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지가 벌레에게는 비상砒霜이 됩니까?

 

 

 

동물은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귓바퀴를 마음대로 움직여 소리를 모으지만, 사람은 귀를 움직이는 동이근動耳筋이 퇴화되어 그런 일을 해내지 못합니다. 동이근을 이각근耳殼筋이라고도 하는데 흔적기관vestigial organ으로 남아있습니다. 이 같은 기관이 존재하는 건 그 기관이 충분히 발달하여 기능을 발휘하고 있던 조상에 유래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사람의 귀는 앞을 향하고 있지만, 귓바퀴 안쪽에 주름이 있어 소리가 미끄러져 날아가는 걸 막고 소리를 모으는 일을 합니다.

귓구멍 안에는 S자 모양의 길이 3cm, 직경 0.9cm의 터널이 있습니다. 구멍의 둘레에는 분비선分泌腺의 한 가지인 피지선皮脂腺이 있어 끈끈한 지방성분을 분비하며, 입구의 3분의 1은 연골로 되어있습니다. 그것이 외이도外耳道(겉귀길)로 소리의 반사와 울림이 일어나며 외부의 압력이 고막에 맞닿는 걸 예방해줍니다. 피지선의 지방성분은 먼지나 세균을 잡아 묶어 귀지로 만듭니다. 귀에 벌레가 들어왔을 때 귀지를 조금만 먹어도 벌레가 죽어버리는 비상砒霜이 되며, 동시에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 귀한 비상arsenic trioxide을 사람들은 일종의 때로 알고 귀이개로 후벼 파냅니다. 흥미로운 사실을 귀지는 고막鼓膜 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조금씩 밖으로 밀려난다는 것입니다.

연분홍색이며 막의 가운데가 안쪽으로 약간 함몰되어 있는 고막tympanic membrane은 바깥귀와 가운데귀의 경계에 위치하는 두께 0.1mm의 얇고 투명한 막입니다. 소리자극에 의해 진동하여 귓속뼈(이소골)를 통해 속귀의 달팽이관까지 소리진동을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고막은 피부층, 중간층, 점막층 세 층으로 되어 있으나, 일부분은 두 층으로 되어 있어서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도 있습니다. 외이도를 통해 전달된 소리에너지는 고막을 진동시키고, 이러한 진동은 귓속뼈를 진동시켜서 속귀의 달팽이관으로 소리에너지를 전달합니다. 귀이개를 너무 깊숙이 넣거나 심한 충격을 받으면 찢어지는 수가 있지만 그대로 두면 재생되기도 합니다.

평소에 소음에 시달리거나 이어폰을 계속 꽂고 다니는 습관이 귀를 빨리 늙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침묵의 소리sound of silence나 자연의 소리sound of nature를 많이 들을수록 귀도 마음도 젊음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가운데귀인 중이中耳에는 고막에 연결된 세 개의 뼈, 즉 등자뼈, 모루뼈, 망치뼈가 있습니다. 세 뼈를 청소골聽小骨 혹은 이소골耳小骨이라 하는데, 이것은 음압변환기 역할을 하여 소리를 전하는 장치로 음을 50배나 증폭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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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괘 중에서 쉰세 번째가 점漸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점漸 여귀女歸 길吉 리정利貞

홍점우간鴻漸于干 소자小子 려厲 유언有言 무구无咎

홍점우반鴻漸于磐 음식간간飮食衎衎 길吉

홍점우륙鴻漸于陸 부정불복夫征不復 부잉불육婦孕不育 흉凶 리어구利禦寇

홍점우목鴻漸于木 혹득기각或得其桷 무구无咎

홍점우릉鴻漸于陵 부婦 삼세불잉三歲不孕 종막지승終莫之勝 길吉

홍점우륙鴻漸于陸 기우其羽 가용위의可用爲儀 길吉

 

