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서른아홉 번째가 건蹇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蹇 리서남利西南 불리동북不利東北 리견대인利見大人 정길貞吉

왕건래예往蹇來譽

왕신건건王臣蹇蹇 비궁지고匪躬之故

왕건래반往蹇來反

왕건래련往蹇來連

대건붕래大蹇朋來

왕건래석往蹇來碩 길吉 리견대인利見大人

 

첫 번째 효사爻辭는 건蹇 리서남利西南 불리동북不利東北 리견대인利見大人 정길貞吉입니다. 건蹇(절 건)의 세계에서는 서남쪽이 유리하고利西南 동북쪽이 불리하며不利, 대인大人을 만나야見 이롭고利 끝까지貞 길합니다吉. 이때의 서남쪽은 상생相生을, 동북쪽은 상극相剋을 각각 상징합니다. 건蹇의 시기에 상생해야 이롭고 상극하면 불리하며, 나를 도와줄 경륜 있는 대인을 만나 도움을 받아야 이롭고 길하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왕건래예往蹇來譽입니다. 왕건往蹇은 건蹇의 운이 지나갔다往는 말이므로 전의 운이 지나면 명예가 온다來譽(명예 예)는 뜻입니다. 혼란스러운 건의 시기가 지나고 나면 어려움을 이겨낸 노력으로 명예를 얻게 된다는 격려입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는 왕신건건王臣蹇蹇 비궁지고匪躬之故입니다. 왕과 신하王臣가 모두 건蹇蹇의 어려움에 빠졌으나, 이는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라匪躬之故는 말입니다. 왕은 중심을 잃고 헤매고, 신하는 사리사욕으로 국가와 국민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건蹇의 모습입니다. 현상으로는 개개인의 잘못을 범하는 것같이 보여도 이는 사람 때문이 아닙니다. 건蹇의 운이 사방에 퍼져 온 나라가 어려움에 빠져든 것이니 서로 헐뜯고 싸우지 말라는 경계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왕건래반往蹇來反입니다. 건蹇의 운이 지났지만往 다시 안정을 반대反하는 세력이 올來 수 있다는 말입니다. 건蹇의 운이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게 쉽게 물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왕건래련往蹇來連입니다. 건蹇의 운이 지나고도往 다시 연이어連(이를 련) 건蹇의 운이 올來 수 있다는 말이므로 앞의 구절과 같은 뜻입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대건붕래大蹇朋來입니다. 큰 어려움이 닥쳤을 때大蹇 친구가 와서朋來 도와준다는 말입니다. 어려울 때 진정한 친구를 알아볼 수 있고, 두터운 우정이 쌓이는 법입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왕건래석往蹇來碩 길吉 리견대인利見大人입니다. 어려움이 지나가면往蹇, 큰 인물이 나타나來碩(클 석) 구원하니 길吉하고, 그 역시 대인을 만나야 이롭다利見大人는 말입니다. 난세에 영웅이 나타나는 법인데, 그 또한 대인을 만나야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인본주의人本主義의 천명입니다.

 

건蹇은 다리를 절뚝거려 잘 걷지 못하는 상태이고, 그러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형상입니다. 갈 길은 멀고 험한데 날이 저물고 다리까지 다친 격입니다. 능력도 부족하고 운도 따르지 않아 몹시 어렵게 살아가는 시절을 뜻합니다. 건蹇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상생相生의 도리를 깨우쳐야 합니다. 둘째, 경룬 있는 대인을 만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가짐만이 건蹇의 악운을 물리칠 힘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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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분노로 죽을 수도 있습니까?

 

 

<동의보감>의 내경편內經篇 기氣문에 다음의 내용이 있습니다.

 

사람의 다섯 가지 감정 중에서 오직 분노의 폐해가 가장 심하다.

