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쉰세 번째가 점漸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점漸 여귀女歸 길吉 리정利貞
홍점우간鴻漸于干 소자小子 려厲 유언有言 무구无咎
홍점우반鴻漸于磐 음식간간飮食衎衎 길吉
홍점우륙鴻漸于陸 부정불복夫征不復 부잉불육婦孕不育 흉凶 리어구利禦寇
홍점우목鴻漸于木 혹득기각或得其桷 무구无咎
홍점우릉鴻漸于陵 부婦 삼세불잉三歲不孕 종막지승終莫之勝 길吉
홍점우륙鴻漸于陸 기우其羽 가용위의可用爲儀 길吉
첫 번째 효사爻辭는 점漸 여귀女歸 길吉 리정利貞입니다. 점漸(점점 점)은 여인의 출가女歸니, 길吉하여 마지막까지貞 이롭다利는 말입니다. 천천히 나아감이 여인과 모든 인간의 마땅한 도리이기 때문에 길하고 이롭다고 한 것이며, 여인의 출가 자체는 음양의 마땅한 조화에 따르는 것이니 또한 길하고 끝까지 이롭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홍점우간鴻漸于干 소자小子 려厲 유언有言 무구无咎입니다. 기러기鴻(큰기러기 홍)가 물가于干(방패 간)로 시집을 가니漸 어린 자녀小子가 위태롭다厲, 질책이 있으나有言 허물은 없습니다无咎. 홍점鴻漸을 “기러기가 천천히 나아간다”고 해석하기보다는 “기러기가 시집을 간다”고 해석해서 이 구절이 용이하게 해석됩니다. 이는 앞의 구절에서 점漸을 여귀女歸와 등치시켜 놓았기 때문입니다. 점과 여귀는 다른 말이 아니고, 점과 여귀에 담긴 가르침이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러기가 시집을 갔다는 건 시집간 기러기가 직접 물가로 나아가 먹이를 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점을 치는 사람들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없고 남편 역시 무능한 경우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직접 물가로 나아가 먹이를 구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어린 자녀가 위태롭고 비난의 말을 들을 수 있다고 한 것이다. 먹을 것이 없으니 마지못해 나가는 것이고, 자녀를 더 잘 교육시키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이므로 질책은 있으나 허물이 없다고 한 것입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는 홍점우반鴻漸于磐 음식간간飮食衎衎 길吉입니다. 기러기鴻가 반석 위로于磐(너럭바위 반) 시집을 가서漸 마시고 먹기飮食를 풍족히 하니衎衎(즐길 간) 길吉하다는 말이며, 물가로 시집을 간 기러기와는 반대되는 경우입니다. 반석磐石(=盤石)은 물가에 있는 크고 안전한 안식처를 말하고, 간간衎衎은 마시고 먹을 것이 많아서 기쁘고 즐거워하는 모양을 형용한 말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홍점우륙鴻漸于陸 부정불복夫征不復 부잉불육婦孕不育 흉凶 리어구利禦寇입니다. 기러기鴻가 뭍으로于陸 시집을 가니漸 지아비夫는 나아가征 돌아오지 않고不復 부인婦은 아이를 잉태해도孕(아이 밸 잉) 키우지 못해不育 흉합니다凶. 도적寇(도둑 구)을 막아야禦(막을 어) 이롭다利는 말입니다. 아이를 잉태해도 기르지 못해 흉하다는 말로 미루어 경제적인 가난과는 질적으로 다른 문제에 부닥치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물가를 버리고 뭍으로 갔다는 것은 기러기 부부가 자기의 마땅한 근본을 버리고 엉뚱한 곳으로 나아갔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도적을 막아야 이롭다고 한 것은 버려진 아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교육을 시켜 도둑이 되는 것만은 막아야 그나마 이롭다는 말입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홍점우목鴻漸于木 혹득기각或得其桷 무구无咎입니다. 기러기鴻가 나무 위로于木 시집을 가니漸 혹或 그 가지其桷(서까래 각)를 얻는다면得 허물이 없다无咎는 말입니다. 나무 위로 시집을 가더라도 그 가지를 얻으면 허물이 없습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홍점우릉鴻漸于陵 부婦 삼세불잉三歲不孕 종막지승終莫之勝 길吉입니다. 기러기鴻가 왕실로于陵(큰 언덕 릉) 시집을 갔으나漸 그 부인婦이 오랫동안三歲 잉태치 못했습니다不孕. 그러다가 마침내終 이기지 못하니莫之勝 길吉하다는 말입니다. 릉陵은 임금의 무덤이니, 이 기러기가 왕실과 같이 대단한 집안으로 시집을 갔다는 말입니다. 이런 집안의 여자에게 부과된 첫 번째 사명은 아이를 낳는 것인데, 이 부인은 오랫동안 아이를 잉태하지 못했습니다. 종막지승終莫之勝은 마침내 이기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이는 부인이 이기지 못했다는 말이 아니라 불잉不孕이 부인을 이기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즉 부인이 마침내 잉태했다는 말이며, 그러니 길하다는 것입니다. 여인의 인내를 가르친 구절입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홍점우륙鴻漸于陸 기우其羽 가용위의可用爲儀 길吉입니다. 기러기鴻가 뭍으로于陸 시집을 갔으나漸 그 깃其羽(깃 우)이 가히可 의표儀(거동 의)를 삼을 만하니用爲 길합니다吉. 뭍으로 시집을 갔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험악한 곳으로 시집을 갔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기러기는 맞바람을 피우거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그 깃을 펼쳐서 새로운 곳으로의 탈출을 시도합니다. 그 깃의 의표儀表가 될 수 있다 함은, 이 기러기의 깃이 만인이 본받을 만한 것이라는 의미이고, 철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기러기 떼처럼 남편이나 식솔들을 거느리고 앞장서서 그 깃을 펼친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