첫 번째 효사爻辭는 점漸 여귀女歸 길吉 리정利貞입니다. 점漸(점점 점)은 여인의 출가女歸니, 길吉하여 마지막까지貞 이롭다利는 말입니다. 천천히 나아감이 여인과 모든 인간의 마땅한 도리이기 때문에 길하고 이롭다고 한 것이며, 여인의 출가 자체는 음양의 마땅한 조화에 따르는 것이니 또한 길하고 끝까지 이롭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홍점우간鴻漸于干 소자小子 려厲 유언有言 무구无咎입니다. 기러기鴻(큰기러기 홍)가 물가于干(방패 간)로 시집을 가니漸 어린 자녀小子가 위태롭다厲, 질책이 있으나有言 허물은 없습니다无咎. 홍점鴻漸을 “기러기가 천천히 나아간다”고 해석하기보다는 “기러기가 시집을 간다”고 해석해서 이 구절이 용이하게 해석됩니다. 이는 앞의 구절에서 점漸을 여귀女歸와 등치시켜 놓았기 때문입니다. 점과 여귀는 다른 말이 아니고, 점과 여귀에 담긴 가르침이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러기가 시집을 갔다는 건 시집간 기러기가 직접 물가로 나아가 먹이를 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점을 치는 사람들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없고 남편 역시 무능한 경우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직접 물가로 나아가 먹이를 구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어린 자녀가 위태롭고 비난의 말을 들을 수 있다고 한 것이다. 먹을 것이 없으니 마지못해 나가는 것이고, 자녀를 더 잘 교육시키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이므로 질책은 있으나 허물이 없다고 한 것입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는 홍점우반鴻漸于磐 음식간간飮食衎衎 길吉입니다. 기러기鴻가 반석 위로于磐(너럭바위 반) 시집을 가서漸 마시고 먹기飮食를 풍족히 하니衎衎(즐길 간) 길吉하다는 말이며, 물가로 시집을 간 기러기와는 반대되는 경우입니다. 반석磐石(=盤石)은 물가에 있는 크고 안전한 안식처를 말하고, 간간衎衎은 마시고 먹을 것이 많아서 기쁘고 즐거워하는 모양을 형용한 말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홍점우륙鴻漸于陸 부정불복夫征不復 부잉불육婦孕不育 흉凶 리어구利禦寇입니다. 기러기鴻가 뭍으로于陸 시집을 가니漸 지아비夫는 나아가征 돌아오지 않고不復 부인婦은 아이를 잉태해도孕(아이 밸 잉) 키우지 못해不育 흉합니다凶. 도적寇(도둑 구)을 막아야禦(막을 어) 이롭다利는 말입니다. 아이를 잉태해도 기르지 못해 흉하다는 말로 미루어 경제적인 가난과는 질적으로 다른 문제에 부닥치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물가를 버리고 뭍으로 갔다는 것은 기러기 부부가 자기의 마땅한 근본을 버리고 엉뚱한 곳으로 나아갔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도적을 막아야 이롭다고 한 것은 버려진 아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교육을 시켜 도둑이 되는 것만은 막아야 그나마 이롭다는 말입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홍점우목鴻漸于木 혹득기각或得其桷 무구无咎입니다. 기러기鴻가 나무 위로于木 시집을 가니漸 혹或 그 가지其桷(서까래 각)를 얻는다면得 허물이 없다无咎는 말입니다. 나무 위로 시집을 가더라도 그 가지를 얻으면 허물이 없습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홍점우릉鴻漸于陵 부婦 삼세불잉三歲不孕 종막지승終莫之勝 길吉입니다. 기러기鴻가 왕실로于陵(큰 언덕 릉) 시집을 갔으나漸 그 부인婦이 오랫동안三歲 잉태치 못했습니다不孕. 그러다가 마침내終 이기지 못하니莫之勝 길吉하다는 말입니다. 릉陵은 임금의 무덤이니, 이 기러기가 왕실과 같이 대단한 집안으로 시집을 갔다는 말입니다. 이런 집안의 여자에게 부과된 첫 번째 사명은 아이를 낳는 것인데, 이 부인은 오랫동안 아이를 잉태하지 못했습니다. 종막지승終莫之勝은 마침내 이기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이는 부인이 이기지 못했다는 말이 아니라 불잉不孕이 부인을 이기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즉 부인이 마침내 잉태했다는 말이며, 그러니 길하다는 것입니다. 여인의 인내를 가르친 구절입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홍점우륙鴻漸于陸 기우其羽 가용위의可用爲儀 길吉입니다. 기러기鴻가 뭍으로于陸 시집을 갔으나漸 그 깃其羽(깃 우)이 가히可 의표儀(거동 의)를 삼을 만하니用爲 길합니다吉. 뭍으로 시집을 갔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험악한 곳으로 시집을 갔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기러기는 맞바람을 피우거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그 깃을 펼쳐서 새로운 곳으로의 탈출을 시도합니다. 그 깃의 의표儀表가 될 수 있다 함은, 이 기러기의 깃이 만인이 본받을 만한 것이라는 의미이고, 철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기러기 떼처럼 남편이나 식솔들을 거느리고 앞장서서 그 깃을 펼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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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권을 수련할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두부頭部(머리)를 자연스럽게 세우고 목의 근육이 경직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시선은 신체의 회전하는 동작에 따라 앞의 손을 주시하거나 전방을 수평으로 봅니다. 정신은 집중합니다. 태극권은 정신과 연관되는 수행이므로 머리의 자세가 매우 중요합니다. 두정현頭頂懸이란 말이 있는데, 머리를 위에서 매단 듯해서 목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앞뒤 좌우로 휘청거리지 않게 똑바로 유지하라는 뜻입니다. 얼굴 표정은 온화하게 유지하며 턱은 약간 당기고 입은 자연스럽게 다뭅니다. 혀는 입천장에 가볍게 붙여서 타액 분비를 촉진시킵니다. 눈은 온화하게 하여 손의 움직임에 따라 이동하면서 응시하지만 숙련된 뒤에는 여유를 가지고 반쯤 뜬 상태에서 앞을 응시하고 손의 이동을 따라 의식만 흐르게 합니다.

