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의 그 장대한 시간 속에 책을 빚어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정도 되면 그 스펙트럼을 나의 인생으로 옮겨봄직하다.

나의 인생에 계기를 만들어준 책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는 그런 책들을 '내 인생의 책'이라고 하고 몇 개씩 꼽아 본다. 나도 오늘 그 꼽아 봄을 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려고 한다. 연대기처럼 나열하기에는 기억이 희미해서 생각나는 대로 가능한 이른 시간순으로 써본다.

(덧붙임: 북플에 있는 읽은 책 목록을 광속으로 스크롤 해보니, 여기에 추가하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아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나에게 많은 계기를 만들어준 굵직한 책들만 열거하는 것도 쓰는 나도 고욕일 것 같고 보는 이도 어지러울 것 같아 많이 줄였다)



<백년 동안의 고독> 내가 이 앞에서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내가 이 앞에서 무엇을 더 찾을 수 있을까.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내 유년 시절의 굴레와 그런 벗겨낼 수 없고 피해갈 수 없던 일들이 반복되고 또 반복될 때, 그 영원 회귀를 이보다 더 공감해주고 이보다 더 격려해주었던 책이 어디에 있던가. 더 나은 처지도 더 못한 처지도 아닌 동병상련의 정확한 위치에서 무엇도 말하지 않고 그저 공감하고 위로해주었던 책이 또 어디에 있던가. 모든 것이 마술적 리얼리즘처럼 거짓말 같았고 또 거짓말같이 흘러가 버린 것을 그 어떤 책이 이보다 더 고요한 슬픔으로 어루만져 줄 수 있을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백년 동안의 고독>에서 느꼈던 것을 좀 더 전문적이고 학문적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영원 회귀'라는 말을 나에게 알려주었다. 카뮈를 나에게 알려주었다.

<이방인> 그랬다. 나는 <백년 동안의 고독>을 읽고 취해있을 때, 참.존.가를 보고 '영원 회귀'에 눈을 떴고, <이방인>의 카뮈에 그 '영원 회귀'가 현실에 내려앉은 '부조리'를 맛보았다. 끝없이 반복될 것 같은 일들과 사람들 속에서 어느 날 문득 같은 하늘이지만 몽환적이고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그 하늘 아래에서 '왜'라는 질문과 함께 숨 막히듯 몰려오고 '의문'이라는 액체로 익사할 것만 같은 '부조리'를 만났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문득 '나는 왜 출근하고 있을까', '나는 왜 이 회사에 이렇게 다니고 있을까', '나는 왜 이 프로젝트를 이 사람들과 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고개를 든다. 그 부조리한 질문이 고개를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울증을 우리의 뇌가 현실이 더 이상 지속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자각하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현실을 지속시키지 않게 무기력하고 극도로 우울하게 만들고 벗어나게 해주려는 것처럼 부조리를 느끼는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남들 눈에는 잘 다니고 있는 회사를 별 이유 없이 그만두고, 오랫동안 준비해서 곧 끝날 일들을 그대로 내팽개치고 잠적을 해버리는 것을 남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런 결정을 야기한 부조리는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고개를 드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조리와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마다 나에게 그 녀석은 나를 위해 이렇게 수고스럽게 그리고 따스하게 찾아와주었다고 생각해준 책들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지금도.

<소크라테스의 변명> 인간 사유의 끝은 어디일까. 그것을 이 한 권의 책이 제대로 경이롭게 보여 준다. 책을 덮은 이후에 가장 오랫동안 내 속에서 화자된 책이고,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양립하는 두 존재가 대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아직도 나에게 소중한 진리를 알려준 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대립으로 영원불멸을 설파한 소크라테스에게는 나도 닭 한 마리를 바치고 싶다. 그리고 지행합일의 가장 오래된 사례 중 하나이기도 한 그의 독배는 언제나 나에게 알고 있음을 (가치관) 행하라고 격려하고, 주저하거나 그렇게 하지 못했을 때 질책해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은 나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질문을 할 용기를 가지게 해주었고, 세상의 진리라고 믿고 있던 것을 의심하며 질문하고 고민함으로써 새로운 창의적인 산출물들을 안겨주었다.

지금도 후배 (신입) 개발자들에게 이야기한다.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어차피 기술은 항상 새롭게 나오고 그 기술 앞에서는 10년이 넘은 개발자이든 1년의 뉴비(newbie)이든 평등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당연히 생각하는 것을 누군가 질문함으로써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얼마나 많은 영감을 얻었던가.


<사진에 관하여>에서 수전 손택이 펼쳤던 내용은 사실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그녀를 만난 것은 생전 처음 '사상가'를 만나 그 '사상가'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들인지 어렴풋이 느끼게 된 것이었다. 그 어렴풋이 느낀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여전히 어렴풋하다. 하지만, 어떤 것에 대해서 아주 오랜 세월 생각하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자주 만나고, 그것에 관한 책이며 논문을 읽고 또 읽으며 사유하고 또 사유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사상가들은 글을 써가며 인용구들이 저절로 발상 되고 참고 문헌이 새싹처럼 자연스럽게 샘솟고, 그래서 그들의 논지는 전문적으로 보이고 타당하며 또한 공을 들여 잘 가꾼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상가'들은 그들의 사유가 '처절' 하다는 것이다. 사사에 사상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그 사상이 아직도 일상에 완전히 스며들지 않았기 때인 일 것이고, 그래서 그들은 그 완성을 위해 언제나 처절하다. 그 사상가들의 사상을 어쩌다 한 번씩 이야기의 주제로 올리거나 어떤 여가에 다루는 이들과 사상이 다른 것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손택은 말했다. 부재하기 때문에 사진에 담았다고 말이다. 그것은 마치 명명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이름'이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나는 <사진에 관하여>를 보며 치열하게 사유하는 사람을 보았다.

나를 러시아 문호들의 불에 끌려 들어가는 나방으로 만들어주는 작가와 작품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안나 카레니나를 빼놓을 수 없다. 물론 도스토옙스키가 나의 시발점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저 넓은 러시아 땅과 같이 나를 광대한 러시아 문학에 제대로 흠뻑 빠지게 해준 작품은 <안나 카레니나>이다. 문동의 까만 책 표지가 마치 러시아의 밤을 위해 태어난 것만 같았다. 안나 카레니나를 표지로 삼았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표지가 되기 위해 최초에 문동의 표지는 그런 의도로 디자인되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러시아 문학은 삶의 긴 부분을 다루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이 말 많은 양반들은 그 길게 다루어지는 삶의 모퉁이 곳곳에서 그들 러시아의 이야기를 가득 담았다. 그리고 그 러시아의 이야기는 변화하고 있는 러시아 속에 있는 종으로는 각 세대들을 횡으로는 각 계급들을 입체적으로 대변한다. 그리고 그들의 러시아적 사랑을 담은 안나 카레니나는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한때는 부부였다고 한다. 한 사람은 눈이 멀어가는 할머니가 할아버지에 맞추기 위해 글을 쓰듯이 보이려고 흰 종이에 흰 것을 쓴 채로 종이를 쌓아가는 이야기를 썼다. 또 한 사람은 다른 한 사람을 찾듯이 찾아 나선다. 종이의 활자들이 의미를 전달하는 용도가 아니었고 감정을 전달하는 그 원래의 의도를 흰 종이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채워나갔다. 처음의 한 사람은 <사랑의 역사>를 썼고, 나중의 한 사람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썼다. 나중의 한 사람의 책 마지막은 하염없이 떨어진다. 처음의 한 사람은 불어난 물에 원고가 위태롭다. 둘은 한때 부부였지만, 이제 부부가 아니고, 둘은 함께였을 때였는지 그전이었는지 그 이후였는지 책을 덩그러니 남겨 놓았다.

나는 이 두 책과 두 작가에 왜 이렇게 집착하는 것일까. 왜 잊지 못하는 것일까. 동시대의 두 작가가 함께였다가 이제는 함께 가 아닌 것 때문일까. 아니면 그 사실을 그저 알게 되어 '놀람' 때문일까.

