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서른일곱 번째가 가인家人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인家人 리여정利女貞

한유가閑有家 회망悔亡

무유수无攸遂 재중궤在中饋 정길貞吉

가인학학家人嗃嗃 회려悔厲 길吉 부자婦子 희희嘻嘻 종린終吝

부가富家 대길大吉

왕가유가王假有家 물휼勿恤 길吉

유부有孚 위여威如 종길終吉

 

첫 번째 효사爻辭는 가인家人 리여정利女貞입니다. 가인家人의 도道는 여자女의 리利와 정貞의 시절에 통한다는 말이므로 리利와 정貞의 시절에 여인은 가정을 번창시키고, 가문의 인물을 키워내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한유가閑有家 회망悔亡입니다. 한유가閑有家의 한閑(막을 한)은 문門에 빗장木을 가로질러 그 안의 짐승이나 사람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말입니다. 이는 집안을 잘 단속하는 것이며, 자녀교육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이들을 엄격하게 교육시키는 태도입니다. 집안을 잘 단속하고 자녀를 엄격하게 교육시켜야 후회가 없다悔亡는 가르침입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는 무유수无攸遂 재중궤在中饋 정길貞吉입니다. 무유수无攸遂는 이루는 것攸遂(이를 수)이 없다无는 말인데, 이는 사회적으로 바깥에 나가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재중궤在中饋의 궤饋(먹일 궤)는 음식을 만들어 바친다는 말이며, 손님을 접대하고賓接客(빈접객), 제사를 모시고奉祭祀(봉제사), 가족을 봉양하는 집안의 일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가인家人은 바깥활동을 하지 않고, 집안의 일만 잘해도 끝까지貞 길吉하다고 했습니다. 여인의 역할에 대한 무시가 아니라, 집안 일이 그만큼 중요하고 가치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가인학학家人嗃嗃 회려悔厲 길吉 부자婦子 희희嘻嘻 종린終吝입니다. 학학嗃嗃(엄할 학)은 가혹하고도 냉혹하다는 말입니다. 뒤에 나오는 희희嘻嘻(웃을 희, 喜喜樂樂)과 대비되며, 이처럼 엄하게 아이들을 교육시킨다는 뜻입니다. 가인家人이 이렇게 너무 엄하게嗃嗃 자녀를 교육시키면 후회悔도 있고 위험厲도 있지만 결국은 길합니다吉. 부자婦子 희희嘻嘻는 어미와 아들이 한데 어우러져 희희낙락喜喜樂樂한다는 말이므로 지나치게 즐거움에만 치우치는 교육으로 그 끝終이 궁색해진다吝고 했습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부가富家 대길大吉입니다. 집안을 부유케 함富家은 크게 길하다大吉는 말이므로 가인家人의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가 부의 축적에 있음을 명시한 것입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왕가유가王假有家 물휼勿恤 길吉입니다. 왕王이 가정家을 크게 키우는 것假(빌 가)은 걱정할 일이 아니고勿恤(구휼할 휼) 오히려 길합니다吉. 옛날의 왕들은 후궁을 많이 얻어 가정을 번성하게 했습니다. 이는 가정을 키워 왕실을 굳건히 하고자 함이니, 걱정할 일이 아니고 오히려 길하다고 한 것입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유부有孚 위여威如 종길終吉입니다. 믿음有孚과 위엄威如(위엄 위)이 있으면 끝終까지 길吉하다는 말이며, 가정을 다스리는 기본 지혜를 거듭 천명한 구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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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

 

 

 

 

 

 

철학에 사용되는 용어들

 

철학 텍스트를 읽기 어려운 이유는 철학자들이 종종 외래어를 쓰기 때문이기도 하다. 때로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외래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철학 관련 저작을 쓸 때는 되도록 외래어 대신에 표준 영어를 쓰는 것이 좋다. 하지만 몇몇 외래어들은 전문 철학용어로 쓰이는데, 그 덕분에 표준 영어로 길게 풀어서 설명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 다음은 비교적 자주 쓰이는 용어들이다.

