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위한 명상법


 

 

 

 

진리와 열반을 깨달은 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존재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모든 ‘열등감’과 강박관념,
걱정과 골칫거리에서 자유롭다.
그 사람의 정신은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하다.
과거를 되풀이하지도 미래를 걱정하지도 않으며
완전하게 현재의 순간을 산다.
폴라 라훌라Walpola Rahula(1907~97)

 

이 장에서는 정신 수양에 관련된 팔정도를 살펴본다. 팔정도에는 즐겁게 수행할 수 있는 많은 명상법들이 있다. 이 수행에서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수단과 결과가 나누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하라. 혹독하고 엄격한 방식으로 수행을 계속할 수 없으며 그렇게 하면 결과적으로 평화와 기쁨을 느낄 수도 없다. 혹독하고 엄격하게 수행하면 점점 더 혹독해지고 엄격해질 뿐이다. 내일 행복하려면 오늘 반드시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행하는 것은 최선책이 아니다. 우리 속에 이미 존재하는 평화와 기쁨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명상해야만 한다. 이것이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다.
틱낫한 선사(2009, 70)는 이에 대해 분명하게 강조했다.


수행은 기쁘고 즐거워야만 한다. 산스크리트어로 무디타mudita와 프리티priti라고 하는 기쁨과 즐거움은 명상에 빠져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여러분이 명상을 하면서 고통스럽다면 바른 수행이 아니다. 수행은 기쁘고 즐거워야만 한다. 수행은 즐거움으로 가득해야만 한다.


우리가 수행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더 노력하라는 의미이지 고통스럽거나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할 때처럼 수행을 마친 후에는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운동 후에 기분 좋은 피로감은 좋지만, 녹초가 되어서는 안 된다. 명상도 마찬가지다. 명상 자체를 인식하고 소중히 여기고 즐기는 방법으로 수행해야만 한다. 그렇게 하면 명상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아쉬운 마음이 들 것이다.
붓다의 중도에 대한 통찰은 우리의 본성을 거스르지 않고 그 본성을 좇아 수행해야 함을 가르쳐준다. 중도를 벗어나면 모든 것이 쓸데없이 어려워진다. 중도에서 벗어나는 순간, 우리는 일상의 조급증과 목표 지향적인 사고에 물들어 명상을 할 때에도 긴장하고 지나치게 애쓰게 될 것이다. 이 부분을 사람들이 쉽게 오해하기 쉽다. 불교계에 몸담은 사람들조차 수행에만 치중해서 수행의 즐거움을 놓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나는 억지로 이를 악물고 힘들게 명상할 때보다 평화롭고 열린 마음으로 편안하게 명상할 때 훨씬 더 잘 그리고 더 깊이 명상할 수 있었다. 이 사실을 잊는다면 쓸데없는 좌절감만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런 잘못된 생각은 억지로라도 평안과 행복을 느껴야 한다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당연히 소용없는 일이다. 수행을 할 때, 긍정적인 상태를 비롯하여 그 무엇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바른 정신으로 평안하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며 수행할 때는 오로지 마음을 열고 현재에 충실할 때다. 슬픔, 걱정, 죄책감, 후회, 질투 같은 생각이나 감정이 일어날 때나 그 밖의 다른 고통스러운 정신 상태에 있을 때, 거부하지 않고 마음을 열고 자세히 들여다볼 때 그것은 마침내 좀 더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뀌게 된다. 고통스러운 상태에 깨우침의 에너지가 이미 담겨 있으므로 변화할 수 있도록 마음챙김으로 어루만져주기만 하면 된다.
나는 강연을 할 때, 꾸준히 명상하기 위한 수련법에 대해 자주 질문을 받았는데 이 질문에 답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내게 있어 명상은 수련이 아니다. 나는 양치질을 하지 않거나 옷을 입지 않고 외출하기를 꺼리듯이 아침에 명상하지 않으면 집을 나서고 싶지 않다. 나는 수행을 즐기기 때문에 살면서 어려운 일이 닥쳐도 당황하지 않는다.
붓다가 자신의 수행은 수행이 아니라고 말했듯이 우리 또한 수련을 수련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8세기 당나라의 선사로 남종선南宗禪의 선조가 된 마조馬祖는 이를 염두에 두고 “도道는 수련과 아무 상관이 없다”(Watts 1957, 97)고 가르쳤다. 만약 도가 수련의 문제라면, 수련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면 도가 사라진다는 의미에서 도는 수련과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힘들지 않은 노력이 있기에 마조 선사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그러나] 만약 여러분이 수련이 없다고 말한다면, 이는 보통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붓다는 수행을 수행이 아닌 것처럼 수행하라고 우리에게 가르쳤다. 뭔가 영웅적이거나 어려우며 자랑할 만한 일을 한다는 느낌 없이 수행해야 한다. 싸우거나 애쓰지 말고, 무엇을 얻거나 성취하려는 노력 없이 편안하고 행복한 방법으로 수행하라. 우리 속에 그리고 주변에 있는 행복에 마음을 여는 방법으로 수행하라. 명상은 억지로 삼켜야 하는 쓴 약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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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지와 사랑)