<사랑의 역사>는 그리고 <엄청나게는>는 우리가 찾고 있던 사람이 우리가 갈망했던 것이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는 그 사람이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슬프고 안타깝다. 서로가 그 할머니처럼 눈이 잘 보였기 때문인 것 같다.

두 책은 0과 1로 이루어진 세상에 갇혀있던 나에게 3과 함께 다른 많은 숫자가 그리고 마이너스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 책이다.


역사와 글쓰기와 경영과 이론물리학과 기술 트렌드와 미술과 의식과 심리학의 모든 분야에서 나를 이끌어주고 밝혀주었던 책을 모조리 망라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책들을 읽은 시간만큼이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마지막으로 여기에 두고 싶다.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의 가해자 두 명 중 한 명의 어머니가 쓴 책이다. 나는 이 책을 다섯 권은 산 것 같다. 내가 읽기도 전에 네 권을 선물했다. 책 제목만으로도 이 책을 먼저 발견한 내가 누군가에게 선물하기에는 충분했다. 어떤 변명도 어떤 항변도 어떤 재발견도 없는 이 책은 그저 자신이 그날 많은 아이들과 선생님이 죽은 총기 난사 사건의 어머니임을 제목으로 말하는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 책을 선물하고 싶었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나 자신보다 더 위하는 존재가 그 가해자가 되어버린 것을 알지 못했음을 말하는 이 책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나는 선물하고 싶었다. 마치 내가 이 책을 읽을 준비가 되기 위한 하나의 의식적인 과정처럼 말이다.우리는 상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말과 행동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데, 그것들은 오로지 자기중심적인 결과물인 것 같다. 그 상대는 내가 내 마음속에 만들어버린 형상이 아닌데 말이다.

나의 자존감은 사회 심리학에서 상대적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쩐 면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지만, 그저 개인적 동물일 뿐일 수 있다.

'나는 너를 잘 알고 있단다'의 가장 슬프고 비통한 사례를 이 책은 용기 있게 보여 준다.

이렇게 글을 써보고 나니 내 인생의 계기가 되어주었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내 인생의 계기. 그것은 나의 가치관을 만들어 주었다는 뜻이다. 내 모든 사유와 행동 선택하는 그 기준을 만들어 주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책들은 나에게 지식과 지혜 대한 호기심을 채워주는 책만큼이나 또는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그것들을 내 속의 서랍들에 차곡차곡 쌓기 위한 '분류'를 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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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맑음 2021-09-05 04:1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여태 깨어 있으셨네요^^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이 여럿 보여 또 설레네요ㅎㅎㅎ 참으로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접근법이 달라 그것도 너무 신기해요~ 전 그당시 초딩님 처럼 철학 적으로 사유하진 못했어요^^ 스냅 사진 처럼 순간의 장면과 제가 처한 상항, 장소 등에 감정으로 풀어 냈던 것 같아요~! 그중 이방인이 가장 순간으로 각인된 작품이구요~ 중1때 영광도서 1층 기둥으로 있던 제목에 이끌려 그자리에서 다 읽고 나왔던 그 강렬함을 지금도 잊지 못하네요…. 그래서인지 제겐 이방인은 언제 다시 읽어도 젊은 청춘소설이네요. 같은 시간에 깨어있음이 신기하고도 기쁜 밤입니다. 에고 또… 이래서 밤에 글을 남기지 않으려 했는데~ 편안한 시간 되세요^^

초딩 2021-09-05 23:07   좋아요 4 | URL
제가 부산에서 서점을 가보았던가 생각해보니 없는 것 같아요. 있었어도 기억이 나지 않은걸 보니 인상적이지 않았나 봅니다.
아니면, 남포동이면 서면의 휘황찬란함이며 이런 것에 모조리 정신을 팔려서 그럴 수도 있어요.
아니면, 아 음.. 무슨 전문대인데요.. 아 경남전문대인가? 거기 근처 (근처가 맞죠?) 주례3거리 살 땐, 없는 돈에 삼겹살 먹고 피씨방(우하하) 다니던 기억이 그 서점의 기억을 덮었을 수도 있어요. ㅎㅎㅎ
최근에 영화 속에 나오는 부산을 얼핏 봤는데, 딴 세상이더라구요. ㅎㅎ
갑자기 추억 돋고 또 달라지 모습이 궁금하네요.
전 머리 말리면서 그자리에서 본 공중그네가 있습니다. ㅎㅎ

새파랑 2021-09-05 08:36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와 ㅋ 초딩님의 인생책이라니 일단 보관함에 담아야 겠네요~!! 전 저중 네작품 읽었네요^^ 백년동안의 고독은 읽어야 하는데 계속 밀리네요. 스콧님도 그러셨고 초딩님도 이렇게 극찬하시는데 빨리 읽어봐야 겠어요.

아 도대체 읽고싶은 책은 왜이리 많은걸까요 😑

초딩 2021-09-05 23:09   좋아요 5 | URL
백년동안의 고독 처음 가계도가 나와서. 왜 이런걸 굳이 두는 걸까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엔 세대에 걸쳐 이름을 비슷하게 써서 몹시 헷갈리더라구요.
그래서 아 등장 인물이 헷갈리니 이렇게 친절하게 가계도를 두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소름 돋았던 것은
세대간 이름이 비슷한 것이 세대가 ‘반복‘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을 알게 되고 엄청 ‘멍‘ 했어요 ㅎㅎ
^^

막시무스 2021-09-05 10:1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직장 옮길때 동료가 사준 안나카레리나 읽구선, 톨스토이는 사람 마음과 머리속을 여행하고 왔나? 하고 감탄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거의 10년이나 흘렀네요! 다시 읽고싶어집니다!ㅎ

초딩 2021-09-05 23:10   좋아요 4 | URL
아 10년 ^^
그리고 그 책을 사준 동료분 정말 멋진 분 같아요.
전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마음사전‘ 이런걸 선물했었어요.
책을 선물하는 것은 받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책을 골라 선물하는 것이니
와! 이러면 또 막시무스님이 최고 되는군요^^ ㅎㅎㅎㅎ
좋은 밤 되세요~

미미 2021-09-05 10: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초딩님 <백년동안의 고독>저도 다시 담을래요(최상단으로)
해당 리뷰도 너무 좋아 다시 읽으려고 캡쳐👍유년시절에 벌써 이 작품을 읽으셨군요!오우😳

Falstaff 2021-09-05 10:54   좋아요 5 | URL
아, 댓글 쓰는 동안 먼저 쓰셨군요.
아래 제 댓글 참조해보세요. ㅋㅋㅋ

붕붕툐툐 2021-09-05 20:48   좋아요 3 | URL
또 미미님 책장 가서 담았어요~ 제가 직역본이 뭔지 몰라..헤헷~~~😍

초딩 2021-09-05 23:12   좋아요 3 | URL
^^ 아 캡쳐하셨다는 것을 캡쳐해야겠습니다.
:-) 영광입니다~
Falstaff님과의 댓글 쓰레드가 엄지 척입니다 ㅎㅎㅎ

Falstaff 2021-09-05 10: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안정효 선생은 <시장과 전장 : 또는 ˝하얀전쟁˝>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같은 좋은 작품을 낸 소설가이자, 백년고독을 우리에게 소개해 읽어볼 기회를 준 업적이 높게 평가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문학사상사 판은 새로운 번역에 자리를 내주어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문학사상사 판을 읽었고 가지고 있습니다만, 이제는 아무래도 직역본에 미치지 못합니다. 두 번역본을 직접 놓고 같은 부분의 다른 해석을 비교해본 적이 있는데, 독자 몇몇의 원격 토의 끝에, 가독성은 우리말 솜씨에 관해서 이의를 달기 힘든 안정효 번역이 우위이지만, 원문과 유사하게 번역하기 위한 노력은 직역본이 월등하다고 결론내린 적이 있습니다. 문장의 맛을 포함해서요.
역시 고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시 번역해야 한다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취지가 옳더군요. 요즘 그 회사는 새 번역 대신 옛날 번역의 껍데기(표지) 바꾸기에만 골몰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미미 2021-09-05 11:04   좋아요 6 | URL
오 폴스타프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담았어요😉 직역인지 잘 확인해야지 하면서도 자꾸 잊어버리네요ㅠ