태극권을 수련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함흉발배含胸拔背와 함축재흉含蓄在胸이며 운동재양견運動在兩肩(움직임은 양어깨에 있음)입니다. 함흉含胸이란 가슴을 약간 안으로 모으는 것으로 배근을 바로 펴는 걸 말합니다. 이때 등을 좌우로 펴야하는데 그렇잖으면 호흡에 지장을 줍니다. 함축재흉은 흉부가 뒤로 젖혀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깨沈肩(침견)를 자연스럽게 늘어뜨리고 팔꿈치墜肘(추주)는 내려뜨리며 어깨와 팔꿈치의 관절을 이완시킵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기가 단전에 모아지지 않고 몸의 축이 흔들립니다. 태극권은 곡선을 중시하므로 팔을 완전히 곧게 펴지 않고 원형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손 자세는 편 모양掌(장), 주먹을 쥔 모양拳(권), 손목을 구부리고 다섯 손가락은 자연스레 안으로 모아 손가락 끝은 쥐듯이 구부린 모양勾(구) 세 가지이며, 힘을 가하지 않는 가운데 가볍고 자연스러움을 유지합니다. 손에 힘이 들어가면 어깨가 경직되고 마음까지 긴장됩니다.

태극권은 복식 호흡을 하기 때문에 가슴을 내밀거나 웅크리지 않아야 합니다. 등뼈를 자연스럽게 펴지 않으면 중심을 정확하게 잡기 어렵습니다. 허리를 아래로 드리울 때 단정하고 안정되게 펼치는 것이 중요하며, 허리와 배를 앞으로 혹은 뒤로 구부려서는 안 됩니다. 허리를 아래로 자연스럽게 드리우면 다리의 역량을 증가시키고 확고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엉덩이臀部(둔부)를 내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엉덩이를 내밀면 허리와 어깨가 굽고 머리도 내려와 자세가 흐트러집니다. 허리는 펴고 엉덩이는 자연스럽게 내립니다.