 

 

 

문제를 분석하라

 

대부분의 철학 리포트나 시험에 나오는 문제들은 세 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1. 요약하고 비판적으로 논술하기
2. 여러 이론들을 비교하기: 여기에는 흔히 어느 이론이 가장 타당한지 평가하라는 주문이 따른다.
3. 이론들을 새로운 상황이나 사례에 응용하기
답안을 작성하기 전에 주어진 문제를 분석하고 출제자가 어떤 답안을 기대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약 및 비판적 논술형 문제
보기

■ 공리주의란 무엇인가? 공리주의는 도덕성을 적절하게 설명하는가?
■ 존 롤스가 말하는 ‘원초적 입장the original position’(『정의론A Theory of Justice』)의 의미는 무엇인가? 원초적 입장이 그의 이론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라.
■ 심리철학에서 기능심리학의 핵심 주장을 비판적으로 서술하라.
■ “한 구획의 땅에 울타리를 치고 나서 ‘여기는 내 땅이다’라고 최초로 말하기로 생각하고,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정도로 유순한 사람들을 발견한 사람이 바로 문명사회의 진정한 창시자였다.”(장 자크 루소) 이 말을 비판적으로 논술하라.
■ 인류 원리anthropic principle란 무엇인가? 이것이 신의 존재에 관한 질문에 어떤 통찰력을 제공하는가?
■ 제도이론institutional theory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가?

 

철학 리포트나 시험에서 가장 보편적인 문제유형은 요약과 비판적 논술을 합쳐놓은 것이다. 이때는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간에) 주장이나 견해를 간략하게 서술하고 비판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문제의 두 가지 부분을 ‘a(요약)’와 ‘b(비판적 논술)’로 나눌 때도 있지만, 대개는 하나의 문제로 묶어 출제된다. 심지어 특정 철학자의 사상을 해석하라는 문제처럼 보일 때도 그 철학자의 사상은 물론 다른 철학자들의 평가까지 비판적으로 논술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런 문제유형에 대한 최고의 해답은 요약한 주장이나 견해를 평가하면서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다. 우선 독창적 사례를 인용하면서 주장이나 견해를 명확하게 요약해야 한다. 그런 다음 그 주장이나 견해를 비판적으로 논술해야 한다. 비판적 논술은 반론이 아니다. 비판적 논술은 합리적 추론을 통한 논증이어야 한다. 비판적 논술은 자신의 논증에 대한 반론을 예상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주장이어야 한다. 이런 유형의 문제에 대한 답안을 채점할 때 채점자들은 대부분 비판적 논술 부분에 가장 많은 점수를 배당한다.

 

비교형 문제
보기

■ 이원론이 기능주의보다 주관적 경험을 더 효과적으로 설명하는가?
■ 약속 이행에 대하여 공리주의적 접근법과 의무론적 접근법을 비교 설명하라.
■ 신생아의 의식은 백지상태인가? 아니면 인간에게 타고난 지식이 있는가?
■ 도덕론은 공리주의보다 도덕성을 더 효과적으로 설명하는가?
■ “부당하게 연장된 삶은 부당하게 중단된 삶만큼 비극적 오류일 수 있다.”(조엘 파인버그) 이 말을 비판적으로 논술하라.
■ 처벌에 대한 결과론적 접근법과 의무론적 접근법을 비교 설명하라.