 

사람의 다섯 감정이란 희喜, 노怒, 애哀, 낙樂, 욕慾을 말하며 욕慾 대신에 원怨이나 오惡를 이르기도 합니다. 사람의 감정을 일곱 가지로 보기도 하는데, 희노우사비공경喜怒憂思悲恐驚으로서 칠정七情이라고 합니다. 칠정이란 기쁨喜, 분노怒, 우울憂, 고뇌思, 슬픔悲, 두려움恐, 놀람驚입니다. 사람의 감정을 다섯으로 나누든 일곱으로 나누든 분노anger는 자신의 욕구 실현이 저지당하거나 어떤 일을 강요당했을 때 이에 저항하기 위해 생기는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말합니다.

 

삼국지에는 분노를 터뜨리다 피를 토하고 쓰러져 죽는 장면이 나옵니다. 오나라는 조조와의 전쟁을 원하지 않았지만, 촉한蜀漢의 정치가 겸 전략가로 명성이 높아 와룡선생臥龍先生이라 일컫는 제갈공명諸葛亮(181-234)의 설득 및 회유로 조조와의 전쟁을 치르게 되었고, 주유周瑜(175-210)가 이끈 오나라 군대는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대승을 거뒀습니다. 적벽대전은 중국 삼국시대인 208년에 후베이성湖北省 자위현嘉魚縣의 북동, 양쯔 강揚子江 남안에 있는 적벽에서 벌어졌던 전투를 말합니다. 북방을 통일한 조조는 208년 가을에 30만 대군을 거느리고 형주를 치려고 남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때 형주를 지키던 유표는 이미 죽고 아들 유종劉琮이 아버지의 직무를 대행하고 있었는데, 유종은 조조와 싸워보지도 않고 항복했습니다. 유비와 손권孫權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연합하여 조조에게 대항하기로 했습니다. 손권은 주유를 대도독으로 삼아 정예군 3만을 거느리고 장강을 거슬러 올라가 하구夏口에서 유비의 군대와 회합했습니다. 그런 뒤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은 서쪽으로 더 올라가 적벽赤壁에 이르러 장강 남쪽에 군대를 주둔시켰습니다. 장강 북쪽엔 조조의 군대가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적벽대전을 두고서는 다양한 이견이 존재합니다. 정사에 남은 기록이 짧고 모호하여 적벽대전의 전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조조가 패한 것만은 확실합니다.

적벽대전에서 위군魏軍을 대파한 주유는 손견의 아들 손책孫策과 동갑同甲으로 형제처럼 가깝게 지냈습니다. 200년 손책이 사망하자 그의 동생 손권孫權이 등극했고 주유는 손권을 충실하게 보필했습니다. 주유는 손권을 설득하여 군사 3만을 주면 조조를 격파하겠다고 장담했고, 그의 장담은 이뤄졌습니다. 제갈공명의 설득 및 회유로 조조와의 전쟁을 치른 주유는 제갈공명의 비범함과 천재성을 안 뒤 전쟁이 끝나는 대로 그를 죽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갈공명은 이를 눈치 채고 있었으며, 적벽대전이 끝나갈 무렵 주유를 피해 도망쳤습니다. 그는 유비 일행과 함께 형주성을 냉큼 차지했습니다. 형주성은 전부터 주유가 눈독을 들었던 요충지였으므로 제갈공명의 책략에 빠져 전쟁은 전쟁대로 함들게 치르고 형주성은 유비에게 빼앗긴 주유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습니다. 그때 마침 도착한 제갈공명의 편지가 마침내 그의 분노를 폭발시켰습니다.

 

공께서 직접 군사를 이끌고 이렇게 원정에 나서신 동안 조조가 기회를 틈타 오나라를 치기라도 하면 어쩌시렵니까? 그러면 틀림없이 오나라는 조조의 손아귀에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런 참담한 지경에 빠질까 염려되어 이렇게 편지로 알려드립니다.

 

형주성을 노리며 여기서 얼쩡거리지 말고 포기하고 속히 오나라로 돌아가라는 놀림이었습니다. 전쟁 중에 화살에 맞아 부상이 깊은 상태였던 주유는 그의 편지를 읽은 후 분노를 터뜨리다 그만 피를 토하고 쓰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그의 나이 서른여섯이었습니다. 분노가 그의 명을 앗아간 것입니다.

