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블로거 두 사람이 저의 글에 대한 댓글을 통해 ‘인간의 기원’에 관한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그것에 관한 글을 오늘 올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 편의 글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서 계속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우선 재미난 이야기 하는 하겠습니다. 실험관 속의 하얀 생쥐 한 마리가 동료 생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지레를 움직이기만 하면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어김없이 와서 내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지. 내가 그를 그렇게 훈련시킨 거야.”
실험관 속의 하얀 생쥐의 입장에선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린 하얀 옷을 입고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인간의 기원’에 관한 이론을 청취해야 합니다. 종교적 도그마에 발목이 잡혀 비종교적인 이야기라면 반발부터 하는 태도로서는 과학적 사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며칠 전 나사NASA가 슈퍼미생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환경이 척박한 외계 행성에서도 생물이 살 수 있다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증명되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외계 행성에 생명체가 사는 것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건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반경에 작기 때문입니다. 『코스모스 Cosmos』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1934-96)은 은하에는 지구를 포함해 1천억 개의 별이 있다고 했고, 우주에는 1천억 개의 은하가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이렇게 별이 많다면 생명체가 지구 말고도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우리 주변에서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서 없다고 말해선 안 됩니다. 과학의 현실이 이런 데도 아직 종교적 도그마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진화조차 부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과학을 불신하는 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불신하기 위해선 과학이 틀렸다는 걸 입증해야 합니다. “그냥 난 믿을 수 없어”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열린 마음을 가진 합리주의적인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천조분의 일에 해당하는 복권에 당첨되었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레오킴Leo Kim은 과학자로서 ‘우리는 어디서 왔을까?’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많은 과학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의 기원을 정립했습니다. 과학자이자 생명공학 회사의 대표인 레오킴은 50개가 넘는 과학논문과 특허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학, 생화학, 생물정보학, 생명공학, 정보학, 분자생물학, 미생물학, 물리학, 임상실험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경영에 참가했습니다. 그는 질병 치료에 관한 제약 및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와 대체의약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도인 정신과 의사 디파크 초프라Deepak Chopra, 미국인 외과의사 버니 시걸Bernie Siegel 그리고 정신적 치료 및 대체의학 방법을 추구하는 분들과 함께 수학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캔자스 대학에서 물리유기화학 박사학위를 받고 MIT 공대에서 연구했습니다. 우리나라 포항공대에 잠시 교수로 초빙되어 왔다가 현재는 미국에서 생명공학 벤처캐피털회사의 대표로서 과학의 최첨단 방법을 활용하는 천여 개 회사의 성과를 추적 연구하고 있습니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의 원제목은 ‘Healing the Rift: Bridging the Gap Between Science & Spirituality’입니다. 과학과 영성의 불화를 치유한다는 뜻입니다. 이 책에 대해 『치유하는 말 Healing Words』, 『예감의 힘 The Power of Premonitions』의 저자 래리 도시Larry Dossey, M.D.는 “이 책은 과학과 영성의 교차점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탐구이다. 이 책은 보수적인 과학과 종교에 만연되어 있는 도그마를 뛰어넘을 준비가 된 사람에게 흥분과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도시의 말대로 보수적인 과학과 종교 교리에 집착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과학을 신뢰하는 태도로 접할 때에만 흥분과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을 제가 번역했으므로 누구보다도 ‘우리는 어디서 왔을까? Where we come from?’라는 물음, 혹은 ‘인간의 기원’, 혹은 ‘생명의 기원’, 혹은 ‘우주의 기원’에 대한 레오킴의 답을 잘 압니다. 그의 답을 알기 위해선 먼저 과학자들이 실체entity에 대해 말하는 끈strings, 쿼크quarks, 경입자leptons 그 밖의 기술적 용어 등 종잡을 수 없는 전문어의 사용을 중단하고 좀 더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실체의 기본단위를 픽셀pixel이란 말로 사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픽셀이란 畵素(화소)를 말합니다. 우리가 디지털 카메라를 살 때 몇 화소냐고 묻지 않습니까? 화소란 화상의 구성요소로 그 수가 많을수록 화상의 해상도가 좋아집니다. 우리가 보고 만질 수 있는 모든 사물은 화소 같은 실체들로부터 발생하는 것입니다. 레오킴은 우주의 화소universal pixel를 나타내기 위해 ‘유픽셀upixels’이란 용어를 만들어냈습니다. 우주의 기본 단위를 우주의 화소, 즉 유픽셀이라고 부른 것입니다. 유픽셀은 아원자subatomic[양성자, 전자 등의 원자 구성요소] 물질에 비해 10억조 배나 작습니다. 유픽셀이 우주 만물을 형성하는 근본 성분이라고 할 때 유픽셀은 과연 어디서 온 것일까? 하고 물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어디서 왔을까?’ 하고 물을 수 있는 것입니다.