 

비교형 문제는 답안을 제대로 작성하기가 만만찮을 수 있다. 어떤 이론들이나 철학자들을 항목별로 비교해야 할지, 아니면 한 가지 입장을 요약한 뒤 다른 입장과 비교해야 할지 결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답안을 작성하기 전에 전체적인 짜임새를 세심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다른 유형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비교형 문제도 단지 양쪽 견해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합리적 추론을 통해 뚜렷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응용형 문제
보기

■ 규범윤리학자는 대리모의 도덕적 수용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까?
■ 『자유론』에서 밀이 전개한 주장은 인터넷 검열의 정당성 문제를 따질 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 살인이 진정한 예술작품일 수 있을까?
■ 희귀식물은 권리를 가질 수 있을까?

 

응용형 문제는 학생들이 기존의 이론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응용형 문제는 학생들 입장에서 그 이론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회가 된다. 이론의 핵심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면 응용형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가끔 출제자들은 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해답을 쓰지 않도록 독창적 사고를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애매하거나 이상한 사례를 제시한다. 응용형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모쪼록 응용형 문제의 특성을 미리 파악하여 실전에서 당황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설명한 세 가지 문제유형들이 완전히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유형은 학생들이 출제된 문제의 특징에 맞게 적절한 해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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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황제의 퇴위와 칠적七賊

 

 

 

1907년 광무황제(고종高宗, 1852~1919)가 헤이그 평화회의Hague peace conferences에 이상설, 이준, 이위종 등 밀사를 파견했습니다. 1899년과 1907년에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2세(1868~1918)의 발의에 의해 네덜란드의 헤이그에서 열린 두 차례의 국제회의였는데, 평화를 확보하는 방법의 연구를 우선적인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평화회의라 했습니다. 두 번째 회의는 1907년 6월 15일부터 10월 18일에 걸쳐 개최되었으며 라틴아메리카 제국을 추가한 44개국이 참가했습니다. 회의에 참가를 요구하다 거절되어 이준이 할복자살한, 소위 밀사사건은 파장을 불러왔는데, 일본 외무대신 임훈이 직접 서울로 와서 광무황제가 황태자에게 양위하도록 강요했고, 징병령 실시라는 핑계로 한국의 군대를 해산했습니다.

이준의 사인死因과 관련하여 언론매체들은 다르게 보도했습니다. <대한매일신보> 1908년 7월18일 호외에는 “어제 동경 전보를 접한 즉 이준 씨가 분기를 이기지 못해 자결하여 만국사신 앞에 열혈熱血을 뿌려 만국을 경동하였다더라”라고 되어 있고, 다음날 <황성신문>에는 “이준 씨는 분기를 이기지 못하여 자기의 복부를 할부割剖하였다는 전보가 동우회중同友會中으로 도래하였다는 설이 유有하더라”라고 했습니다. 이준의 죽음을 처음 보도한 일본의 <진서신문鎭西新聞>은 “이준은 안면에 종기가 나와서 절개했는데 절개한 곳에 단독丹毒이 침입하여 이틀 전에 사망하고 어제 장의를 집행…”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대한매일신보>와 <황성신문>의 기사는 ‘하였다더라’라는 식이었고, <진서신문>은 사실을 확인한 듯한 보도를 했습니다. 1956년 이준의 사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자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1개월 동안에 걸쳐 각종 문헌자료의 기록과 각계인사의 증언을 검토한 뒤 할복자살은 민족의 공분을 이끌어내기 위한 허구였다고 밝혔습니다.

조사결과 당시 <대한매일신보> 주필이었던 양기탁이 단재 신채호, 배델과 협의해 이준의 분사를 할복자살로 만들어 신문에 쓰게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위종이 <만국평화회의보the Courrier de la Conference de la paix>와 가진 인터뷰에서 할복에 관한 언급은 없이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준 선생은 뺨에 종기를 앓기는 하였으나 매우 건강했다.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아무 것도 먹지 않았으며, 세상을 떠나기 전날 의식을 잃은 것처럼 잠들어 있었다. 저녁 때 의식을 되찾아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이 나라를 구해주소서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탈하려 합니다’하면서 가슴을 쥐어뜯다 숨을 거두었다.” 이위종의 말은 이준의 할복자살 소식이 조선 전토로 이미 번진 뒤였습니다.

