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질환이 비만과 관련이 있을까?

 

 

<동의보감>의 외형편外形篇 아치牙齒문에 다음의 내용이 있습니다.

 

장과 위에 열이 가득 쌓이게 되면 잇몸이 붓고 헐게 된다. 치아는 신장(콩팥)의 기운이 주관하고 잇몸은 장과 위의 기운이 주관한다. 찬 것을 만났을 때 치통이 심해진다면 이는 한증寒證이고, 통증이 그친다면 이는 열증熱證이다.

 

<동의보감>은 내경편內景篇 26문, 외형편外形篇 26문, 잡병편雜病篇 38문, 탕액편湯液篇 17문, 침구편針灸篇 1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대 의학으로 말하면 내경편은 내과를, 외형편은 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비뇨기과를, 잡병편은 병리학, 진단학, 대증치료, 구급법, 전염병과, 부인과, 소아과를, 탕액편은 임상 약물학을, 침구편은 경혈 부위와 침구 요법 등을 다룬 것이며, 항목 배정에는 가능한 한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병증들을 우선으로 하고, 병증의 증상에서는 그 원인, 진단, 처방을 손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배열했습니다.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겉으로 드러난 뼈가 치아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치아가 뼈가 끝나는 곳이자 골수가 영양하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치아도 뼈이기 때문에 치아에도 골수가 있어 영양분이 도달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치아는 신장의 기운이 주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장의 정기가 왕성하다면 치아가 튼튼하다는 뜻이고, 신장의 기운이 쇠하면 치아에 구멍이 뚫리게 됩니다.

 

치아는 지지해주고는 구조물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잇몸입니다. 치아가 뼈를 주관하는 신장의 기운과 관련이 있는데 반해 잇몸은 살갗을 주관하는 소화기의 기운과 관련이 있습니다. 윗잇몸은 위胃의 경락이 통과하여 연결되고 아랫잇몸은 대장의 경락이 통과하여 연결됩니다.

 

대상자들의 비만 지수를 바탕으로 양치질 횟수, 스트레스 지수, 수면시간을 연관지어 이러한 항목들과 치주질환periodontal disease이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치주질환을 풍치라고도 하는데, 병의 정도에 따라 치은염gingivitis과 치주염periodontitis으로 나눕니다. 비교적 가볍고 회복이 빠른 형태의 치주질환으로 잇몸 즉, 연조직에만 국한된 형태를 치은염이라고 하고, 이러한 염증이 잇몸과 잇몸 뼈 주변까지 진행된 경우를 치주염이라고 합니다.

 

비만 지수가 높을수록 치주질환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만 지수를 조사하여 복부비만군과 정상군으로 나누었더니 복부비만군이 정상군에 비해 남자는 4.57배, 여자는 2.03배 치주질환 위험도가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말하자면 뱃살이 많은 사람이 치아에 더 잘 탈이 난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양치질 횟수가 적은 사람들은 복부비만이 있건 없건 치주질환의 발병 정도가 차이가 없지만, 양치질 횟수가 증가할수록 복부비만군과 정상군의 치주질환 발병 정도의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루 2회 양치질을 한 복부비만군은 하루 2회 양치질을 한 정상군보다 치주질환 발병 빈도가 2.22배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하루 3회 양치질을 한 복부비만군은 똑같이 하루 3회 양치질을 한 정상군보다 치주질환 발병 빈도가 3.34배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복부비만인 사람이 양치질을 자주했다고 해서 치주질환을 예방하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달리 말하면 양치질을 열심히 하여 구강을 청결하게 함으로서 치주질환을 예방한다는 것은 뱃살이 없는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비만과 스트레스 지수, 치주질환 발병률 사이에도 일정한 상관관계가 나타났습니다.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뱃살이 찐 사람이 날씬한 사람보다 치주질환이 더 많이 생긴다는 결론입니다.

 

수면시간과의 상관관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똑같이 하루 8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더라도 복부비만군은 정상군에 비해 치주질환의 위험도가 4.2배나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복부비만인 사람이 양치질을 열심히 해도, 스트레스를 적게 받더라도, 수면을 충분히 취하더라도 정상인에 비해 치주질환이 더 잘 생긴다는 것입니다. 양치질을 잘해서 구강을 청결하게 해주면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을 거란 막연한 기대를 무참히 깨뜨린 연구결과입니다.

 

치아를 건강하게 돌보기 위해서는 치아뿐 아니라 잇몸도 함께 보살펴야 합니다. 잇몸이 튼튼해야 치아를 든든하게 지지해줄 수 있게 때문입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는 말이 있는데,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틸 수가 없습니다. 치아가 모두 빠질 정도라면 그 잇몸은 훨씬 오래 전에 썩어서 문드러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가 없으면 잇몸도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는 치아 자체가 병드는 경우보다는 잇몸이 먼저 병들고 그로 인해 치아가 병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고량진미로 인한 탁한 찌꺼기가 위와 장에 쌓이고 쌓여서 경락을 따라 잇몸에까지 흘러들어가는 것입니다. 이 탁한 찌꺼기가 잇몸을 붓게 하고 썩게 만들어 치은염을 일으키게 하고 마침내 치주염가지 불러옵니다.

 

자, 이래도 뱃살을 아끼고 보존하여 치아를 망치시겠습니까? 아니면 운동을 하여 날씬한 몸에 반짝이는 치아를 자랑스럽게 내보이며 세상을 훨훨 날아다니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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