 

사람의 감정이 다섯이든 일곱이든 가장 폐해가 큰 감정이 분노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노즉기상怒則氣上, 즉 “분노는 기를 위쪽으로 치밀게끔 한다”고 말합니다. 기氣가 위로 치미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귀 옆을 지나가는 경략은 본래 하행하는 경략인데, 분노의 화가 이를 뒤흔들어 하행해야 할 경략을 상행하게 만들면 귀 울림이라고 하는 이명tinnitus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명이란 귀에서 들리는 소음에 대한 주관적 느낌을 말합니다. 외부로부터의 청각적인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상태입니다. 또한 분노가 담膽 경략의 흐름을 위쪽으로 역행하게 만들면 입이 쓰다고 느끼는 구고口苦의 증상을 일으키고 식욕도 떨어집니다. 사람이 계획한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담에 열이 생겨 위로 넘쳐 올라와 구고의 증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하행해야 할 인체 전면의 경략을 역행하게 만들면 가슴이 답답하고 목구멍에서 뭔가가 걸린 듯한 매핵기梅核氣라는 증세도 일어납니다. 매핵기는 히스테리의 일종입니다. 체질적, 신경질적인 사람이거나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칠정七情으로 마음이 상해 담기痰氣가 인후咽喉 사이에 장애를 가져와 신경성 식도경련을 일으키면서 마치 인후 속에 작은 고깃덩이 같은 것이 달라붙어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며 뱉어도 나오지 않고 침을 삼켜도 내려가지 않습니다. 이 모두가 분노가 원인입니다.

 

분노는 장부 중에 혈액을 조장하고 있는 탱크와도 같은 간을 상하게도 합니다. 분노가 간을 상하게 하면 혈액을 저장하는 간의 기능에 장애가 생깁니다. 감정이 고요할 때는 혈액이 간을 고요히 오가지만, 분노가 일어나면 혈액이 간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되고 마침내 피부에 혈락血絡이 나타나게 됩니다. 혈락이란 피부로 노출되는 가는 혈관을 말합니다. 혈락이 눈에 보이면 그 사람의 간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가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분노가 열을 일으킵니다. 열로 인해 몸에 생기는 이상 현상도 만만치 않습니다. 열이 위쪽으로 올라가면 두피를 건조하게 만들어 탈모를 일으킵니다. 분노가 폭발하면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입니다. 열은 또한 촉촉해야 할 근육을 바싹 말리게 하고 허리, 어깨, 옆구리에 통증을 일으킵니다. 분노의 열은 진액을 말리고 그 흐름을 막아서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분노, 혹은 스트레스가 얼마나 나쁜지 알 수 있습니다. 주유의 죽음은 피가 거구로 솟구치면서 토혈吐血을 일으킨 것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80세가 넘었는데도 젊은이처럼 발걸음이 가벼운 사람의 건강 비법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일에 부딪치더라도 다투지 마시오. 그대만 지나가면 마음이 편안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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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괘 중에서 서른여덟 번째가 규暌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규暌 소사小事 길吉

회망悔亡 상마물축喪馬勿逐 자복自復 견악인見惡人 무구无咎

우주우항遇主于巷 무구无咎

견여예기우체見輿曳其牛掣 기인천차의其人天且劓 무초유종无初有終

규고暌孤 우원부遇元夫 교부交孚 려厲 무구无咎

회망悔亡 궐종厥宗 서부噬膚 왕往 하구何咎

규고暌孤 견시부도見豕負塗 재귀일거載鬼一車 선장지호先張之弧 후설지호後說之弧 비구혼구匪寇婚媾 왕往 우우즉길遇雨則吉

 