그렇지만 당시에는 이준이 할복자살한 것으로 전해져 민심이 들끓었고, 서울에는 해산당한 군대와 민중의 시위 반항이 일어나 수일 동안 피를 흘렸으며, 각지에서 의병이 봉기하여 일군에게 진정될 때까지 3만 명이나 전사했습니다. 이광수는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그러나 조정에는 인물이 없을뿐더러 벌써 이른바 칠적七賊이라는 친일파가 발호하여 송병준 같은 자는 광무황제에게 일본으로 가서 사죄를 하고 하세가와 일본군 사령관 앞에 친히 가서 사죄하라고 권하였고, 이병무, 조중응 같은 자는 황제 앞에서 혹은 칼을 빼기도 하고 혹은 전화선을 끊음으로 임금을 협박하여 일본의 요구에 응종케 하였다. 이완용이 친일파의 괴수인 것도 점차로 탄로 났다.

 

헤이그 특사사건 후에 황제 양위운동을 벌여 친일활동에 앞장선 송병준宋秉畯(1858~1925)은 민영환閔泳煥의 식객食客으로 있다가 무과武科에 급제, 수문장守門將, 훈련원판관訓鍊院判官, 오위도총부도사五衛都摠部都事, 감찰監察 등을 역임했고, 1882년 임오군란壬午軍亂 때 간신히 피신했습니다. 수구파守舊派에 속했던 그는 1884년 갑신정변甲申政變을 일으킨 김옥균金玉均을 살해하려고 일본에 건너갔으나 도리어 설득당해 그의 동지가 되었으며, 1886년 귀국해서는 김옥균과 통모한 혐의로 투옥되었으나 민영환의 주선으로 출옥, 흥해군수興海郡守, 양지현감陽智縣監 등을 역임하다 정부가 체포령을 내리자 다시 일본으로 피신했습니다.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군의 통역으로 귀국한 후부터 완전히 친일파로 돌아섰고 일본의 주구走狗 노릇을 하기 시작했는데, 귀국 즉시 윤시병尹始炳과 함께 유신회維新會를 조직하고 다시 이용구李容九와 함께 일진회一進會를 만들어 나라를 일본에 넘겨주기 위한 전초작업을 시작했습니다. 1907년 이완용李完用 내각이 들어서자 농상공부대신農商工部大臣, 내부대신을 역임했고, 국권피탈을 위한 상주문上奏文, 청원서를 제출하는 매국행위를 했으며, 그 후 일본에 건너가 국권피탈을 위한 매국외교를 했습니다. 국권피탈 후 일본정부로부터 자작子爵을 수여받았고, 조선총독부중추원고문朝鮮總督府中樞院顧問이 되었으며, 1920년에는 백작伯爵에 올랐습니다.

이완용 내각의 군부대신서리시종무관장으로 광무황제의 양위와 군대해산에 적극 협조한 공로로 이병무李秉武(1864~1926)는 종1품으로 특별승자特別陞資되었고, 훈2등태극장勳二等太極章과 일본 정부로부터 훈1등욱일장勳一等旭日章을 받았습니다. 1909년 친위청장관, 시종무관장을 지내다가, 1910년에는 대훈이화대수장大勳李花大授章을 받았으며, 국권피탈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자작이 되었습니다.

1894년 의친왕 수행원으로 일본에 다녀온 뒤 외무아문의 참의가 된 조중응趙重應(1860~1919)은 이듬해 4월 외부교섭국장으로 보임되었으며, 동시에 각 항구 거류지 조사정리위원을 겸임했습니다. 1898년 김홍집 내각이 붕괴되자 직책을 빼앗기고 국사범國事犯으로 몰려 일본으로 망명했습니다. 1907년 5월 이완용 내각의 법부대신에 임명되었으며, 형법개정총재도 역임했습니다. 1910년 8월 일제로부터 이화대수장李花大綬章을 받았으며, 한일합병조약 때 조약에 찬성하여 칠적七賊으로 규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1910년 일본정부로부터 자작 작위를 받았으며 조선총독부 중추원 고문을 지냈습니다.