초딩 2021-09-05 23:16   좋아요 4 | URL
아 ‘번역‘은 원서를 줄줄 읽어도 끝까지 안고 갈 문제 인 것 같습니다.
사실 원서를 쭉쭉 읽어도 영미 문화권이 아니면
˝감사합니다˝ 셰익스피어 어느 희곡 몇장에 누가 어떤 대절에서 한 말. -_-;; 이러는데 그 문화 아니면 난감 한 것 같습니다.
그런 ˝이제 안녕히 계세요˝ (어느 문호의 어느 작품에 쓰인 문장이라고 자신들의 아비투스를 만들어대는 것을 빗대어 써봅니다)를 억울해하며 영어 성경을 마구 읽어대는 친구도 봤습니다. ㅎㅎ
아무튼 어찌보면 그래서 직연이 또 답인 것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표지도 바꾸고 ㅜㅜ 가격도 올리기에 맛들이신게 난제인 것 같습니다.

서니데이 2021-09-05 19: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소크라테스의 변명, 오랜만이네요. 읽은지 오래되었는데, 다시 보면 기억 하나도 안 날 것 같아요.
초딩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초딩 2021-09-05 23:16   좋아요 6 | URL
^^ 아 서니데이님~
얼마전 소크라테스 오랜만에 펼쳐봤다가 생경해서 ㅎㅎㅎ 좀 반성했습니다. 오래되기도 했고요.
그래서 재독이라는 깊고 멋지고 숙성된 아이가 있나봐요 ^^
좋은 밤 되세요~

붕붕툐툐 2021-09-05 20: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초딩님, 이것은 정말 마음이 웅장해지는 인생책 이야기네요. 늘 깊은 사유로 읽고 쓰시는 초딩님 정말 존경합니다. 겹치는 책이 3권 있는게 좋기도 하면서 또 나는 이렇게 생각없이 읽었나 하는 한계를 느끼게도 하는군요! 이런 이야기 너무 좋아요~ 정말 정말~

초딩 2021-09-05 23:20   좋아요 6 | URL
^^ 아 또 한 번 웅크리고 앉아 반성을 해봅니다. ^^
빈수레는 아닐까 이러면서요.
그래도 잘 했다고 칭찬 받으면 ˝아 나 잘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의 학교 교육은 너무 겸손을 가르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묵묵히 일하는 것, 또는 자기가 잘 한 것을 드러내면 얄미운 것
이런 의식이 팽배한 것 같아요.
얼만전 회사에 신입 사원들이 대거 들어왔는데, 그런 경향을 보고 잘 한 것은 잘 한 거니 마음껏 뽑내세요 라고 했어요 ㅎㅎ
툐툐님이 한 번 강의 해주세요 ㅎㅎㅎㅎ ‘칭찬 하기‘와 ‘칭찬 받기‘에 대해서요 ^^

베터라이프 2021-09-05 22:3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0년 전쯤에 독서모임에서 쉬지도 않고 8명이 이방인 토론을 10시간 정도 했던 기억이 있네요. 너무나 기진맥진했던 나머지 독서토론에 대한 두려움을 만들어주었죠 ㅋㅋ

초딩 2021-09-05 23:21   좋아요 5 | URL

10시간
그 10시간이면 정말 좀처럼 상상이 안됩니다.
하지만 또 그런걸 경험해보고 싶기도하네요 ^^
결이 맞는 사람 다른 사람과 그런 시간을 가지는 것도 한 번 해볼만 한 것 같습니다.
^^ 저희는 북플에서 하고 있지요? ^^

2021-09-06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1-09-07 1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제가 읽은 것, 다섯 권입니다. 오호!!! 겹치는 게 오늘은 양호한 편입니다.
어떤 때는 한 권도 겹치지 않는다는...

희선 2021-09-10 0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모라고 해서 자식을 다 알기는 어렵겠지요 부모와 자식도 남인데... 남도 잘 모르고 자기 자신도 잘 모르죠 책을 보면 자신을 조금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했다가도 시간이 가면 잊어버리지만...


희선

scott 2021-10-08 15: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이달의 당선 추카~
신나는 금요일 ^.~

미미 2021-10-08 16: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2관왕 축하드려욤~^^*♥

mini74 2021-10-08 16: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보고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찜했던 ㅎㅎ 축하드립니다 ~~

새파랑 2021-10-08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축하드려요 장인초딩 입니다 👍👍

서니데이 2021-10-08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이하라 2021-10-08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독서괭 2021-10-08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축하드립니다^^

얄라알라북사랑 2021-10-08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축하드립니다
초딩님께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선물받으신 지인분들은 어떤 분들일까, 책으로 이렇게 온라인 오프라인 끈끈하게 인연 맺으시며 멋진 글로 자극주시는 초딩님 화이팅!


모나리자 2021-10-08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초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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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야블론스키 지음, 이미령 옮김 / 책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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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뒤로 정확히 한 발짝 반을 물러섰다. 미술품 감정이라도 하는 듯한 정적이 흐른다. 그러다 갑자기 몸을 틀어 화면을 본다. 화면과 30도를 이룰 만큼 옆으로 비켜난다. 저러면 화면이 보이기는 할까라고 생각할 때, 그로테스크하게 정 반대 위치 또는 웅크려서 다시 화면을 본다. 매료된 건지 어안이 벙벙한 건지 그를 따라 이 기묘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서로 동조하듯 그와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갸우뚱하기도 한다. 그러다 '음'인지 '흠'인지 아니면 코를 들이마시는 건지 어쨌든 유기체의 어떤 산뜻하지 않은 소리를 낸다. 미칠 지경이다. 화면 앞에 앉아 있는 디자이너는 정부 건물답게 전혀 타이밍을 못 맞추는 냉난방 시스템 때문인 건지 침침해진 눈 때문에 자신의 작업물을 가까이에서 보려는 건지 콧김이 닿을 듯 말 듯 한 15cm 내로 의자를 바짝 당겨 앉았던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 기괴한 동작을 하고 있어, 콧김의 위협과 거미줄 친 입에서 나오는 최악의 냄새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 안도하지만, 알고 있다. 절망적이고 속절없고 대책 없는 텍스트가 나올 것을 안다. 그 시작은 항상 똑같다. 제발 시작이라도 바꾸면 좋겠다. 차라리 하지 않았으면.

"내가 디자이너는 아니라서 잘 몰라서 하는 말인데, 그냥 내 의견이야." 기괴한 동작을 하던 사람 중의 하나가 말한다.

그 넌더리 나는 시작에 '그래 자신을 잘 알고 있으니, 그럼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오류나 수정하러 가세요.'라고 소리 없이 소리 지르고 있다.

자신의 텍스트에 볼드체라도 입힐 듯이 또 눈을 가늘게 뜬다. 덜덜 떨리는 게 보일 지경이다. 제발, 눈도 작은데 왜 저러는 것일까. 장님인가.

"뭔가 좀 안 맞는 것 같다" 기괴한 동작의 그가 말한다.

'그건 나도 안다. 뭔가 좀 안 맞으니 우리가 여기에서 이러고 있지 않은가'

또 의성어인지 의태어인지 그 소리만 내면 전문가가 되기라도 하듯이 마구 소리를 낸다. 이제 여러 명이 그 소리를 내서 지휘자가 필요할 판이다.