a posteriori : 후험적. 문자 그대로 ‘이후에 오는 것.’ 후험적 지식은 선험적a priori 지식과는 반대로 경험을 통해서만 획득되고 확인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해럴드 왕은 헤이스팅스 전투에서 전사했다”는 후험적 지식이다.


a priori : 선험적. 글자 그대로 ‘이전에 오는 것.’ 선험적 지식은 오감의 사용에 좌우되지 않는 지식이다. 감각은 우리가 선험적 진리를 배우는 과정에서 관련되겠지만, 감각에 의한 증거가 그것의 진실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선험적 지식은 후험적 지식과 대비된다. 수학적 진리는 일반적으로 선험적 진리의 전형적인 사례로 통한다. 우리가 2+3=5라는 사실을 아는 것은 2에 3을 여러 번 더한 뒤 5라는 결과를 반복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식의 경험과는 무관하게 알고 있는 것이다.


ad hominem : 대인對人. 글자 그대로 ‘사람에게.’ 예를 들어 ‘ad hominem move in argument’는 주장 자체가 아니라 그 주장을 펼치는 사람을 겨냥해 비판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것은 비합리적인 방법이다. 왜냐하면 주장 대신에 사람을 공격하면 그 사람의 주장은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기 때문이다. ‘ad hominem’에는 첫 번째 용례보다는 보기 드문 두 번째 용례도 있다. 이것은 상대의 주장이 상대와 모순을 이루고 있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다(이 방법은 일관성에 대한 전적으로 타당한 호소이다).


akrasia : 의지박약.


Angst : 불안이나 괴로움. 삶에 대한 불편한 감정.


cogito : 문자 그대로 ‘나는 생각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의 줄임말로 데카르트의 『명상록Meditations』에 나오는 표현이다.


de facto : 사실상. 법이나 원칙에 의해 확립되지는 않았지만 어떤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뜻.


de jure : de facto와 달리 법이나 원칙에 따라 확립되어 있다는 뜻. de iure로 쓸 때도 있다.


elenchus : 대화법. 소크라테스가 흔히 사람들이 얼마나 무지한지를 보여주기 위해 던진 일련의 질문.


eudaimonia : 흔히 ‘행복’으로 번역되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용한 이 그리스어의 더욱 정확한 번역어는 ‘번영flourishing’이다. 일시적인 감정이 아닌 지속적인 상태를 가리킨다.


ex nihilo : 무無에서. 예를 들어 “God created the universe ex nihilo”는 “하느님이 무에서 천지를 창조하셨다”라는 뜻이다.


ibid.: 거기에, 같은 곳에. 각주에서 동일한 참조사항을 여러 번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쓰는 용어. 첫 번째 참조사항이 ‘Descartes,


Med itations(Penguin edn)’인 경우 그것을 같은 책에서 다시 인용할 때는 예를 들어 ‘ibid., p. 33’이나 ‘ibid., p. 46’ 같은 식으로 표시할 수 있다.


idem : 앞과 같이.


modus ponens : 긍정 논법.다음과 같은 형태의 논증을 위한 전문용어인 ‘전건 긍정affirming the antecedent’을 가리킬 때 쓰는 라틴어.
만약 p라면 q다.
p이다
따라서 q다.


modus tollens : 부정 논법. 다음과 같은 형태의 논증을 위한 전문용어인 ‘후건 부정denying the consequent’을 가리킬 때 쓰는 라틴어
만약 p라면 q다.
q가 아니다
따라서 p가 아니다.

per se : 자체적으로는, 즉 본질적으로는.


post hoc ergo propter hoc : 문자 그대로 ‘이 때문에, 따라서 이 때문에.’ 특정한 사건 뒤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반드시 그것의 결과임에 틀림없다고 가정하는 잘못된 형태의 추론을 가리킬 때 쓰는 표현이다.


prima facie : 처음에 진실로 여겨지는. 나중에 거짓으로 드러날지라도 얼핏 보면.


quod erat demonstrandum혹은QED : 증명 끝. ‘그것은 증명되었어야 했다’는 뜻으로 문제의 증명 끝에 쓴다.


reductio ad absurdum : 귀류법歸謬法. 글자 그대로 ‘오류로의 귀착’. 즉 어떤 것을 진실로 가정한 뒤 곧장 그것이 모순으로 귀결됨을 보여주는 논증 형태.


summum bonum: 최고선.


tabula rasa : 정해진 의견이 없는 상태. 문자 그대로 ‘빈 서판’, 즉 인간이 태어날 때와 같은 백지상태의 마음으로. 존 로크가 이 용어를 사용했다.