칠적七賊이란 광무황제를 강제로 폐위시킨 일곱 대신大臣들로 총리대신 이완용, 내부대신 임선준, 탁지부대신 고영희, 군부대신 이병무, 법무대신 조중응, 학부대신 이재곤, 농상공부대신 송병준을 말합니다. 이들은 헤이그 밀사사건이 일어나자, 일본의 사주를 받아 고종황제에게 책임을 추궁하여, 1907년 7월 19일에 강제 퇴위시키고 순종황제를 즉위시켜, 그해 7월 24일에 한일 신협약을 체결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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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주고 병 준다”는 말이 무슨 뜻입니까?

 

 

 

“약 주고 병 준다”는 말은 약medicine은 약이 되기도 하지만 병도 된다는 뜻입니다. 약이란 꼭 필요할 때에 써야 하지만, 실제로 병을 낫게 하는 건 약이 아니라 자기의 몸입니다. 어떤 종류의 약이라도 부작용이 있으므로 약을 멀리 해야 합니다. 인류가 만든 약 가운데 신비의 약으로 평가되며 해열진통제, 항염증약, 항류마티즘의 치료에 사용되는 아스피린aspirin도 위벽 손상, 혈액응고 지연, 적혈구 파괴, 생리시 출혈 증가, 분만 지연 등과 같은 부작용이 있습니다. 약이 곧 독이기 때문입니다.

약효는 물리화학적 성질을 응용하는 방법입니다. 위염gastritis이나 위궤양gastric ulcer일 때에는 위에서 분비되는 위산胃酸이 오히려 제 세포를 자극하고 해를 주기 때문에 제산제antacid를 사용하게 되는데, 제산제는 모두 알카리성 물질로 위산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위염에 대한 정의 가운데 하나는 내시경에서 위궤양, 식도염 등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소화불량 증상들을 모두 일컫는 비궤양성 소화불량non ulcer dyspepsia이며, 또 하나는 위내시경에서 육안으로 관찰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위장 조직의 점막에서 염증세포가 발견되며, 그 원인을 규명한 경우입니다. 의학적인 정의로는 후자, 즉 위내시경 혹은 위장 점막에서 염증이 증명된 상태가 위염입니다. 위장 점막이 흡연, 스트레스, 약제,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악성종양 등에 의해 손상되어 가장 표면에 있는 점막층보다 깊이 패이면서 점막근층 이상으로 손상이 진행된 상태를 위궤양이라 합니다. 흔히 소화성 궤양과 동의어로 쓰이는데, 소화성 궤양은 점막을 보호하는 방어인자와 점막 손상을 유발하는 공격인자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궤양을 말하고 대개 재발과 자연적 치유를 반복하는 경과를 보입니다. 십이지장 궤양과 달리 위궤양은 악성종양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위궤양을 단순 소화성 궤양으로 일반화하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식도를 통과하여 위장에 도착한 음식물은 위산에 의해 잘게 부서진 형태로 작은창자로 진행되어 영양분으로 흡수되므로, 필연적으로 위장은 위산, 각종 소화효소, 담즙, 복용한 약물, 알코올 등 세포를 손상시키는 공격인자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런 공격요인에 대해 생체 내에서 여러 단계의 방어요인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러한 공격과 방어의 균형이 깨질 때 위장의 점막이 손상되고 궤양을 일으키게 됩니다.

양성 궤양인 소화성 위궤양의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진통제 복용, 흡연 등이 대표적이며, 이 중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이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십이지장 궤양에서는 위산분비가 많아져서 궤양이 발생하지만 위궤양에서는 위산분비가 증가하지 않아도 궤양이 발생하는 것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산분비(공격인자)가 증가하는 것보다 위장 점막의 병적인 변화에 의한 방어인자의 감소가 위궤양 발생에 더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진통제(해열, 진통, 소염제)에 의해 위궤양이 발생하는 기전은 약물이 위장 점막에 직접 닿아서 자극을 일으키거나 또는 위장 점막 세포층의 재생과 기능을 조절하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라는 물질의 생성 과정이 진통제에 의해 차단되기 때문에 위장 점막이 손상되어 궤양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흡연은 위장 점막세포의 재생과 점막하 조직의 혈액순환 등에 장애를 가져오므로 궤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약은 생체 내 효소酵素의 작용을 억제하여 그 약효가 나타나게 하는데, 물질의 중간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일을 합니다.