"내가 비전문가라서 뭐라고 말은 못 하겠지만, 색이 좀 안 맞는 것 같아. 어두워. 우린 산뜻한 게 필요. 뭐랄까 이번 업데이트에 들어가는 이 기능의 산뜻함과 잘 울리는 그런 색이 필요해. 그리고 간격도 너무 좁은 것 같고"

아.... 프로그램 코드로 예술 작품을 그리고 계시는가. 시인이 나셨다. 그래서 어떡하라고. 산뜻한 것도 더 넓게 한 것도 다 보여줬다. 그때는 다른 사람으로 빙의했었나.

그리고 해서는 안 될 금기를 두 번이나 말한다.

"예쁘지가 않아. 조금 더 수정해서 예쁘게 해 줘~"

화장합니까?

주위 책상의 의자란 의자는 다 끌어모아 앉아 놓고 그 의자는 그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디자이너의 형벌이라도 되는 듯이 너저분하게 그대로 두고, 자기들은 화룡점정의 피드백을 그 누구보다도 겸손하게 준 것인 양 긍지와 고결함의 눈빛을 서로 주고받으며 자라화된 목과 좁아진 어깨를 하며 한 명은 공중에 떠서 수평 이동 하듯이 그리고 한 명은 스카이 콩콩을 탄 듯이 콩콩 뛰며 간다. 나머지들도.


개발자들과 디자이너의 일상이다. 내가 보았고, 나도 그랬던 일상이다. 안목, 감성, 갬성, 전문가, 비전문가, 이런 모든 것들이 무법으로 뒤섞인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일상이다. 무법, 무질서, 무기준, 무논리로 온통 무밭이다. 이 이야기에 사용자 경험 그리고 사용성 테스트라는 소재가 더해지면, 상, 중, 하권은 가볍게 넘을 수 있는 장편 소설이 나올 수 있다. 비극이고 희극이고 코미디이면서 다큐멘터리가 될 수 있는 소설이 나올 수 있다.


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 이라는 용어도 결국 애플에서 만들었다. 인간군상들이 모여 그 소설을 쓰고 있을 때, 1년에 한 번씩 UFO를 만난다는 애플은 사용자 경험을 진실했다. 사용자 경험은 1993년 애플 근무 당시 도널드 노먼이 만든 용어다.

노먼은 전기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인 동시에 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저명한 인지심리학자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 심리학과 함께였다고도 해도 과언은 아니다. p11


저 땀내나고 울화통터지는 자리를 많이 경험한 것 같은 저자 야블론스키는 자신이 직면한 문제로 이 책을 시작한다.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의 디자인 결정을 위한 정량적 정성적 데이터가 부족했다. 사용자 인터뷰도 해야하고 여러가지 조사도 해야했지만, 모든 것이 부족했다. 데이터가 부족하니, 의사결정의 회의는 개인취향과 오래된 경험으로 감정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을 것이다. 디자인만큼 비전공자가 감 놔라 배 놔라를 마구잡이로 서스름 없이 하는 분야가 또 있을까. 그가 찾은 해법은 심리학 논문을 실증적 증거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의사 결정을 위한 반박하기 힘든 근거로 사용했다. 그리고 그는 그 논문들을 쌓아가며 정리해서 Laws of UX ( https://lawsofux.com/ ) 를 구축했다.

사람들은 UX를 잘 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와 만나야한다고 한고, 그렇지 못할 상황에서 정체하고 길을 잃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상황을 '심리학' 이론으로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책은 유명한 제이콥의 법칙, 피츠의 법칙, 힉의 법칙 등 이미 심리학 세상에서 디자인 세상으로와 세계를 밝히고 있는 10가지 법칙을 설명하고 사례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는 제이콥의 법칙(Jakob's Law)는 기기 조작 패널을 참고한 폼 디자인, 의자의 모양을 따라한 차량 의자 조절 장치 등을 사례로 보여준다.

피츠의 법칙은 대상 (버튼)이 크고 가까울수록 얻기 (클릭) 쉽다를 말한다. 물론 대상들을 너무 가까이 둬서 정보 밀도(information density)를 높이지 말라고 한다.

입력창 위의 레이블도 터치 영역에 포함하거나 테슬라 대시보드의 각 항목 간격이 넓은 것이 좋은 사례이다.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은 선택지의 개수와 복잡성에 비례해서 늘어난다는 힉의 법칙(Hick's Law)의 재미있는 예지인 할아버지를 위한 리모컨과 스마트 리모컨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보기 좋은 디자인은 뇌에 긍정적 반응을 일으켜 사용성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실제 잘 사용한다는 심미적 사용성 효과(Aesthetic-Usability Effect)의 제품 사례는 아 소리가 튀어나온다.




저자 존 야블론스키의 UX/UI의 10가지 심리학 법칙은 실무에서의 난감함과 당혹감과 억울함을 느끼고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 꼭 한 번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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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09-02 23: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번역서가 나온 것을 알게 되네요. 원서를 골라놓기는 했는데 꼭 필요한 책인지 몰라서 결제를 미루고 있었거든요. 리뷰가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초딩 2021-09-02 23:57   좋아요 5 | URL
아 전 디자인 용어 보고 싶어서 원서 사랴고 하고 있어요 :-)
도움이 되셨다니 제가 너무 좋네요 :-)
좋은 밤 되세요~

행복한책읽기 2021-09-03 00: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것은....제가 도저히 읽을 수 없는 책이네요. 용어부터 낯설기 그지없습니다. 차라리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겠다 싶은 ㅋㅋ ㅋ 초딩님 독서 지평은 무쟈게 넓군요. 몰라뵜어요 ^^;;;

초딩 2021-09-03 00:29   좋아요 3 | URL
앗 아닙니다. 아 울리시즈 ㄷ ㄷ ㄷ ㅎㅎㅎ
편식을 안 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좋은 밤 되세요~

scott 2021-09-03 00: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디터 람스 디자인!
21세기 현대 디자인, 생활 디자인의 표준을 만들었죠
이젠 친환경적이면서 실용적인 디자인을 추구 하는 추세지만
집안 곳곳 리모콘 하나로 통일 되었으면 ㅎㅎㅎ

초딩 2021-09-03 00:31   좋아요 5 | URL
와우 역시 스캇님의 안목은 독보적 절대적입니다 ㅎㅎㅎ대단하세요. 딱 알아보시네요 ㅎㅎ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09-03 06: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글 앞부분은 초딩님의 경험담 인건가요? 완전 빡침이 느껴지면서 왠지 내 경험담(?) 같은 느낌이 들어요 😅 비전문가이고 모르면 이해하고 공부하려는게 필요할거 같은데 그냥 자신의 생각만 말하다니 ㅡㅡ
그런데 디자인의 세계는 심오하군요~!

초딩 2021-09-03 09:26   좋아요 3 | URL
앞 부분은 제가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의 그 모습들을 본 것을 묘사했어요. 그리고 물론 저도 개발자로 일할 때 그러지 않았다고 명백하게 말하기 힘들고요 ㅜㅜ
디자이너분들에게 정신 교육 많이 받았습니다. ㅎㅎ
디자이너와 심리학 정말 심오한 것 같아요 ^^ 특히 심리학은 모든 것에 연결되어있는 것 같아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9-03 11: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관심 가는 책이군요. 저는 심리학이 붙은 책 제목을 좋아한답니다.
정보에 감사드립니다. 검색해 볼게요.
앞부분을 특히 인상 깊게 읽었어요. ^^

초딩 2021-09-04 00:12   좋아요 1 | URL
^^ 서평쓰다가 책요약 형식말고 다르게 쓸 수 없을까 생각하다 예전에 그 광경을 본 것이 생각나서 조금 이야기처럼 써봤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붕붕툐툐 2021-09-03 22: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만 봤을 때는 제가 절대 집어들지 않을 책인데, 어찌나 리뷰를 맛깔 나게 쓰셨는지 읽어보고 싶은 책으로 변신했군요!
함께 올려주신 사진도 넘 잘 봤어요~ 초딩님의 이런 리뷰 너무 좋습니다~🙆

초딩 2021-09-04 00:13   좋아요 1 | URL
언제나 툐툐님은 최고의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칭찬과 격려를 해주시네요 ^^ ㅎㅎ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

Ajna 2021-09-05 14: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리뷰 재밌습니다~

초딩 2021-09-06 11:16   좋아요 0 | URL
잼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현준 교수의 이번 책은 코로나에 따른 공간의 미래에 대해 다룬다. 그가 책을 거의 해마다 꼬박꼬박 내고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사실 책들 간의 경계가 모호해져서 구분하기도 힘들다. 이 책에도 지난 책에서 다룬 내용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그래도 코로나 시대에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를 공간의 측면에서 흥미롭고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는 먼저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공손하고 겸손하게 전제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그렇다. 여러 요소 중 한 개만 잘못 예상해도 결과는 엉뚱하게 나온다. p7


미래의 예측은 단지 현재의 또 다른 해석에 불과할 수도 있고, 예견했던 미래가 현재가 되었을 때는 이미 새로운 미래를 예측하기 바쁘고, 현재를 살아가기 바쁘니 과거에 예측했던 미래에 대한 회고는 부재하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예측은 항상 틀린다고.