Weltanschauung: 세계관.


Zeitgeist: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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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지와 사랑의 신간 <법왕 달라이 라마> 중에서

 

 

 

마음 수련: 세 번째 시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을 마음 안에서 잘 살피기를
그리고 마음과 감정의 고통이 일어나면
나 자신과 다른 이들을 해치므로
굳게 맞서 피하기를 기원합니다.

 

이 시는 불법 수행의 근본 핵심의 정수입니다. 불교의 맥락에서 진리를 말할 때 우리는 고통에서 해방되는 열반을 언급합니다. 고통을 벗어나는 열반, 혹은 해탈은 진정한 법(진리)입니다. 해탈에는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살상하고 싶은 욕망을 제어하는 것도 법의 한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살상을 하지 않는 것은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도 (일반)법률에 적용되므로 특별히 불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불교 전통에서 불법의 핵심은 고통의 원인이 되는 오염(무명)에서 해방되는 상태입니다. 이 시는 이러한 무명이나 고통스런 감정, 생각을 없애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불교 수행자에게 진정한 적은 이렇듯 내면의 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마음과 감정의 때입니다. 불교 수행자의 진정한 임무는 이러한 내면의 적을 무찌르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과 감정의 때를 없애는 것이 불법 수행의 핵심이며 어떤 면에서는 기초이므로 세 번째 시는 처음부터 마음을 챙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만일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제어하거나 챙기지 않고 마음 안에 일어나도록 두면 마음이 제멋대로 나대도록 내버려 두는 셈입니다. 그러면 마음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운다면, 그러한 감정이 생겼을 때 곧바로 제어할 수 있게 됩니다. 여러분은 부정적인 감정이 온통 활개를 칠 기회나 여지를 주지 않을 것입니다. 내 생각에 세 번째 시는 감정이 일어나고 경험되는 단계에서의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일반적인 감정의 근원을 파헤치는 대신,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에 적절한 해결책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분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랑과 연민의 마음을 키워야만 합니다. 대상에 대한 강렬한 집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의 불순함과 좋지 않은 특성 등을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자신의 오만함이나 자만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결점을 생각해 겸허함을 일으킬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엇이 되었든 세상에서 여러분이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 제 앞에 수화 통역사가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그 사람이 통역하는 복잡한 몸동작을 보고 저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때 저는 매우 겸손해질 것입니다. 경험상 저는 자만심이 조금이라도 생길라치면 곧바로 컴퓨터를 생각합니다. 그러면 정말로 자만심이 사라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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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질환이 비만과 관련이 있을까?

 

 

<동의보감>의 외형편外形篇 아치牙齒문에 다음의 내용이 있습니다.

 

장과 위에 열이 가득 쌓이게 되면 잇몸이 붓고 헐게 된다. 치아는 신장(콩팥)의 기운이 주관하고 잇몸은 장과 위의 기운이 주관한다. 찬 것을 만났을 때 치통이 심해진다면 이는 한증寒證이고, 통증이 그친다면 이는 열증熱證이다.

 

<동의보감>은 내경편內景篇 26문, 외형편外形篇 26문, 잡병편雜病篇 38문, 탕액편湯液篇 17문, 침구편針灸篇 1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대 의학으로 말하면 내경편은 내과를, 외형편은 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비뇨기과를, 잡병편은 병리학, 진단학, 대증치료, 구급법, 전염병과, 부인과, 소아과를, 탕액편은 임상 약물학을, 침구편은 경혈 부위와 침구 요법 등을 다룬 것이며, 항목 배정에는 가능한 한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병증들을 우선으로 하고, 병증의 증상에서는 그 원인, 진단, 처방을 손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배열했습니다.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겉으로 드러난 뼈가 치아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치아가 뼈가 끝나는 곳이자 골수가 영양하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치아도 뼈이기 때문에 치아에도 골수가 있어 영양분이 도달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치아는 신장의 기운이 주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장의 정기가 왕성하다면 치아가 튼튼하다는 뜻이고, 신장의 기운이 쇠하면 치아에 구멍이 뚫리게 됩니다.