첫 번째 효사爻辭는 규暌 소사小事 길吉입니다. 규暌(외면할 규)는 작은 일小事에서만 길吉하다는 말이므로 큰일에서는 규의 길흉을 논할 수 없습니다. 작은 일에서만 길하다 함은 규가 개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결단의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규는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이제까지의 삶 대신 새로운 삶을 찾아 인생을 전환하는 것을 말합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회망悔亡 상마물축喪馬勿逐 자복自復 견악인見惡人 무구无咎입니다. 회망悔亡은 돌아서는 스스로에 대해 한 점의 후회도 없다는 말이므로 과감한 결단이 있어야 규가 실현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상마물축喪馬勿逐은 잃어버린 말喪馬(죽을 상)을 다시 찾으려 하지 않는다勿逐(쫓을 축)는 말이므로 과거의 기득권이나 이권에 대한 미련을 모두 버린다는 뜻입니다. 그래야 규暌를 실천에 옮길 수 있습니다. 자복自復은 스스로를 회복한다는 말이므로 자성自性의 회복입니다. 이것이 규의 목적이자 본질입니다. 이렇게 후회와 미련을 모두 버리고 스스로를 회복한 뒤에는 악인을 만나도見惡人 허물이 없다无咎고 했습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는 우주우항遇主于巷 무구无咎입니다. 우연히 거리에서于巷(거리 항) 주군을 만나도遇主(만날 우) 허물이 없다无咎는 말이므로 이는 규暌의 실행이 개인적인 차원의 용단에 따른 것일 뿐만 아니라 집단적인 차원에서도 무리 없이 받아들여진 경우에 해당합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견여예기우체見輿曳其牛掣 기인천차의其人天且劓 무초유종无初有終입니다. 앞의 두 구절에서는 규暌를 실천하기 위한 전제조건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일체의 후회며 미련을 버리고, 많은 사람들이 나 하나 때문에 더 불행해지지 않도록 먼저 조치를 취하라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규暌를 실천한 이후에 부닥치게 되는 어려운 상황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규暌는 한 번 실천했다고 해서 바로 행복해지는 그런 행위가 아닙니다. 견여예기우체見輿曳其牛掣는 소가 끌어야 할 큰 수레其牛掣(끌 체)를 사람이 끌고 가는 것을 본다見輿曳(끌 예)는 말이므로 짐승 같은 노예생활을 하는 처참한 사람의 모습을 본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其人은 천차의天且劓(코 벨 의)까지 당했습니다. 천차의天且劓란 코를 베고 이마에 죄수의 표식을 새겨 넣는 형벌입니다. 게다가 이 사람은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아니라, 지난날의 내 잘못으로 그렇게 된 사람입니다. 규暌를 실현하고 보니 이제야 비로소 나로 인해 그토록 참혹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 것입니다. 무초유종无初有終!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마음만 아파하다가无初 나중에야 도울 방법을 찾는다有終는 말입니다. 그야말로 이제야 사람이 된 것입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규고暌孤 우원부遇元夫 교부交孚 려厲 무구无咎입니다. 규暌의 실현 후 외로움孤(외로울 고)에 처해 있던 중에 우연히 믿고 존경할 만한 사람元夫을 만나遇 믿음으로 우정을 나누니交孚 위험하기는 하지만厲 허물은 없다无咎는 말입니다. 규暌는 당연히 외로운 결단이자, 결행 이후에도 외로울 수밖에 없는 행동입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회망悔亡 궐종厥宗 서부噬膚 왕往 하구何咎입니다. 규暌의 실현 후에 나를 진실로 믿고 도와줄 가족이나 친지가 있다면 그렇게 외롭고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궐종厥宗(그 궐) 서부噬膚(씹을 서, 살갗 부)는 종족이나 가족厥宗이 고기를 씹어준다噬膚는 말이며, 이는 곧 친지들의 경제적 도움을 상징합니다. 그 앞에 회망悔亡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그 자신 일체의 감정적 후회나 미련을 이미 버린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후회나 미련을 완전히 버렸고, 친지들의 경제적 기원이 있으니, 그 나아감往에 어찌 허물이 있겠는가何咎. 앞날이 순탄하다는 뜻입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규고暌孤 견시부도見豕負塗 재귀일거載鬼一車 선장지호先張之弧 후설지호後說之弧 비구혼구匪寇婚媾 왕往 우우즉길遇雨則吉입니다. 규暌에는 고난과 이의 극복 과정이 따릅니다. 규고暌孤는 앞서의 구절과 마찬가지로 외로운 규의 생활을 말하며, 이하에서 설명할 내용이 규의 실현 후에 맞게 되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고난에 대한 것임을 암시하는 표현입니다. 고난의 행군인 것입니다. 견시부도見豕負塗는 진흙塗을 잔뜩 바른負(질 부) 돼지豕(돼지 시)를 본다見는 말이며, 재귀일거載鬼一車는 그 돼지들이 귀신과 같고鬼(귀신 귀) 한 수레一車에 가득 실렸더라載(실을 재)는 말입니다. 진흙을 잔뜩 바른 귀신인지 돼지인지 모를 어떤 정체불명의 것들이 한 수레에 가득 실려서 오고 있음을 본다는 말이므로 이는 자신에게 닥쳐올 운명에 대한 불길한 징조에 다름 아닙니다. 그래서 우선 화살을 들고 나가 쏘아 댄다先張之弧(활 호). 화살을 쏘는 일은 내 나름의 저항이자, 내가 가진 무기, 나의 재능을 총동원해 맞선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화살을 쏘면서 가만히 보니 귀신이 아닙니다. 판단력이 회복되고 혜안이 갖추어지면서 수레에 실린 것들의 실체가 점점 보이기 시작합니다. 진흙 속에 든 것들의 실체가 보인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그냥 돼지이다. 돼지는 재물이며 친구입니다. 비록 진흙을 잔뜩 뒤집어쓰고 있지만 돼지는 돼지입니다. 진흙을 뒤집어쓴 돼지들이 왔다는 것은, 나보다 더 못한 삶을 살던 한 떼의 약자들이 나를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들을 맞아들여 오히려 화살 쏘는 법을 가르친다後說之弧고 했습니다. 활쏘기는 나만의 장기이자 나의 재능이니, 이들과 더불어 무언가를 서로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알고 보니 그들은 도적이 아니라匪寇 역시 혼인을 청하러婚媾 온 사람들입니다. 혼인을 청한다는 것은 넓게는 동반자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친구들인 것입니다. 이상이 규暌의 실현 후에 겪게 되는 판단력의 혼란, 후유증, 난관을 돌파하는 과정입니다. 그렇게 얻은 동지들과 더불어 나아가매往 우연히 비를 만나遇雨, 길吉하다고 했습니다. 비가 오면 돼지들이 뒤덮고 있던 진흙이 씻겨 나가 그들의 자성이 회복되고, 진면목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비雨는 하늘의 도움을 상징하니, 마지막으로 하늘의 도움을 얻어 다 같이 길吉하게 된다는 가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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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단일화 대통령 후보