태극권은 예로부터 “발을 기반으로 하여 다리에서부터 시작하여 허리를 중심으로 손으로 모양을 만든다”고 전해올 정도로 보법步法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상반신의 힘을 빼고 하반신에 중심을 두어 신중하게 발을 움직이라는 것입니다. 한쪽 다리에 체중 전체가 실리는 동작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무릎에 실리는 무게가 커서 다리 운동량이 넘칠 수도 있습니다. 발을 올리고 내리는 동작은 가볍게 하며 앞으로 걸을 때에는 뒤꿈치부터 디디고 뒤로 나아갈 때에는 발끝부터 디딥니다. 몸의 중심을 한쪽 다리에 두며 중심이 실려 있는 다리와 그렇지 않은 다리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태극권의 마음을 고르게 하는 심제법心齊法은 도가단공道家丹功의 비법으로 전래되었습니다. 단전호흡丹田呼吸은 단전을 이용한 호흡법으로 장생술長生術의 일종입니다. 호흡법은 시대와 도맥道脈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으나 기본은 태식법胎息法으로 태아가 모태에서 입과 코가 아닌 탯줄을 통하여 원기元氣를 받아 들이 듯이 호흡하는 것을 말합니다. 단전호흡 때에 중요한 점은 숨을 항상 코로 가늘고 길게 들이쉬고 조용히 입으로 내뿜는다는 것입니다. 호흡의 기본은 잡념을 없앤 상태가 되는 것이며 코로부터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들이 쉰 숨을 단전에 모으도록 합니다. 이를 기침단전氣沈丹田이라 합니다. 숨을 쉴 때에는 항문을 죄어 올리듯이 하되 숨을 내쉴 때에는 늦추는 게 비결입니다. 준비동작일 때에 숨을 들이쉬고 동작이 끝났을 때에 숨을 내쉬며 이를 일개일합一開一合이라 합니다. 자연호흡을 하는데 숨을 들이쉴 때에 배가 부풀게 하고 내쉴 때에 배가 오목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원래 복식호흡腹式呼吸을 했지만, 성인이 되어서 호흡이 점점 위로 올라가 가빠지게 되었습니다. 자연호흡을 통해 다시 복식호흡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복식호흡을 하면 호흡이 고르고 길어집니다.

역식호흡逆式呼吸은 자연호흡과는 반대로 숨을 내쉴 때에 배를 부풀리는 것입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에 단전에 모으도록 하되 내쉴 때에 단전에 밀어내듯 하여 단전에서 숨 혹은 기가 갑자기 부풀도록 하는 것입니다. 갑자기 내쉴 때에는 자연히 “얏!” 하고 기합소리를 내게 됩니다. 그 밖에도 온 몸의 겉면으로 하는 체호흡體呼吸, 숨을 깊이 들이쉬고 숨을 멈추는 지식호흡止息呼吸, 거북이가 숨을 들이쉬고 물속에 오래 들어가 있는 것처럼 하는 구식호흡龜息呼吸 등 높은 수준의 호흡법이 있는데 오랜 수련을 통해서만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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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괘 중에서 쉰두 번째가 간艮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간기배艮其背 불획기신不獲其身 행기정行其庭 불견기인不見其人 무구无咎

간기지艮其趾 무구无咎 리영정利永貞

간기비艮其腓 부증기수不拯其隨 기심불쾌其心不快

간기한艮其限 렬기인列其夤 려厲 훈심薰心

간기신艮其身 무구无咎

간기보艮其輔 언유서言有序 회망悔亡

돈간敦艮 길吉

 

첫 번째 효사爻辭는 간기배艮其背 불획기신不獲其身 행기정行其庭 불견기인不見其人 무구无咎입니다. 직역하면, 그 등其背(등 배)에서 멈춤艮(머무를 간)이니 그 몸을其身 포획하지獲(얻을 획) 못함이며不, 그 뜰에其庭 다녀도行 그 사람其人을 보지見 못함이니不 허물이 없다无咎는 말입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간기지艮其趾 무구无咎 리영정利永貞입니다. 그 발其趾(발 지)에서 멈춤艮이니 허물이 없고无咎, 이로움利이 끝까지貞 이어진다永는 말입니다. 발에서 멈춘다 함은 어떤 일의 시작 단계에서 멈춘다는 말이며, 첫발을 떼기 전에 그 일의 끝을 알아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는 간기비艮其腓 부증기수不拯其隨 기심불쾌其心不快입니다. 그 장딴지其腓(장딴지 비)에서 멈춤艮이니 그 따르는 것其隨을 들지拯(건질 증) 못하여不 그 마음其心이 불쾌不快하다는 말입니다. 장딴지는 하체이니, 미숙한 멈춤의 도를 상징합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간기한艮其限 렬기인列其夤 려厲 훈심薰心입니다. 그 허리其限(한계 한)에서 멈춤艮이니 그 등살其夤(조심할 인)을 찢으매列 위태롭고厲, 마음心을 태우는薰(향초 훈) 것 같다는 말입니다. 장딴지를 지나 허리에까지 와서야 멈추는 상황이니 그 고통이 심할 수밖에 없다. 멈춤이 너무 늦어서 몸이 두 갈레로 찢어지고 마음이 타들어가는 극심한 고통이 따릅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간기신艮其身 무구无咎입니다. 그 몸통其身에서 멈춤艮이니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몸통에서 멈춘다 함은 어떤 일의 추진을 통째로 멈춘다는 말입니다. 그릇된 행동의 근원을 찾아내어 전면적으로 멈추는 상황이다. 그래서 허물이 없습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간기보艮其輔 언유서言有序 회망悔亡입니다. 그 뺨其輔(광대뼈 보)에서 멈춤艮이니 말言에 질서가 있어서有序 후회함이 없다悔亡는 말입니다. 뺨은 말을 하는 입과 관련된 기관입니다. 그래서 뺨에서 멈추면 말에 순서와 질서가 생긴다고 했습니다. 또 모든 화禍의 근원이 말에 있는데, 그것을 멈췄으니 후회할 일이 없어진다고 한 것입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돈간敦艮 길吉입니다. 멈춤艮은 도탑게敦(도타울 돈) 하면 길합니다吉. 멈춤과 그침, 정지의 도를 깨달아 마침내 그 경계를 허무는 것입니다. 이것이 돈간敦艮이니 길합니다吉.