하지만, 유 교수는 그의 건축 지론인 다양성처럼 다양한 관점 (perspective)에서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도록 그의 공간에 대한 오브제를 내놓는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이 책을 내놓는 것은 더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다각도에서 예측할수록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p10


8월 15일 대유행 때, 회사는 전격적으로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신규 입사자나 전략적인 TF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직원이 재택근무를 했다. 반기는 사람도 있었고, 불안한 사람들도 있었다. 대유행이 잠잠해졌을 때도, 파격적인 재택근무를 병행했고,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는 원격 근무를 지향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심지어 사무실 출근을 고집했던 친구들도 한 번 재택을 경험하면 재택을 선호했다. 관리자들은 불안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라고 했다.


휴먼카인드에서도 더 높은 지능과 더 강한 육체를 가진 네안데르탈인을 호모사피엔스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친밀감 때문이고, 그 친밀감은 서로 잘 모방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더 우수한 인재가 있는 집단보다는 우수한 인재는 적어도 집단 내에 빠르게 전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친밀감은

돌출하지 않은 눈썹뼈 (그래서 표정이 더 다양하다고 합니다), 얼굴 붉히기 (부끄러움 등의 감정 표현), 흰자위 (인간이 거의 유일하게 상대의 시선을 파악할 수 있고), 어른이 되어도 아이 같음이 있는 (왜소한 체격)이라는 유전학적 특성이라고 한다. 결국 이것은 대면하면서 일하는 것이 재택으로 일하는 것보다 좋다는 말이다.

하지만, 하루 확진자 2천 명이 되자 회사는 전격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재택은 선택이 아니고 이젠 강제된 필수가 되었다. 사무실 근무를 고집했고, 재택을 해보지 못했던 나도 재택을 경험했다. 그런데, 나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었다. 재택이 좋았다. 출퇴근 시간이 없어지고, 퇴근과 동시에 집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좋았다. 아침 수영을 갔다 와도 한 시간 넘는 여유가 있었고, 퇴근해도 즉시 독서도 하고 산책도 할 수 있었다.


재택근무로 인해 가장 큰 변화가 생긴 곳은 집이다. 사무실 근무 때는 평일 저녁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12시간과 주말 48시간으로 일주일에 108시간 머무는 공간이었는데, 재택근무를 하면 7일 24시간으로 168시간 집에 머무르게 되어 집에서 감당해야 하는 시간이 155% 늘어났다. 이 변화를 대처하기 위해서는 공간을 늘려야 하지만,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는 집값의 장벽을 넘기 힘들고, 미니멀리즘으로 나 혼자 살기처럼 집을 구조조정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4도3농이다. 4일은 도시에서 3일은 농촌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꼭 농촌이라기보다는 도심을 벗어나 강원도나 제주도 같은 곳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고 금요일 재택이 끝나면 그곳으로 떠나는 것이다. 재택근무를 한다고 서울과 같은 도시 생활을 버리기는 힘들 것이고, 특히 자녀가 있다면 학군 때문에 여의치 않을 것이니, 평일은 도시에서 살고 일상이 끝나면 지방으로 가는 것이다.

도시에서 평형을 늘리는 비용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지방에서 쾌적한 세컨드 하우스를 장만할 수 있을 것이다. 비좁은 서울집의 짐들도 분산시킬 수 있다.

그래도 두 집 살림은 고정비가 증가할 것이고 관리를 위해 신경 써야 할 것도 늘어날 것이다. 어쨌든 세컨드 하우스의 평일 4일은 공실과 같으니 공간의 활용도가 떨어진다. 그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세컨드 하우스를 에어비앤비로 호스트하는 것이다.

그래서 에어비앤비 관련 책 중 평점이 좋은 <나는 집도 없이 에어비앤비로 월세 받는다>를 읽었다. 이 책은 코로나 이전에 쓰인 책이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반지하나 계륵같이 월세를 받는 집을 꾸며서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해서 60만 원대 월세 수입을 200만 원대로 늘리는 성공사례와 함께 호스트를 위한 방 꾸미기부터 숙박업 등록 및 운용까지 모든 것을 잘 다루고 있다.

하지만, 책의 2/3까지 읽고 나니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연간 만만치가 않다. 거의 펜션이나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것만큼 신경 써야 하고 손도 많이 가고 사건 사고도 왕왕 있는 것 같다. 즉, 4도3농을 하기 위해 주업을 하면서 세컨드 하우스를 호스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었다. 누군가 한 명 더 있어야 했다. 4도3농의 세컨드 하우스 에어비앤비가 현실적이지 않겠다는 것을 생각하고, 책을 후루룩 읽고 덮으려는 순간 핸디즈라는 호스트를 대신해서 숙소 청소, 침구 세탁 및 시설관리를 종합적으로 해주는 서비스 업체 소개 대목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호스트하고, 번 돈으로 청소 대행하면 언제나 새집 같은 곳에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공실 위탁 운영까지 해준다!


에어비앤비, 홈어웨이, 익스피디아 등 글로벌 예약 사이트를 통한 운영 및 관리를 통한 수익 창출 p226


물론, 수수료를 지불해야겠지만, 매력적인 것 같다.

유 교수는 이야기한다.


"인류 문명의 역사는 시공간 확장의 역사다" p305


전 세계가 비행기로 연결되면서 대륙 간 이동 시간이 단축되었지만, 그로 인해 코로나가 지구촌 전체에 퍼져 팬데믹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 전염병으로 공간이 변화가 요구된다. 4도3농을 이야기하는 집뿐만 아니라, 사무실, 학교, 종교시설 등도 집합하기 힘드니 더 잘게 쪼개어지고 서로 다른 목적을 이룰 수 있게 활용도가 높아져야 한다. 물류 시스템 또한 배송이 폭발적으로 증가함으로써, 도요타자동차가 후지산 근처에 개발 중인 스마트시티 '우븐시티(WovenCity)'처럼 지하에 로봇들만 다니는 도로망을 구축해 그 로봇들이 배송하는 자율 주행 전용 지하 물류 터널이 먼 미래에서 코로나로 급격히 앞당겨질 수 있다.

이 변화의 안에서 앞당겨지고 가속화된 것들은 우리에게 무수히 많은 '선택'을 던져주고 있고, 그 하나하나의 선택은 19세기 석유와 수소의 결정에서 석유를 선택해 온난화를 겪게 한 것처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19세기에 석탄을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을 때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의 길이 있었다. 석유와 수소. 그 당시의 기술적 완성도는 석유와 수소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당시 사람들은 석유가 수소보다 생산 단가가 아주 조금 싸다는 이유로 석유를 선택했다. 그 결과가 바로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환경 위기의 세상이다. p321


미래의 예측은 결국 선택의 근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유 교수가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자신의 전문 분야인 공간의 관점에서 본 미래상을 우리의 선택을 위해 이야기해준다.