 

치아는 지지해주고는 구조물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잇몸입니다. 치아가 뼈를 주관하는 신장의 기운과 관련이 있는데 반해 잇몸은 살갗을 주관하는 소화기의 기운과 관련이 있습니다. 윗잇몸은 위胃의 경락이 통과하여 연결되고 아랫잇몸은 대장의 경락이 통과하여 연결됩니다.

 

대상자들의 비만 지수를 바탕으로 양치질 횟수, 스트레스 지수, 수면시간을 연관지어 이러한 항목들과 치주질환periodontal disease이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치주질환을 풍치라고도 하는데, 병의 정도에 따라 치은염gingivitis과 치주염periodontitis으로 나눕니다. 비교적 가볍고 회복이 빠른 형태의 치주질환으로 잇몸 즉, 연조직에만 국한된 형태를 치은염이라고 하고, 이러한 염증이 잇몸과 잇몸 뼈 주변까지 진행된 경우를 치주염이라고 합니다.

 

비만 지수가 높을수록 치주질환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만 지수를 조사하여 복부비만군과 정상군으로 나누었더니 복부비만군이 정상군에 비해 남자는 4.57배, 여자는 2.03배 치주질환 위험도가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말하자면 뱃살이 많은 사람이 치아에 더 잘 탈이 난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양치질 횟수가 적은 사람들은 복부비만이 있건 없건 치주질환의 발병 정도가 차이가 없지만, 양치질 횟수가 증가할수록 복부비만군과 정상군의 치주질환 발병 정도의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루 2회 양치질을 한 복부비만군은 하루 2회 양치질을 한 정상군보다 치주질환 발병 빈도가 2.22배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하루 3회 양치질을 한 복부비만군은 똑같이 하루 3회 양치질을 한 정상군보다 치주질환 발병 빈도가 3.34배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복부비만인 사람이 양치질을 자주했다고 해서 치주질환을 예방하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달리 말하면 양치질을 열심히 하여 구강을 청결하게 함으로서 치주질환을 예방한다는 것은 뱃살이 없는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비만과 스트레스 지수, 치주질환 발병률 사이에도 일정한 상관관계가 나타났습니다.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뱃살이 찐 사람이 날씬한 사람보다 치주질환이 더 많이 생긴다는 결론입니다.

 

수면시간과의 상관관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똑같이 하루 8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더라도 복부비만군은 정상군에 비해 치주질환의 위험도가 4.2배나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복부비만인 사람이 양치질을 열심히 해도, 스트레스를 적게 받더라도, 수면을 충분히 취하더라도 정상인에 비해 치주질환이 더 잘 생긴다는 것입니다. 양치질을 잘해서 구강을 청결하게 해주면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을 거란 막연한 기대를 무참히 깨뜨린 연구결과입니다.

 

치아를 건강하게 돌보기 위해서는 치아뿐 아니라 잇몸도 함께 보살펴야 합니다. 잇몸이 튼튼해야 치아를 든든하게 지지해줄 수 있게 때문입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는 말이 있는데,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틸 수가 없습니다. 치아가 모두 빠질 정도라면 그 잇몸은 훨씬 오래 전에 썩어서 문드러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가 없으면 잇몸도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는 치아 자체가 병드는 경우보다는 잇몸이 먼저 병들고 그로 인해 치아가 병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고량진미로 인한 탁한 찌꺼기가 위와 장에 쌓이고 쌓여서 경락을 따라 잇몸에까지 흘러들어가는 것입니다. 이 탁한 찌꺼기가 잇몸을 붓게 하고 썩게 만들어 치은염을 일으키게 하고 마침내 치주염가지 불러옵니다.