 

 

안철수와 문재인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약간의 불협화음은 있었더라도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국민 앞에 한 모습을 보인 것은 매우 칭찬할 만한 일입니다.

사람은 저마다 생각이 달라서 불협화음을 내지 않고 일체감을 형성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살아온 배경이 다르고 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바른 정치를 위한 아이디어라도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그 방법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부터 일체를 이루었다면 오히려 그건 꼼수가 작용한 것입니다.

속 다르고 겉 다르기 때문이란 말입니다.

국민은 안철수와 문재인 어느 누구라도 대통령 후보로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의 집권연장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생각합니다.

안철수가 문재인을 도와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기로 한 것은 너무도 잘한 일입니다.

이번 대선을 치르고 나면 내년부터는 새로운 정치로 인해 우리나라의 살림살이가 한결 나아질 것 같아 벌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구세력이 물러가겠지요.

나라를 어지럽힌 사람들은 더 이상 정치권을 기웃거리지 못할 것입니다.

새 술은 새 푸대에 담근 것입니다.

정치가 한결 젊어지고 따라서 투명해지며 민주주의가 크게 진일보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자축할 일이 아닙니다.

기득권세력이 언론을 통해서 그리고 갖은 술수로 국민의 판단을 흐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혼탁한 환경에서 바른 생각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서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 국민은 대거 투표장으로 몰려가 나라의 살림을 어렵게 만든 정당을 심판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참여의식이 높을 때에 비로소 꽃을 피웁니다.

특히 젊은이들의 투표율이 높아야 합니다.

미래가 그들의 것이니까요.