기후 변화와 전염병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백 년 후의 인류 역사를 결정하는 거룩한 책임을 짊어진 세대다.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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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8-28 21: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시대 후 공간의 변화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코로나로 가족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확실히 공간도 좁아지고 거기에 따른 피로도가 넘 커진게 사실입니다. 4도3농 넘 좋은것 같은데 이것도 어느정도 가진 사람만 꿈꿀수 있는 것 같아요^^

새파랑 2021-08-28 22: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4도 3농 ㅋ 완전 꿈같은 이야기 이지만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네요 ~!!

붕붕툐툐 2021-08-28 23: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오름! 이 페이퍼에서 하신 말씀이 제가 나눴던 대화와 너무 비슷해서 신기하기도 하고, 세계가 이런 방식으로 가는 추세인가봐요-미국은 이미 이런 식으로 산다고 하더라구요.
초딩님이 수영을 하신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퇴근과 함께 집인거 진짜 너무 좋음~💕(출퇴근 왕복 3시간인 자) 불안한 관리자에사 빵터졌습니다ㅋㅋ

바람돌이 2021-08-29 01:27   좋아요 3 | URL
출퇴근 왕복 3시간이라니.... ㅠ.ㅠ
저는 왕복2시간에서 1시간으로, 점점 가까워져서 지금은 왕복 20분으로 요새 너무 좋아요. 툐툐님도 언젠가 짧은 출퇴근 시간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근데 3시간은 출퇴근하면 진짜 녹초 되겠습니다.

막시무스 2021-08-28 23: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공간의 미래는 알릴레오북스에서 지난주랑 이번주에 주제도서라서 관심이 많이 가네요!ㅎ 즐건 휴일되십시요!

초딩 2021-09-04 00:16   좋아요 0 | URL
^^ ㅎㅎ 공간의 미래 재미있는 생각을 많이 써주신 것 같습니다.
막시무스님도 좋은 밤 되세요~

바람돌이 2021-08-29 01: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집 한개도 청소하기 힘든데 2개라니요. 게다가 에어비엔비 운영하면 그거 관리에 허리가 휠듯.... 부지런한 사람들의 이야기네요. ㅎㅎ 저는 재택근무가 더 힘들었어요. 출근하면 직장일만 하면 되는데 집에 있으니 사이사이 밥도 해야 하고.... ㅠ.ㅠ
유현준씨 책 좋던데 이 책도 사놓고는 아직 미뤄두고 있네요. 조만간 저도 읽고 팬데믹 이후의 미래와 공간에 대해서 고민해보겠습니다. ^^

초딩 2021-09-04 00:17   좋아요 0 | URL
서평 기대하겠습니다!
ㅎㅎ 정말 생각해보면 집두개면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런 시간을 낼 수 있을까. 집 하나도 건사하지 못하는데 ㅎㅎ

종이달 2021-09-02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초딩 2021-09-04 00:1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09-04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금주의 뉴스레터 선정 축하드려요~!!!

초딩 2021-09-04 13:5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1-09-04 1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금주의 뉴스레터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9-04 13:52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황후화 2021-09-04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뉴스레터 선정 축하드려요 ~~

초딩 2021-09-04 13:53   좋아요 0 | URL
우앙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 인간의 시계로부터 벗어난 무한한 시공간으로의 여행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현주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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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너무 빨리 가요" - 평소보다 즐겁거나 몰입했거나 다급할 때, 상대적으로 시간은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이 없어요" - 어떤 일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이 필요할 거에요" -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일정량의 시간이 흘러가야 하는 것을 말한다.

"시간은 금이다." - 인간이 가진 그 어떤 재화와 기술과 권력으로도 살 수 없는 시간의 가치를 말한다.

"세월 (시간의 흐름) 앞에 장사 없다" - 이 세상 모든 생물과 무생물은 시간을 거스를 수 없고, 시간이 흐를수록 노화되고 낡아지는 것을 전한다.


우리는 '지금'이라는 기점으로 '전'과 '후'를 나누고, 그 나눈 것을 '시간'이라고 명하고, '전', '지금', '후'를 '과거', '현재', '미래'라고도한다.  그리고 그 '지금'이라는 기점이 흘러가는 것을 '시간이 간다', '시간이 흐른다'로 표현한다. 


그런데, 우리의 이론물리학자들이 언제부턴가 시간과 공간을 결부 시켜 '시공간'을 연구하더니 뉴턴과 아인슈타인, 슈뢰딩거, 파인만 그리고 이 책의 저자 카를로 로벨리 등을 거치더니 "시간은 엔트로피의 증가' 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공간은 구획되거나 구획되지 않은 비어있는 그 공간이 아니고 루프들이 엉켜 있는 집합체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공간과 마찬가지로 시간 역시 관계적인 개념이 된다. 시간은 사물들의 다양한 상태 사이의 관계를 나타낼 뿐이다." p152

"결국 '시간'은 그저 '엔트로피화의 방향'에 지나지 않는다. 엔트로피의 증가가 관찰되는 방향을 시간이라고 부를 뿐이다." p170


장난감으로 방이 어지럽혀지듯이, 물체가 분자가 원자가 전자가 움직여서 무질서해지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을 시간이라고 하고, 그 움직임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온 세상의 시간은 동일하게 흘러갈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말한다.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p144


"세슘 원자가 1초라는 시간이 지나면 91억 번 (정확히는 9,192,631,770번) 진동한다"가 아니라 "세슘 원자가 91억 번 진동하는 것을 1초라고 한다" 라는 의미이다. (ref: Wikipedia - Caesium standard, 위키백과 - 초 (시간))

시간이 모든 만물의 변화 기준이라는 자리에서 만물의 변화를 표현하는 단위로 전락했다. 

물론, 그 냉철하고 예리한 과학 덕분에 지구에서의 시간과 우주 공간 속 인공위성의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차이를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어 GPS가 올바르게 동작할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하다. 길치인 내가 어디든 갈 수 있게 인도해주어서. 

(ref: 사이언스올 - 상대성이론의 등장, 철도에서 GPS까지)


하지만, 이 과학이 규명한 '시간'의 전락으로 인해, 우리는 더이상 선조들처럼 크로노스의 흐름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고, 크로노스의 흐름 속에서 카이로스도 찾을 수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우리에게는 흘러가는 시간도 없고, 그 흘러가는 시간 속의 기회도 없다.

(ref: 위키피디아 - 크로노스 (시간의 신), 위키피디아 - 카이로스)


하지만, 그들 과학자는 플랑크 길이(Planck length,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가장 작은 공간)를 광자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라는 "플랑크 시간(Planck time)"을 떳떳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플랑크 시간은 5.391 06 × 10−44 s 라고 하고 빅뱅의 순간을 측정할 때나 쓸 수 있을 것 같은 0과 점 바로 다음에 0이 43개나 있다. 물론, '시간이 없다'로 이야기하자면 광자가 플랑크 길이를 이동했을 때를 플랑크 시간으로 표현한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ref: Cosmos - Planck Time, 위키 백과 - 플랑크 시간, 위키 백과 - 플랑크 길이)


손목 위에 애플 워치가 가리키고 있는 시간도, 세슘 원자의 진동 주기로 표현되는 시간도, 시간이 없다고 하는 시간도, 플랑크 시간도 각자의 우리가 정의하고 명명하고 사용하는 시간이다. 그 상황에 그 세계에 맞게 쓰고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이론 물리학이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해체하고 또 해체해서 환원주의(reductionism)로 정의한 시간의 시계를 우리 세상에 가져와서 손목에 차는 것은 맞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카를로 로벨리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서 말한다. 자신들의 이론들이 아직은 사변적이고 명확하고 명징하게 증거되지 못했고, 실용화되지 못했고, 무엇보다도 이 온 세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있는지도 몰라서

"우리는 틀릴 수 있다" p196

라고 말한다.

