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곰브리치 세계사 한 권을 재미있게 한 달 동안 읽은 것 같다. 어쨌든.
우리도 건국에 대해서 그리고 건국 때 공헌한 사람들에 대한 아이들을 위한 책이 이렇게 있으면 좋겠다.
한 달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고, 독서량이 많지 않음을 후회하지 않게 만들었다. 가능한 여러 번 읽고 싶다고 생각하는 몇 안 되는 책이다.
포토그래프가 이렇게 좋은 책을 쓰다니! 한글로 번역된 책도 있다. 미국 및 영어권 애들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읽었다기보다는 들었다. 5월은 차안에서 굿모닝 팝스를 팟캐스트로 반복해서 많이 들었는데, 책은 한장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5월에 읽은 책이 별로 없어 월별 페이퍼를 쓸까 고민하다 '담백하다'에 꽂혀서 쓴다.
담백하다
1.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하다.
2. 아무 맛이 없이 싱겁다.
3. 음식이 느끼하지 않고 산뜻하다.
요즘들어 더더욱 신뢰할 수 없는 그래도 네이버를 빌려 뜻을 찾아봤다. 아무튼.
이 '단어'가 '나'를 언급할 때 사용된 것은 1년 전이다. 내가 '담백'하다가 아닌 '담백한줄 알았다'로 사용되었다. 처음엔 담백하다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냥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달 때, gorgeous, nice, awesome, stunning, fabulous, amazing, excellent, magnificent, marvelous 를 영혼 없이 '좋은 사진이네'라고 말하듯 '담백하다'도 '좋다'로만 인지하고 있었다.
내가 담백한줄 알았다. 나는 담백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맛이 없이 싱겁다' 정도로 변명했다. 그리고 맛이 강하지 않거나 깔끔한 음식을 먹으면서 '담백'하네 그런데 난 음식이 아니다 정도로 우스개를 섞어 우격다짐하기도 했다.
솔직하고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한 것이 그 시절 '담백'의 의도였을 것인데, 애써 외면한 것 같다.
나는 솔직하지 않았고 욕심이 있었다. 마음이 깨끗한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나 초딩은 욕심에 대해 그 것을 현명하게 묵묵히 수행해 이루고자는 의도에서, 그 욕심에 대해서 솔직하지 않다. 그런데 가끔은 그 욕심이 '반에서 1등' '착한일 해서 상 받기'와 같이 명징하고 밝은 경우는 '솔직'에 대한 감춤이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욕심이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더 나아가 욕심의 '심'이 '망'이나 '구'로 변질되기 쉬운 것들에 대해서는 그 '솔직함의 감춤'이 대상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다. 후자의 욕심들은 '1등을 했다.' '상을 받았다'와 같이 명확한 도달하고픈 상태도 없고, 그 끝 자체가 없도 없으니.
그 '담백하다'라는 말을 접한지 1년이 되어간다.
'담백한 줄 알았다'에서
'담백하게 사세요'로 그 1년은 문장을 고쳐갔다.
그래서 그 담백 앞에서 '욕심'을 감추지 못하고 전전긍긍할 때 가끔 초딩의 얼굴에서 드러나는 '굳음'을 좀 걷어내보려고 한다.
좀 담백해지면 좀 더 단순해지고 선해지고 올바른 초딩이 될 것 같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명제 앞에서 맥없이 있을 수만은 없지 않나 생각해본다.
낮에 잠이 덜깬 상태로 혼잡한 공간에서 쓰고 있으니 담백하지 못하게 글을 쓴것 같다.
미안합니다.
그 '미안하다'의 부질 없음과 의미 없음을 배웠지만.