우리 몸은 약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세포는 끊임없이 활동하며 세포 하나하나는 120∼200일을 주기로 재생됩니다. 세포의 재생은 하나의 세포가 두 개로 나뉘는 세포분열에 의한 것으로 신진대사의 기본이 됩니다. 세포가 분열할 때에는 먼저 중심이 되는 기관인 핵이 두 개로 나눠집니다. 이 핵 내의 물질이 산성을 띠므로 핵산nucleic acid이라 합니다. 핵산은 핵단백질의 비단백 부분으로서 세포 속에 들어 있는 본질적인 성분입니다. 핵산에는 DNA(desoxyribonucleic acid)와 RNA(ribonucleic acid)라는 두 종류가 존재합니다. DNA는 신체의 설계도이며, RNA는 DNA의 설계도에 근거하여 단백질의 구성성분인 아미노산을 모아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합니다. 우리는 이들 핵산 없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약 중에는 가자 대사물을 이용하여 세포를 속이는 것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항암제는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핵산RNA 합성에는 핵산을 구성하는 염기로 피리미딘의 유도체이며, RNA에 존재하는 우라실uracil이 필요한데, 플루오로우라실fluorouracil이라는 우라실과 유사한 물질을 투여하면 암세포들이 그것을 우라실로 알고 암세포의 핵산 합성에 사용하게 됩니다. 플루오로우라실은 결장암, 직장암, 유방암, 위암, 간암, 췌장암, 난소암, 자궁암 등에 사용됩니다. 암세포는 가짜 물질을 정상세포의 대사물질로 오인하고 이용하기 때문에 핵산 합성이 되지 않아 세포분열을 일으키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암세포가 죽게 됩니다. 그런데 이 물질은 오히려 핵산 합성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즉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도 해를 입는 것입니다. 항암제를 투여하면 체중이 줄고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 바로 항암제의 부작용입니다.

모든 약은 부산물이 생성되어 정상세포의 세포막을 공격하게 됩니다. 약을 먹으면 몸에서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도 약의 부작용인데 페니실린 쇼크의 경우가 좋은 예입니다. 페니실린을 처음 맞았을 때에는 부작용이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처음 주사된 페니실린이 항원으로 작용하여 몸속에 면역체인 항체가 생기고, 두 번째로 그 주사를 맞으면 항원과 항체가 반응하여 몸에 큰 충격을 주게 됩니다. 예를 들면 호염기성好鹽基性 백혈구에서 장내에서의 생리작용 조절과 신경전달물질로서의 작용뿐만 아니라 국소적인 면역반응에 관련된 생명활동에 필수불가결한 아민인 히스타민histamine 등이 분비되어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에 혈압이 떨어지며, 두드러기가 생기고 기도가 막히기도 합니다.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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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주의와 이슬람교 - 이슬람세계에 대한 오해와 이해
바삼 티비 지음, 유지훈 옮김 / 지와사랑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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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주의와 이념의 전쟁

 

 

동양주의라는 말은 지리적, 문화적 존재로서의 동양을 규명하려는 20세기 일본인이 만든 개념입니다. 단순히 동쪽 바다를 지칭하던 이 용어가 서구를 자각하면서 그 뜻이 변하기 시작해 지리와 문화 영역의 동일한 개념으로 굳혀졌습니다. 19세기 중반에는 동양이라는 이상적인 문화공간에 대한 모호한 개념으로 사용되다가 20세기에 들어서서 일본의 학자 이노우에 데쓰지로井上哲次郞, 출판사 민유사를 설립하고 조선총독의 요청으로 <경성일보>의 감독을 맡은 도쿠토미 소호德富蘇峰, 도쿄 제국대학(현재 도쿄 대학)의 교수 시라토리 구라키치白鳥庫吉 등에 의해서 서양에 대한 반대 측면을 표상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동양주의는 현재 서구에서 통용되는 제국주의적 지배와 침략을 정당화하는, 서양의 동양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태도 등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는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의 의미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오리엔탈리즘은 원래 유럽의 문화와 예술에서 나타난 동방취미東方趣味의 경향을 나타냈던 말이지만, 오늘날에는 동양과 서양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여 동양에 대한 서양의 우월성이나 동양에 대한 서양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서양의 동양에 대한 고정되고 왜곡된 인식과 태도 등을 총체적으로 나타내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20세기 전반까지 아시아에서의 동양주의는 19세기 말경 서구에 대해 위기를 느낀 일본이 아시아의 연대를 주장하며 내세운 아시아주의에 연원을 둔 용어였습니다.