간艮은 멈춘다는 말입니다. 멈춤에도 도道가 있고 때가 있습니다. 멈춤의 도에서 중요한 것은 그 시기입니다. 멈춤을 등에 지고 있으면 허물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는 내가 멈추어야 할 상황을 보고 인위적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멈추어진다는 말입니다. 가장 훌륭한 멈춤은 도타운 멈춤입니다. 멈춤의 도를 깨달아 마침내 멈춤과 나아감이 구별되지 않는 경지가 멈춤을 도탑게 한 경지입니다. 저절로 멈춰지고 멈춰 있어도 저절로 나아가는 경지가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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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괘 중에서 쉰한 번째가 진震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진震 형亨 진래혁혁震來虩虩 소언아아笑言啞啞 진경백리震驚百里 불상비창不喪匕鬯

진래혁혁震來虩虩 후後 소언아아笑言啞啞 길吉

진래려震來厲 억상패億喪貝 제우구릉躋于九陵 물축勿逐 칠일득七日得

진소소震蘇蘇 진행震行 무생无眚

진수니震遂泥

진왕래震往來 려厲 억億 무상유사无喪有事

진색색震索索 시확확視矍矍 정征 흉凶 진불우기궁震不于其躬 우기린于其隣 무구无咎 혼구婚媾 유언有言

 