빅뱅 이후, 무수한 양자들의 운동으로 우리는 지금 여기까지 와 있지만, "지금 몇 시입니까?"를 누구도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 아직 2021년 8월 25일 12시 23분 (AM)보다 나은 대답은 없는 것 같다.

환원된 시간(시간이 없다의 시간)은 나이를 먹은 누군가의 물리적인 묘사는 할 수 있지만, 그가 걸어왔고 그 길에서 함께한 사람들 그 사람들과 겪었던 일들을 제대로 서사할 길은 없다. 대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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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25 07: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보면 나의 시공간과 너의 시공간은 다르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근데 너무 어려움 🤔

초딩 2021-08-25 13:41   좋아요 2 | URL
하핫 네 ㅜㅜ 이거 쓴다고 위키 피디아 엄청 돌아다니고, 책도 몇번을 뒤적거렸어요 ㅎㅎ
이론 물리학자들은 정말 엄청난 것 같아요 ^^
좋은 오후 되세요~

붕붕툐툐 2021-08-25 16: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 다른 리뷰~ 저는 막 카를로 로벨리의 인성에 주목했다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딩 2021-08-25 21:01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사회 운동가의 길을 걸었었던 해리 포트 닮음 로벨리 멋져요 ㅎㅎ
연구 때문에 여친이랑 결혼 못하고 헤어진건 ㅜㅜ 가슴 아팠고요

고양이라디오 2021-09-03 10:22   좋아요 2 | URL
저자의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있군요ㅎ?

종이달 2021-09-02 14: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9-03 10: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쏭달쏭하네요ㅎ 저도 이 책을 읽었는데... 읽었는데...ㅎ 그래도 읽었던 기억을 잠시나마 환기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ㅎ

초딩 2021-09-04 00:18   좋아요 0 | URL
^^ ㅎㅎ 라디오님이 읽었다고 하니 무척 반갑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정체성 밀란 쿤데라 전집 9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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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으면서, 횟수가 줄어드는 것 중에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도 포함되지 않을까?


밀란 쿤데라의 <정체성>은 샹탈의 "남자들이 더 이상 나를 돌아보지 않더라"p29로 시작해서 "나는 더 이상 당신으로부터 눈길을 떼지 않을 거야. 쉴 새 없이 당신을 바라보겠어." p183로 맺음 한다. 샹탈이 반은 재미 삼아 말한 "남자들이 더 이상 나를 돌아보지 않더라"에 연인 장마르크가 그녀의 '자존감'을 살려주기 위해 시작한 자작극 장난 편지가 두 연인을 파국으로 몰아갈 뻔했다. 후반부에 어디서부터 꿈이었고 어디가 현실인지 모호한 경계에서 결국 둘은 재회하고 서로가 자신의 상대에 대한 '존재'를 확인하고 '본다'.


"눈, 영혼의 창, 아름다운 얼굴의 중심. 한 개인의 정체성이 집결되는 점. 그러나 동시에 일정량의 소금기가 있는 특수 세제로 끊임없이 닦고 적시어 유지 보수해야 하는 시각 도구." p72

 

결국 그들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유지 보수해야 하는 10초 내지 20초마다 눈꺼풀의 깜빡임을 배경으로 지운 채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마치 한 몸에 붙은 두 사람이 마주 보며 그제야 서로와 자신을 확인한 것처럼.


"나는 누구인가"를 언제 질문하고 질문받을까? 변화가 생겼을 때일까?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때일까? 전자는 나를 둘러싼 주변에 의해 나의 정체성에 의문을 품을 때이다. 질문 자체가 풍기는 것처럼 '비교' 정확히는 '대조'로 인해 나 자신에 대해 자문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 경우에는 "나는 누구인가"는 "나는 왜 이 모양이지"로 전락한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경우 던져지는 "나는 누구인가"는 저자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영원회귀의 부조리나 카뮈의 부조리에서 나오는 "나는 여기서 도대체 뭘 하고 있담"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나는 누구인가"는 "회한"에 가까운 자책성 질문인 것 같다.


그 회한의 "나는 누구인가"가 아름답게 결말지어질 때, 우리는 "극복", "개선", "혁신"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좀 더 근사하게는 회고(retrospect)라고 명하기도 한다 한다.


<정체성>에서는 "나는 누구인가"는 샹탈의 늙어감에 따른 조바심 섞인 질문이다. 연하의 남자 장마르크가 시누이가 말하는 '괜찮은 남자'에서 자신의 늙음으로 인해 나의 노쇠로 떠나가 버릴 것 같은 전전긍긍의 불안한 남자가 되면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샹탈은 5살 아이를 잃었다. 그 아픔을 계기로 샹탈은 인내하며 고분고분하게 살아왔던 삶과 작별을 고하고 이혼을 하고 선생님이 아닌 돈을 더 많이 버는 직업을 선택해 독립한다. 어쩌면 아이를 잃은 것이 '부조리'를 깨는 계기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다소 무능한 장마르크는 분에 넘치는 일을 꾸며본다. 샹탈의 무너지는 자존감 - 더 이상 남자들이 자기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 을 회복하기 위해 샹탈을 연모하는 누군가가 익명의 편지를 보내는 것처럼 일을 꾸민다.


샹탈은 외부 - 남자들 - 로부터 자각된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려고 했고, 샹탈의 연인 장마르크는 그것을 익명의 누군가로 가장해 지지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각자의 정체성으로 회귀한다. 해피엔딩인가?


민음사의 밀란 쿤데라 전집 09의 <정체성>은 해설이 없다. 아쉽기보다는 막막하다. 가브리엘 G. 마르케스 (가브리엘 호세 데 라 콘코르디아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마술적 리얼리즘을 쿤데라의 꿈으로 더한 것 같은 이 짧은 작품에 해석이 없어 막막하다.


최근에 친한 친구 두 명의 아버님이 거의 한 달 간격으로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 갔다. 왕래가 없던 대학교 친구들을 보니 뒷모습만 보니 이름을 부르기 망설여질 정도로 알아보기 힘들었고, 정면을 볼 때는 "왜 이렇게 늙었어"라는 말이 절로 나오고 그들의 낡음에 무척 놀랐다.

30분이 흘렀을까? 세월이 흘러도 덜 변하는 목소리와 제스쳐 덕분에 대학 시절 학교 앞 어느 삼겹살집에 모여 앉은 것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10초 내지 20초마다 깜빡이는 눈꺼풀의 운동을 하는 우리들의 눈은 지금의 우리들 모습을 대학 시절로 돌려놓았다. 그것은 회상은 아니었다.

장마르크는 절친이었지만 자신을 비난한 자리에서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은 친구 F와의 우정을 이미 까맣게 잊어버린 기억의 소환 도구로 치부하지만, 그 식장에서의 우정은 나의 정체성의 시간 여행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나는 누구인가"

그 질문을 나에게 던진지가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나를 받아들인 것일까? 나는 나를 둘러싼 환경이며 상황이며 사람들을 받아들인 것일까? 나이 먹음에 나는 죄다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그 질문에 억지 부림은 샹탈과 장마르크처럼 돌아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알아서 수긍한 것일까?

그래도 나는 아직 질문한다.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한다.


[덧붙임, 2021.08.22]

'붕붕툐툐'님의 댓글을 보며 덧붙인다.

"나는 누구인가"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쿤데라는 <정체성>에서 "관계'로 풀었다. 나의 정체성을 상대로부터 확인하고 확립하는 과정을 서사한 것이다.

'정체성'의 사전적 의미는 존재의 본질을 다루지만,


정체성: 변하지 아니하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 또는 그 성질을 가진 독립적 존재. (네이버 사전)

Identify: the fact of being who or what a person or thing is. (Oxford Dictionary by Google)


'관계'로 인지되고 정의되는 '정체성'을 사회 과학(Social Science)에서는 여러 측면에서 깊게 다룬다.

Identity is the qualities, beliefs, personality, looks and/or expressions that make a person (self-identity as emphasized in psychology[1]) or group (collective identity as pre-eminent in sociology).[citation needed][2] One can regard the awareness and the categorizing of identity as positive[3] or as destructive.