창조에 대한 많은 미스터리 가운데 첫째는 유픽셀이 어떻게 우리의 세계가 되고 실재가 되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20세기 초의 우주론자들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멀리 있는 우주를 관찰할 수 있는 강력한 새 망원경으로 무장한 천문학자들은 별과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지고 있음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발견 후 우주가 엄청난 폭발로 시작되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이 폭발, 혹은 빅뱅 이전에 모든 유픽셀은 점 크기로 압축되어 있었습니다. 우주가 태어나기 전 그 순간에는 오직 유픽셀들만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전혀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점이 갑자기 빅뱅이라 불리는 사건에 의해 엄청난 힘과 속도로 터져 나온 것입니다.
빅뱅은 우주에서 일어난 일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었으며, 그 온도는 원자폭탄 폭발의 중심보다 수백만 배나 더 뜨거웠습니다. 에너지인 유픽셀들 일부가 덩어리로 뭉쳐져 훗날 사람들이 물질matter, 입자particles라 부르는 것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빅뱅 이후 단 5초 내에 발생한 것입니다. 이 입자들이 양성자와 중성자, 수소핵이 되었습니다. 다른 유픽셀들은 뜨거운 수프soup가 되었는데, 이는 전자와 갇힌 빛(광자)으로 구성됩니다. 이런 고도의 에너지에서 전자들은 빛을 전리기체plasma[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가스 상태. 우주에서는 거의 모든 물질의 정상상태가 플라스마 상태], 혹은 수프 같은 물질 속에 가둘 수 있습니다. 이때 수소핵과 수프가 우주를 채운 것입니다.
우주가 충분히 냉각되고 38만 년이 지나 또 다른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원자핵이나 원자들이 너무 많은 에너지를 갖거나 과도하게 뜨거우면 불안정해져서 그대로 있을 수 없게 됩니다. 반대로 충분히 차가운 온도에서는 안정될 수 있습니다. 우주가 충분히 냉각되자 전자는 원자핵과 결합하여 헬륨은 물론 가장 단순한 화학요소인 수소를 형성했습니다. 최초의 원자가 만들어질 때 빛 미립자들이 방출됩니다. 창세기식으로 말하면 빛이 어둠에서 분리됩니다.
빅뱅이 일어날 때 하나의 점에서 나온 유픽셀들이 38만 년 뒤 수소와 헬륨, 빛으로 변형되었습니다.
빅뱅 이론은 최근에 가장 널리 알려진 창조론이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대체 이론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체 이론은 우주의 대부분이 팽창을 겪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이 이론에서 우주는 수조에 달하는 가지가 있는 큰 나무처럼 생각됩니다. 그 가지 중 하나가 빅뱅으로 봉오리를 창조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유추해보면 우리의 우주, 그 봉우리는 수많은 우주들 가운데 하나, 혹은 무한대 중 하나에 불과할 것입니다. 다른 우주들은 우리의 인식 너머에 있습니다. 이 이론에서의 ‘우주’는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우리의 우주 그 밖의 우주를 논할 때 과학자들은 ‘다중우주multiverse’와 ‘평행우주parallel universe’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다중우주는 우리가 관측할 수 없는 우주의 부분들을 포함하여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평행우주는 우리의 관측 너머에 있는 우주의 다른 차원이나 부분들을 의미합니다.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1942-)과 함께 물리학 부문에서 울프상Wolf Prize[1978년부터 매년 이스라엘에서 수여하는 이 상은 노벨상 다음으로 권위가 있음]을 공동 수상한 옥스퍼드 대학 수학과의 명예교수 로저 펜로즈 경Sir Roger Penrose(1931-)은 우주 내의 우리의 특정 영역이 팽창할 가능성을 추정했습니다. 이 가능성은 10n분의 1이고 여기서 n=118입니다. 이는 10118을 말하고 이는 1뒤에 0이 118개 붙어 있는 수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펜로즈에 의해 추정된 이 확률은 모든 복권에 당첨된 것과도 같습니다. 당첨 확률은 5천만분의 일이나 십억분의 일이 아니라 천조분의 일입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여러분은 한 번만 복권에 당첨되는 것이 아니라 한 번도 빼지 않고 연거푸 수백조 번[1012번]이나 당첨되는 것을 말합니다.
펜로즈에 의하면 우리는 무한한 우주 안에 살고 있으며, 빅뱅을 겪고 마침내 생명의 창조를 겪은 우주의 이 작은 반점 안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천조분의 일에 해당하는 복권에 당첨된 행운을 타고난 존재인 것입니다.
(인간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사진은 Daum의 '광우의 문화읽기'에소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