첫 번째 효사爻辭는 진震 형亨 진래혁혁震來虩虩 소언아아笑言啞啞 진경백리震驚百里 불상비창不喪匕鬯입니다. 진震은 형亨이라 했으니, 이는 우레震(벼락 진)의 기운이 그만큼 강하고 세며 힘차다亨는 것입니다. 그러니 군자라면 조심하고 두려워하면서 공경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진래혁혁震來虩虩은 우레震가 거침없이虩虩(두려워하는 모양 혁) 온다來는 말이자, 우레震가 오니來 무섭고 또 두렵다虩虩는 말입니다. 소언아아笑言啞啞는 웃음笑과 말소리가 벙어리의 그것처럼 잦아든다啞啞(벙어리 아)는 말이니, 표정과 말을 삼가고 조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벼락을 맞을까 두려워서가 아니라 스스로 반성할 것이 없는지 다시 곰곰이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우레가 100리百里를 놀라게驚(놀라 경) 해도 나는 비匕(비수 비)와 창鬯(울창주 창)을 잃지喪 않습니다不. 비는 대추나무로 만든 숟가락이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능력과 지위를 상징합니다. 창은 제사지낼 때 쓰는 울창주鬱鬯酒인데, 울금향鬱金香을 넣어 향기가 나도록 빚은 귀한 술입니다. 이는 자신의 신념과 사상을 상징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큰 우레가 오더라도 표정과 언행을 조심하면 자신의 먹고살 방도와 신념은 지킬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진래혁혁震來虩虩 후後 소언아아笑言啞啞 길吉입니다. 우레震가 와서來 두렵고 또 무서운虩虩 뒤에도後 표정과 말笑言을 조신하게 하면啞啞 길吉하다는 말이므로 우레가 한 번 지나갔다고 해서 다시 방종해지지 말라는 말입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는 진래려震來厲 억상패億喪貝 제우구릉躋于九陵 물축勿逐 칠일득七日得입니다. 우레震가 오니來 위태롭습니다厲. 재물을 잃을까喪貝(조개 패) 생각하여億(헤아릴 억) 구릉에于九陵(큰 언덕 릉) 오르되躋(오를 제) 뒤쫓지는 말라勿逐(쫓을 축), 이레七日면 얻습니다得. 구릉九陵에 오른다 함은 홍수를 피하기 위해 높은 곳으로 피신한다는 뜻입니다. 혹은 세상을 더 넓고 멀리 보기 위해 더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일 수도 있고, 능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제사를 드리기 위해 구릉에 오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이든 몸을 피해 정성을 기울여 하늘과 땅의 기운을 살핀다는 뜻입니다. 뒤쫓지 말라고 한 것은 이미 강물에 둥둥 떠내려가는 재물을 뒤쫓지 말라는 뜻이며, 이런 재물은 조만간 다시 얻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대추나무 숟가락 하나와 울창주 한 병만 챙겼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가르침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진소소震蘇蘇 진행震行 무생无眚입니다. 우레震가 소소蘇蘇(차조기 소)하니 두려워 조심하면서震 행行한다면 재앙이 없습니다无眚(눈에 백태 낄 생). 소소蘇蘇는 虩虩하던 우레가 많이 약해졌다는 뜻이며, 이렇게 우레가 잦아들고 약해진 때에도 그 두려움을 깨달아 조심해서 움직여야 재앙을 만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진수니震遂泥입니다. 우레震는 진흙泥(진흙 니)에 이른다遂는 말이므로 이는 더럽고 부정한 곳에 벼락이 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면 우레 따위가 두려울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군자는 우렛소리에 놀라는 것이 아니라 그 소리를 듣고 스스로를 먼저 반성하는 것입니다. 옛사람들에게 벼락은 흔히 하늘의 징치懲治를 상징하는 것이었고, 이 구절의 의미 또한 이에서 멀리 않습니다. 진흙은 자연만물의 표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진왕래震往來 려厲 억億 무상유사无喪有事입니다. 우레震는 가고 또 오는往來 것이니, 두려워하라厲, 잃을 것이 없고无喪, 일만이 있음有事을 헤아리라億는 말입니다. 우레가 왕래한다는 말은 자연의 재해는 항상 오고 가고 하는 것이며, 반복되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잃을 것이 없다는 말은 우레에 따른 재물의 피해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가르침입니다. 자연의 재해로 재물을 잃는 것은 잃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무상无喪인 것이다. 잃지 말아야 할 것은 일事인 것입니다. 일은 자연재해로 파괴될 수 없는, 하늘이 나에게 맡긴 바의 그 일입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진색색震索索 시확확視矍矍 정征 흉凶 진불우기궁震不于其躬 우기린于其隣 무구无咎 혼구婚媾 유언有言입니다. 우레震가 색색索索(찾을 색)할 때에 눈視을 두리번거리며矍矍(두리번거릴 확) 나아가면征 흉합니다凶. 색색索索은 혁혁虩虩보다는 강도가 낮지만 그렇다고 우레의 기운이 그러진 것은 아닌, 아직 소소蘇蘇해진 것은 아닌 정도를 말합니다. 이런 때에 혹시 무슨 건질 것이나 없나 하고 욕심을 내어 눈을 두리번거리며 나아가면 흉하다는 말입니다. 진불우기궁震不于其躬은 우레가 나에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고, 우기린于其隣은 내가 아니라 이웃에 떨어졌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허물이 없다无咎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구절을 이렇게 읽으면 다음 구절과 맥락을 잇기 어렵습니다. 진불우기궁震不于其躬의 진震을 우레가 아니라 두려워 떠는 모습으로 읽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구절은 “두려워 떨게 함이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요, 이웃에게서 비롯된 것이라면 허물이 없다”고 읽어야 합니다. 두려움의 진원지가 이웃임을 알고 내가 미리 경계하고 조심하면 그 화가 미치지 않을 것이므로 허물이 없다고 한 것입니다. 그 뒤에 이어지는 혼구婚媾 유언有言은 이웃과의 이런 불편한 관계가 더욱 악화된 상황, 이웃의 두렵게 함이 극에 달해 화친의 전략으로 혼인을 청하는 상황을 암시한 것입니다. 이런 때에는 서로 의심이 극에 달하게 되므로 그 혼인은 성사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말이 있다有言고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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