Identity (social science) )

위 위키피디아 페이지 중, 사회 심리학(In social psychology)에서 Kenneth Gergen가 관계적 자아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는데, 그룹이나 사회 안에서 의미를 가지는 정체성을 말한다.


관계적 자아(relational self) 관계적 자아는 모든 배타적 자아를 버리고 타인과의 사회적 참여라는 관점에서 모든 정체성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the relational self is a perspective by which persons abandon all sense of exclusive self, and view all sense of identity in terms of social engagement with others.


또한, 동일 페이지의 철학 부분에서는 헤겔의 Master-Slave 변증법을 소개하는데, 마음은 다른 마음을 만날 때에 비로소 인지된다는 것이다.

In his famous Master-Slave Dialectic Hegel attempts to show that the mind (Geist) only become conscious when it encounters another mind.


잠자냥님이 알려주신 것처럼, 쿤데라는 자신의 작품에 해설이나 번역 후기를 일체 허락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것은 독자에게는 곤욕스러운 짐을 떠넘기는 것일 수도 있지만,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열린 마음과 호기심으로 더 많이 사유하고 공부(research) 하라는 긍정적인 뜻으로 해석해야 할 것같다. 


툐툐님과 새파랑님, 잠자냥님의 댓글을 보고, 정체성에 대해 찾아보다 갑자기 광할한 대양과 마주한 것 같다.

툐툐님과 새파랑님, 잠자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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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8-22 01:3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나는 누구인가?‘를 단 한번도 물어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나는 어떤 사람인가?‘는 지금도 굉장히 궁금해 하는데 말이죠~ 비슷한 듯 다른 질문이네요. 그래서 제가 철학적 사유의 힘이 약한가 싶기도 하구요~ 정체성에 관계의 문제가 나온다는게 인상적이네요~ 정체성은 결국 관계를 통해 알 수 있는 걸까요?

초딩 2021-08-22 12:22   좋아요 4 | URL
ㅎㅎㅎ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의 출현이군요.
맞습니다. 제가 보기엔 (읽기엔) 쿤데라의 <정체성>은 ‘관계‘를 통한 확인과 확립을 전하려는 것 같았어요 ^^
그렇다면 이 문제는 ‘구별‘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체성의 사전적 의미는
the fact of being who or what a person or thing is.

이라지만, 툐툐님 말씀하신 것을 대입해서 사회적 의미를 보면
Identity (social science)
Identity is the qualities, beliefs, personality, looks and/or expressions that make a person (self-identity as emphasized in psychology[1]) or group (collective identity as pre-eminent in sociology).[citation needed][2] One can regard the awareness and the categorizing of identity as positive[3] or as destructive.
로 후미의 categorizing 의 뜻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툐툐님의 질문에 또 이렇게 알아가게 되는군요^^

초딩 2021-08-22 13:08   좋아요 5 | URL
툐툐님, 새파랑님, 잠자냥님의 댓글을 보고 위키피디아를 방랑하며
[덧붙임, 2021.08.22]
을 추가했습니다 ^^
함께 서평을 쓰는 것 같아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붕붕툐툐 2021-08-22 14:27   좋아요 4 | URL
와~ 이렇게 말씀하시니 제 질문이 훌륭한거 같아 제가 쓴 글이 맞나 눈 비벼 다시 읽게 되네요~ 초딩님의 능력은 어디까지인지~!!

새파랑 2021-08-22 07:3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쿤데라 책은 정말 쉽지 않은거 같아요. 딱 봐도 어려운데 해설까지 없다니~ 이건 답지 없는 문제집 푸는거랑 똑같은거 아닌가요? 🙄
정말 나이가 들수록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줄어드는거 같아요. 그러면서 ˝너는 누구일까?˝ 라는 질문도 급격히 줄어든다는 😅

초딩 2021-08-22 13:09   좋아요 5 | URL
저는 쿤데라랑 가르시아 G. 마르케스는 읽을 때 마다, 아주 깊숙하게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또 몰입되는 묘한 경험을 하는 것 같아요. ㅎㅎㅎ 답지 없는 문제집~ 좋네요. 그래서 마구 풀어도되는데, 또 숨막히고요 ^^

잠자냥 2021-08-22 08:5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최근 출간된 민음사 <책 만드는 일>에 쿤데라 전집 만든 편집자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요, 그 글에 따르면 쿤데라는 자신의 작품에 해설이나 번역 후기가 실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인터뷰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작품은 작품 그 자체로’ 해석되고 받아들여져야 하기 때문이라네요. 암튼 쿤데라는 이 전집을 디자인 등에서 꽤 마음에 들어했다고 합니다. (표지 뒷면과 책 날개에 들어가는 글도 불어로 번역해서 표지 디자인 시안과 함께 쿤데라 허락 받았답니다).

초딩 2021-08-22 13:10   좋아요 5 | URL
아 잠자냥님~ 쿤데라의 깐깐함이 독자에게는 좀 더 적극적인 독서와 그로 인한 사유를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저도 툐툐님, 파랑님, 잠자냥님 댓글에 정체성에 대해 더 찾아보고 서평에도 덧붙였어요 ^^
감사합니다!

초딩 2021-08-22 17:46   좋아요 3 | URL
그리고 책 만드는 일 엄청 싸네요 전자책 이천원 ㅎㅎ 바로 샀습니다~~

오늘도 맑음 2021-08-25 0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이의 감상을 읽고 이리도 깊게 생각 해 본적은 또 처음이네요~
저는 밀라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정말 좋아하지만 그 작품을 읽으면서도 이런 생각은 미처 못 해본것 같아. 부끄럽기까지 하네요~ 그냥 ‘키치‘에 빠져서 ㅎㅎㅎㅎ 저는 지금도 저 자신 달래기에 급급해서 딱히 제 정체성을 규정 짓지 않는 것 같아요. 자기애가 너무 과한 결과인것 같은데, 성정체성에 대해선 고민을 많이 해봤더랬습니다... 지금은 그냥 놔두고 있어요~ 다 부질 없는 짓 같아서 ㅎㅎㅎㅎ

초딩 2021-08-25 00:41   좋아요 2 | URL
이렇게 격찬해주셔서 또 감사드립니다 ^^ 아 저도 키치에 한 참 빠졌었어요.
참존가와 백년동안의 고독은 정말 인생의 책이고, 아직도 얼얼한 그 때의 감상과 소용돌이가 지금도 느껴진답니다. (^^; 내용은 가물감루하지만).
‘지금은 놔두고 있어요‘에 크게 한 표 던져 봅니다. 하지만, 놔두는 것이 잊혀지거나 타협하지 않게 노력하고는 있어요 :-)
아 이제 가을이 오려고하네요 ㅜㅜ
좋은 밤 되세요~

오늘도 맑음 2021-08-25 09:25   좋아요 1 | URL
이분 또 심쿵 만드시네요ㅠㅠ꿈 보다 해몽이라고ㅠㅠ 참 매력 넘치는 분이십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눈코뜰새없이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ㅠㅠ 그나마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초딩님께 댓글을 남기게 되는데요~ 어제 제가 남긴 댓글은 정말 정신 없더만요ㅎㅎㅎㅎㅎ 쓰고 한번 읽지도 못하고 창을 닫아버려서ㅠㅠ 백년동안의 고독은 오래전 시도했다가 읽는 내내 제 자신이 너무도 고독하여ㅎㅎㅎㅎ 미처 완주하지 못했습니다ㅎㅎㅎㅎ 혹 좋은 번역본 있으시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

미미 2021-08-28 14: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이번 주 뉴스레터 선정 축하드려요!😘

초딩 2021-09-04 00:1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즐거운 주말되세요~

mini74 2021-08-28 19: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뉴스레터 선정 축하드립니다 *^^*

초딩 2021-09-04 00:1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미니님~
좋은 밤 되세요~

종이달 2021-09-02 14: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