젊은이들은 누구를 뽑아야 미래가 밝고 희망이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그것은 곧 자신의 미래와 관련된 일임을 알아야 합니다.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안철수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곧 안철수를 지지하는 일이며, 그가 바라는 새로운 정치가 실현되는 길입니다.

아름다운 단일화!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보여준 국민에 대한 보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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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색깔로 볼 수 있나요?

 

 

 

<동의보감>의 잡병편雜病篇 심병審病문에 다음의 내용이 있습니다.

 

 

오장五臟의 기운은 색깔로 드러난다. 오장이 상하게 되면 색깔로 이상 징후를 드러낸다. 간장肝臟이 병들면 얼굴색이 퍼렇게 된다. 심장心臟이 병들면 얼굴색이 붉어진다. 비장脾臟이 병들면 얼굴색이 누렇게 뜬다. 폐장肺臟이 병들면 얼굴색이 허옇게 된다. 신장腎臟이 병들면 얼굴색이 검게 된다.

 

 

미세한 소엽(간소엽)으로 이루어진 간liver은 간동맥 및 문맥으로부터 이중의 혈액공급을 받으며 다양한 기능을 하는데, 탄수화물 대사, 아미노산 및 단백질 대사, 지방 대사, 담즙산 및 빌리루빈 대사, 비타민 및 무기질 대사, 호르몬 대사, 해독 작용 및 살균 작용 등 다수의 분해와 합성 작용을 합니다. 간에 질환이 생기면 얼굴색이 퍼렇게 된다고 합니다. 혈액을 순환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순환계의 중추기관으로서의 심장heart은 수축과 이완에 의해 심장박동이 나타나는데, 휴식상태에서 1분에 60~70회 수축하므로 이를 계산하면 하루에 약 10만 번, 70세를 기준으로 평생 26억 번을 수축합니다. 혈액은 우리 몸을 40~50초 만에 돌아서 다시 심장으로 옵니다. 이런 정교한 심장에 탈이 생기면 얼굴색이 붉어진다고 합니다. 횡격막과 왼쪽 신장과의 사이에 있는 비장spleen은 지라라고도 하며, 혈액 중의 세균을 죽이고, 늙어서 기운이 없는 적혈구를 파괴합니다. 여기에 질환이 생기면 얼굴색이 누렇게 뜬다고 합니다. 갈비뼈와 횡격막으로 둘러싸인 가슴 속 좌우에 한 쌍으로 자리 잡은 폐ung는 근육이 없어서 스스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폐의 모세 기관지 끝에는 작은 주머니 모양의 폐포가 포도송이처럼 달려 있어 폐는 폐포로 가득 차 있습니다. 폐포는 폐 내부의 표면적을 넓게 하여 공기와 접촉할 수 있는 면적을 넓혀 줍니다. 여기에 질환이 생기면 얼굴색이 허옇게 된다고 합니다. 콩팥이라고도 하는 신장kidney은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어 오줌의 형태로 내보내는 척추동물의 배설기관입니다. 여기에 질환이 생기면 얼굴색이 검게 된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색깔론을 우리가 직접 보는 경우가 있는데, 간에 질환이 있는 사람의 얼굴이 퍼렇게 되는 걸 보고, 간경화 말기의 환자의 얼굴은 퍼렇게 어두어집니다. 우리는 종종 얼굴이 누렇게 떴다고 말하는데 소화기에 문제가 있는 사람입니다. 폐병쟁이의 얼굴은 허옇다고 말하는데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색깔론에 일치합니다. 말기 신부전 환자의 얼굴색이 검어지는 데서 신장에 질환이 생기면 얼굴색이 검다는 색깔론은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얼굴 외에도 질환이 색으로 드러나는데, 냉증이 심한 사람의 입술은 퍼렇습니다. 입술이 퍼렇고 몸이 차다우며 소변이 제어되지 않아 저절로 나간다면 방광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손톱 발톱의 색깔이 검푸르다면 간과 신장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코끝이 누렇게 되었다면 대변을 잘 보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눈두덩과 눈 아래에 재나 그을음 같은 검은색이 있다면 순환되지 못하고 정체되어 탁해진 제액인 담음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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