그 후 아시아의 여러 학자들이 아시아의 문화를 진지하게 다룰 때면 동양주의 라며 비난받기 보통이었습니다. <이슬람주의와 이슬람교>(지와 사랑)의 저자 바삼 티비도 그런 점을 인식했습니다. 티비는 학자를 동양주의자로 비난하는 데에는 사상과 언론을 제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슬람 문화로서의 동양주의를 언급하는 가운데 티비는 이념의 전쟁에 휘말린 혹자가 동양주의를 민주주의와 이슬람주의자들의 지하드운동의 전쟁으로 해석하는 극단적인 선택도 하는 것에 우려를 표시했는데, 서양의 동양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학자로서의 티비는 서양의 학자들이 이런 태도를 취하는 데에는 이슬람주의자들의 잘못이 크다면서 그들이 신앙과 불신앙 간의 전쟁을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갈등으로 서양에 비쳐지도록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입니다. 신앙과 불신앙 간의 전쟁은 본질상 종교적 교리를 둘러싼 싸움일 뿐이며,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갈등이라기보다는 이념의 전쟁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급진적 이슬람주의자들은 성전聖戰(지하드)을 선포하며 “이슬람세계의 평화를 위한… 이슬람세계의 혁명으로 규정한다. 이슬람교 교리에 근간을 둔 질서를 성취하려면 지하드가 불가피하므로 폭력을 배제한 평화란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이념의 전쟁에 모티프가 되는 발언입니다.

급진적 이슬람주의자들은 이슬람주의와 이슬람교의 차이 따위는 없으며 오로지 하나의 이슬람교가 있을 뿐이라면서 진정한 신도가 되든가 그렇지 않으면 무슬림도 예외 없이 이슬람교의 원수가 된다는 논리를 폅니다. 이념의 전쟁에는 이런 불신앙을 지닌 사람들을 이슬람혐오증환자Islamophobes로 낙인찍는 무서운 논리가 있습니다. 티비는 이슬람주의자들이 불신앙을 지닌 사람들을 이슬람혐오증환자로 배격하는 까닭이 종교적 광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이야말로 이슬람주의가 부각되는 데 일조하므로 그들이 벌이는 이념의 전쟁의 적절한 표적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수니파 이슬람주의자들은 이념의 전쟁의 일환으로 “신앙심 없는 자들”을 호도한다는 기만iham(이함) 전술을 정당화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슬람주의를 해방신학이자 과격한 반세계화운동으로 간주하는 유럽인들 가운데서 은연중에 동맹이 나타나게 되었다. 비티에 따르면 그들은 온건파 이슬람주의자라면 중동 외교정책의 파트너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여긴 미국의 실용주의 분석가와 반목한 것은 실용주의의 충격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미국이 이집트의 무슬림 형제단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포린 어페어스』지의 정책기사가 바로 그런 점을 말해준다고 주장했습니다. 티비는『포린 어페어스』지의 정책기사는 이데올로기와 조직의 정책을 오해한 것이, 무슬림 형제단과의 협력을 지지하는 주장은 조직에 무지하다는 방증이었다고 주장합니다.

티비는 무슬림 형제단은 폭력으로든, 비폭력으로든 정치적 이슬람교에서 으뜸가는 기둥 가운데 하나였다면서 새로운 이슬람세계의 질서를 표방하는 조직의 이데올로기는 전체주의적인 정치적 아젠다를 철저히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념의 전쟁은 이런 몰이해에서 더욱 과격한 형태로 나탄다는 것이 티비가 <이슬람주의와 이슬람교>에서 주장하는 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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