 

자, 이래도 뱃살을 아끼고 보존하여 치아를 망치시겠습니까? 아니면 운동을 하여 날씬한 몸에 반짝이는 치아를 자랑스럽게 내보이며 세상을 훨훨 날아다니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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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괘 중에서 서른여섯 번째가 명이明夷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명이明夷 리간정利艱貞

명이우비明夷于飛 수기익垂其翼 군자우행君子于行 삼일불식三日不食 유유왕有攸往 주인유언主人有言

명이明夷 이우좌고夷于左股 용증마장用拯馬壯 길吉

명이우남수明夷于南狩 득기대수得其大首 불가질정不可疾貞

입우좌복入于左腹 획명이지심獲明夷之心 우출문정于出門庭

기자지명이箕子之明夷 리정利貞

불명不明 회晦 초등우천初登于天 후입우지後入于地

 

첫 번째 효사爻辭는 명이明夷 리간정利艱貞입니다. 명이明夷(오랑캐 이)는 밝음明이 상처(夷=傷)를 입었다는 말이며, 밝은 기운이 하늘로 뻗쳐오르지 못하고 땅속으로 흩어져버린 형상입니다. 빛이 어둠에 묻힌 꼴이며, 지혜가 암흑에 가린 상태입니다. 이런 운을 타고난 사람을 명이지자明夷之者라고 합니다. 리간정利艱貞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해야 할 리利의 시절과 이를 마무리하는 정貞의 시절이 어렵다艱(어려울 간)는 말이며, 혹은 리利와 정貞을 연결하는 시점이 어렵다는 말입니다. 충분한 공부와 수행을 했지만 결국 날아오르지 못하는 용의 신세입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명이우비明夷于飛 수기익垂其翼 군자우행君子于行 삼일불식三日不食 유유왕有攸往 주인유언主人有言입니다. 명이우비明夷于飛는 명이지자明夷之者가 날아오르려 한다는, 수기익垂其翼은 그 날개翼(날개 익)를 접는다垂(드리울 수)는 말입니다. 힘차게 날갯짓을 해서 날아올라야 할 순간에 날개를 접게 되는 게 명이明夷라는 것입니다. 군자의 행함君子于行에 사흘 동안 먹을 것이 없고三日不食, 그렇게 나아감에有攸往 주인의 꾸중이나 듣게 됩니다主人有言. 삼일불식三日不食은 사흘이나 굶는다는 말이니, 세 번이나 도전했어도 소득이 하나도 없다는 말이요, 일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 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도 군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일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 가지 요소는 하늘의 허락天時과 땅의 보살핌地運, 그리고 인덕人德입니다. 즉 천지인天地人의 삼재三才입니다. 군자가 행함에 사흘을 굶주린다는 말은 이 세 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도 돕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주인유언主人有言은 주인에게서 충고나 조언, 꾸지람을 듣게 된다는 뜻이입니다. 이렇게 어둡고 캄캄한 것이 명이입니다明夷.

 

