇰은 생라자르 역 북쪽에 있는 동네로 1861년 파리 시에 포함되었습니다. 그는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살았고 아파트에는 수잔과 그의 아들 레옹이 살고 있었습니다. 레옹은 여덟 살이 되었는데, 성을 마네로 하지 못하고 레엔호프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마네는 아직도 아들의 존재를 알리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오귀스트는 1857년 10월에 마비 현상을 일으켰고, 13개월 후에는 다리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조금 나아졌지만 말은 할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수잔과의 관계를 말하지 못해 레옹을 호적에 올리지 못했습니다. 수잔은 레옹을 자신의 남동생이라고 속이고 키우고 있었습니다. 레옹이 자신의 성이 레엔호프가 아니라 마네란 사실을 안 건 그가 스무 살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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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잔 마네의 모습

사진: 레옹 레엔호프의 모습

마네의 <소년과 검 Boy with a Sword>, 1861, 유화, 131-93.5cm.

이 작품의 소년이 마네의 아들 레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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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 하나를 소개합니다


(오늘은 오후에 벙개가 있어 홍대앞 횟집으로 가야 합니다. 아무래도 2차가 있을 예정이라서 늦게 귀가할 것이므로 오늘의 글을 미리 올립니다. 부산사람들에겐 일주일이 3일이라고 하더군요. 야구 있는 날, 야구 없는 날, 야구 진 날. 저에겐 일주일이 2일인데 미술읽기가 있는 날과 문화읽기가 있는 날입니다. 오늘은 문화읽기의 날입니다.)




『양복을 입은 원시인 Caveman Logic』(2010, 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행크 데이비스Hank Davis는 자신의 심리학 입문 수업에서 사용하는 오랜 속임수 하나를 소개합니다. 그는 신입생들에게 필체 성격분석을 증명할 것이며, 도움을 줄 전문가가 심리학부 사무실에 와 있다고 말합니다. 사이비 과학을 비판하려 한다는 원래 목적은 전하지 않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예를 들면 “파란 소가 달을 뛰어 넘는다”와 같은 의미 없는 문구를 쓰게 합니다. 종이를 봉투 속에 넣고 겉면에 학번과 성명을 쓴 뒤 제출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분석에 시간이 걸리니 일주일 후에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말합니다. 사실 기다릴 필요도 없지만 그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기 위한 것입니다.


드디어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날이 오고, 새로 봉인된 봉투를 학생들에게 돌려줍니다. 학생들이 손으로 쓴 문장 옆에는 필체에 근거한 성격분석이 적혀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봉투를 개봉해 한 문장으로 된 자신에 대한 분석을 읽어보라고 합니다. 교실은 조용한 가운데 간혹 낄낄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잠시 후 학생들에게 분서기 정확한지 물으면, 많은 학생들이 자기들에게 시서니 쏠리지 않기를 바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다시 질문합니다. “제대로 알아낸 것 같나요?” 그럼 더욱 열정적인 반응이 나옵니다.


자신의 분석을 크게 읽어볼 사람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처음엔 지원자가 없지만, 마침내 누군가가 손을 들고 자신의 종이에 적힌 내용을 크게 읽습니다.


비록 당신은 활기차고 행복하며 외향적이지만, 때때로 조용하고 침착하며 내향적이다.

당신은 사교적 자리에서 자신을 너무 빨리 드러내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고 여긴다.

때때로 당신의 성경험은 당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면을 갖고 있다.


학생들은 이제 주위를 둘러보며 분명한 사실을 깨닫습니다. 모든 학생이 다 위의 분석 중에 하나를 받은 것입니다. 흥미로운 감정들이 뒤섞여 나옵니다. 일부는 이리저리 골똘히 생각하거나 신음소리를 냅니다. 처음부터 다 사기였는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입니다. 어떤 학생들은 매우 실망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들은 그 답이 정말이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곧 그들은 교수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궁금해 합니다.


행크 데이비스는 왜 필체 성격분석이 먹혀들었을까를 생각해보자고 말합니다. 권위적 인물에 대한 신뢰는 제쳐두고, 우리는 그들의 마음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는, 그들이 얄팍한 증거를 기꺼이 증명으로 받아들이려 했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상당히 특정적으로 보이는 메시지를 받았지만 알고 보면 그건 상당히 일반적인 내용들입니다. 다소 부끄러운 개인적인 것으로 보인 분석은 모든 학생들에게 들어맞는 그럴듯한 말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살면서 아무 비판이나 반증 없이 성격분석 등을 접해왔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믿는 성향을 갖게 된 것입니다.


자, 이제 홍대앞에 사주, 타로, 궁합을 보는 집들이 어떻게 널려 있는지 볼까요? 행크 데이비스의 말대로 하면, 젊은이들이 살면서 아무 비판이나 반증 없이 사주, 타로, 궁합 등을 접해왔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믿는 성향을 갖게 된 것입니다.


사진은 Daum의 '광우의 문화읽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misulmun49로 가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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