세 번째 효사爻辭는 명이明夷 이우좌고夷于左股 용증마장用拯馬壯 길吉입니다. 명이지자明夷之者가 왼쪽 허벅지于左股(넓적다리 고)에 화살을 맞아 상처를 입었습니다夷. 운이 나빠 전쟁터에서 적의 화살을 맞은 것일 수도 있고, 포악하거나 사악한 군주를 만나 정치적 타격을 입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심각한 상황은 아닙니다. 구원하되用拯(건질 증) 말馬이 장壯하니 길합니다吉. 재빨리 구원의 말을 타고 용감하게 달아나라는 것입니다. 명이明夷의 시절이니 계속 우물쭈물하다가는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나아가 뜻을 펼 때가 아니라, 오히려 뒤로 물러날 때인 것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명이우남수明夷于南狩 득기대수得其大首 불가질정不可疾貞입니다. 명이우남수明夷于南狩는 명이지자明夷之者가 병력을 조련하기 위해 남쪽으로 겨울 사냥을 떠난다는 말입니다. 전田은 여름 사냥으로 귀족의 놀이이며, 수狩(사냥 수)는 겨울 사냥으로 군대의 훈련이 그 목적입니다. 그런데 거기서 득기대수得其大首, 우연히 적의 우두머리를 잡았습니다. 정말로 운이 좋은 경우입니다. 보통 때라면 큰 상을 받을 수도 있으나, 명이지자明夷之者에게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명이明夷의 운이 닥쳤을 때는 정당한 공功조차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끝까지貞 서둘지疾 말라不可고 했습니다. 질疾(병 질)은 급急하다는 뜻이며, 우연히 세운 공을 인정받기 위해 급히 서두르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입우좌복入于左腹 획명이지심獲明夷之心 우출문정于出門庭입니다. 이 구절도 명이明夷의 운으로부터 탈출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입우좌복入于左腹(배 복)은 왼쪽 뱃속에 들어간다는 말인데, 이는 상대방의 속마음, 즉 숨겨놓은 마음을 알아챈다는 뜻입니다. 획명이지심獲明夷之心(얻을 획)은 자신의 운이 명이明夷의 시절임을 알아챈다는 말이니, 지금은 자신의 때가 아님을 깨닫고 새로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우출문정于出門庭(뜰 정)은 속해 있던 집단에서 나온다는 말이니, 상대의 속셈을 알고 자신의 처지를 깨달아 있던 곳에서 탈출하라는 뜻입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기자지명이箕子之明夷 리정利貞입니다. 기자지명이箕子之明夷는 기자箕子(키 기)가 알고 있는 명이明夷의 세계, 혹은 명이를 알고 있는 기자라는 뜻입니다. 명이를 아는 기자란 자신이 지금 명이의 세계에 있음을 하는 현자, 그래서 나아가고 물러날 바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현자를 말합니다. 명이明夷의 세계에 있긴 하지만 그 전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현자입니다. 그러므로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으며, 끝에는貞 이롭다利고 했습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불명不明 회晦 초등우천初登于天 후입우지後入于地입니다. 자신이 명이明夷의 세계에 있음을 아는 기자箕子와 정반대의 사람이 불명不明이고 회晦(그믐 회)입니다. 명이지자明夷之者는 지혜라도 갖추었지만 불명지자不明之者는 때를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혜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불명不明이고 회晦(그믐 회, 어둡다)입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 갇혀 사물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나아갈 길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도 세상에 처음初 나설 때는 그 기세가 하늘로 날아오를 듯합니다登于天(오를 등). 하지만 명이明夷의 세계에서는 이런 기상이 결코 오래갈 수 없으니, 자중하고 근신해야 합니다. 하지만 불명지자不明之者는 자중하고 근신하지 않습니다. 어두운 사람이기 때문이고, 그래서 더 어둡습니다. 그러니 결국 나중에는後 땅속으로 추락하고 맙니다入于地.

 

『주역』에서는 때를 얻지 못한 현자賢者, 지혜를 갖추었으나 이를 세상에 펼치지 못하는 군자君子를 명이지자明夷之者라고 했습니다. 진지자晉之者가 천시天時를 얻어 자신의 경륜과 사상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군자라면, 명이지자明夷之者는 경륜과 지혜는 갖추었으나 운運과 시時를 얻지 못해 뜻을 펴지 못하는 현자인 셈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뜻과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자신의 입지와 하늘의 때를 얻어야 뜻을 펼 수 있습니다. 이상을 펼 수 있는 만남이 진晉이라면, 때가 어긋남이 명이입니다明夷. 명이明夷의 운을 만난 명이지자明夷之者라도 처음 뜻을 펼치러 나아갈 때는 당당하고 힘찹니다. 새가 날아오를 듯한 이때의 모습만으로는 진지자晉之者와 구별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 번의 도전이 모두 실패로 끝나니 도와주던 윗사람도 꾸짖고 떠나며 아랫사람도 따르지 않습니다. 일을 이루어 공을 세워도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오히려 어려움을 당합니다. 원대한 뜻을 품고 출사出仕했으나 왕을 잘못 만나 뜻을 펼치지 못합니다. 처음과 끝이 다른 용두사미龍頭蛇尾의 형상입니다. 명이지자明夷之者가 그나마 심신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운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신을 안전하게 유지하면서 명이明夷의 기氣가 사라지기를 기다려야 후일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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